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울의 기원, 뒤틀린 새장의 탄생, 와슈 가의 정체, 반구울 실험의 목적, 뒤틀린 새장의 열쇠에 대한 추측
이 글은 제가 생각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전개에 대해 서술한 것입니다. 다소 주관적인 추측과 직관적이고 비약적인 결론을 포함하고 있을 수 있으니 가감해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다른 의견은 환영합니다.
1. 구울의 기원
1-1. 구울은 자연적인 생물인가 인공적인 생물인가
인간으로 보이나 식인으로 밖에 생존할 수 없어 마치 살인을 의도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되고, 인간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인 촉수를 가지고 있는 구울의 설정이 작위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구울은 인간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인공생물체로 추측되곤 합니다. 하지만 구울은 자연적인 생물로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는 결론을 도출해내는 간접적인 암시가 작중에서 이미 존재합니다.
구울에 대해 현재까지 나온 것들 중 가장 오래된 사실은 1890년의 구울 퇴치로, 이것을 통해 구울의 역사에 대해 추론할 수 있습니다. 도쿄 구울의 세계관이 현실을 기반으로 하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대체로 현실과 비슷한 것으로 보아, 현실을 바탕으로 도쿄 구울 세계관을 추측하는 것이 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인공생명체 실험은 2010년 현재에 이르러야 겨우 인공 박테리아를 생산하는 것에 성공하였습니다(각주 1). 따라서 도쿄 구울 세계관의 1890년 이전에 근대의 기술력으로 인공생물체 구울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됩니다. 또 굳이 현실을 대입하지 않더라도, 도쿄 구울 세계관 내에서 현대의 기술력을 보유한 카노우가 인간과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인공생물체 구울을 만드는 것도 아닌 구울의 장기 카구호를 인간에게 이식하여 기존에 있던 생물의 성질을 이전하는 것조차도 극악의 확률로 어려움을 겪는 것을 생각하면, 그보다 100년도 더 전의 근대의 기술력으로 전세계에 분포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많은 수의 인공생물체 구울을 만들어냈다고 보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구울은 인공적인 생물이 아닌 자연적인 생물로 보는 것이 적합다고 생각됩니다.
1-2. 구울의 진화 과정
구울이 자연적인 생물이라면 다른 생물들처럼 구울도 구울 나름의 진화 과정을 거쳤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가상의 존재를 현실을 바탕으로 따지는 것이 적절하지는 않지만, 자연적인 생물로써의 구울에 대한 이해를 어느 정도 돕기 위해 구울을 인간의 진화를 바탕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이 부분은 전체 글과는 무관하니 건너뛰셔도 됩니다.
구울의 진화 과정을 추론할 수 있는 구울이 생물로써 지닌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구울의 형상은 인간과 같다.
· 구울은 인간을 섭취하는 것으로 밖에 생존할 수 없으며 동족인 구울 또한 가능하다.
· 구울은 인간을 섭취하여 얻은 RC 세포를 카구호에 비축하여 카구네를 형성한다.
· 구울은 카구네를 세력권 싸움에서 이기기 위한 무기로 사용한다.
혁안도 구울이 가진 특징 중 하나이지만, 구울이라는 생물로써 갖는 특징보다는 척안의 구울을 나타내기 위해 구울에게 붙인 상징적인 설정으로써의 면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혁안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먼저 구울의 형상이 인간과 같은 것은 구울이 인간과 같은 진화 과정을 거쳤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인간의 독특한 진화 과정은 인간을 다른 거의 모든 영장류들과 비교했을 때 이질적으로 두드러지는 모습을 갖게 하였습니다. 인간은 다른 영장류들과는 다르게 일부의 곳을 제외하면 전신의 털이 벗겨진 털 없는 원숭이입니다. 인간에게 털이 없는 이유는 인간이 직립보행과 유태보존을 거쳤기 때문입니다. 유태보존이란 유아기의 어떤 특성을 어른이 된 뒤에도 그대로 간직하는 것을 말합니다. 인간은 직립보행으로 달리면서 사냥할 수 있게 되었고 사냥 활동에서 높아진 체온을 낮추기 위해 털을 벗음으로써 털 없는 원숭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유태보존으로 어린 시절을 연장시켜 두뇌를 발달시키는 시간을 늘렸습니다. 인간의 이러한 신체 구조 변화는 수컷은 사냥을 나가고 암컷은 새1끼를 돌보는 샹활 양식과 함께, 인간을 숲속에서 과일이나 열매를 따먹는 원숭이에서 사냥해서 고기를 뜯어먹는 원숭이로 바꿔놓았습니다. 그리고 일부일처제와 함께 문화와 문명을 이룩하여, 결국 오늘날에 인간이 출현하게 되었습니다(각주 2). 인간과 비슷한 구울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진화 과정을 거쳤을 것이지만 인간과 구울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구울은 인간과는 구별되는 다른 진화 과정을 거쳐 인간의 근연종으로 갈라져나왔을 것입니다.
앞에 설명한 인간의 진화는 분명한 사실이나, 가상의 존재인 구울의 설정 자체가 원래 작위적이기 때문에 뒤에 서술할 구울의 진화 과정에 대한 부분은 작위적인 설명을 수반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구울은 인간밖에 먹을 수 없는 설정이 있기 때문에, 구울은 인간만을 사냥하여 먹기 시작하다 결국에는 인간으로 밖에 영양 섭취를 하지 못하는 신체 변화와 함께 단일한 먹이연쇄를 갖게 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구울이 식인을 반복하는 것이 인간과 구별되는 진화 과정의 결정적인 차이가 되었고 이것이 구울이 카구호와 카구네를 갖게 된 이유로 추측됩니다. 이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넘어가겠습니다. 어차피 카구호와 카구네는 비현실적인 설정으로 작가의 설명이 아닌 이상 독자의 합당한 설명은 나올 수 없기 때문에, 그냥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하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구울의 카구네는 인간을 사냥하는 영역을 두고 구울끼리의 세력권 싸움에서 상성의 우열을 가리는 생물적인 무기로 사용됩니다. 동시에 구울이 굳이 맛없는 구울의 고기를 먹을 필요는 없지만, 세력권 싸움에서 승리한 구울이 패배한 구울을 동족포식하는 것이 일종의 관습화되어 이번엔 카쿠자를 갖게 하였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또한 인간으로 밖에 영양 섭취를 할 수 없는 구울이 동족인 구울로도 영양 섭취를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 구울이 원래 인간 비슷한 동물이었고 인간과 구울이 공통 조상을 공유하고 있는 근연종이라는 것이 보다 확실시 됩니다. 하지만 구울이 인간과 비슷한 진화 과정을 거쳤을 것으로 보이지만 인간과 구울은 엄연히 다른 종으로 구분되기 때문에 인간과 구울의 사이에서 생식적 격리가 일어난 것으로 추론됩니다. 즉 구울은 인간을 잡아먹기 위해 인간 근처에서 서식했지만 오랜 시간 동안 인간과 몸을 섞지 않고 구울끼리만 따로 생활했을 것입니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먹이 따위에 온정을 베풀면 인간을 죽이고 먹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무리로부터 배척을 당하는 등 생존에 어려움이 따랐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결국 종분화가 이루어져 이종간의 잡종형성이 여려워지게 되었습니다. 자연적으로 이루어진 인간과 구울의 분리는 구울끼리의 세력권 싸움과 함께 후술할 뒤틀린 새장이 만들어지는 발판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2. 뒤틀린 새장의 탄생
뒤틀린 새장의 탄생에 대한 단서는 뒤틀린 새장을 만든 그림자 정부 V의 대리자 와슈 가 그리고 그들이 설립한 CCG에 있습니다. 와슈 가와 CCG의 기원에 대한 설명은 작중에서 사사키를 통한 인간 측의 설명과 에토를 통한 구울 측의 설명, 이 두가지로 나뉩니다.
2-1. 와슈 가와 CCG 설립에 대한 인간 측의 설명
"구울 퇴치를 생업으로 해온 일족 중의 하나 와슈."
"수 많은 구울 퇴치 기관들 중에서도 제일의 힘을 자랑하는 와슈 가."
"1890년 국가기관으로써 와슈 가 당주를 정상으로 구울대책국이 설립, 현재 CCG가 되었다."
- 도쿄 구울 :re 14화
와슈 가와 CCG의 기원에 대한 묘사는 1890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때의 시대적 배경은 일본의 무사가 등장하는 메이지 시대입니다. 또한 동시의 묘사된 구울 퇴치사 와슈 일족의 복장과 무기는 실제의 옛날의 무사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구울의 신체는 평범한 칼과 같은 일반적인 무기로는 해를 입힐 수 없습니다. '구울의 카구네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같은 카구네뿐'이라는 아리마의 말을 근거로, 구울에게 맞서 싸울 특별한 수단이 없는 과거의 인간이 구울을 퇴치한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않습니다. 구울의 카구네를 기초로 만들어지는 쿠인케는 현 총의장 츠네요시의 아버지인 전 총의장 요시우가 독일 총의장과 협력하여 개발한 무기입니다. 요시우는 1911~3년생으로 추정(각주 3)되기 때문에, 작중 쿠인케가 존재하는 현재와 존재하지 않았던 과거 CCG의 구울 퇴치의 간극은 분명 존재합니다. 물론 구울의 약점인 눈을 공격하거나 신체를 포박하는 등의 방법이 있긴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와슈 가는 사실 인간이 아니라 구울이거나 적어도 어떤 구울들을 고용하는 등 구울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와슈 가는 대외적으로 인간으로 행동하고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일단은 인간인 것으로 가정하겠습니다. 인간이 구울에게 대적할 특별한 수단이 없는 이상 포식자 구울이 피식자 인간들과 같은 편을 이루고 함께 동족을 죽이는 것은 얼핏보면 이상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구울들은 와슈 가와 협력을 통해서 다른 구울들을 제거함으로써 구울의 세력 다툼에서 이득을 취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 구울들은 와슈 가의 구울 퇴치를 도와주는 조건으로 자기 무리의 구울들은 건들이지 않는다는 약속을 함으로써 그들의 생존을 확실히 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와슈 가는 같은 편인 구울들을 통해 자신들과 경쟁 관계인 다른 구울 퇴치 기관들을 제거하여 제일의 구울 퇴치 기관으로 독주할 수 있습니다. 저는 와슈 가와 협력하는 이 구울들의 집단을 V라 부르겠습니다. 이렇게 와슈 가와 V는 협력을 통해 서로의 이득을 공고히하여 밀접한 관계를 가지게 되었고, 이것이 현재까지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
2-2. 척안의 구울과 CCG 설립에 대한 구울 측의 설명
"백년도 더 된 예전, 강대한 힘을 가진 척안의 구울이 나타나 인간측이 조직을 세워 대처한 것이 CCG의 모체가 되었다."
"과거부터 척안의 구울의 출현은 거대한 변혁의 전조였다."
- 도쿄 구울 :re 61화
구울 측의 설명에는 인간 측의 설명과는 다르게 척안의 구울의 존재가 언급됩니다. 인간 측에 설명에는 척안의 구울이 언급되지 않는 이유는 와슈 가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사실을 숨겼기 때문이고, 그 사실이 그들이 척안의 구울을 경계하게 된 계기라고 생각됩니다.
위에서 서술한 인간과 구울이 서로 협력한다는 발상은 비단 와슈 가와 V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와슈 가와 V와의 경쟁에서 패배한 다른 구울 퇴치 기관들과 다른 구울 세력들은 저 혼자 독주하는 이들을 견제하기 위해, 자신들의 미약한 힘을 서로 합쳐야 할 필요를 인지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경쟁에서 승리하면서 점차 강하고 큰 세력으로 성장한 와슈 가와 V에 대적할만한 방법을 강구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저는 바로 그 대안이 인간과 구울 사이에서 태어난 강한 척안의 구울이라 생각합니다. 잡종강세로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척안의 구울은 와슈 가와 V도 그들의 힘만으로 대적하기에는 버거웠을 것입니다. 때문에 그들은 거대한 조직을 세워야 할 필요를 느꼈을 것이며 척안의 구울과 관련되지 않은 다른 구울 퇴치 기관들 혹은 구울 세력들을 끌어들여야만 했습니다. 이윽고 마침내 겨우 척안의 구울을 퇴치한 와슈 가와 V는 척안의 구울의 강함을 크게 두려워했을 것입니다. 따라서 와슈 가는 더 강한 세력을 이루기 위해 척안의 구울을 퇴치하려고 끌어들인 다른 구울 퇴치 기관들을 국가를 통해 하나로 합쳐 구울대책국을 출범하여 이들을 이끌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V도 다른 구울 세력들을 자신들의 세력으로 흡수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그들은 자신들이 애써 이룩한 권좌를 뒤흔드는 강대한 힘을 가진 척안의 구울의 등장을 경계해야 합니다. 때문에 그들은 다시는 척안의 구울이 등장하지 않도록 인간과 구울을 완전히 분리하는 사후 처리의 필요를 느꼈을 것입니다. 척안의 구울이 등장할 여지를 제거하기 위한 방법으로 와슈 가는 구울의 존재 자체를 악으로 규정하고 척결해야 할 것을 인간들에게 선전했을 것입니다. 또한 V는 도쿄 지하에 거대 지하도를 건설하여 다른 약소 구울들을 그곳으로 몰아내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척안의 구울의 등장 이후로 세상은 인간과 구울이 크게 단절되는 거대한 변혁을 갖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존재 자체로 인간과 구울을 서로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상징하는 척안의 구울의 죽음으로, 인간과 구울이 서로 이해할 여지는 상실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구조는 인간과 구울의 단절을 넘어서 서로의 증오를 통해 균형을 이루며 유지됩니다. 이렇게 뒤틀린 새장이라는 체제가 탄생하였으며 이를 통해 세계는 와슈 가와 V에게 지배됩니다.
3. 와슈 가의 정체
3-1. 와슈 가는 인간인가 구울인가
앞서 설명할 때 인간으로 가정한 와슈 가는 사실 인간 행세를 하는 구울로 바꿔도 CCG의 탄생을 설명하는 데 큰 지장은 없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이르러서 와슈 가의 정체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졌습니다.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인물은 후루타입니다. 후루타가 사실 PG이자 소우타임이 드러난 현재 후루타는 인간으로도 구울로도 판별되는 정체가 불분명한 위치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냥 후루타가 반구울이라고 하면 간단하게 해결됩니다. 후루타가 반구울일 경우 후술하겠지만 여러가지 의문들이 해결됩니다.
하지만 그러면 문제가 생깁니다. 에토에 의해 후루타가 사실 와슈 가임이 드러났습니다. 현재까지 등장한 와슈 가 인물 중에서 후루타의 아버지로 추측되는 가장 유력한 사람은 요시토키입니다. 23세(각주 4)인 후루타의 나이를 고려하면 1956~8년생으로 추정(각주 3)되며 후루타와 닮은 외모를 가진 요시토키가 후루타의 아버지로 가장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앞서 말했던 문제인 후루타가 반구울이고 아버지가 인간으로 생각되는 요시토키일 경우 자연스럽게 어머니는 구울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어머니가 구울일 경우 반구울인 아기는 모체가 영양소로 착각하여 흡수되어 죽어버립니다. 그냥 간단하게 아버지 요시토키가 구울이고 어머니가 인간이라고 하면 후루타가 반구울인 것도 자연스럽게 해결됩니다. 아버지가 구울이고 어머니가 인간인 반구울의 실례는 바로 에토가 있기 때문에, 이토리를 통해 독자에게 설명되었던 어머니가 구울일 경우 반구울인 아기는 죽는다는 것을 굳이 부정하면서까지 구울 어머니 설을 고집할 이유가 없습니다.
요시토키를 포함한 와슈 가의 사람들이 사실 구울이라면 RC 게이트가 문제가 되겠지만, 또한 아시다시피 이 RC 게이트는 V에 소속된 구울을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구조로 되어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V와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구울 와슈 가는 V의 구울처럼 자유롭게 CCG를 드나들 수 있습니다. 혹은 와슈 가가 V라고 하면 더욱 간단해집니다. 그리고 외슈 가가 구울이라고 하면 어떻게 인간으로 행동할 수 있는지 의문이 생기지만 이것 또한 설명이 가능합니다. 마츠리는 와슈 저택의 회식에 참석하여 인간의 음식을 먹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러나 구울은 인간의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지 먹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작중 초반 카네키에 의해 인간의 음식에 대한 구울의 끔찍한 미각이 부각되었을 뿐 인간 세상에 사는 구울들은 인간의 음식을 태연하게 먹는 것을 익혀서 인간 행세가 가능합니다. 그래도 구울에게 인간의 음식은 구토감을 일으키는 것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와슈 가에게 인간의 행세는 힘을 행사하는 자로서의 상응되는 구속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입니다. 또 미나미에 의하면 구울은 인간의 피를 몸에 묻혀서 같은 구울에게도 인간으로 착각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답이 나왔습니다. 후루타는 반구울이고 아버지 요시토키는 구울입니다. 요시토키가 순수한 구울이면 당연히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순수한 구울일 수 밖에 없습니다. 드디어 와슈 가의 정체는 구울 일족인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4. 반구울 실험의 목적
4-1. CCG의 반구울 실험, QS 계획
불쌍하게도 후루타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합니다. 족내혼을 강요당하는 마츠리의 사례를 통해 와슈 가는 혈통을 중시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때문에 고귀한 와슈 가는 커녕 평범한 구울 조차도 아닌 인간에게 태어난 하찮은 잡종인 후루타는 서자로 차별받았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아들이 서자로 태어나 차별받는 것에 죄책감을 느낀 요시토키는 대책을 강구해야 했을 것입니다. 요시토키가 선택한 방법은 아마 반구울 후루타를 완전한 구울로 바꾸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츠리가 결혼을 극도로 거부하기 때문에, 와슈 가를 안정적으로 존속시키기 위해서도 후루타를 완전한 구울로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소중한 아들을 무턱대고 구울화 수술을 시키기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큽니다. 따라서 우선 구울화 수술의 성공 여부를 알고 성공률을 올리기 위해 실험체로 쓸 반구울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실험체로 쓸 반구울을 구울 아버지와 인간 어머니를 통해 얻기에는 임신이 어렵고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립니다. 그러나 만약 인간을 반구울로 바꿀 수 있다면 실험체를 얻을 수 있고 또 만약 완전한 구울로 바꿀 수 있다면 후루타도 완전한 구울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요시토키는 CCG에게 인간을 구울로 바꾸는 연구를 명령했을 것입니다. 요시토키의 주관으로 CCG는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나나오의 협력을 통해 지하시설에서 인간을 구울로 바꾸는 실험을 하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QS 실험이며 실제로 QS 계획의 총 책임자는 요시토키입니다. 와슈 가가 자신들이 경계하는 척안의 구울을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만든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쿠인쿠스는 단지 통제 가능한 실험체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4-2. 카노우의 반구울 실험, 리제 철골 낙하 사건
하지만 QS 계획의 목적이 후루타를 완전한 구울로 바꾸는 것이라면 후루타가 어째서 카노우의 반구울 실험을 돕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아마 QS 실험이 인간을 반구울로 만들 수는 있어도 완전한 구울로는 만들지 못하는 등 원하는 연구 성과를 보지 못해 중단되었고, 이에 후루타가 분노하여 와슈 가 몰래 독자적으로 QS 실험에 참여했던 연구원 중 한 명인 카노우가 반구울 실험을 하도록 만든 것으로 생각됩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나나오가 실험의 정보를 외부로 유출하려다 제거당한 것을 알게된 카노우에게, 후루타가 은근슬쩍 달라붙어 뒤틀린 새장과 세계의 진실을 알려주어 반구울 실험을 하도록 유도하고 도왔을 것입니다.
카노우가 집도하는 반구울 실험은 QS 실험이 중단되었기 때문에 지하시설의 장소 그대로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험에 필요한 구울은 후루타를 통해 공급된 리제로 사용되었습니다. 후루타가 리제를 실험체로 사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리제가 와슈 가였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리제는 V에 소속된 구울이었으며 이유가 있어서 이름과 성을 버렸습니다. 와슈 가가 구울인 것으로 판단된 이상 리제는 와슈 가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와슈 가의 씨받이로 구속되는 리제와 와슈 가지만 서자이기 때문에 차별 받는 후루타는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껴 가깝게 지냈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리제가 와슈 가로 부터 도망친 이후에도, 리제에게 후루타는 여전히 같은 감정을 공유하는 믿을 만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가깝게 지냈을 것입니다. 하지만 리제가 와슈 가로부터 도망친 것은 와슈 가에 속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후루타에게 강한 질투심을 자극하게 되어, 결국 후루타가 철골 낙하 사건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후루타가 척안의 구울을 만드는 것은 와슈 가와 V에 대한 배신이자 자신에게 조차도 위험이 되는 자살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척안의 구울인 자신을 천시하던 와슈 가와 V가 자신과 같은 척안의 구울에게 당한다면, 후루타에게 이보다 더 좋은 복수는 없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와슈 가가 없어질 수도 있는 것을 감수해서도 혹은 될 수 없다면 없어져도 상관없기 때문에, 후루타는 와슈 가가 되기 위해 반구울 실험에 집착하였을 것입니다.
리제 철골 낙하 사건에 휘말려 원하지 않는 구울이 되어버린 비극의 주인공 카네키는 결국 출생에 대한 자기혐오와 와슈 가에 대한 분풀이로 태어난 척안의 구울 후루타의 복제자이자 자신을 완전한 구울로 만들기 위한 실험의 희생양이었습니다.
이후 카네키의 존재를 통해 카노우의 반구울 실험을 알게 된 와슈 가는 카노우의 척안의 구울에 대비하기 위해, 예전에 중단되었던 QS 계획을 다시 실행하여 같은 척안의 구울을 만들어내야 했을 것입니다. 척안의 구울이 V에게 위협이 되긴 하지만 반대로 자신들이 부릴 수 있다면 강력한 군사적, 정치적 수단이 됩니다. 카노우의 척안의 구울이 원래 인간이었기 때문에 CCG가 그들을 제거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킬 수 있지만 반대로 같은 척안의 구울이 인간을 지키기 위해 척안의 구울과 싸운다면, 이것은 카노우의 척안의 구울 프로파간다에 대한 훌륭한 방지책이자 또다른 프로파간다가 될 수 있습니다.
5. 뒤틀린 새장의 열쇠
5-1. 척안의 구울의 의미
뒤틀린 새장이라는 체제는 인간과 구울의 분열을 통해 유지되며, 와슈 가와 V는 인간과 구울을 착취하여 세계를 지배합니다. 인간과 구울이 부자유로 상징되는 뒤틀린 새장을 부수고 와슈 가와 V로 부터 벗어나 자유를 부르짖기 위해서는 서로 뜻을 함께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와슈 가와 V에 의해 인간과 구울이 단절된 현재의 유일한 희망은 척안의 구울입니다. 척안의 구울은 인간이면서 구울인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과 구울이 서로 소통하게 하고 이들을 하나로 규합하는 매개체 역할이 될 수 있습니다. 와슈 가와 V가 척안의 구울을 경계하는 본질적인 이유가 이것입니다. 잡종강세의 강함과는 별개로 인간과 구울의 힘을 하나로 합하는 강력함은 뒤틀린 새장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결국 척안의 구울은 뒤틀린 새장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되어 인간과 구울을 살육의 굴레에서 해방시켜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5-2. 카네키와 아몬
작중 묘사된 뒤틀린 새장의 열쇠 구멍은 두 개가 있습니다. 한 개의 열쇠는 현재 타카츠키의 소설 왕의 비레이그를 통해 척안의 왕으로서 구울을 이끌고 구울을 탄압하는 세계에 반기를 드는 영웅으로 예정된 카네키입니다. 또 하나의 열쇠는 카네키와 대칭되는 삶을 사는 아몬입니다. 카네키는 인간 친어머니에게 학대받은 어린 시절을 커서 행복했다고 여겼지만 반대로 아몬은 구울 양아버지에게 사랑받는 어린 시절을 커서 불행했다고 여겼습니다. 또 현재는 카네키는 구울로서 구울 수사관이 되지만 역시 반대로 아몬은 구울 수사관으로서 구울이 됩니다. 이렇게 서로 완전히 반대되는 카네키와 아몬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할 법도 하지만 정반대이기 때문에 비슷한 이 둘은, 뒤틀린 새장에 의해 서로 대립되도록 조종된 서로 다른 집단 인간과 구울에 속해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때문에 카네키가 CCG를 나가고 구울들을 이끄는 척안의 왕이 된다면 반대로 아몬은 CCG에 들어가서 인간들을 이끄는 일종의 척안의 왕이 되어, 카네키와 아몬은 뒤틀린 새장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요약
1. 구울은 자연적인 생물이다.
2. 와슈 가와 V는 백년 전에 척안의 구울을 제거하고 뒤틀린 새장을 만들었다.
3. 후루타는 반구울이고 와슈 가는 구울이다. 리제도 와슈 가다.
4. 반구울 실험은 완전한 구울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이용된다.
5. 뒤틀린 새장의 두 열쇠는 카네키와 아몬이다.
각주 1. 크레이그 벤터 박사, <사이언스> 지에 "인공 합성 유전자를 이용한 인공 합성 세포를 만들었다."고 발표.
각주 2. 데즈먼드 모리스의 <털 없는 원숭이> 참고.
각주 3. 와슈 가의 인물들의 나이는 도쿄 구울 비공식 연표를 참고하여 추론한 정보 2015년 만 29세인 마츠리를 기준으로 한국의 시대별 결혼 적령기 변화를 대입하여 산출하였습니다. 저는 일본어를 할 줄 몰라서 일본의 통계를 구하지 못했지만 한국이 일본과 대체로 비슷할 것이라 생각하여 한국의 통계를 사용하였습니다. 결혼과 출산의 간극은 1년으로 하였습니다.
산출 값: 2016년 기준 아들 마츠리 85~87년생 만 29~31세, 아버지 요시토키 56~58년생 만 58~60세, 할아버지 츠네요시 31~33년생 만 83~85세, 증조할아버지 요시우 11~13년생 사망 추정
도쿄 구울 비공식 연표 출처: http://www.chuing.net/zboard/zboard.php?id=mtokyo&no=16469
1. 일단 정확히 언급된 시간을 기준으로 하였습니다.
2. 와슈 가는 모두 구울이라고 생각합니다.
추천0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