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에의 자기애
운이 좋게 최근 읽은 발표문에 카나에와 타카츠키를 떠오르게 만든 글이 있어서 옮겨 보았습니다. 그때 마침 보고 있었던 회가 카나에가 여자로 밝혀진 대목과 그 이후의 “도쿄 구울 re: 45화” 였습니다.
45화에서 타카츠키는 “카나에. 누구가의 소중한 것이 되려면 그 사람의 소중한 것을 빼앗아버리면 돼.” 이런 말을 남깁니다. 인용한 아래의 글들을 빌어 카나에의 복잡한 마음에는 자기애 혹은 자기편애와 같은 이중적인 마음과 연관 지어 읽어 보았습니다. 생각해 보니 자기애는 츠키야마 그리고 자기편애는 타카츠키가 연상됩니다. (그러나 타카츠키의 진솔한 목적, 본심에 대해서 아직은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합니다.)
“…장자크를 심판하다-대화’라는 독특한 대화 책에서, 장자크 루소는 잘 알려진 자기애(amour-de-soi: 자연스러운 자아 사랑)와 목표 성취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그에 대한 장애물을 파괴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는 형태의 왜곡된 형태의 타인 대비 자아선호인 자기 편애(amour-propre)간의 구분을 전개하였습니다.”
“원시적 열정이란 직접적으로 우리의 행복을 위하고, 열정과 직접 관련된 물체만 다루도록 만들며 그 원 은 자기애(amour-de-doi)인 감정인데, 이는 근원적으로 사랑스럽고 온화하다. 그러나 장애물에 의해 목표로부터 주의가 전환되면 이 열정은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보다 제거하고자 하는 장애물에 더욱 사로잡혀 성격을 바꾸어 성마르고 증오하는 것이 되어 버린다.” (이건 루소 본문)
“이 것이 바로 고귀하고 절대적인 감정인 자기애가 경쟁애가 되는 과정입니다. 즉 경쟁 애는 스스로를 남과 비교하는 상대적인 감성이며, 불가피하게 선호를 낳고, 그 향유(enjoyment)는 온전히 부정적이며, 스스로의 난영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불행에서만 만족을 찾고자 하는 상태입니다.” (난영?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네요)
본 글은 이어지는 대목에 고어 비달(Gore Vidal)의 명언을 인용합니다. “이기는 것만으로 나는 충분치 않다. 다른 이들이 져야 한다.”
카나에의 카네키에 대한 질투와 증오, 타카츠키의 부추김에 통제불능 상태로 혼돈을 치달아가는 와중에 타카츠키 본심은 알수가 없어 보입니다. 단순한 혁명가인지 아니면 삶을 조롱하는 악마인지....
re에서는 카네키 뿐만 아니라 주위 인물들의 감정들이 현기증나게 어지럽게 전달되면서 점차 이야기가 본격화 되는 것 같아서 매주 사람을 안달복달 하게 만드는 것 같네요. 개인적으론 수이선생의 어떤 측면에서는 도쿄구울re 역시 야심차게 준비한 것 같아 향후 기대가 됩니다.
※ 인용한 글은 Slavoj Zizek이 2012년에 건국대학교에서 발표한 “일하는 사람들의 공동선을 위한 소명(Possibility of Common Good)” 중 루소에 대한 대목입니다. 그중 말미에 있는 ‘자기애’에 대한 부분이고 <장자크를 심판하다:대화편>을 인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