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주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봤습니다
원작의 재치 넘치는 스파이디랑은 괴리가 있지만 좀 더 애환이 담긴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을 아주 좋아하는 편이라 주연이 바뀐 리메이크 작은 왠지 꺼려져서 아직까지 안본 겁니다만
착잡해서 잠도 안오고 할 것도 없길래 늦었지만 한번 봐봤습니다.
개인적인 감상평을 간단히 말하자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1은 정말 재밌었지만 아주 실망적이었네요.. 그 이유는
먼저 스케일이 너무 커요..
리메이크 작품인데다가 첫 넘버링이니까 그냥 인물 특징만 부각하고 스파이더맨만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스타트를 끊어도 괜찮았을텐데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을 의식해서 흥행해야 한다는 압박감이라도 느낀건지 너무 힘이 들어갔어요
마라톤을 하는데 어떤 놈이 시작부터 전력질주 하는 걸 보는 기분이라고 해야되나..
리자드랑 스파이더맨 둘이서만 치고 박는 아주 작은(?) 싸움인데 경찰이고 민간인이고
중학생들 교실에서 싸움이라도 난 것 마냥 우르르 몰려와서 난리법석이니..
애초에 스토리도 앞으로 나올 이야기 소개하는 넘버링 붙이기도 아까운 0.5 정도의 스토리에 온 사방에서 이 난리니 나중에 베놈 나오면 핵폭탄이라도 날릴 기세..;
두번째로 실망한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스파이더맨이 여러 히어로물의 다운그레이드 버전이라는거..
그웬의 아버지는 시작부터 끝까지 혼자서 다크나이트 찍고 있고
리자드는 배우의 연기부터 샘레이미 감독 스파이더맨 2의 닥터 옥토퍼스인데다가
나는 분명 스파이더맨을 보고 있는데 파커랑 그웬 두 연놈들은 아이언맨 찍고 앉았고;
특히 파커 이놈은 피터 파커인지 토니 스타크인지 헷갈릴 정도..
굳이 웹슈터를 뚝딱 만들어내서 그렇다는게 아니라 틈만 나면 가면을 벗고 자기를 드러내고.. 그냥 막 산다고 해야하나
보면서 크게 실망한게 이 부분인데 후반부에 그웬파더한테 정체를 들킬 때
솔직히 고개 슬쩍 돌리다가 거미줄로 그웬파더 눈에 거미줄 쏘고 그웬파더가 왓더 숴너버 라고 하면 웰... 쏘리~ 하면서 거미줄 이동 하는걸 기대했는데
그냥 들킴 ㅋ
이 부분에서 엄청 실망했습니다 결국 그웬파더는 끝까지 다크나이트 찍으셨지만서도..
이와 반대로 다리에 매달린 차량에서 가면 벗는건 뜬금없지만 아이 안심시키는 방식이 스파이더맨스러워서 아주 만족했습니다
한번 칭찬했으니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피터파커는 뭔가 심도 있게 갈등하질 않네요.. 피터파커가 문제인지 눈치 빠른 주변인물들이 문제인지는 몰라도
뭔가를 고민하고 있다는게 와닿질 않습니다..
그웬년은 골이 빈건지 "우리 아빠가 죽었는데 너 왜 장례식 안왔냐 진짜.. 아빠가 오지 말라했지?" 이러고 있고
샘레이미 스파이더맨의 메리제인처럼 한달에 이틀빼고 생리 하는 것처럼 까칠하게 구는 걸 바라는 건 아니지만 마음이 넓다고 해야할지 생각이 없다고 해야할지
영화 안 본 사람이 강의에 늦은 파커랑 씩 웃는 그웬 나오는 영화의 마지막 부분보면 연인끼리 다퉜다가 화해하는 장면인 줄 알 정도로.
마지막으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피터파커는 피터파커치고 운이 너무 좋은듯?
이건 굳이 여러 사례를 들어서 말할 필요도 없이 그웬파더가 피터 실컷 도와주고 다크나이트 찍으신 것부터..
그웬이랑 연애하는데 걸림돌 되는 인물이면서 정체를 들키고 둘의 사이를 인정하는 건 불가능이 된 그웬파더와 스파이더맨의 갈등고조->그웬 숨짐->파더 딮빡해서 시리즈 한두개 쉬었다가 심비오트 뒤집어쓰고 나올 줄 알았는데 그런거 없고 그냥 끝까지 밤의기사
그래도 보면서 좋았던 점은 그래도 뿌리는 스파이더맨이구나 라는게 와닿은 점입니다
샘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은 원작을 충분히 수용해서 새로운 형태의 스파이더맨을 만들어냈다면
이번에 리메이크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심도있게 파고들어가진 않았지만 원작의 스파이더맨을 곳곳에 배치해놨다는 점이 다르죠
엉클벤은 어찌됐든 파커에게 책임감을 가지라는 가르침을 주고 파커는 그웬네 집에서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어물어물 하는게 아주 찌질해보였으며
그런데도 위트있게 정체를 밝히는 것도 아주 파커스러웠습니다 특히 차도둑 놀릴 땐 보면서 와 이게 진짜 피터파커지 라고 탄성까지 내뱉었습니다
그 후로 실망만 줬지만..
엉클벤이랑 그웬이 분량을 퍼드셔서 메이 숙모는 딱히 하신게 없지만
마지막에 싸우고 난 후 상처투성이 몸으로 돌아온 파커가 유기농 계란 꺼내놓고 숙모가 안아주는 장면을 보면서 유대감도 느낄 수 있었구요
더 할말도 없고 결론을 내리자면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이 하나의 '작품' 이었다면
리메이크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기존 영화판 스파이더맨의 무거운 부분은 버리고 캐릭터성, 팬서비스(스파이더맨 코믹스 모션 등) 위주로
연령층 따지지 않고 보기 좋은 히어로물이네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보고 나니까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이 더 좋아졌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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