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게 문학] 재앙 3장 - 히어로
그 흉측한 괴인은 우리 가족 앞으로 한걸음, 한걸음 매우 느릿한 걸음으로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고 주위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우리 아버지가 벌었던 시간으로 모두 도망친 뒤였다. 그 북적이던 거리는 어느세 우리 어머니, 누나, 나 그리고 저 흉측한 몰골을 한 괴인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괴인의 입에서는 사람들의 시체에서 나온 피가 폭포처럼 흐르고 있었고,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그 눈빛은 한마리의 뱀 아니 한마리의 이무기를 연상케 했다.
우리는 그 괴인 앞에선 그저 사냥감, 토끼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몸 전체에 기이한 가시가 돋아난 괴물이 섬뜩한 발걸음을 우리 가족에게 옮긴 끝에 결국 우리의 앞에 그 괴인은 우뚝 서 있었고 난 여전히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
괴인이 입을 쩌억 벌리고 가장 앞에 있던 나를 집어삼키려 할 때 뒤에서 돌맹이가 날아와 괴인의 머리를 맞췄다.
"그...그만해!! 이렇게 사람을 죽여댔으면 됐잖아!! 대체 얼마나 사람을 죽일 셈이야!!"
누나였다. 누나 역시 공포에 떨면서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끌어내어 날 살려보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흐음.. 그렇단 말이지.. 하긴 이만 죽여도 되겠지.. 슬슬 배가 부르기도 했고 말이야"
괴인이 답지 않게 갑자기 이상한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하면서도 괴인의 얼굴은 웃음기를 띄고 있었다. 그 섬뜩한 웃음을 마주 한 우리는 그 괴인의 길고 흉측한 혓바닥이 우리 몸 곳곳을 농락한다는 착각이 들 만큼 섬뜩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캬하캬캬캬!!! 라고 할 줄 알았냐 인간들아? 거기 여자 거기선 말이야 그 말은 땡이라구 떙! 정말 살고 싶다면 죽을 힘을 쥐어짜서 이 몸을 죽였어야지 캬캬캬캬!! 돌을 던질게 아니고 들고 찍어서 이 몸을 죽이는 답만이 정답이란 말이다!"
끝이다. 괴인은 우릴 살려 줄 생각이라곤 애초에 조금도 없었다.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가 눈 앞에 있고 그 괴물은 무슨 일이라도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저 좇같은 면상에서 웃음기를 띄고 있다. 공포에 얼어붙었던 나의 분노, 슬픔은 더 큰 분노로 인해 녹아내려 지금 내 마음 속에는 분노만이 남아 있었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무슨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저 괴물을 108 토막을 내겠다는 각오로 모든 걸 쏟아 저 개t같은 새t끼를 죽이고 싶어졌다.
"음? 거기 꼬맹이 꼴에 남자라고 자기 가족은 지켜보겠단거냐?"
나는 살아 생전 남들 다 하는 고생을 해 본 적도 없이 자라왔다. 부모님은 항상 나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주었고, 교내에서도 반반한 얼굴 덕인지 조금만 곤란한 상황에 쳐해도 서로 발벗고 도와주려고 해서 딱히 힘든 일을 겪은 적이 없었다. 싸움은 해 본 적도 없는 나약한 남자란 나를 보고 하는 소리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여기선 날 도와줄 그 누구도 없고 우릴 지키려는 아버지는 저 괴물한테 찢겨 죽었다. 이 속에서 들끓는 분노는 건물을 녹이고 지반을 가라앉힐 만큼의 분노였다.
퍼억 퍼억 퍼억 퍼퍼퍽....! .......우드득
그 괴물의 복부를 향해서 죽일 각오로 주먹을 쉴 세 없이 꽂아 넣었지만 그 괴물은 아파하는 기색도 없었고 어느세 내 손목이 가루가 되어 있었다.
"끝이냐 꼬맹이?"
괴물은 간지럽지도 않다는 표정으로 날 내려다보며 그 큰 팔로 내 두 팔을 각각 붙잡아 자기 눈 앞에 들어올렸다. 그러고는 한번 씨익 웃더니
"키키키 재밌을꺼다 꼬맹아"
뿌드드드득... 찌지직..!
난 족히 2m는 돼 보이는 괴물의 눈 앞에서 어느세 바닥으로 떨어져 있었다. 그리고 괴물의 양팔에는 나의 양팔이 매달려 있었다 그러고는 괴물은 크게 웃으며 나의 팔을 한입에 집어삼켰다.
고통을 느끼지도 못했다. 나의 양쪽 팔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그저 피의 폭포만이 쏟아져 나올 뿐이었다.
"으음 아니지 이 정도로는 부족하단 말이지... 맘 같아선 그 반반한 얼굴을 짓이겨 주고 싶지만... 그래도 이 몸에게 덤빈 용기가 가상해서 그건 남겨주지 키키키.."
그러고는 이번엔 내 두 다리를 집어 들고는 자기 입 앞으로 향하게 했다 그리고선 그 큰 주둥이를 벌려선 나의 발부터 무릎까지를 한입에 씹어 먹어버렸다.
푹!
무언가 날붙이가 꼽히는 소리가 들렸다..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유리 조각을 붙들고 괴물의 옆구리를 향해 찔러 넣었다. 어머니의 손은 날카로운 유리조각을 있는 힘껏 찌른 것을 보여주듯 피로 흥건했고 괴물은 그런 전력의 일격을 받아 내고는 그저 피 몇방울이 툭툭 떨어질 뿐이었다.
"아프잖냐!!"
그 괴물은 우리 어머니의 몸을 붙잡고 들어올렸다.
"얘들아... 도망가... 어ㅅ..."
그러고는 또 다시 그 흉측한 주둥이를 벌렸고 머리부터... 어깨.... 가슴... 배... 다리까지 천천히 우리에게 보란듯이 천천히.. 맛을 음미라도 하듯이... 씹어삼켰다.
또 다시 분노가 미칠듯이 치밀어 올랐다. 누나는 실성이라도 한 듯 그 자리에서 기절해 버렸고 나는 내가 가진 분노와 저 괴물에게 가진 원한의 극한으로 이를 버텨낼 뿐이었다. 그 괴물은 우리 누나의 앞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어머니에게 했듯이 누나를 붙잡아 들어올렸다.
이를 막아내고 싶었으나 나의 양팔과 양다리는 존재하지 않았고 몸통 만으로 발버둥 칠 뿐인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해 보였다. 눈 앞에서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이젠 누나를 잃게 생겼다.
'누구여도 상관없어... 제발 도와줘....'
퍽!
"뭐야 이 괴인 자식은?"
히어로다.. 히어로였다...! 나의 부름에 응하기라도 한 듯 히어로가 나타나주었다.. 저 사람은 TV에서 몇번인가 본 적이 있다
A급 ??위 히어로 레인보우
저 무지개 색깔의 머리색을 잊을 순 없었다.
히어로의 등장으로 나와 누나만은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거 참 사람들이 꺅꺅 거리며 도망다녀서 괴인이라도 출몰했는가 싶어서 찾아왔는데... 뭐냐 이 상황은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거냐? 앙? 근데 그것보다도..."
'뭐야 저 꼬맹이.. 저거 팔 다리 다 떨어졌는데 살아있어...? 아니 어떻게..? 아니..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야 눈 앞에 괴..'
퍽!.... 쾅!
레인보우는 순간 괴인의 일격에 벽에 쳐박혔고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재해레벨 귀 - 탐식도마뱀
"뭐가 뭐야 이 괴인 자식은? 이냐 병T신같은 자식이 아프잖냐.."
그 이후로는 순식간이었다. 괴인은 순식간에 누나를 집어 들어 한 입에 잘근잘근 씹어 삼켰고 나를 쳐다보고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한마디 했다.
"꼬맹아 키키키키... 일반인 주제에 이 몸에게 펀치를 꽂은 상이다. 네 놈은 살려주마.. 캬캬캬캬캬! 다만 사지를 잃고 가족까지 이렇게 죽어버렸으니 앞으로 얼마나 살려나! 캬캬캬캬캬 다음에 볼 수 있으면 또 보자구 꼬맹아!"
괴인은 그 자리에서 떠났고 그 괴물이 떠난지 얼마나 되었을까 히어로 몇명과 구조대가 도착하였고 난 그 상황까지도 모든 걸 기억한 채 죽지도 기절하지도 않은 채 또렷이 의식을 유지하고 살아있었다...
<해석>
이 부분은 해석이 필요할게 있을 꺼 같아서 따로 각주를 덧붙입니다.
보시면 독백에서 괴물, 괴인이라며 2가지 용어를 번갈아가며 사용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는 주인공의 혼란스러운 심리를 반영하고자 나타 낸 장치입니다.
이 부분에서 용어의 통합을 하지 않아 혼란을 느낄 듯 하여 각주를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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