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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月(오월)의 눈동자 - 신동엽
사쿠야 | L:97/A:61
4,927/5,230
LV261 | Exp.94%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115 | 작성일 2020-02-27 00: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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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月(오월)의 눈동자 - 신동엽

지금 난 너를 보고 있지 않노라.

훈풍 나부끼던 머리칼

오월의 푸라타나스 가로(街路) 저 멀리

두고 온 보리밭 어덕을 생각하고 있는 것도 아니노라.

바람이 기어드는 가슴

나뭇잎 피는 산등성에 서서

술익는 마당

두고 온 눈동자를 생각하고 있는 것도 아니노라.

남해바다 멀리

한번도 나의 울 안에

춤춰본 적 없는

푸른 빛 희열에 찬 생의 향기를

그윽한 새 잎에 받들어

나는 지금 마셔 주고 있노라,

온 마음 밭으로 깊이깊이 들여마셔 주고 있는 것이노라.

 

지금 난 너의 눈동자를 보고 있지 않노라.

지나온 하늘

草綠庭園(초록정원)에 딩굴던

태양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있는 것도 아니노라.

학창시절의 호밀밭 전쟁이 뭉개고 간 꽃잎의 촉촉한 밤하늘을

회상하고 있는 것도 아니노라.

훈풍에 날리던 머리칼

山頂(산정)을 돌아 오르면

온 세계의 아름다웠던

천만가지 머언 오월의 향기를

나의 피알 속에

상기 살아있는 피 한 방울 감격 속에서

이렇게 새 잎 타고 불어오는 바람 언덕에 서서

오늘도 내일도 그제도

머리다발 날리며

마셔보고만 싶었었노라.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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