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게문학] 광야 - 미친 밤
라헬. 이기심이라는 말 알고 있어? 알고 있지?
나는 말이야 이제야 그 말의 의미와 그것에 대해 대가라는 걸 알 것 같아.
아 물론 이기심을 이해하기 위해 옛날에 네가 나를 가르치던 책 같은 걸 본건 아니고
그걸 이해한 건 순전히 너 때문에 한 경험 덕분이었어. 고마워.
그런데 말이야.
나는 내 이기심에 대한 대가를 치렀지만
라헬 너는 아직 치르지 않았지?
…… 나는… 너를 위해 처음 생긴 친구와 동료를 관리자의 시험에 끌어들인 대가를 치렀지만….
… 그래…. 너를 위해… 처음 생긴 친구와 동료를… 나의 이기심으로….
…. 너는 너 자신을 위해 나를 나락으로 밀어 넣은 추악한 이기심에 대한 대가를 아직 치르지 않았지?
…… 치사해. 정말 치사해. 너 혼자만 행복하겠다는 거야?
… 그렇게는 안돼. 응 안 되지.
그러니까…. 내가 대가를 치르게 해줄게.
세상이 조금이라도 제대로 돌아가려면…. 너나 나같은 같은 사람이 다시 생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대가를 치러 라헬. 내가 도와줄게.
… 일단 말해두겠지만 너의 이기심에 대해 대가는…. 네 모든 것이야.
기다려 라헬. 네가 그토록 좋아하는 별을 눈앞에 두고 죽여줄게.
처절하게.
"꼴이 엉망이로군."
두 눈에 빛 한점 비치지 않는 시궁창으로 떨어져-
자신을 이곳으로 밀어 넣은 그녀에게- 이따위 상황밖에 연출하지 못하는 쓰레기 같은 세계에-
명백한 악의를 품은 스물다섯 번째 밤에게 화련의 그 말은 명백히 놀리는 듯한 장난처럼 들렸다.
"배신당한 기분이 어때?"
확실하다. 이건 위로 같은 따뜻한 말이 아닌 자신을 놀리는 장난이다.
그렇기에 짜증이 난다. 화가 난다.
이마에 강같은 피를 흘리며 스물다섯 번째 밤은 눈앞에 있는
붉은 여자에게도 악의를 품었다. 그리고 발산했다.
"…… 놀리는 거면 꺼져. 죽여버리기 전에."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고 자신도 놀랐다.
하지만 티 내진 않았고 스물다섯 번째 밤은 오히려 조금 놀란듯한 표정을 짓는 화련을 보며 실성한 듯 작게 미소 지었다.
"그녀를… 라헬을 데려와…. 그러면……."
스물다섯 번째 밤은 자신의 가슴속에서 무언가 검고 붉은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 감정은 이곳으로 떨어지고 그 존재를 처음 눈치챈 가슴속에 똬리를 튼 뱀 같은 감정이었다.
이 공간에 혼자 있을 때는 그 존재를 눈치만 채는 것에 그쳤었지만-
붉은 여자가 이곳으로 오고 자신을 조롱한 이후부터는 그 감정이 뱀처럼 스멀스멀 바깥으로 기어 올라오려 했다.
막아야 한다. 과거의 밤이 순간적으로 그리 생각했다.
하지만-
나락으로 떨어진 지금의 밤은 그리 생각하지 않았다.
… 뭐 어때? 받아들여.
밤은 충동적으로 그것에 모든 걸 맡겼다.
"……후…."
자세를 바꿔 어두운 천장을 보며 벌러덩 드러누운 밤은 작게 중얼거렸다.
"… 하하 x년…. 눈을 파내 죽여버릴 거야"
마치 흑적색의 뱀 같은-
진성 미x놈이 탄생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