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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체시대(胴體時代) - 김현승
사쿠야 | L:97/A:61
433/5,350
LV267 | Exp.8%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107 | 작성일 2020-03-11 00: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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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체시대(胴體時代) - 김현승

우리는 짧아졌다.

우리는 통나무가 되었다.

우리는 배와 배꼽 아래께서

한여름의 생선처럼

토막 나버렸다.

 

배는 먹고 또 씨앗을 보존하면서

우리는 마른 통나무로

쌓여 가고 있다.

 

넝쿨 장미가 그 가슴에서 순 돋아

아름다운 어깨 위로 저 구름에까지

자라가기는 틀렸다.

깊이 생각할 뿌리는 말라,

우리와 우리의 어린것들에게도

남아도는 유희가 없다.

 

우리는 지금

도끼 옆에 놓여 있다

통나무가 부르는

가장 친근한 이미지는

도끼다.

손바닥에 침 뱉는

든든한 도끼다.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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