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보면 콩 박살나기전에 각성함
자신을 구성하는 기둥이 부서지는 소리를 들었다. 중심에서 말단까지 끈적끈적한 감정에 물들었다. 이를 악물고, 안구를 붉게 물들이고, 액셀러레이터는 세상 끝까지 포효한다.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등이 터져나갔다. 거기에서 거무칙칙한 날개가 튀어나왔다. 분사에 가까운 검은 날개. 그의 의식조차 날려 보내고 자아조차 때려부술 정도의 분노를 받아 폭발적으로 펼쳐진 한 쌍의 날개는 눈 깜짝할 사이에 수십 미터나 뻗어 아스팔트를 쓸어내고 빌딩 외벽을 깎아냈다.
"하."
카키네 테이토쿠는 그것을 보고 알았다.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을 터인 소립자 '다크 매터'. 그것은 대체 무엇이었는지, 어디에서 끌어내 온 것인지, 무엇을 의미하고 있었던 것인지.
"굉장하군... 굉장한 악이야. 하면 할 수 있잖아, 악당. 분명히 이 정도라면 '다크 매터'는 '스페어 플랜(제2후보)'이야. 하지만 그게 승패까지 결정한다고 정해져 있지는 않지!!"
고함소리에 호응하듯이 카키네 테이토쿠의 여섯 장의 날개가 폭발적으로 전개되었다. 수십 미터에 달하는 그 날개들은 신비한 빛을 띠고 있지만 동시에 기계 같은 무기적(無機的) 느낌을 감추고 있었다. 마치 신이나 천사의 손에 어울리는 막대한 무기처럼.
파앙!! 여섯 장의 날개에 닿은 공기가 비명을 질렀다.
액셀러레이터와 다크 매터가 각가 품고 있는 것은 유기(有機)와 무기(無機). 그것도 이곳과는 다른 세상의 유기와 무기다. 신과도 같은 힘의 편린을 휘두르는 이와, 신이 사는 천계의 편린을 휘두르는 이. 이 조건이라면 승부는 호각이다. 그리고 카키네 테이토쿠는 액셀러레이터와 달리 자아를 잊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느낀 적도 없을 정도의 힘이 몸 안에서 날뛰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 구석구석까지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다는 자각이 있다.
이걸로 학원도시의 제1위와 제2위의 순위는 역전되었다고 카키네는 생각했다. 그것은 무리한 허세나 지고 나서 하는 아쉬운 소리가 아니다. 감정에 의한 각색은 없었다. 그저 단순한 감상이었다. 지금이라면 전 세계의 군대를 상대로 하더라도, 학원도시에 있는 모든 능력자와 동시에 맞서더라도 상처 하나 없이 이길 수 있다. 그는 솔직하게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웃고 또 웃으면서 카키네는 진정한 각성을 이룬 여섯 장의 날개를 액셀러레이터에게 부딪쳤다.
이제 액셀러레이터 따윈 안중에 없다. 우선 가까이 있는 것으로 실험을 해보고 싶다. 카키네의 마음에는 그 정도 생각밖에 없었지만,
찌걱.
직후에 카키네 테이토쿠의 몸은 막대한 힘을 받아 아스팔트에 처박혔다.
"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다.
액셀러레이터는 검은 날개를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이쪽을 보며 느리고 손을 움직였을 뿐. 그것만으로도 절대적 위치에 군립하고 있던 카키네는 패배하고 땅바닥 깊숙한 곳까지 짓눌려 있었다.
푸직푸직 소리가 들린다.
'핀셋'을 장착한 오른손이 팔꿈치 부근까지 단숨에 뜯겨나간 소리였다.
'커... 허, 억!! 뭐, 뭐가, 대체 무엇이ㅡ!!'
액셀러레이터는 어떤 벡터를 주워 그 방향을 변환하고 한 점에 집중시켜 카키네 테이토쿠를 공격하고 있다. 그 사실을 알겠지만 설령 전 세계에 있는 모든 벡터를 긁어모으더라도 이만한 현상을 일으킬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지금의 카키네 테이토쿠가 이 세계에 질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논리가 없다.
이해할 수가 없다.
다만 압도적으로 군림하는 액셀러레이터는 짓눌린 카키네 테이토쿠에게 한 발짝 한 발짝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그 보폭이 카키네의 수명이라는 것을 그는 알았다. 거리가 제로에 다다랐을 때 목숨이 다한다. 그리고 이미 액셀러레이터는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하, 하."
"ㅡㅡyjrp악pw."
"빌어먹을. ...네놈, 그런 거냐!! 네놈의 역할은ㅡ?!"
대답은 없고 살의의 주먹이 휘둘러진다.
압도적인 학살이 시작되었다.
거기에 아레이스타 플랜까지 어렴풋이 알아챔
레알 신약 중반 키워드일듯
랄까 죽은건 아니지만...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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