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게문학] 삼각관계 - 3
뺏으라고? 무엇을?
설마 앞에 있는 이 촌스러운 여자를?
농담하지 마.
내 취향도 아닐뿐더러 만약 뺏는다고 해도 밤과는 같은 높이에 설 수 없어.
……당연하지. 밤이 어떤 존재인데….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어.
내가 부정하자 질투는 마치 내 안에 똬리를 튼 부정의 뱀처럼 다시 말을 걸어온다.
'그가 특별했던 건 저 여자가 같이 있었기 때문이지.'
크라운 게임에서의 밤과 라헬이 떠오른다.
…… 아니야.
'저 여자만 있으면 너도 특별해질 수 있어.'
라헬에 관해 이야기 하던… 밤의 모습이 떠오른다.
…… 그럴 리가 없어. 아니야. 아니라고!
밤의 특별함이 저런 여자로부터 나왔을 리가 없어.
밤은 그런 존재가 아니야.
'왜 그를 그렇게 특별시 하는 거지?'
… 빛이나니까. 매료되니까.
…… 나는 그렇게 할 수 없으니까.
'어리석군. 빛이 나는 게 부럽다면 그것을 삼켜. 그러면 그 빛은 네 안에서 날 거다.'
…… 닥쳐. 누가 빛이라고? 설마 저 여자가?
… 그딴 기분더러운 소리 하지마.
밤이 빛나는 건 밤 자체가 빛나는 존재이기 때문이야.
절대로 저 여자 때문이 아니야.
'확인해본 적 있나?'
뭐?
'그가 빛나는 게…. 그가 그저 빛나는 존재이기 때문인지.'
…….
'저 여자 때문인지.'
……닥쳐. 나를 타락시키지 마.
'타락? 웃기는군. … 잊지마. 나는 너고 네가 나를 바랬다.'
…… 아니야.
"쿤 씨…? 괜찮으세요? 잠시 멍하게 있었는데…."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어지럽던 정신이 어느 정도 제자리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것이 완전하진 않은 탓일까. 피곤하기 때문일까.
몸이 휘청한다. 내 몸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앞의 여자에게로 기울어 간다.
왜지? 의지와 몸은 흘러가는 흐름에 저항하지 않았다.
곧 나와 여자는 드러난 살갗의 체온을 공유했다.
여자의 체온이 올라가는 게 느껴진다.
설마 부끄러운 건가. 어제 밤과 그런 행위를 했음에도….
고작 이런 것이….
"쿤, 쿤씨?! 몸이 불덩이 같아요. 괜찮으세요?"
…… 여자의 몸이 아닌 내 몸에서 난 열이었나….
어쩐지 아까부터 어지럽더니….
아니. 그보다 일단 여자에게서 떨어져야….
"…미안하군. 몸을 멋대로 기대서."
나는 여자에게서 간신히 몸을 일으켰고 흔들리는 시선으로 그녀의 얼굴을 주시했다.
"그보다 할 이야기 라는 건 뭐지?"
"아 일단 들어가서 이야기 해요. 쿤씨 너무 몸이 안좋아 보여요."
… 어지럽군.
어지러워서인가….
희미하게 보이는 저 나를 걱정하는 듯한 모습이 마리아와 겹쳐 보이는 것은….
…… 아니 진정해…. 진정하자.
"괜찮아…."
"안돼요!"
줄곧 소심하던 여자가 그렇게 소리쳤다.
여자의 목소리가 심하게 머리에 울린다.
… 아프다.
"환자가 찬바람을 맞으면 병이 악화돼요!
밤도 예전에 쿤 씨처럼 고집 피우다가 며칠은 못 일어난 적이 있었다구요!"
…… 밤?
…왜… 넌 내 앞에서 그 얘기를? 넌 나와 그를 비교하는 건가?
…… 아니야! 아니라고! 아니야!
제발 그만해. 지금 넌 제정신이 아니야.
… 그만해.
"……후…아…."
떨리지만 애써 심호흡을 한 번 했다.
아무래도 저런 생각이 떠오른 것으로 봤을 때
나는 지금 열 때문에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것 같다.
다시 심호흡을 한 번 했다.
"… 쿤씨?"
그냥 어떻게 하든 이 상황을 빨리 끝내는 게 이득인 것 같다.
"…… 그래. 알았어."
그래서 나는 순서적으로 고집스러운 여자의 청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뒤로 돌아 문고리를 돌리며
"들어와."
라고 말한 뒤 어두컴컴한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방안의 어둠이 나를 마주하자
그 어둠 속에서 질투가 말하는 것 같다.
'삼켜버려.'
자신은 하지못하는걸 밤이 해내니 그것을 보며 질투를 느꼈고
그 질투가 쿤을 몰아 세우는 건데 ...
.. 아 시간은 이번이 제일 많이 걸렸는데 결과물은 진짜 만족스럽지 못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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