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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개]추리소설의 여왕, 아가사 크리스티.
Kriemhild | L:61/A: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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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4-0 | 조회 5,866 | 작성일 2015-01-07 19:2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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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개]추리소설의 여왕, 아가사 크리스티.

 추리소설. 독자들의 상상력을 증폭시키고 소름돋는 반전으로 인기를 꾸준히 끌고 있는 장르이죠.

보통 추리 소설 작가하면 떠오르는 사람은 몇 명 있을 겁니다. 대표적으로 아서 코난 도일, 애드거 앨런 포, 애거서 크리스티 등등..

그중에서도 전 오늘 추리소설의 여왕이라 불리는 애거서 크리스티와 그녀의 작품에 대해서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굳이 애거서 크리스티를 하려하는 이유는 너무 남성 작가만 리뷰해온 것 같아서이기도 하고 얼마전에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을 다 읽어서이기도 하고..

 

1. 애거서 크리스티, 그녀는 누구인가.

(사진1-애거서 크리스티의 사진(1952년))

 

애거서 크리스티는 1890년, 프레데릭 알바 밀러와 클라라 베이머의 차녀로서 영국 서남부의 데번샤주에서 태어납니다. 3남매의 막내이고 10살 가까이 나이 차이가 나는 언니와 오빠가 있었죠. 그러나, 한창 나이던 언니, 마가렛은 기숙 학교에 있었고 오빠인 몬턴트는 햅릭 스쿨을 자퇴하여 군에 입대했기 때문에 어린 시절에 형제들과 같이 놀 기회는 거의 없었고 주로 부모님과 하인들과 놀았었다고 합니다.

 

아버지인 프레데릭은 미국인 사업가였지만, 그리 사업 수완이 좋지 않았고 할아버지가 남긴 유산을 투자가에 맡기고 자신은 일하지도 않고 빈둥대고 있었습니다. 어머니인 클라라는 아버지의 사촌 여동생이었으며 다소 특이한 가치관을 가진 "괴짜"로서 소문났었습니다. 어머니의 특이한 성격과 아가사와 가족의 운명은 적지않게 영향을 미쳤지만, 프레데릭은 그런 특이한 아내여도 평생 사랑하였으며 아가사도 어머니를 존경하면서 자랐습니다. 소녀 시대의 아가사는 언니와 오빠처럼 정규 학교에서 교육을 받지 못하였고 어머니가 그녀를 직접 가르쳤다고 합니다. 

 

어머니인 클라라의 교육에 관한 이상한 신념은 어린 아가사에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예를 들자면 클라라는 "7살이 될 때까지 글을 쓸 수 없는 편이 좋다"라는 이상한 이념을 어째선지 믿었었으며 아가사에게 글을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아가사는 일반적인 아이들보다도 글을 아는 시기가 매우 늦었으며 아버지가 몰래 편지를 쓰는 연습을 시킬 때까지 글을 제대로 쓸 수 없었죠. 변칙적인 교육은 겨우 글을 배운 다음에도 독특한 버릇을 아가사에게 남기고 아직까지 남아있는 어린 시절의 편지에는 철자가 틀린 부분이 매우 많다고 합니다. 

 

같은 나이대의 아이가 햅릭 스쿨에서 교육을 받는 동안 아가사는 학교에 들어갈 수 조차 없었습니다. 같은 나이대의 친구가 없는 아가사는 하인들과 놀거나 집의 정원에서 망상 속에 있는 친구들과 혼자서 노는 것을 즐기며 내성적인 소녀로 자라났습니다. 한편, 아버지의 서재에서 여러 서적을 읽으면서도 지냈고 여러 사상에 관한 폭넓은 지식을 얻어서 깊은 교양을 쌓는 건 가능했었죠. 또한, 사정 때문에 집안이 잠시 프랑스로 이민을 갔을 때 예의범절을 가르치는 사립 학교에 들어가서 연극이나 음악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결국, 어머니는 마지막까지 정규 교육을 그녀에게 받지 못하게 했지만, 아가사는 스스로가 받은 교육에 대해서 엄청난 긍지를 가졌다고 합니다.

 

 

2. 소설가로서의 아가사 크리스티.

아버지의 파산과 병사, 자신의 결혼과 이혼 등 여러 난관을 뛰어넘고 아가사는 소설가로서 활동해 나가게 됩니다. "스타일즈 저택의 괴사건"을 발표하여 추리 작가로서 데뷔했죠. 1920년에 데뷔하고 나서 85세로 사망하기까지 장편 소설 66개, 중단편 소설 156개, 극곡 15개, 메리 웨스트마콧이라는 명의로 발표한 소설 6개, 아가사 크리스티 맬로윈 명의로 발표한 소설 작품 2개, 그외 3개를 집필. 거의 대부분이 생전에 발표한 소설입니다. 그중에서도 아크로이드 살인사건(1926년),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1934년), ABC 살인사건(1936년),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1939) 등의 작품은 백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꾸준히 새로운 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추리 소설의 대표 캐릭터인 에르큘 포와로, 미스 마플, 토미와 터펜스를 만들어낸 어머니기도 합니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은 여행에서 생겨났습니다. 일단 이혼한 후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에서의 이스탄불과 바그다드 여행은 그녀에게 큰 영향을 부여했습니다. 그녀가 지어낸 추리소설의 매력은 살인 트릭의 기발함과 함께 여행에서 얻은 여러 지식이 배경 묘사에 쓰여졌다는 겁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의 이스탄불 여행은 38세의 나이로 이혼한 후에 친구의 집에 초대되었을 때 들은 이야기가 계기라고 합니다. 이 일은 1928년 10월의 일입니다. 초기의 작품은 "빅4"나 "비밀 기관" 등. 국제 정세를 테마로 한 작품이 있기도 했고 독일이나 일본에 관련된 국제 정세에 관한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냉전 시대는 소련 스파이도 화제에 오르기도 했죠. 

 

팬으로 구성된 아가사 크리스티 협회에 따르면 그녀의 작품은 영어권을 넘어서 전세계에 무려 10억부 이상 출판되어있다고 합니다. 성경과 셰익스피어의 책 다음으로 잘 팔린다는 설까지 있을 정도이며 유네스코의 문화 통계 연감(1993년)에서는 "가장 자주 번역된 책을 지은 작가" 1위라고도 합니다. 기네스 북은 "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인정하고 있죠. 한국에서의 유명세도 말할 것도 없죠. 

 

그녀가 작품을 발표한 20세기 초는 보수적인 풍조가 세간에 남아있어서 트릭에 관련된 페어, 언페어 논쟁이 일어나거나 범인의 정체가 도덕적인 면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는 등. 시비가 걸리기도 했습니다. 동시에 라디오나 영화 등의 미디어가 발달함에 따라 작품이 널리 알려지기도 했죠. 그녀의 성격은 내성적이고 낯을 가렸기 때문에 실종 사건(1926년에 일어난 아가사 크리스티의 사생활 문제. 밑에서 후술함) 때문에 매스컴의 먹이가 되기도 했으며 의식적으로 무대에 서는 걸 꺼려했고 이것이 신비적인 미스터리의 여왕 전설에 이어진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제1차 세계 대전 때 약제사 조수로서 봉사 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3.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Murder on the Orient Express).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은 1934년에 발표된 아가사 크리스티의 장편 추리소설입니다. 작가의 장편으로서는 14번째 작품, 에르큘 포와로 시리즈로서는 8번째 작품입니다. 그 기발한 결말과 교묘한 트릭 덕분에 그녀의 대표작 중 하나로 반드시 언급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중동에서의 일을 마친 포와로는 이스탄불발 오리엔트 급행 열차에 타고 유럽으로 돌아갑니다. 일등석 차량에는 포와로외에도 여러 직업, 나라 출신자가 타고 있었으며 전부 자리가 꽉 차있었죠. 그중 한 사람. 미국의 대부호인 사뮈엘 라체트가 포와로를 알아보고 이야기를 건넵니다. 이야기를 건넨 이유는 협박장을 받고 위험을 느꼈기 때문이라 말하며 포와로에게 호위를 의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포와로는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또한 아무리봐도 라체트에게 좋은 인상을 얻을 수 없었기 때문에 이를 거절합니다. 

 

열차가 빈코브치와 브로드 사이에 쌓여있는 눈 때문에 나아가지 못하고 정체하게 되고 다음날 아침 라체트의 시체가 그의 침실에서 발견됩니다. 그는 무언가 날붙이로 온몸을 12곳이나 마구 찔려서 살해당한 상태였죠. 현장에는 다 탄 편지가 남아있었으며 그것을 해독해보자 "작은 데이지, 암스트롱을 잊어라"라는 말이었습니다. 라체트는 일찍이 어린 데이지를 유괴해서 살해한 범인이었던 것입니다. 라체트의 정체를 알게 된 포와로는 조사를 시작하고 친구이자 국제 침대 차회사 중역인 북과 같이 타고 있었던 의사인 콘스탄틴과 함께 사정청취를 합니다. 그러나, 승객들의 알리바이는 서로 완벽히 보완되어있었고 아무도 용의자에 해당되지 않는 상황. 당황해하면서도 포와로는 진상을 알아내고 승객들에게 두 개의 해답을 제시합니다.

 

추리소설이니만큼 범인이 누구라느니 트릭이 어떻냐느니 이런 스포일러는 쓰지 않겠습니다. 이 작품은 크리스티가 비행가인 린드버그의 아들이 유괴되어 살해당한 사건(린드버그 유괴 사건)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이 이야기를 썼다고 합니다. 일본의 번역가인 치노 미도리는 실제로 존재했던 이 사건과 역시 실제로 존재했던 오리엔트 특급 열차를 조합해냈다는 점에서 크리스티의 재능을 엿볼 수 있다,라고 극찬하기도 했습니다.

 

작중에서 등장하는 12명의 승객들은 국적도 다르고 신분도 다르고 성별도 다릅니다. 게다가 모두 알리바이는 완벽하며 그중 한 명이 몰래 빠져나와서 라체트를 교묘히 죽이고 말을 꾸며내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이 중에 범인이 있는 건 확실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포와로는 승객들 한 명 한 명에게 사정청취를 하면서 진실을 밝혀냅니다. 그리고 밝혀진 범인은...

 

이 작품은 아가사 크리스티 자신도 "최고의 걸작"이라고 평하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지금까지의 전형적인 추리소설의 틀을 깨부수고 "의외성"을 부여한데에 있습니다. 클리셰를 깨부순 클리셰. 아가사 크리스티는 종래의 추리소설 작품의 클리셰를 깨부수는 클리셰를 많이 사용해왔습니다. 예를 들어서 "화자"가 범인이라던지 도저히 범인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트릭을 만들어낸다던지..

 

전 이 작품을 읽으면서 마지막까지 범인이 누군지 짐작조차 가지 않은 채 범인이 밝혀졌을 때는 크게 놀랐습니다. 과연 명작으로서 평가받는 작품 중 하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제가 처음으로 접한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이기도 하죠. 승객이 이렇게나 많은데 이렇게까지 정리해내고 이야기를 파탄시키지도 않고 또 독자를 질리게도 만들지 않는 이야기 구성은 과연 아가사 크리스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말은 다른 작품에서 거의 볼 수 없는 반전이 있습니다. 많은 소설을 읽어왔지만, 이야기의 구성상 이런 탄탄한 반전은 거의 보지 못했죠. 아가사 크리스티에 관해서 흥미가 없다 치더라도 꼭 읽어보셨으면 하는 작품입니다.

 

 

4. ABC 살인사건(The ABC Murders).

"이번 달 21일. 앤도버를 경계해라"라는 문장 끝에 "ABC"라고 서명된 도전장대로 A로 시작되는 앤도버(Andover) 마을에서 이니셜 A.A.의 노파인 앨리스 애셔(Alice Ascher)의 시체가 발견되고 옆에는 "ABC 철도 안내"가 같이 있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ABC씨에게서 제2, 제3의 범행을 예고하는 쪽지가 도착하고 B로 시작되는 벡스힐(Bexhill)에서 이니셜이 B.B인 여성, C로 시작되는 처스턴(Churston)에서 이니셜이 C인 신사가 살해당하고 역시 시체옆에는 "ABC 철도 안내"가 놓여져 있었다. 범인은 지명과 이니셜이 일치하는 인물을 알파벳 순서대로 선택하여 살해하고 있다고 추측했지만, 피해자들 각각에 동기가 있는 사람은 있어도 피해자들은 ABC 이외의 관련성이 없었으며 범인의 정체와 동기도 알 수 없다.

 

이윽고 센트레져 경기가 이뤄지는 날에 범행을 예고하는 쪽지가 도착한다. 포와로 일행은 제4의 살인을 저지하기 위해서 경마 개최지인 "동커스터(Doncaster)"로 향하지만, 마을의 영화관에서 살해당한 사람은 이니셜이 D인 인물이 아니라 옆자리에 앉아있었던 이니셜이 E인 인물이었다. 알파벳 순서대로 고른 대상을 무작위로 살해해가는 쾌락 살인범의 짓이라고 경찰이 조사 방침을 고정시키는 한편 간질을 지병으로 가지고 있는 알렉산더 보나파르트 커스트(Alexander Bonaparte Cust)는 신문 보도를 읽고 자신이 범인이 아닐까하고 고민하고 자수한다.

 

그의 집에서는 "ABC 철도 안내"가 다수 발견되고 사건은 해결되나 싶었지만, 포와로는 진범인이 따로 있다고 추측한다. 그는 아무리 이성을 잃은듯이 보이는 인간의 범행이어도 그곳에는 범인 나름대로의 윤리성이나 이유가 있을 터이며 아무런 이유도 없이 알파벳 순서대로 사람을 살해해간다는 건 살해 동기로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였다. 포와로는 일련의 사건의 피해자를 조사하여 일련의 범행예고와 연속 살인 사건은 경찰을 혼란시키기 위한 것이며 진범인은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살해한 하나의 살인을 명확한 살해이유가 없는 연속 살인 사건 속에 숨기는 것이라고 추측해낸다. 포와로는 진범인과 대결하여 이것을 알아내고 사건을 해결한다.

 

ABC 살인사건은 1936년에 발표된 아가사 크리스티의 장편 추리소설입니다. 크리스티의 18번째 장편 소설이자 에르큘 포와로 시리즈의 장편 제11번째 작품에 해당되죠. 지명도와 평가 모두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다음으로 2위를 기록한 아가사 크리스티의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대영제국 대위라는 직위를 가지고 있으며 에르큘 포와르의 파트너인 아서 헤이스팅스의 시점에서 기술됩니다. 이 인물은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에 등장하는 왓슨 박사와 비슷한 포지션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소설의 제1장인 "편지"에서 아서 헤이스팅스는 이렇게 언급합니다. 

 

"1935년 6월에 나는 6개월 동안 체재할 예정으로 남미에서 경영하고 있는 목장에서 조국인 영국으로 돌아왔다. 남미에서의 생활을 결코 편하지 않았다. 그 시절에는 누구라도 그랬겠지만, 우리들도 세계적인 불황의 입김 때문에 괴로워했다. 덕분에 영국에서 여러 가지 정리해야할 일이 생겨나고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내가 없는 동안 목장을 관리하기 위해 아내 홀로 현지에 남겨두고 나는 귀국했다".

 

"영국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말할 것도 없이 옛 친구인 에르큘 포와로를 만나는 것이었다. (중략) 포와로는 당시의 런던에서 가장 현대적인 호텔 서비스가 있는 플랫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 건물을 고른 이유는 그 엄밀하게 짜여진 기하학적인 외관과 균형이 잡힌 공간 때문이겠지. 그렇게 말하자 본인도 그렇다고 인정했다".

 

포와로는 명탐정인 건 분명하지만, 어떻게해서 수입을 얻고 있는지는 궁금합니다; 이 "ABC 살인사건"이라는 난문을 훌륭히 해결해도 포와로에게는 1달러도 들어오지 않을 것 같은데. 포와로가 경찰에게 존경받고 조사를 해주는 걸 생각해보자면 경찰이 포와로에게 조사 비용을 내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고도 생각해봤지만 그건 아닐 것입니다. 경찰은 사립 탐정에게 사건 조사를 맡기고 비용을 내지는 않거든요. 그런데도 포와로는 런던의 모던적인 호텔 서비스가 붙어있는 플랫에서 살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포와로는 자산가일까요. 신기하네요.

 

그냥 쓰다보니 궁금한 점이었습니다. 그럼 잡소리는 제쳐두고 이 소설은 아가사 크리스티 특유의 "미싱 링크 트릭"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미싱 링크 트릭이란 용의자와 피해자 사이에 아무 관련이 없으며 용의자끼리도 아무 공통점이 없기 때문에 용의자와 용의자, 그리고 용의자와 피해자 사이의 관계를 조사해나가는 걸 뜻합니다. 위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도 그렇고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에는 미싱 링크 트릭이 쓰여진 소설이 매우 많습니다. 말할 것도 없이 이 작품은 미싱 링크를 다룬 작품 중 명작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미싱 링크 작품의 평가는 범인이 상당한 리스크를 가지는 것에 대한 필연성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그렇다는 말은 하나하나 법칙을 깨부숴가고 자신의 몸에 닥칠 위험의 예방선을 친 후에 범인을 찾아내기 위한 큰 단서를 찾아내야 한다는 말입니다. 어째서 범인은 그러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범인을 죽이는거지? 이러한 수수께끼의 해결법으로서 가장 간단한 방법이 있긴 합니다. 바로 범인을 "미치광이"로 설정하는 거죠. 그러나 이러한 트릭도 추리소설의 기반이 잡혀가면서 뻔한 규칙이 되고 아가사 크리스티는 그러한 방법을 쓰지 않았습니다.

 

이 "ABC 살인사건"은 제가 생각해도 그렇지만, 미싱 링크 작품 중 최고 명작이라고 평가 받는 작품입니다. 사건의 합리성에 대해서 충분한 설명을 보태줬을 뿐 아니라 이야기의 구성도 하나하나 감탄이 나올법한 구성이거든요. 사실 제가 이 작품은 바로 어제 읽어본 작품이긴 하지만, 평가를 내릴 수 있을만큼 이야기가 잘짜여져있었습니다.

 

 

5.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Ten Little Niggers).

영국, 데본주의 인디안 섬에 연령도 직업도 다른 10명의 남녀가 초대되었다. 그러나, 초대장을 보낸 사람이자 이 섬의 주인인 U.N 오웬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윽고 그 초대장은 가짜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배도 오지 않았기 때문에 10명은 섬에서 나가지 못하여 완전한 고립 상태가 되고 만다. 불안에 휩싸인 만찬 속에서 그들이 과거에 저지른 죄를 고발하는 수수께끼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고발된 죄는 사고라고도 사건이라고도 말하기 힘든 것이었다. 그 목소리는 축음기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금방 알아챘지만, 그 직후에 건방진 청년이 독약을 먹고 사망한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는 하녀가 사망하고 만다. 남겨진 사람은 그것이 동요 "10명의 인디언"을 연상시키는 죽음이라는 사실, 또한 10개 있었던 인디언 인형이 8개로 줄어들었다는 사실에 눈치챈다. 그리고 늙은 장군이 박살된 시체가 발견되고 인형도 또 하나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여 모두는 이것은 자신들을 죽이기 위한 초대이며 범인은 섬에 남겨진 7명 중 누군가이다,라고 확신한다. 

 

누가 범인인지도 모르는 의심암귀 속에서 하인, 노부부, 전 형사, 의사가 시체가 되며 인형도 줄어간다. 그리고, 남겨진 3명 중 2명이 죽고 마지막 누구도 범인이 누군지도 모르는 채로 정신적으로 몰려 자살.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이 작품은 1939년에 간행된 아가사 크리스티의 장편 추리 소설이자 아마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국에서 신문 연재, 미국에서 잡지 연재한 후에 1939년 11월 6일에 영국의 콜린즈사인 "클라임 클럽"에서 Ten Litile Niggers, 다음해 1월에 미국의 도드 미드사의 "레드 배지 미스터리"에서 "And Then There Were None"으로서 간행됩니다.

 

고도에서 나갈 수 없게 된 10명이 한 명씩 살해당한다는 클로즈드 서클의 대표적 작품임과 함께 "동요 살인"의 대표적 작품이기도 합니다. 전세계에서 무려 1억부 이상의 매상을 올리고 그 평가는 크리스티 작품 중에서도 특히 높으며 대표작으로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작품입니다. 몇 번이나 연극, 영화, TV 드라마로서 상연되기도 했죠. 그중 르네 크렐 감독이 담당한 1945년의 영화는 굉장히 유명합니다.

 

클로즈드 서클. 그것이 무엇이냐면 바로 "무언가 사정이 있어서 바깥 세계와의 교류가 끊긴 상황, 혹은 그러한 상황하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루는 작품"을 뜻하는 말입니다. 같은 크리스티의 대표작인 "아크로이드 살인사건"처럼 기술 트릭의 요소가 사용되어있습니다. 이 작품은 제3자 시점에서 그려지며 등장인물의 마음 속도 직접적으로 밝혀지지만, 그중에서 범인의 묘사는 교묘한 문장으로서 독자가 오해를 할 수 있게끔 표현됩니다. 마지막에 모두가 없어지고나서 밝혀지는 진상. 그때 밝혀지는 트릭이 소름끼치죠. 아무도 몰랐던 U.N 오웬의 정체. 여자인지 남자인지조차 모르는 그 범인으로 인해서 한 명 한 명이 죽어나가는 모습은 말그대로 독자의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참고로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동요는 영국인 음악가인 프랭크 그린이 1869년에 만든 작품이자 "Ten Little Indians"는 미국인인 셉티머스 위너가 작곡 작사한 1868년의 작품, "Ten Little luiuns"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전개도 세부적인 내용도 거의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데도 이렇게 재밌게 읽은 작품은 없습니다.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진상은 여기서 밝히지 않겠습니다만, 여기에는 제가 "엔터테인먼트"로서 추구하는 게 모두 모여있기 때문이죠. 우선 "하룻밤 사이에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적당한 길이". 저는 내용이 풍부한 대장편 미스터리의 존재를 평가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엔터테인먼트로서의 미스터리"는 자연스레 길이가 정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것을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딱 필요한만큼의 충분한 묘사"라는 거죠.

 

그리고 "서스펜스에 가득찬 전개". 지루하지 않은 교묘한 구성. 반복해서 읽다보면 누가 누구를 믿고 누구를 의심하는지. 그리고 누구 한 명이 죽을 때마다 인물 관계가 미묘하게 바뀌어가는 모습을 크리스티가 얼마나 교묘하게 묘사해내는지.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스토리를 위해서 무리한 연애 전개가 사용되지 않는 점도 여러 미스터리 소설을 읽다보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알 수 있습니다. 아 그리고 하나 더. 이렇게나 사람들이 차례차례로 죽어가는데 조금도 잔혹함이라던가 음습한 인상을 받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지만.

 

미스터리 구성으로 따지자면 이 시대의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특이한 구성입니다. 그것은 수수께끼를 해명하는 사람이 없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고전적인 미스터리의 기본에서 근본적으로 무언가가 결여되어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수수께끼나 공포의 표출이라는 제시와 논리적인 해명이라는 수습이 서로 호응하는 구성이야말로 근대 미스터리의 기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곳에는 포와로도 미스 마플도 없습니다. 그들이 능동적으로 트릭을 해명해주지 않는다는 말이죠. 아가사 크리스티가 막 데뷔했을 때는 아서 코난 도일처럼 고전적인 스타일을 고집했던만큼 놀라울 정도의 변모라고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물론 결말에서 모든 수수께끼는 독자가 밝혀냅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추리하는 자의 영웅주의는 없습니다. 이 스타일에는 작가가 여성이라는 점, 추리라는 행위 자체가 논리를 통해서 신비를 정복한다는 남성 원리에 기반한 점일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앨러리 퀸이나 파일로 밴스가 쓴 작품에는 확실한 남성적인 히로이즘을 느끼고 그것이 그들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이야기하는 필연성의 일단이 되었다는 점은 확실하겠지만요.

 

 

6. 여담. 아가사 크리스티의 실종사건.

아가사 크리스티의 실종 사건이란 런던 근교의 도시인 서닝데일에서 살고 있던 아가사 크리스티(당시 36세)가 1926년 12월 3일에 자택을 나온 채로 행방불명이 된 사건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것이 추리 소설의 역사에 이름을 남긴 대사건. 즉 Agatha Eleven Missing입니다. 사건은 11일 후에 요양지의 호텔에서 다른 사람의 명의로 숙박해있던 그녀가 가족의 확인을 얻고 보호되는 것으로 결말이 났습니다.

 

왜 그녀가 11일 동안 실종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으며 아가사 크리스티 자신도 자서전에 이에 관련된 내용은 전혀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결과로서 매스컴의 먹잇감이 된 아가사가 마음에 상처를 입고 이후 아가사의 내면 세계에 서서히 변화를 일으켰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특히 메리 웨스트마코트라는 명의로 쓴 소설들은 여성의 고독, 사랑하는 것에 대한 고뇌, 잔혹함이 훌륭히 표현되어있으며 많은 여성 독자를 모으고 그중에서도 기적적인 용모를 갖추고 가족복도 많은 여성이 도달하는 내면의 여행을 그린 소설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사건으로 돌아오자면 당시 아가사는 런던의 금융가에서 일하고 있었던 연하의 남편인 아치볼트, 외동딸인 로잘린드(당시 7세)와 시골의 대저택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아치볼트는 휴일에는 골프에 열중하고 있었지만, 아내는 골프는 하지 않고 가사는 하녀를 고용하여 일에 관해서는 비서인 샬롯에게 맡겼습니다. 샬롯은 아가사의 신뢰를 얻고 오랫동안 그녀의 곁에서 일했었죠.

 

아무튼 아직까지도 11일 동안 실종된 이후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으로 남편의 바람설(...), 범죄설, 단기기억상실증설 등등이 있지만, 아가사 크리스티는 생전에 이 사건에 관련된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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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30/A:99]
모카빵
잘 읽고갑니다 ㅋㅋ
애거서크리스티 작품으로 제가 추리소설계에 입문했었죠 ㅋㅋ

히가시노게이고 , 미야베미유키 이 두분 작품도 추천드리니 꼭 보세요.
그중에서 용의자x의헌신, 모방범 각각 이 두 작품이 제일 유명합니다.
2015-01-07 19:40:19
추천0
[L:22/A:436]
미타라이
히가시노 게이고는 진짜 대작이 넘쳐나죠 ㅋㅋ
전권 소장이 목표인..

모방범은 09년도 겨울에 한창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사진으로 주택의 면적이랑 위치 찾아내는것 보고 ㄷㄷ
2015-01-10 10:10:40
추천0
[L:30/A:99]
모카빵
둘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이거 읽어보셨나요? 끝까지 범인 안 알려주고 독자에게 맞추라고 도전장던지는 소설 ㅋㅋㅋㅋ 잘 만들었더군요.
명탐정의 법칙. 이건 추리소설 디스하는건데 재밌고요.
그래도 소재독특한 추리기법도 제법 나와요.

모방범 트릭이나 등장인물간 심리구도랑 대결이 긴장감넘쳤죠 ㅋㅋ
비슷한 느낌의 소설로는 솔로몬의 위증 이것도 괜찮으니보세요. 작가도같고요 ㅋㅋ 등장인물간의 심리묘사가 더 잘되게 발전했더군요
2015-01-10 13:41:52
추천0
[L:22/A:436]
미타라이
내가 그를 죽였다 는 아예 밀봉된 페이지로 힌트를 주기도 하고 ㅋㅋ
이공계 출신인 작가 탓인지 항상 뭔가 신박한 걸 준비하더라구요

한여름의 방정식 같이 요근래 나온건 못봤는데 일단 올해는 수험생이니만큼 끝나고 왕창 사모으려구요 ㅋㅋㅋㅋㅋ
2015-01-10 17:11:15
추천0
[L:30/A:99]
모카빵
내가 그를 죽였다 그것도 퀴즈식이라던데 읽어봐야겠네요 ㅋㅋ 재미날듯 ! 둘중 누군가 이것도 밀봉페이지는 있어요 ㅋㅋ 근데 힌트만 줄뿐 좀 더 추리해봐야죠 ㅋㅋ 범인처럼 행동해보면 알수있더라고요.

히가시노 최근작 가면산장살인서건 이거 제법 괜찮은데 시간나면 읽어보세요. 수험생이라 바쁘시겠지만..ㅠㅠ 틈틈이 휴식도 취하셔야죠
2015-01-10 19:06:23
추천0
[L:42/A:464]
플뢰르
ABC 살인사건 재미있어보이네요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2015-01-07 22:28:34
추천0
카나타
제가 추리소설 입문을 에도가와 란포로 시작했고 끝을 아가사 크리스티로 맺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은 그냥 볼만한 수준이였지만 오리엔트 특급살인은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2015-01-09 02:41:19
추천0
[L:7/A:182]
정빈
애크로이드가 정말 최고였음... 와 이건 사기네? 수준
2015-01-09 09:35:12
추천0
[L:22/A:436]
미타라이
제 경우는 홈즈-뤼팽-크리스티-엘러리 퀸-일본소설-히가시노 게이고 이런 루트 탔네요

일본소설은 시마다 소지의 '점성술 살인사건'으로 입문한듯..
김전일에 나왔던 육각촌 살인사건의 모티브가 된 작품입니다.
또한 제 닉네임도 미타라이 기요시 탐정에서 따왔구요
2015-01-10 10:10:06
추천0
서반
크리스티 작품 많이 봤지만 개인적으로 ABC살인사건은 유명세에 비하면 좀 별로였어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제일 좋았고 토미&터펜스 콤비가 나오는 작품들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2015-01-11 13:12:39
추천0
[L:60/A:183]
언트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은 여러 추리 작품에서 종종 다른 형태로 모방되곤 하더군요
2015-01-14 12:46:49
추천0
[L:38/A:543]
소라루
오리엔트랑 abc살인사건은 정말 재밌었습니다
2015-01-15 21:32:51
추천0
[L:50/A:466]
abroad
3,4,5번 다 읽어 본거네
2015-01-16 22:52:02
추천0
ㄱㄹㅅ
한번읽어봐야겠네요
2015-02-08 22:44:23
추천0
샹크스¸
잘보고가요.
2015-02-08 23:01:38
추천0
[L:48/A:331]
3도류
글 잘봤습니다. 그런데 한국문학작가는 리뷰 안하시나요? 조정래나 최명희 등 대하소설 작가들 리뷰가 가능하다면 보고싶습니다.
개인적으로 한국현대문학 작가들에 관심이 많고, 그 책들을 좋아해서요
2015-02-16 01:23:32
추천0
[L:61/A:477]
Kriemhild
한국 문학은 잘 안봐서 길게 분석할만한 지식은 없지만, 조만간 한 번 읽어보고 글을 올려보도록 할게요
2015-02-16 01:31:35
추천0
[L:67/A:396]
트윈테일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레전드죠 캬..
2015-02-24 02:31:28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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