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게문학] The F U G - 2
고백이라 생각해보니 고백이란 뭐지?
사랑한다고 말하는 행위 그 자체를 말하는 것인가?
그렇다고 하면 거짓된 말을 전하여 상대방을 속이는 것도 고백인 건가?
아니, 이것만큼은 아니겠지.
음… 생각났다.
옛날에 한아한테 수작을 부리다
무대륙의 84층에서 바다 끝까지 날아간 에드안을 보고 혼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었다.
여성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저렇게 가볍게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자신의 마음을 전해야 한다고.
그리고 그 마음을 전하는 행위의 이름을 고백이라 한다고 했다.
즉 혼은 믿을 만하니 혼의 말로 미루어 봤을 때 고백이란 사랑하는 상대에게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전하는
행위를 뜻한다고 할 수 있다.
그저 사랑한다는 말이 아닌 자신의 마음 그 자체를 상대방에게 전하는 것 말이다.
"후…."
뭘 해야 할지 알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눈앞에 있는 상대에게 있는 나 자신의 마음. 그걸 전한다.
언제? 지금.
일단 심호흡을 한번 했다.
그리고 화를 내고 있는 모습조차 사랑스러운 유린의 양어깨를 잡았다
"어… 어?"
내가 어깨를 잡자 역시나 당황한 모양이다.
화를 내던 것을 멈추었고 그저 보석 같은 눈동자만이 내게 향하였다.
윽… 막상 이렇게 마주 보니 심장이 다시 터질 것만 같이 뛴다.
진짜로 심장이 터지기 전에 빨리 말해야겠다.
"…… 모… 모래알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어."
응? 뭐지 이 말은.
확실 나는 모래알 하나를 보고도 유린을 생각하지만
지금 입밖으로 나온 말은 이 상황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그 증거로 조심스럽게 유린의 반응을 보니 상황파악이 전혀 안 된 것처럼 보였다.
굉장히 멍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다.
윽… 젠장.
이왕 이렇게 된 거 멈출 수 없다.
이미 전한 말, 끝까지 전해야 한다.
"밤하늘에 뜬 별을 보고도 너를 생각했어."
때마침 바람이 잔잔하게 불어와 그녀와 내 머리칼을 흩날리게 했다.
이 시원함도 그녀가 내게 준 것. 그녀를 만나기 전에는 느끼지도 못한 것.
이 마음도 전하고 싶다.
"지금 우리를 스쳐 가는 바람을 느끼면서도 너를 생각했어. 지금 너를 보면서도 너를 생각했어.
너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야. 그러니까…."
말해! 한마디만!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나를…."
94층에서 위험에 빠진 자하드를 구할 때보다 더 힘들다.
그저 한마디일 뿐인데 최속의 신수어 바라쿠다를 피하는 것보다 숨이 차고
그저 한마디일 뿐인데 전설의 신수어 오어피쉬를 찾는 것만큼 전하기 힘들다.
하지만 전해야 한다.
왜냐하면, 유린의 반응을 보아하니 시간을 되돌리지 않는 한은 이 말과 상황은 없었던 일로 하기 힘들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마음만은 지금이 아니라면 평생 전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할 때였다.
"어이~! 거기 남녀 두 분 뭐 하시나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싸우시는 건 아니죠? 내일이면 또 무지막지하게 위험한 시험을 치러야 한다고요?"
아… 제발 시간은 되돌릴 수 없으니 거기서라도 멈춰준다면 뭐든 할게. 제발 멈춰.
"만약 다치기라도 하면 내일 죽을지도 몰라요? 관리자님의 시험은 무지막지하게 어렵다고요?"
그렇게 말하면서 남자는 나와 유린의 곁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왔다.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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