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탑 비판하는 기사 일부분 긁어옴
신의 탑]: 과잉설명
[신의 탑]은 거대한 탑을 무대로, 특정한 규칙에 따라서 상대를 물리치면 탑의 다음 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세계에서 펼쳐지는 작품이다. 주인공 밤은 원래 외롭게 자라나다가 유일하게 마음을 열게 된 소녀 라헬을 찾기 위해 탑에 들어가고, 그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마주치며 위층으로 계속 올라가기 위한 모험을 펼친다. 명료한 동기가 있고, 어떤 규칙이 작용하는 격투방식 안에서 움직이며, 동료와 라이벌과 우정과 배신으로 엮이는 여러 캐릭터들이 가능하다. 특히 ‘포지션’ 개념을 통해서 동료들이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게 만드는 규칙이 주는 퍼즐 같은 재미도 상당하다. 이런 요소들을 작품은 적극적으로 소화해서, 탑 안에서 서로 경쟁하는 수십 수백의 캐릭터들, 그들이 속한 여러 가문, 각자가 구사하는 다양한 특수한 능력의 강도와 상성 등이 촘촘하게 전개되어 있다.
하지만 장점인 정교한 설정은, 역설적이게도 장기연재 속에서 흘러나오는 가장 뚜렷한 문제점이 되어버렸다. 다양한 이들의 능력 속성과 역할, 출신 등을 계속 세우고 끼워 넣다 보니,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풀어낼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 우선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는 과정에서 기존에 설명해놓은 내용과 상충할 때, 어떻게 설정을 수정할 것인가. 최악의 선택은 바로 설정을 고스란히 설명하는 것인데, 주석을 달아놓는다든지 하는 것이 좋은 사례다. 혹은 설정 정당화를 위해 작가 카페 같은 별도 공간에 온갖 추가 설정집을 펼쳐놓을 수도 있다. 그런 설명기질의 귀결은, 설명을 어떻게든 찾아보는 이들과 그냥 작품만 읽는 독자들 사이의 괴리다. 그럴듯한 용어의 힘 자체로 일반 독자들도 매료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야기 바깥에서 부연설명이 필요하고 추가 규칙을 부록으로 제시해야 한다면, 작가가 세워놓은 퍼즐에 스스로 매몰되는 꼴이다.
김낙호씨는 주님을 과대평가하는게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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