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아주 좋다' 해병 1사단장 물에 장병 투입 거듭 지시"
지난 7월 경북 예천에서 집중 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급류에 휘말려 순직한 고 채수근 해병대 상병 사건과 관련, 해병대 1사단장의 부당한 지시 때문에 해병대원들이 구명조끼도 없이 예정에 없던 수색에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MBC가 7일 보도했다.
MBC에 따르면 집중 호우로 경북 지역에 산사태가 잇따랐던 지난 7월 15일 해병대 1사단장 주관으로 지휘관 회의가 소집됐다. 회의에서는 해병대원의 복구 현장 투입이 논의됐는데, 해병대 수사단 조사 결과 이때까지만 해도 실종자 수색은 거론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해병대원들은 안전 장비 없이 장화와 포대 자루, 삽과 곡괭이만 챙기고 현장에 투입됐는데 해병대 1사단장은 대원들이 떠나기 직전에야 "실종자 수색도 과업에 포함된다"고 말했고, 대대장 이하 지휘관들은 숙영지에 도착하고 나서야 "실종자를 수색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장화 신으면 안 된다고 말렸지만...
이후 7월 18일 현장을 찾은 해병대 1사단장은 더 나아가 '물속에 장병들을 투입시키라'는 취지의 지시를 거듭 내렸다.
또 해병대 1사단장은 물속에서 탐침봉만 들고 작업 중인 해병대원들의 사진 보도를 보고 "적극적인 홍보가 아주 좋다"고만 독려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단장이 다녀간 직후 11포병대대장은 포병대대장 회의를 주관하면서 '우리는 내일 허리까지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이 회의에 참석했던 7포병대대장은 직후 휘하에 있는 중대장들을 소집해 직접 그림을 그려가며 장병들을 물속에 들여보내라고 지시했다. 한 간부가 "장화를 신고 물에 들어가면 안 된다. 군화를 신겨야 한다"고 건의하자 7포병대대장은 "지금 분위기 모르냐. 정신 차려라. 지금 복장 통일을 하라고 (위에서) 난리다"라고 말했다.
결국 이같은 간부들의 회의를 통해 지시를 하달받은 채수근 상병은 다음 날인 19일 장화를 신고 수중 수색 작업에 투입됐다가 급류에 휘말려 숨진 채 발견됐다.
해병대 수사단은 채수근 상병이 장화를 신지만 않았어도 혼자 물장구를 쳐 물속에서 빠져나왔을 가능성이 컸다고 결론 내렸다.
답이없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