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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 9권 특전 소설 <Sisters' Prayer> 샘플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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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2,333 | 작성일 2015-05-13 03: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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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 9권 특전 소설 <Sisters' Prayer> 샘플 번역

 

메디큐보이드의 시작(試作) 1호기에 처음으로 접속했던 날은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1호기는 기성품인 젤 침대와 대형 헤드기어를 합쳐 만들었을 뿐인 볼품없는 기계로, 색색깔의 케이블선이 몇십 가닥은 바닥에 늘어뜨려져 있고 주변엔 산더미만큼 많은 모니터 장치로 둘러싸여 있었다. 정식 코드네임도 정해져 있지 않아서 《메디컬(의료용) 풀다이브 테스터(시험기) 1호》의 앞 글자를 따온 《MFT1》이라고 불렸다.

불과 석 달 전에 발생한 《SAO 사건》이 아직 미해결 상태였던 탓도 있어 침대에 누울 때는 조금이지만 무서웠다. 하지만 옆에서 언니 아이코가 손을 잡아주고 있었고 담당이신 쿠라하시 의사선생님도 “정말로 안전하고, 아프지도 괴롭지도 않단다.”라고 약속해주어서 불안감을 억누르며 그 순간을 기다렸다.

커다란 헬멧 같은 기계가 위에서 내려와 머리부터 얼굴 전체를 덮었다. 눈을 감고, 언니의 손을 강하게 쥐었다.

 

“괜찮아, 유우.”

 

그런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오고, 다시 왼쪽 손이 단단히 쥐였다. 슈우웅, 하는 소리가 울리면서 언니의 손의 감촉과 젤 침대의 탄력감이 멀어져갔다. 이윽고 눈꺼풀을 감고 있는데도 눈앞에 무지갯빛이 퍼져나가다가― 그리고 콘노 유우키는 VR월드라는 이세계(異世界)에, 새로운 몸으로 내려섰다.

다중 약제 내성 HIV 감염에 의한 AIDS 발병으로부터 1년 3개월 후, 열두 살하고도 아홉 달 먹은 때의 일이었다.

 

 

 

- 1 -

 

“엣…!”

 

갑자기 란(아이코)이 그런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언덕의 경사면에 드러누워 꾸벅꾸벅 졸고 있던 유우키는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왜 그래, 언니?”

“아… 깨워서 미안해, 유우. 뉴스 사이트 기사에 좀 놀라서…….”

 

언니가 왼손으로 들고 있는 건 수정을 깎아 내어 은빛 프레임을 끼운 듯한 반투명하고 얇은 판. 두 사람이 다이브하고 있는 VR 호스피스 《세일링 가든》에서 외부 인터넷을 열람하기 위해 사용되는 정보 단말형 오브젝트다.

 

“뭔데 뭔데? 어떤 기사?”

 

몸을 쑥 내미는 유우키에게 란은 잠깐 망설이는 듯 싶다가 수정판을 내밀었다.

2024년 5월 11일자 톱 뉴스 기사의 헤드라인을 읽은 순간, 유우키도 놀라서 “에―엣”하고 외치고 말았다. 거기엔 커다란 글자로, 【경찰청, SAO 사건 피해자들의 일제 구출 검토】라고 적혀 있었던 것이다.

 

약 일만 명의 게임 플레이어가 가상세계에 갇힌다는 전무후무한 대사건이 발생한 날로부터 빠르게도 1년 반이 지났다. 당초엔 정부 주도 하에 소프트웨어적인 구출 방법이 여러 가지 검토되었지만 주모자가 이중 삼중으로 걸어둔 트랩을 해제할 방도를 찾지 못하고, 이젠 상황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일제 구출이라니, 어떻게…”

 

중얼거리면서 유우키는 기사 본문을 읽어나갔다. 중학교에는 가지 못했지만 가상세계에서 공부는 계속 하고 있고, 원래 책을 좋아한 덕도 있어서 신문 기사 정도라면 어렵지 않다.

 

“음… 그러니까… 경찰청은, SAO 사건의 생존자 7천 명이 착용하고 있는 너브 기어를, 외부에서 물리적으로 파괴하는 것을 검토 중인 듯 하다…?”

 

거기까지 말하고서 한 번 더 “에엣”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선을 수정판에서 언니에게로 옮기고서 유우키는 물었다.

 

“하지만 분명히, 범인이라는 사람이 너브 기어를 부수려고 하면 그 순간 전기가 흐른다고 했지?”

“전기가 아니라 전자파(電磁波)야.”

 

선생님 같은 말투로 그렇게 정정하곤 란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 기사를 읽은 대로라면, 밖에서 한 번에 배터리를 부수면 착용자의 뇌를 손상시킬 만큼 강력한 전자파는 발생되지 않는다… 라는 것 같지만…….”

“흐음…”

 

유우키는 기사에 첨부되어있는 너브 기어의 참고 사진을 빤히 응시했다. 메디큐보이드 시작 1호기에 사용되었던 멋없는 헤드기어는 너브 기어를 견본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사진의 그것과 무척 닮아 있다.

지금 쓰고 있는, 아니 '들어가 있는' 시작 2호기는 모양도 크기도 완전히 다르지만, 그래도 《유저의 머리에 착용 중인 VR 헤드기어를 부순다》고 하는 얘기에 섬뜩함을 느끼면서 다시 질문을 입에 담았다.

 

“…한 번에 부순다니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걸까. 설마, 폭발시키거나 망치로 때려 부순다든지 하는 건 아니겠지.”

“그러네… 아마 정밀한 드릴 같은 걸로 셸에 구멍을 뚫어서 배터리의 정극라인을 절단하는 게 아닐까? 하지만 그 범인을 생각하면 백업 회로 같은 걸 몰래 만들어뒀을 것 같기도 한데.”

“흐, 흐음…”

“거기다 범인의 성명문에 너브 기어를 파괴해 플레이어를 해방시키려고 하면 다른 플레이어의 안전은 보증할 수 없다는 문장이 있었던 것 같아. 다시 말해, 그 작전을 실행하려고 한다면 7천 대의 너브 기어의 회로를 1초의 어긋남도 없이 절단해야할 거야. 그런 일이 가능할까.”

“어, 어려울 것 같네.”

 

어찌저찌 그렇게 대답하긴 했지만 언니의 말은 이미 유우키의 이해력을 웃돌고 있었다. 평소라면 언니는 역시 대단하구나, 하는 감상과 함께 사고를 멈추었을 시점이지만, 유우키는 다시 수정판에 시선을 떨어트렸다. 두 사람이 입원하고 있는 병원에도 SAO 사건의 피해자가 몇 명인가 수용되어 있는듯 해 아무래도 무관심할 수가 없었다.

 

“…란 언니, 카야바라는 사람은 왜 이런 짓을 한 걸까.”

 

유우키의 중얼거림에, 란은 즉시 대답하지 않고 시선을 앞으로 향했다. 유우키도 고개를 들어 저 너머에서 푸르게 흐려지는 능선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있는 곳은 광대한 세일링 가든의 동부에 펼쳐진 《틸 힐즈》라는 이름의 에어리어다. 녹색으로 뒤덮인 언덕이 완만하게 이어지고 그 사이에 푸른 호수와 작은 마을이 드문드문 흩어진 풍경은 언제까지고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을 만큼 아름답다.

 

VR 호스피스, 다시 말해 말기환자의 완화 치료용 VR월드로서 2023년 9월에 운영이 개시된 세일링 가든은 개발 리소스의 대부분을 《세계의 아름다움》에 쏟고 있다. 같은 해 6월에 판매된 어뮤스피어용 타이틀이 ADV나 FPS 일색이었던 것에 반해 세일링 가든에 전투요소는 전혀 존재하지 않지만, 대신 정밀하고 바리에이션이 풍부한 정경을 체감할 수 있다. 넓은 월드 맵의 동부에는 푸른 언덕, 북부에는 설원, 서부에는 높은 산, 남부에는 깊은 숲, 그리고 중앙엔 유럽풍의 거리가 늘어선 수도가 배치되어 있어서, 걸어서 세계를 전부 돌아보려면 1주일은 걸릴 것이다.

유우키와 란의 부모님은 작년 말에 잇따라 돌아가셨다. 두 사람 모두 직접적인 사인은 폐렴이었지만 그 밖에도 복수의 기회감염증에 시달려, 고통을 완화시키기 위해 강한 진통제를 투여 받아 가을 끝 무렵부터는 하루종일 잠들어 있는 듯한 상태였다.

그런 부모님이 어뮤스피어를 사용해 딱 한 번 세일링 가든을 방문한 적이 있다.

어뮤스피어의 체감각 캔슬 기능으론 병의 통증을 전부 없애지는 못했기 때문에, 함께 있을 수 있던 건 단 1시간이었다. 그렇지만 거리의 광장에서 바깥의 초원까지 느긋하게 산책했던 그 시간은 유우키와 란의 가슴에 둘도 없이 소중한 추억으로 새겨져 있다. 아버지는 유우키와 란이 만든 도시락을 끊임없이 맛있다고 말하면서 먹고, 어머니는 아름다운 풍경에 눈물을 글썽이며 자매가 좋아했던 동요와 찬송가를 몇 곡이고 불러주었다.

풀다이브 기술과 VR월드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결코 실현될 수 없었던 일이다.

그리고 그 기술을 대부분 혼자 힘으로 개발한 사람이 바로 SAO 사건의 범인인 카야바 아키히코라는 남자인 것이다.

부모님과의 추억 뿐만이 아니다. 유우키가 피험자로서 접속하고 있는 메디큐보이드 시작기는 의료기기 제조 회사의 주도로 개발되고 있지만, 란이 세일링 가든에 다이브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것은 배터리를 소용량화시켜 리미터를 짜넣은 개선판 너브 기어다. 두 사람이 이렇게 가상세계에서 맞닿을 수 있는 것도 그 세기의 대범죄자 덕분, 이란 것이 되고 만다.

유우키의 복잡한 감정을 누그러뜨리려는 듯이, 란은 왼손을 들어 올려 유우키의 등을 부드럽게 쓸었다.

 

“언니도 그건 모르겠어. 그렇지만, 유우가 마음 아파할 필요는 없는 거야. 유우는 언젠가 메디큐보이드가 많은 환자 분들한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테스터로서 개발에 협력하고 있는 거니까.”

“……응…….”

 

고개를 끄덕이고 유우키는 언니의 어깨에 살짝 기대었다.

언니이긴 하지만, 란――아이코는 유우키와 같은 날에 태어난 쌍둥이다. 하지만 철들 무렵부터 유우키는 여동생으로서 란에게 의지하고 응석 부려왔으며, 그런 유우키를 란은 언니로서 상냥하게 보듬고 지켜주었다.

유우키가 메디큐보이드의 피험자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언니가 그렇게 되도록 강하게 주장해주었기 때문이다.

섬세한 정밀기계인 메디큐보이드 시작기는, 두 사람이 입원한 요코하마 코호쿠 종합병원의 바이오클린 룸에 설치되었다. 실내는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외부보다 훨씬 적다. 그건 바꿔 말하자면 AIDS환자가 무엇보다 두려워해야 할 기회감염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피험자로서 클린 룸에 들어가면 살 수 있는 시간이 연장된다.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 란은 유우키를 위해 물러나주었다. 그 날로부터 1년 3개월이 지난 지금, 병증은 일반 병동의 개인실에 입원해 있는 란 쪽이 근소하게 악화되었다. 이러고 있는 지금도, 너브 기어로는 없앨 수 없는 병을 향한 공포를 란은 느끼고 있을 터다.

쿠라하시 의사에게 메디큐보이드 피험자로서 클린 룸에 들어가겠냐는 제안을 받았을 때 “난 괜찮으니까 언니가 들어가.”라고 말할 수도 있었을 텐데, 유우키는 말하지 못했다. 하지만 란은, 한 순간도 주저하지 않고 말해주었던 것이다. “유우가 들어가.” 라고.

유우키가 입술을 꾹 깨문 그 때, 느닷없이 란이 힘차게 일어섰다.

긴 머리를 바람에 휘날리며 크게 기지개를 켠다. 두 사람의 아바타(가상체)는 사진을 바탕으로 시스템이 자동 작성한 것이지만, 란의 아바타는 현실세계의 모습을 놀랄 만큼 재현하고 있어 입고 있는 여성스러운 셔츠 원피스도 잘 어울렸다.

웃는 얼굴로 유우키에게 손을 내민 란은 활기찬 목소리로 말했다.

 

“자, 유우. 허브 따러 가자. 오늘은 왠지 엄청 레어한 녀석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응!”

 

고개를 끄덕이고, 유우키는 언니의 손을 꽉 붙잡았다.

 

 

 

- 2 -

 

세일링 가든에 전투요소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관만 갖춰진 것은 아니다.

최대의 게임 요소는 《하우징》이다. 이용자는 세계의 중앙에 있는 수도 《세레니티》에 정해진 면적의 토지를 받아, 그 곳에 취향에 맞는 디자인으로 집을 세울 수 있다. 다만 외벽은 거리에 어울리는 색상의 벽돌로 몇 종류인가 고를 수 있을 뿐이라, 집짓기는 주로 내부 장식으로 즐기게 된다.

장식의 소재와 가구는 마을의 NPC 샵에서 만들어져 있는 물건을 사거나 주문해서 얻기도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커렌》이라고 불리는 포인트가 필요하다. 커렌시(통화)의 줄임말인듯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없고, 벌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채취》. 월드 맵의 각 장소에 팝 되는 채취 가능한 식물이나 광물을 모으거나, 곤충을 잡거나 해서 거리의 샵에 들고 가면 레어리티에 따라 커렌과 교환해준다. 그 밖에도 소재로부터 직접 각종 아이템을 만들거나, 잡은 곤충을 키워서 《벌레 배틀》이라는 대회에 출장시키는 등, 할 수 있는 일은 의외로 많다.

유우키와 란은 세레니티 거리의 고지대에 공유하는 집을 갖고 있어, 반년 걸려서 커스터마이즈를 진행 중이지만 완성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지금은 거실에 대형 페치카(벽난로)를 설치하기 위해 포인트를 모으고 있지만, 간신히 목표의 7할을 모은 정도다.

다만, 채취 작업 그 자체가 의외로 재밌어서 힘들지는 않다. 아름다운 필드의 경치를 즐기며 집중해서 허브를 따다 보면 한 시간이나 두 시간은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버린다. 세일링 가든의 이용자는 예외 없이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라는 중압과 싸우고 있기 때문에, 공포를 잊고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채취 콘텐츠는 인기가 높다. 유우키와 친한 어느 할머니의 경우엔 하루종일 월드 맵을 돌아다니며 산더미만큼 소재를 모아 세레니티 거리의 가장 비싼 토지에 4층 짜리 대저택을 쌓고 있다.

그 정도까지는 안 가더라도, 페치카로 군고구마를 만들겠다는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선 하루라도 게으름을 피울 수 없다.

 

일광욕하고 있던 언덕에서 두 사람의 비밀의 채취 스팟인 작은 연못 근처로 이동해, 바구니를 한 손에 들고 아무 생각 없이 허브를 따고 있던 유우키는

 

“…앗.”

 

이라는 언니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왜 그래, 언니?”

 

조금 떨어진 장소에 있는 언니에게 말을 걸어보지만, 손짓으로 “조용히.” 라는 지시를 받고 입을 다문다. 반쯤 일어선 자세로 굳어있는 란의 시선을 따라가 보지만 무엇을 찾아낸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바구니를 두고서 살금살금, 신중하게 언니 옆까지 이동해 풀숲 저쪽을 응시한 순간―

 

“…앗.”

 

이라고, 무심결에 유우키도 작은 소리를 내고 말았다.

연못 주변에 서있는 나이 든 활엽수의 줄기에, 깊이 있는 푸른색으로 빛나는 사슴벌레가 앉아 있다. 길이는 10센티미터 정도에 가까울까. 당당한 두 갈래의 큰 턱에다 머리 바로 뒷부분에서 커다란 가슴뿔이 쭉 뻗은 그 모습을, 유우키는 세일링 가든 곤충대도감에서 본 적이 있었다.

 

“저 사슴벌레, 좀 레어해 보이지 않아?”

 

언니의 말에

 

“레어한 정도가 아니야. 저건 로얄 트리튼 사슴벌레라구.”

 

라고 즉시 대답하자, 긴장 중임에도 조금 질린 듯한 기색이 섞인 목소리가 돌아온다.

 

“용케 이름까지 기억하고 있네.”

“그야, 잘 키우면 사슴벌레계 최강이 되는걸!”

“…유우 너, 벌레 배틀에 흥미가 있었니?”

“사, 사실은, 꽤 좋아해.”

 

같은 소근거림을 주고받는 동안에, 푸른 사슴벌레는 고목의 가지를 천천히 기어 올라간다. 그 앞에는 금색 수액이 배어 있는 걸로 보아, 거기가 목적인 모양이다.

 

“언니, 그물 갖고 왔어?”

“오늘은 허브만 따려고 했으니까 안 갖고 왔어.”

“나도…….”

 

세일링 가든의 이용자에게 주어진 스토리지(아이템란)는 용량이 상당히 작아서, 몇 시간 걸려 채취한 소재 아이템을 전부 가지고 가려면 쓸데없는 걸 넣어둘 여유가 없다.

게다가 유우키와 란은 식물 채취 전문으로, 상당히 레어한 개체를 찾은 때에만 곤충을 잡기로 정해뒀다.

다만 지금 겨우 5, 6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로얄 트리튼 사슴벌레는 희소도 맥스인데다, 잡아서 벌레 샵에 환금하면 대형 페치카 값을 지불하고도 거스름돈이 남는다. 이걸 노리지 않을 수는 없다.

 

“언니, 내가 손으로 잡아 볼게.”

 

그렇게 속삭이자 란은 놀란 듯이 숨을 삼켰다.

 

“유우… 저걸 맨손으로 만질 수 있어?”

“…….”

 

―그러고 보니 언니는 저 쪽(현실세계)에서도 엄마를 닮아서 벌레가 질색이었지. 내가 정원에서 메뚜기 같은 걸 잡아서 가져가면 둘이 같이 꺄악― 꺄악―하고 도망쳤던가.

어린 시절을 그립게 떠올리면서, 빠른 어조로 대답한다.

 

“이 세계의 벌레는 깨물고 찌르거나 이상한 즙을 내뿜지는 않으니까 아무 문제 없어. 여기서 기다려봐.”

 

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린 뒤, 샌들을 벗고 몸을 굽힌 채 이동 개시.

언니에겐 비밀로 하고 있지만, 사실 혼자 있을 때는 그럭저럭 벌레 헌터도 겸하고 있다. 레어 곤충을 노릴 때의 철칙이라고 하면 우선 첫 번째, 조급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두 번째, 머리 쪽부터 다가가지 않는다. 세 번째, 부자연스러운 소리를 내지 않는다.

무릎보다 높은 풀숲 속에서 움직이고 있으니 풀에 스쳐서 소리가 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그 소리를 바람이 풀을 흔드는 소리로 착각하게 위장하면서, 한발 한발 전진해나간다.

줄기를 오르고 있던 초 레어 사슴벌레는 금색 수액이 배어나오는 곳에 도착하자 멈췄다. 먹이를 먹고 있는 순간이 가장 좋은 포획 찬스지만, 유우키의 경험상 레어 곤충의 식사 시간은 무척 짧다. 대체로 15초 내외로 날개를 펼치고, 부웅 하고 날아가 버린다.

나무까지 남은 거리는 3미터. 이제까지처럼 바람에 맞추어 이동하고 있으면 늦고 만다. 그렇다고 해서 함부로 달리면 커다란 소음이 발생해 사슴벌레는 틀림없이 도망쳐버린다.

 

―어쩌지. 어떻게든 풀에 닿지 않고 움직여야 하는데…….

시선을 한 순간 좌우로 흔든 유우키의 시야에 어떤 것이 포착되었다. 바로 오른편에 있는 연못 물가에, 약 1미터 간격으로 늘어선 나무 말뚝. 꼭대기는 풀숲보다 높으니 저기에 타면 소리를 내지 않고 움직일 수 있어 보인다.

문제라면 말뚝의 직경이 5센티미터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 아주 조금만 밸런스를 잃으면 왼쪽의 풀숲이나 오른쪽의 연못에 곤두박질친다. 거기다 한발 한발 신중하게 밸런스를 잡고 있을 시간은 없다.

 

“…해볼 수 밖에, 없겠지!”

 

입 안으로 자기 자신에게 되뇌인 뒤 다음 바람에 맞추어 가로로 이동. 타이밍을 재서 일어서서 이얏, 하고 좁은 말뚝에 올라 탄다.

―하나, 둘!

소리를 내지 않고 기세 좋게 말뚝에서 말뚝으로 소리 없이 뛰어 움직인다. 겨우겨우 굴러 떨어지는 일 없이 나무에서 가장 가까운 말뚝에 도착한 그 순간, 식사를 마친 사슴벌레가 보석처럼 반짝이는 딱지 날개와 투명한 뒷날개를 한껏 펼친다.

붕! 하고 비행음을 울리며 날아오른 사슴 벌레를 목표로―

 

“으랴앗!”

 

더 이상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유우키는 기합을 내지르며 점프했다. 있는 힘껏 뻗은 오른손의 손가락이 사슴벌레의 긴 가슴뿔을 꽉 붙잡는다.

현실세계라면 파워풀한 대형 갑충은 등을 잡힌 정도로 포기하지 않지만, 그 곳은 유저빌리티 우선인 가상세계. 레어 곤충을 잡았을 때의 활기찬 효과음이 울려퍼지고, 사슴벌레는 날개를 접고 얌전해진다.

타닥, 하고 풀숲에 착지한 뒤

 

“해냈다아―앗! 로얄 트리튼 사슴벌레, 넌 내 꺼야!”

 

라고 왼주먹을 치켜올리고 있자니, 란이 놀라움 8할, 무서움 2할이라고 적힌 듯한 얼굴로 다가왔다.

 

“…괴, 굉장해, 유우. 정말 맨손으로 잡아버리다니.”

“이히히, 나도 깜짝 놀랐어. 봐, 언니도 만져볼래?”

 

오른손의 거대 사슴벌레를 내민 순간, 란은 정색한 채 고개를 저으며 뒷걸음질 쳤다.

 

“나, 난 사양할게. 하지만 정말 축하해, 유우키. 그 사슴벌레 어떻게 할 거야? 팔 거야? 기를 거야?”

“음… 으으음~~~~”

 

신음하면서, 뿔을 잡힌 채 얌전히 있는 푸른 사슴벌레를 눈앞까지 들어올린다. 노리고 있을 때는 포인트로 바꿀 생각 밖에 없었지만, 세일링 가든에서 반년이나 채취생활을 해오며 이정도로 레어한 아이템을 손에 넣은 일은 처음이다. 거기다 사슴벌레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동글동글한 검은색 복안이 귀엽게 느껴지지 않는 것도 아니다.

단지, 이 세계에서도 곤충을 기르려면 먹이 값과 기타 경비가 필요하다. 벌레 배틀 대회에서 승리할 수 있을 만큼 큰다면 먹이 값 정도는 자기가 벌어올지도 모르지만, 대회를 보는 건 좋아해도 직접 참가하는 건 여러 가지로 허들이 높다.

 

“어―떻게 할까…….”

 

큰 턱을 딱딱 움직이고 있는 사슴벌레와 얼굴을 마주 본 채, 유우키는 한동안 생각에 빠졌다. 그 때―

 

“아아아아아―앗!”

 

라는 커다란 비명이 좌측에서 밀어 닥쳐와 무심결에 몸이 오른쪽으로 넘어졌다.

 

“뭐, 뭐야?!”

 

소리치는 란과 함께 왼쪽을 바라보니, 어느 사이엔가 조금 떨어진 곳에 여자아이가 한 명 서있었다. 물론 아바타이긴 하지만, 세일링 가든은 성별 변경 불가고 용모도 실제 몸의 사진에서 생성되는 것이니 현실세계의 플레이어도 꼭 닮은 모습이리라 추측할 수 있다.

길다란 초록빛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고(물론 머리 모양이나 색깔은 자유롭게 커스터마이즈 가능하다), 갈색 계통의 위장 무늬 T셔츠에 주머니가 잔뜩 달린 카고 바지라는 너무나도 벌레 헌터다운 복장의 소녀는, 왼손에 든 긴 벌레잡이 그물을 부르르 떨면서 오른손의 검지를 척 하고 유우키에게 들이댔다.

 

“그거! 그 로이튼! 내가 한 시간이나 쫓았던 녀석!”

 

《로이튼》이 돼지고기로 만드는 요리도 스프에 뜬 열매도 아닌 로얄 트리튼 사슴벌레의 약칭이라는 것을 3초 걸려서 이해한 유우키는, 오른손의 사슴벌레를 등 뒤로 숨기며 대꾸했다.

 

“내, 내가 잡았는걸.”

 

세일링 가든의 규칙에 따르면 채취 아이템은 풀이든 돌이든 벌레든 최초로 잡은 사람의 것이고 “여긴 내 구역이니까”라든지 “이쪽이 먼저 찾았는데”라는 주장은 효력을 갖지 못한다. 그걸 알고 있을 터인 위장 셔츠를 입은 소녀는 처음엔 말문이 막혔는지 말이 없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너, 딱 봐도 벌레 헌터가 아닌 것 같은데? 상자도 없고 어떻게 갖고 돌아갈 생각이야?”

 

이번엔 유우키가 말문이 막힐 차례였다.

잡은 벌레는 분명히 소녀가 허리에 차고 있는 것과 같은 전용 벌레 상자에 넣지 않는 이상 스토리지엔 수납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손에 든 채라면 조금씩 약해지고 만다. 상자에 넣고 먹이와 물을 주면 금방 회복하지만, 지금 있는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까지는 서둘러도 20분은 걸린다. 그 사이에 얼마나 사슴벌레의 생명치가 줄어들지는 모르겠지만, 만에 하나 죽기라도 한다면 계속 후회하게 될게 틀림없다. 유우키가 벌레 배틀에 참가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애충을 잃는 것이 무섭기 때문이기도 한 것이다.

입을 다문 유우키의 왼 어깨에 란이 가만히 손을 올렸다. 동시에, 한 마디.

 

“…유우.”

 

그것만으로도 유우키는 언니가 하고자 하는 말을 알았다. 뒤로 숨기고 있던 로얄 트리튼 사슴벌레를 다시 얼굴 앞까지 움직여 마음 속에서 작별인사를 한 뒤, 벌레 헌터 소녀를 향해 내밀었다.

 

“좋아. 넘겨줄게.”

 

그러자, 포니테일 소녀는 깜짝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엇… 괘, 괜찮아?”

“그러라고 한건 그쪽이잖아.”

 

쓴웃음을 지으며 한 발 앞으로 나섰지만 소녀는 더욱 당황한 듯한 모습으로 자기 몸을 내려다보았다.

 

“하, 하지만, 나, 그 로이튼이랑 교환할 만한 아이템 아무것도 없는데…”

 

세일링 가든에선 플레이어 사이에 커렌을 통한 교환은 할 수 없다. 아이템을 오브젝트화한 상태의 물물교환은 가능하지만, 가장 레어한 곤충과 균형이 맞을만한 물건을 갖고 다닐 플레이어는 없을 것이다.

유우키는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교환이 아니라도 괜찮아. 이 아이도 너같이 진지하게 벌레 헌터를 하고 있는 사람한테 키워지는 편이 행복할 테고.”

“…….”

 

하지만 소녀는 처음의 위세가 거짓말 같이 기운 빠진 모습으로 입을 열려 하지 않는다. 아마도 쫓고 있던 사슴벌레를 다른 사람에게 뺏긴 짜증을 부딪혀봤을 뿐, 정말로 넘겨주리라곤 본인도 생각지 못했던 거겠지.

거기까지 상상은 가능해도, 이 이상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지 모르는 유우키 대신 란이 평온한 목소리로 제안했다.

 

“그럼, 교환이라 치고 유우가 그 아이의 이름을 지어주는 건 어때?”

 

순간, 소녀는 반짝 하고 얼굴을 빛내며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으, 응, 좋아, 물론! 이름은 네가 붙여줘!”

“어… 내가?”

 

라고 답하면서 내심 당황한다. 솔직히 네이밍 센스에는 전혀 자신이 없다. 세일링 가든에서의 아바타 이름도 아이(藍)의 글자를 음독해서 《란》으로 정한 언니에 비해, 《유우키》는 본명 읽는 방식 그대로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여러 가지로 곤란해지는지라, 필사적으로 생각한다. 넉넉히 10초 이상은 걸리고서 튀어나온 이름은―

 

“…어, 음… 그럼, 《로이》는 어떨까…”

 

―그대로잖아!

라는 태클을 각오했지만 포니테일 소녀는 빙긋 웃으며 수긍했다.

 

“좋네, 나도 그런 심플한 이름 쪽이 좋아! 그럼 그 애는 《로이》로 등록할게!”

“응!”

 

고개를 끄덕이고, 유우키는 마음 속에서 사슴벌레에게 “건강하게 지내”라는 작별인사를 전한 뒤 다시 한 번 소녀에게 내밀었다.

양손으로 감싸듯이 받아든 소녀는 너무 감격한 듯 한동안 로얄 블루빛 광택에 눈을 뺏겨있었지만, 이윽고 신중한 손놀림으로 사슴벌레를 허리의 벌레 상자로 옮겼다. 이어서 윈도우를 열고서 상자 채로 스토리지에 수납한다. 이걸로 더 이상 사슴벌레의 생명치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땅에 놓아뒀던 벌레잡이 그물을 주워들어 그것도 스토리지에 넣은 뒤, 소녀는 자세를 바르게 하고서 깊숙이 머리를 숙였다.

 

“―양보해줘서 진짜 고마워! 여기 오고부터 쭉 찾고 있던 벌레라서 정말, 정말 기뻐!”

 

《여기》란 말이, 틸 힐즈가 아닌 VR 호스피스로서의 세일링 가든 그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란 걸 눈치 채고, 유우키는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

 

“여기 온지 얼마나 됐어?”

“서비스 시작한 직후부터니까, 이제 여덟 달일까… 아, 안되지, 나도 참 이름도 안 말했네. 만나서 반가워, 난 메리다. 잘 부탁해!”

 

생긋 웃으며 오른손을 내민 메리다와 악수 하며, 유우키도 이름을 댔다.

 

“난 유우키! 잘 부탁해!”

 

이어서 란도 메리다의 손을 잡았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샘플은 21p까지고 원본은 100페이지까지 나올 예정이라네요.

참고로 메리다는 클로비스와 함께 이름만 언급됐던 이미 죽은 슬리핑 나이츠 동료입니다.....ㅠㅠㅠ

란이랑 메리다의 캐릭터, 란이 부르는 유우키의 애칭, 세일링 가든과 콘노 자매의 구체적 설정이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마더즈 로자리오를 가장 좋아해서 이런 소설이 나와주니 참 기쁘네요...

왠지 이 소설도 끝부분 보다가 울 것 같은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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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감사합니다
저도 마지막 읽을 때쯤엔 질질짤듯ㅠㅠ
2015-05-13 08:52:18
추천0
[L:39/A:418]
유지오
100 페이지 이상의 분량에 콘노 자매 외전이라, 본편 늦어진 거 인정
2015-05-13 09:04:12
추천0
Haon
100...늦어질 수 밖에 없었구나..번역 감사합니다ㅎ
2015-05-13 17:26:31
추천0
HAMEL
번역감사합니다
2015-05-13 18:48:16
추천0
[L:1/A:142]
침묵한사람
왠지 란은 키리토랑 닮은 느낌이네요.
VR기기에대한 해박한 지식도 그렇고.
2015-05-13 20:16:27
추천0
마유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태도나 말투는 확실히 아스나 판박이인데 지식 측면은 키리토과네요(...)
2015-05-13 21:44:16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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