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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연재 시작_독자분들에게 인사!] 만나다. 프롤로그(2차 추가 완료)
슛꼬린 | L:40/A: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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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1-0 | 조회 2,007 | 작성일 2013-11-08 09: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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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연재 시작_독자분들에게 인사!] 만나다. 프롤로그(2차 추가 완료)

 이야기를 쓰기에 앞서. 오랫만에 찾아뵙게 되어 반갑다는 말씀. 그간 안녕하셨냐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연재를 그만둔 지 거의 8개월 정도의 시간이 흘렀네요.

 그 동안 꾸준히 집필을 해오며 공모전에 투고도 했지만, 역시 공모전은 뚫기 어렵더라구요 ㅎㅎ 실력 부족이죠.

 공모전을 경험해 오면서 그곳에 있던 몇 년 동안 글을 써 오신 작가 지망생분들의 말씀도 여럿 들어보고 자신의 글을 다시 보았습니다.

역시나 많이 미숙하더군요.

 하지만 그렇기에, 미숙하기에 성숙할 수 있고 낮기에 올라설 수 있고 부족하기에 채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집필을 하려고 합니다.

 원랜 연재작가란에 주당 5작품을 한 화씩 연재하려고 계획을 했는데요.

 약간 플랜을 수정했습니다.

 연재작가란엔 기존에 쓰던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팬픽'과 '만나다' 두 작품으로 가려 합니다. 전부 다 처음부터 다시 씁니다. 전개나 뭐나 여러가지 문제가 많이 발견되더군요.

 주당 한 화씩, 화당 20KB씩 분량을 기준으로 삼고 있구요. 그때그때 상황이 달라지니 주당 연재 횟수가 들쭉날쭉해질 수도 있습니다,

아, 정해놓은 기본 분량에서 분량이나 회찻수가 마이너스가 되진 않을겁니다.

 더불어, 기존에 나온 한국 라이트노벨을 사서 공부를 하는 시간, 노블엔진에 있는 작법연구소의 글을 보며 공부를 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기획서 공부도 좀 많이 해야겠더군요.

 거기에 + 해서, 상시투고용 원고를 하나 쓸 계획입니다. 역시 라노베 원고를 투고하는데 있어서 인터넷에 노출도는 적은것이 좋으니 어딘가에 연재를 한다거나 하진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드릴 말씀.

일러스터 구합니다. ㅠㅠ(드릴 수 있는 건 없습니다. 츄잉 포인트로 가능한지 츄잉님께 여쭤보니 다른 방도를 알아보라 하시더군요. 그치만 그 다른 방도가 없는 느낌? 입니다 ㅎㅎ;; 돈두 없구...)

흑백/컬러 둘 다 좋습니다.

언제든지 쪽지 넣어주세요.

일러스터가 필요하다 해서 그림을 안보거나 하진 않습니다. 어느정도 그릴 줄은 아시는 게 좋지요.

매 화마다 한 장씩만 그려주심 되구요. 나머지 사항은 쪽지 주시면 개별적으로 ㅎㅎ

 

p.s. 가끔 포인트에 여유가 생기면 독자분들을 위해 조그마한 이벤트를 열 생각입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프롤로그 편 1차 추가 완료. 새벽에 잠이 들어버렸기에 밤샘작업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ㅠㅠ)

 

 

열리는 막. 0

 경기도의 한 도시 어느 마을.
 끊임없이 불을 내는 네온사인 때문에 밤 인지 낮 인지 구분을 할 수 없는 밤거리를 거니는 금발의 소년이 있었다.
 후드티의 후드는 쓰지 않은 채 뒤로 축 늘어뜨리고 있었고 그에 반해 그의 푸른 눈은 네온사인 보다도 밝게 빛나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먹잇감을 찾는 짐승의 눈빛과도 같은 것이었다.
 금발의 소년은 무엇잇가를 찾고 있다.
 누군가를 찾고 있다.
 "어딨는 거지.... 분명 냄새는 가까운데...."
 소년은 말 없이 거리를 두리번 거린다.
 자신을 보는 것만 같은 시선이 느껴진다. 그저 '금발의 외국인' 이라는 외견적인 사실 때문이 아니라, 목적을 갖고 그를 보는 듯한 시선이다.
 "넷.....다섯... 흠..."
 잠시 가던 발걸음을 멈춰 침묵을 하던 그는 오른쪽의 골목을 봤다.
 네온사인의 빛이 닿지 않는, 무엇이 일어나도 밖에서 알아차릴 수 없을 것만 같은 어두운 곳이다.
 그곳을 향해, 소년은 달렸다.
 그러자 소년을 보던 시선들도 따라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1.
 
 오후 11시.
 편의점에서 물건을 잔뜩 산 고등학생 소녀가 점원과 인사를 나눈 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편 의점 간판에 비친 밝은 갈색 머릿카락은 날갯죽지 까지 내려와 있었고 옆머리는 몸 앞으로 늘어뜨러졌다. 단정한 외모에 어울리지 않게 왼쪽 귀에 뚫은 별이 두개 겹쳐진 모양의 은색 피어싱이 살짝 요란한 느낌을 준다. 가을이라 그런지 교복 하복 위에 노란색 가디건을 입은 차림이었다.
 오른쪽 치맛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리고 소녀는 오른손에 든 편의점 봉투를 왼손에 바꿔 쥐었다. 스마트폰을 꺼낸 그녀는 화면을 켜고 문자 어플리케이션을 실행시킨다.

 희영♡ : 소희야. 생일 축하해!!!! 생일선물은 지금 쓰는 데이터로 대신할게 ㅋㅋㅋ
 영진ㅗ : 아싸 내일 생일빵 떄린다.
 규철ㅗ : 영진. 내가 밀가루 가져올까?
 남막이♡ : 아직도 생일빵 하냐? 시대가 너무 뒤쳐지네 븅신들.
 
 소녀는 보고 있던 창을 끄곤 대화방의 이름이 쭉 늘어선 창을 아래로 두어 차례 내려 그 중 한 방에 들어갔다.

 아빠♥ : 미안해 소희야. 오늘도 아빠가 야근이라.... 거기다 내일은 회사에서 바로 출장을 가야 돼. 아마 모레 쯤... 아니, 금요일 쯤 돌아올 것 같네. 생일인데 챙겨주지 못해서 미안해..

 그것을 본 즉시, 그녀는 핸드폰 화면을 끄고 주머니에 도로 집어넣었다. 한숨을 쉰 뒤, 갈색머리의 소녀는 집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탄 소희는 다시금 한숨을 쉬었다.
 "그래... 일이 중요하지 일이..."
 8층을 누른 뒤, 그녀는 벽에 붙은 거울에 머리를 기대곤
 "그치만 일 년에 하루 쯤은 쉴 수도 있잖아? 그 회산 휴계도 못 쓰게 하나?"
 12 시가 되면, 내일이 되면 그녀의 생일이다. 하지만 그녀의 생일축하는 하지 않는다. 물론 학교 친구들이 방방 뛰면서 생일 축하한다며 여러가지 짓을 벌이거나(예를 들면 생일빵 이라던가) 선물을 주긴 하겠지만, 박소희가 원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친구들에겐 당연히 감사하다. 하지만
 "딸의 생일에 중요한 가족이 없으면 어쩌자는 거야."
 외동딸인 그녀는 7살에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었다. 이후 아버지가 그녀를 혼자서 양육했고 맛벌이에서 외벌이로 바뀌게 되니 아버지 자신이 일을 더 많이 해 남은 자리를 매꾸겠다는 것이었다.
 월급쟁이라 딱히 일을 많이 한다고 해서 수입이 늘어나진 않겠지만 좋은 기회가 있으면 승진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거나 가끔 야근수당이 나온다.
 - 우리 딸은 부족함 없이 키우고 싶어.
 그런 아버지의 말이 떠올랐다.
 그런 아버지의 다짐은 소희 자신에겐 달갑지 않은 소리였다.
 '부족함 없이 키운다는 건 뭘까. 역시 돈이겠지? 그치만...'
 그녀에겐 부모가 돈으로 해 줄 수 있는 것은 뭐가 됐든간에 상관 없었다.
 지금의 핸드폰이 스마트폰이 아니라 일반 폴더폰이어도 괜찮다.
 박소희라는 소녀는 단지 일 년에 단 며칠이라도 더 가족과 함께 있는 것을 바랄 뿐이다.
 "이제 이러는 것도 힘들어."
 엘리베이터가 8층에 도착하고 전자음과 함께 문이 열렸을 때였다.
 거울에서 이마를 때려던 소녀의 눈에 거울에 비친 것이 보였다. 당연히 거울속엔 자신과 뒷면의 벽에 있는 거울, 그리고 그 거울속의 뒷모습의 자신밖엔 없었다. 하지만 그 '그녀' 가 이상한 모습으로 비추었다.
 "므..... 뭐야?!"
 몇 초는 그녀의 몸이 밝게 빛나고 몇 초는 어두워지면서 붉은 빛이 날부림을 치면서 소녀의 몸을 휘감는 것이었다.
 자신의 모습을 본 그녀는 화들짝 놀라더니 서둘러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
 "휴... 깜짝 놀랐네. 환각이라도 본 건가?"
 이상하게 호흡이 가빠졌고, 불규칙해졌다. 그녀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손으로 눌러 간신히 잠재운다.
 도어락을 열고 집에 들어서자, 두근거림이 심해졌다. 마치 온 몸의 피가 들끓으려고만 하는 것 같았다. 거기에 이상한 한기가 그녀의 몸을 감싸돌았다.
 온통 불이 꺼져 앞이 보이지 않게 된 집 안을 걸어 부엌의 식탁에 편의점 봉투를 올려놓은 소녀는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점점 가슴을 죄어오는 압박감을 참을 수가 없게 돼 버린 것이다.
 그때였다. 그녀의 귓가에 자신이 아닌 타인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현재 자신의 것 처럼 불규칙하고 불안한 그런 숨소리였다.
 '서...설마 강도?'
 집엔 아버지와 단 둘이서만 살고 있는데, 아버지는 현재 회사에 있다. 그러니 원래 이 집에는 그녀만이, 그녀의 숨소리 만이 존재해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두 명 분의 숨소리가 그녀에게 느껴졌다. 하나는 그녀 자신의 것. 그리고 또 하나는....
 '거실.. 같은데...'
 가깝다고... 느껴졌다. 거실과 부엌은 일직선 상으로 뚫려 있기에 고개만 돌려도 거실의 상황은 충분히 살필 수가 있다.
 소녀는 고개를 살짝 돌려 거실을 봤다. 눈이 조금씩 어둠에 익숙해지고 있었기에 대략적인 윤곽이 눈에 비쳤다.
 '..누가 있어.'
 거실엔 벽걸이 티비와 소파. 그리고 몇 개의 화분같은 것들이 있다. 그 풍경에, 그녀의 기억에 있던 것과는 다른 것이 녹아들어 있었다.
 소희는 숨을 죽이곤 두 손을 가슴앞에 꽉 모아쥔 채 거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강도인가? 역시 강도겠지? 문을 다 잠가놨는데 집에 들어왔으면 그건 강도일 거야. 근데 진짜 강도면 어떡하지?'
 마침 침에 이불 먼지털이를 하기 위해 놔둔 나무막대기(흡사 둔기)가 하나 있긴 했다. 며칠 전에 사용하고 나서 티비 옆에 세워뒀으니 티비까지 조심스레 접근해서 나무막대기를 집어들면 되는 것이다.
 소녀는 벽을 더듬으면서 발걸음을 조심스레 옮겼다. 그녀가 집에 들어왔을 당시 강도가 알아차렸던 것은 당연할 것이니, 아마 그녀를 공격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스스로의 몸을 지키기 위해선 선제공격을 할 필요가 있다.
 ' 근데 내가 들어온 지 3분은 넘은 것 같은데... 왜 아직까지 날 덮치려 들거나 하지 않은 거지? 움직이려고 한 것 같지도 않아. 보통 강도라면 집안을 뒤적이고 있다가 주인이 들어오면 곧바로 덮친 뒤에 몸을 묶고서 협박을 하지 않나?'
 그녀가 아무리 슬금슬금 움직여도 양말이 바닥에 스치는 소리가 나기 마련이다. 오히려 밤중의 조용한 방 안에서 그런 소리는 요란하게까지 들릴 수가 있다.
 '가만히 있겠다면... 나야 감사하지. 으아... 근데 이거 떨려서 어떡하지? 강도는 처음인데...'
 목적지 까지 도달한 소희는 자세를 벽에 등을 밀착시킨 채로 살짝 자세를 낮춰 벽걸이 티비 옆쪽에 놓인 나무막대기를 왼손으로 쥐었다. 왠지 모르게 든든함이 느껴졌다.
 그러는 동안에도 거실에 있는 강도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서있는 것 같진 않았고, 머리로 보이는 실루엣이 그녀의 허리높이 정도에 있었기에 몸을 움크리고 있었다가 도약을 할 것 같기도 했다.
 '만일 그런다 치더라도 선제공격만 할 수 있으면 이 쪽이 우세야!'
 나무막대기를 두 손으로 꽉 쥐고선 천천히 앞으로 이동했다. 두 걸음을 더 내딛자 발에 축축함이 느껴졌다.
 '기름? 집에 불이라도 지르고 도망칠 속셈이군.... 집에 조금만 늦게 들어왔으면 위험할 뻔했어.'
 소희는 검도를 하듯이 막대기를 위로 들었다.
 "죽어 이 방화강도오오오!!!!!!!!!!!!!!!!"
 그리 외치며 기세 좋게 앞으로 빠르게 발걸음을 내딛였을 때, 발이 미끄러졌다. 그리고 넘어졌다.
 "으아아앗?!"
 얼떨결에 엉덩방아를 찧게 됐고 나무막대기 마저 놓쳐버렸다. 선제공격을 할 수단과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이대로면 강도에게 자신이 당하고 말게 되는 위험한 상황이 된다.
 "으아아!!!"
 당황한 소희는 앉은 채로 손을 뒤로 더듬어 후진을 했고, 그럴 때마다 손에 기분 나쁘게 촉촉하고 끈적한 액체가 달라붙었다.
 후 진을 하다 보니 이윽고 등이 벽에 부딪혔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있었다. 첫 번째론 소녀의 선제공격이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강도 쪽에선 여전히 아무런 움직임이 없던 것이었고, 두 번째론 강도가 집에 불을 지르기 위해 뿌렸을 것이라 생각했던 액체가 기름 같지가 않다는 것이었다.
 '왜... 가만히 있는 거지?'
 그리 생각하며 무의식적으로 손을 입에 갖다댔다. 입술에 그 액체의 감촉이 느껴졌고,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 냄새는.... 피?'
 그 사실을 눈치채고, 소희는 잠시동안 멍하니 앉아있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피....피?!!!!!!"
 아 까 넘어지는 바람에 치마부터 해서 거의 전신에 그 액체가 묻어 있었다. 그 모든 것이 인간의 피라고 생각하자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두려움을 감지한 그녀는 일어서기 위해 벽을 짚었다. 그런데 짚은 것이 스위치였다. 피 묻은 손에 스위치가 눌리고, 거실의 형광등이 켜졌다.
 "...."
 손을 비롯해 온 몸에 붉은 얼룩이 진 것이 보였다. 확실하게 피 얼룩이었다.
 소 녀는 뒤를 돌았고, 거실의 진짜 상황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 그리고 기겁했다. 예상대로 거실 바닥은 피로 가득했다. 거기에 소파에 몸을 기댄 사람이 있었다. 빛이 나는 금발을 지닌 소년이었다. 나이는 대강 그녀보다 한 두살 많거나 동갑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는 눈을 감고 있었고 전신에 뚫린 수십 개의 구멍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뭐.... 뭐야 이게..."
 소희의 머릿속이 혼잡해졌다. 집에 강도가 들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부터도 그랬지만, 지금의 상황은 이미 그걸을 넘은 상태인 것이다.
 그녀의 눈 앞에는 몸에 뚫린 수십 개의 구멍에서 피를 뿜어대는 금발의 소년이 있다. 얼굴엔 핏기가 완전히 가셔 있어서 몸이 조금씩 움찔 거린다거나 가쁜 숨을 내쉰다는 사실을 알 수가 없다면 이미 죽은 사람이라고 판단해버릴지도 모를 정도였다.
 피를 한계치 이상으로 흘리면 인간은 죽어버린다. 그리고 이 소년은 이미 그 한계치에 도달한 것 같아 보였다. 흔히 말하는, 체내의 혈액이 과다하게 빠져나갔을 당시 일어나는 쇼크 현상이다. 소년의 몸의 요동은 조금씩 심각해지고 있었다. 당장에라도 수혈을 하지 않는다면 이 소년의 목숨은 보장할 수 없게 된다.
 그런데
 "어?"
 방바닥에 고여 있던 피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소년의 몸에서 흘러나오던 흐름과는 반대로 즉, 소년의 몸쪽을 향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비디오 테입을 되감는 듯한 영상이 눈 앞에 펼쳐지자 그것을 지켜보던 소녀는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미동도 할 수가 없었다. 거기에 소희의 교복에 묻어 있던 피얼룩도 조금씩 옅어지더니 이내 깨끗한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갔다.
 흰 소매의 얼룩이 사라진 것을 확인한 그녀는 시선을 다시 앞으로 향했다. 어느새 방바닥에 흩어져 있던 피가 말끔히 사라져 있었다. 그 피는 향해 조금씩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듯이 소년의 몸에 뚫린 수십 개의 구멍을 향해 차례차례 들어갔다.
 "콜록!콜록!"
 소년 쪽에서 마른 기침 소리가 났다. 그와 함께 몸에 있던 구멍에서 손톱 만한 쇳덩이가 두어 개 튕겨져 나가 방바닥에 떨어졌다.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실탄의 모습이었다.
 1분 동안, 소년은 멈추지 않고 기침을 해댔고 그의 몸어 난 구멍에선 멈추지 않고 실탄이 나왔으며 실탄이 빠져나가자 구멍이 하나 둘 매꿔졌다.
 "이게 대체 뭐야.. 환영이라도 보고 있는 거?"
 "환영이.... 아닙니다."
 "에?"
 앞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순간 환청이 들린 건 아닐까 싶었다. 조금 전 까지만 해도 죽은듯이 눈을 감고 있던 소년이 입을 움직이고 있었다. 두 눈이 반쯤 띄워져 푸른 눈동자 한 쌍이 소희의 갈색 눈동자 한 쌍을 마주보려 하고 있었다.
 "지금... 당신이 본 것은 헛것이 아니... 쿨럭!"
 마지막 총알이 그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으아아아악?!"
 기겁한 소희는 바닥에 넘어졌다. 바닥에 피가 쏟아져 있던 조금 전과는 다르게, 엉덩이나 손바닥에 축축함이 묻어날 일은 없었다.
 소파에 기댄 채 앉아 있던 금발의 소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셨겠지만... 전 강도라거나 그런 류의 범죄자가 아닙니다.... 아, 설마 방금 전의 그것 때문 인건가요?"
 소년은 천천히 소희에게로 걸어왔고, 그녀는 휘둥그레진 눈을 하며 뒤로 물러났다. 바로 뒤에 벽이 있었기에 멀리 피하지는 못했다.
 "저... 저리가!"
 "....놀래킨 건 미안해요. 그치만 정말 이상한 사람이 아닙니다. 방금 전의 일에 대해선 제가 자세하게 설명을 해드릴 테니 진정을 좀...."
 금발의 소년이 한 걸음 앞으로 다가오자, 소희는 손을 더듬어 아까 전의 몽둥이를 집어 들었다.
 "다가오지 마. 이 치한!"
 그녀는 나무의 끝을 그에게 향했다.
 "치한이라니... 사정을 좀 들어주시.."
 "닥쳐! 더 이상 다가오면 찍어버릴 거야!"
 "그것 좀 내려 놓으..."
 소년이 그리 말하며 한 발짝 더 다가갔을 때, 몽둥이가 아래에서 위로 세차게 들어올려졌다.
 "허억?!"
 그리고 그것은 정확히 소년의 가랑이 사이를 파고들었다.


 "후우..."
 지금 박소희와 금발의 소년은 옥상에 올라와 있다. 옥상으로 가는 문은 잠겨있을 테지만 그녀가 관리 아저씨를 잘 다독여(몽둥이를 들고 협박해) 옥상 열쇠를 뺏어 온 것이다. 옥상에 온 이유는 딱히 특별하지 않았다. 소희가 그저 이런 것을 한 번쯤 해보고 싶었을 뿐. 금발의 소년은 손목을 뒤로 향한 채 케이블 타이로 묶여 있었다.
 옥상 한 가운데에 무릎이 꿇린 그를 보며 나무 몽둥이를 든 소녀가 그것으로 소년의 어깨를 살짝 찔렀다.
 "이제야 좀 안심하겠네... 그래서, 그쪽은 대체 누구에요? 강간범? 아님 단순한 절도범? 그것도 아니라면..."
 그녀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설마 특수효과 감독이라던가?"
 방바닥에 퍼져있던 피가 소년에게로 되돌아가고 몸의 구멍에서 실탄이 빠져나오고, 그 구멍이 메꿔졌던 것을 떠올리며 한 말이었다.
 "갈수록 제 범죄지수가 낮아진 것 같은 느낌은 뭐죠? 마지막 껀 아예 범죄가 아니었고..."
 "됐고. 묻는 말에 답하기나 해요. 대체 뭐에요? 문은 어떻게 따고 들어 온 거지?"
 소희는 몽둥이를 가볍게 꽂듯이 시멘트 바닥을 찍었다. 밤바람에 머리카락이 날려 마치 전쟁 영화에 나오는 장군같은 느낌을 줬다.
 "그게... 설명하자면 긴데..."
 잠시 후.
 "뭐...뭐라구요? 푸하하하하핫."
 소년의 얘기를 들은 소희가 한바탕 웃어댔다. 그녀는 쭈그려 앉아 몽둥이를 다리 위에 올리고 있었다.
 "대... 대체 그건 무슨 삼류 영화의 에피소드지? 혹시 그 쪽. 무슨 병 있나? 자신은 흡혈귀고. 누군가를 찾으러 한국에 왔다가 흡혈귀를 사냥하는 사람들에게서    공격을 받았고, 도망을 치는 와중에 우연히 우리 집에 들어갔다? 그게 말이 돼? 크하핫. 그럼 문을 열은 것도 흡혈귀의 능력으로 한 건가?"
 소년은 뭔가 억울해졌는지 얼굴을 살짝 붉히며 대답했다.
 "말하건데. 절대로 영화 에피소드도 아니고 제가 흡혈귀인 것도, 그들에게 공격을 받은 것도 사실입니다! 집은 창문을 열고 들어왔구요!"
 "흠..."
 소녀는 잠시 눈을 감고 고민을 하는 듯한 얼굴을 했다. 마치 '이 사람의 말을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가 아니라 '이 녀석을 어떻게 채벌해야 하나' 하고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
 "경찰에 신고를 하는 편이 빠르려나... 아님 직접 고문을 할까?"
 "....."
 그녀가 소년의 눈 바로 앞에서 지면에 수평으로 막대기를 두 번 휘둘렀다.
 "그... 그냥 경찰에 신고해 주시면 안 될까요?"
 그는 소희에게 맞는 것 보단 경찰에게 끌려가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로울 것이라 판단했다.
 "됐고. 이름은?"
 "네? 고문을 안 하는...?"
 소년이 그리 묻자 소녀는 질렸다는 눈빛을 하며 막대기를 그의 눈 앞에서부터 바닥을 향해 찍어 내렸다.
 "이름!"
 "아... 이름 말이죠? 이름..... 래리엇. 래리엇 배니시 입니다."
 "나이는?"
 "나이라기 보단... 올해로 254년 살았습니다."
 "하아... 역시 또라이군."
 소희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안됐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진짠데... 말했잖습니까. 저 흡혈귀라고..."
 "알았어요. 알았어. 이름 김래리. 나이는 어림잡아 18세 정도. 장래희망은 귀신의 집 흡혈귀 역할."
 굳이 나이를 '열여덟' 로 발음하지 않은 그녀였다.
 "김래리 라니... 언제부터 그게 제 이름이 된 겁니까."
 "아무래도 '래리엇 배니시' 라는 건 너무 중2병 적이지 않아요? 김래리 쪽이 한국적이라 더 나은데."
 "저 영국인 인데..."
 소년이 말대꾸를 해대자 소희가 "아! 참 말 많네!" 하며 막대기를 그의 눈을 찌를 듯이 들이댔다. 그리고
 꼬르륵... 하고 래리엇의 배에서 배 곯는 소리가 났다.


 일단 그들은 집에 돌아왔다. 래리엇과 소희는 식탁에 앉아 있는데 마주보고 있는 둘 사의 식탁 위에는 커다란 편의점 비닐봉투가 놓여 있었다.
 "신고는... 하지 않으시는 거죠?"
 래리엇이 물었다.
 "뭐. 그닥 집에서 없어진 것도 없고, 외국인 근로자 같이 생겼지만 불법체류를 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아서? 그보다 아까 그건 뭐에요? 갑자기 피가 쑥! 하고 사라진다거나, 실탄이 나온다거나. 설마 초소형 스크린 빔으로 CG영상을 보여주기라도 한거?"
 "언제부터 과학 기술이 그 정도로 발전을 한 겁니까.... CG도 뭣도 아닌 제 몸에서 일어난 겁니다."
 래리엇의 표정은 약간 뾰루퉁했다.
 "아. 네~ 알겠습니다 SF소년. 그보다 배고프죠? 이래봬도 굶주린 외국인 근로자를 내팽개치는 냉정한 사람은 아니니까. 한 끼 정돈 대접해줄 수 있어요."
 소희는 그리 말하며 봉투에서 플라스틱 용기 두 개를 꺼냈다.
 "아. 고맙습... 근데 그건 뭐?"
 래리엇이 손가락으로 플라스틱 용기를 가리키자 소희는 플라스틱 용기의 윗면을 그의 눈 앞에 댔다.
 「특 돈까스 도시락」
 "편의점 도시락. 그것도 몰라요? 참 세대 뒤쳐지게 사시네. 공장에선 맨날 짱깨(자장면)만 시켜먹나?"
 "....."
 그리곤 냉장고 옆에 있는 자자레인지로 가져가는 것이었다.
 "밥 직접 해먹는 다거나. 그런 건?"
 "직접? 그런 귀찮은 짓을 왜? 밥을 이렇게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 요즘 세상에 누가 직접 밥을 해 먹는데요?"
 소녀는 레인지의 문을 열고 도시락을 집어넣은 뒤 문을 닫았다.
 "요즘에도 대부분 집에서 밥을 해먹지 않나.."
 "영양 밸런스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소희에게, 래리엇이 반문했다.
 "집 밥을 해먹는 편이 더 저렴하고 맛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 도시락은 방부제가 잔뜩..."
 "하아... 이 아저씨 참 말 많네. 노동자라 돈을 아끼는 것에 힘을 쏟는 게 취미인가 봐. 주는 대로 먹으면 되는 거지."
 레인지의 시간을 1분30초로 설정한 뒤 시작 버튼을 누르자, 지이이이잉! 하는 기계음이 울렸다.
 "왠지 그런 이유가 아니라 단지 음식을 못 해서 그런 것 같은데..."
 금발의 소년이 기어들어가는 듯한 소리로 중얼거리자 나무막대기가 그의 목젖을 찌르듯이 날아들었다.


 그 시각, 어느 상가 건물 옥상. 검은 정장을 입은 검붉은 색의 머리를 한 사내 마르크스 C 라이프가 서울의 밤 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깊은 어둠이 드리워 졌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거리는 조명으로 눈이 부시도록 빛나고 있었다.
 흡혈귀 집단 '라-디 에르그' 의 말단인 그는 임무를 받고 이곳에 와 있다.
 전화가 울리고, 그가 핸드폰을 켰다.「바보」라는 발신자명이었다.
 "마르크습니다."
 -오! 받았다. 받았어! 마르크스. 나야. 나!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귀여운 여자애의 목소리에 그는 골치 아프다는 듯이 얼굴을 찌푸리며 머리를 쥐어잡았다.
 "안다구요. 에이미 님."
 -핸드폰 이라는 거. 되게 신기하네? 너도 함 써봐!
 "지금 쓰고 있지 않습니까. 그보다, 래리엇 배니시는 ...내일 이 시간까지 기대에 못 미친다면."
 -그래. 내일 밤 까지 그가 '각성' 을 하지 못하면 그 즉시 처단해버리도록 해.
 그 말을 들은 마르크스가 한숨을 쉬었다.
 "46년 간이나 쫓아다녀 놓고서 그런 아쉬운 결과를 낳게 되는 건 쫌 아니라 생각하시지 않으십니까."
 -어쩔 수 없잖아. '흡혈귀가 된 지 200년이 지나도 '각성' 을 하지 못 하는 자는 '라-디 에르그' 에 들어올 수 없다.' 거기에, '헌터' 녀석들과의 마찰이 생길 위험이 있으니. 주변의 무고한 인간들이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우리 쪽에서 미리 처리해 놓는다. 그게 녀석들과 우리가 맺은 협정의 조약이잖아. 심지어 래리엇 배니시는 이미 흡혈귀가 된 지 200년을 넘었어. 보통은 150 년 이나 흡혈귀로써 살았으면 '각성' 을 하고서도 남아. 네가 그를 맡았을 때에도 이미 그는 '처단 대상' 이었다고? 오늘까지 미룬 것도
 "카인 님의 힘 이라는 것입니까."
 마르크스는 정장 바지 주머니에서 작은 구슬 세 개를 꺼냈다. 공중에 던지자, 그것들은 참새 세 마리로 바뀌었다.
 "카인 님이 그를 아끼시는 이유는 역시..."
 -그 '검' 때문이겠지. 그 검 오타쿠 자식. ....설마하니 그가 '검' 의 소유자라면, 절대적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존재라잖아. 단점이 더 많은 쇠붙이 따위가 뭐가 좋다고 그리도 집착을 하는 건지...
 검은 정장의 사내가 손짓을 하자 참새들이 각기 다른 방향을 향해 일제히 흩어졌다.
 "'검' 의 존재 유무를 확인하고 만약 그가 '검' 을 가지고 있다면, 예외적으로 조직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건 가능하지 않을까요? 어쩌면 그의 뱀파이어로써의 '각성' 보다 '검' 의 소유자 라는 것이 더 메리트가 클지도 모르는 일 이니까요."
 -글쎄. 카인 이라면 이미 그쪽 방면을 생각해 보지 않았을까? 그리고 철회했을 거야. 그야, '실버 크로스' 놈들이 우리에게 그 조건을 내건 이유가 애초에 우리 조직의 보호를 받는 흡혈귀의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서 이니까. 그보다 마르크스. 만일 래리엇 배니시의 '각성' 을 돕기 위해 그와 대치하게 됐을 시에는 조심해. 정말로 그가 '검' 을 가지고 있다면, 아무리 너라도 큰 피해를 입을지도 몰라.
 "만약 '검' 을 든 그를 죽이게 된다면... 카인 님이 화를 내며 새로운 검의 적합자를 찾으라고 하실 지도..."
 -그리 되면 그건 마르크스. 너에게 부탁할게☆
 "자...잠깐!"
 마르크스가 말을 하기도 전에 에이미 쪽에서 전화가 끊겼다.


 박소희와 래리엇은 식사(편의점 도시락)를 마치고 식탁에 마주앉아 있었다.
 "뱀파이어라면 할 수 있는 걸 보여주란 말이에요."
 소희는 식사를 할 때부터 그에게 '재밋는 것 보여주기' 를 강요해왔었다.
 "전기를 쏜다던가,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다던가."
 "영화 너무 많이 본 거 아니에요? 뭐어... 분명 예전엔 마법같은 것을 사용하는 녀석들을 본 적도 있긴 하지만... 그들은 저랑은 급이 다른 존재라.."
 "거 참 쓸모없네. 흡혈귀라면 기본적으로 박쥐로 변신 정도는 할 줄 알아야할 것 아냐."
 소녀가 그를 한심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보며 컵에 포도주스를 따랐다.
 "진짜 흡혈귀 맞아요?"
 "맞다니까요... 방바닥에 묻어있을 피가 없는 걸 보고서 아직도 의심하시는 건가요?"
 래리엇이 약간 억울하다는 듯이 대답하자, 소희는 도시락 용기에 걸텨 있던 쇠 젓가락을 들었다.
 "회복능력이라... 그럼. 뭣 좀 한 번 확인해봐도 괜찮겠어요?"
 "예?"
 래리엇이 되묻자, 소녀는 말 없이 젓가락을 든 손으로 다트를 던지는 시늉을 했다. 겨냥한 방향으로 봐선 래리엇의 이마에 던지려고 하는 것 같았따.
 "서...설마..... 그걸 던지려는 건.."
 그는 설마 했다. 그리고 소녀의 악마 같은 미소를 보곤 식겁했다.
 "그.그만! 지금 이마를 향하고 있는데, 만약 제가 평범한 사람이라면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살인죄는 무겁다구요?"
 "'흡혈귀'. 라면서요? 걱정할 것 없지 않나?"
 소녀가 풀 스윙으로 쇠 젓가락을 던졌고, 정확히 래리엇의 이마 중앙에 꽂혔다. 그의 몸이 의자와 함께 뒤로 넘어지자 소희가 소년에게 다가왔다.
 "진짜로 던지는 건 무슨 심보인 거...오옷??"
 소녀가 그의 이마에 꽂힌 쇠 젓가락을 뽑자, 이마에 뻥 뚫린 구멍에서 피가 흘렀다.
 "으...으으으으아아아아악?!"
 래리엇이 비명을 지르며 이마를 부여 잡았다.
 이내 피가 구멍을 향해 들어갔고 이마의 구멍이 메꿔졌다.
 "이것까지 CG일 리는 없겠고, 그럼 진짠가? 흠 진짜군..."
 하고 소녀는 고민을 하는 탐정 마냥 턱을 손으로 문지르더니
 "우앗! 진짜 흡혈귀닷! 진짜. 리얼이라고?! 이 세상에 그런 게 존재했던 거구나!"
 "응?"
 소녀의 태도가 급변했다.
 "김래리 씨!"
 "네!?"
 "이...이것저것 좀 물어봐도 되죠? 아니, 물어봐야 겠어요!"
 "잠시만 진정을.."
 래리엇이 몸을 들이 미는 소녀를 밀어내듯이 손을 뻗었다.
 "흡혈귀라는 건 몸이 어떻고 어떻게 된 거에요?"


 그들은 지금 거실에 앉아 있다. 한 명은 케이블 타이로 두 손이 뒤로 묶여 방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고, 다른 한 명이 마주보고 앉아 있었다. 이번엔 묶인 쪽이 소희이다.
 "이거 어디선가 많이 보던 장면인데."
 "그야 그렇겠죠... 이제야 숨 좀 돌리겠네."
 래리엇이 한숨을 몰아쉬었다. 그는 흡혈귀에 대한 호기심에 의해 태도가 돌변한 소녀를 묶어 진정시켰었지만
 '몽둥이를 들었을 때보다 더 무서운 눈빛이에요.'
 소녀의 흥분은 아직 충분히 가라앉지 않았다.
 "하아..하아..."
 "대답해줄 테니까 흥분 좀 가라앉혀요."
 "하앍 하앍."
 '더 흥분하기 시작했어?!'
 소년이 진정하라며 "워워." 하면서 손바닥을 앞으로 내밀자 불같이 뜨거운 소녀의 콧김이 작렬히 느껴졌다.
 "가만 안 있으면 대답 하나도 안 해줄 거에요."
 "하아아아...."
 경고를 주자 그제서야 진정이 좀 됐는지, 소녀의 호흡이 평온해졌다.
 "진짜로?"
 "그럼요. 대신 대답을 해주는 동안엔 말 잘 듣기에요?"
 소녀가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래리엇이 그녀의 뒤로 가 가위로 손목에 묶인 케이블 타이를 끊자 "크어어엉!" 하면서 소녀가 달려들었다.
 "전혀 말 안 들었잖앗!"
 래리엇은 소녀의 머리를 눌러 그녀의 돌진을 멈추고는
 "마지막입니다. 가만히 있을 거에요. 가만 안 있을 거에요?"
 "가만히 있을게...요. 자신은 없지만."
 그녀가 입술을 삐죽였다.
 '그런 데엔 자신을 좀 가졌음 하는 바람입니다만...'
 그가 "손." 이라고 하며 오른손을 내미니 소녀가 왼손을 그 위에 올려 놓았다.
 "엎드려. 좌로 굴러. 우로 굴러. 옳~지"
 소녀는 엎드리고서 좌로 우로 구르더니 "빵!" 래리엇이 손가락을 총 모양으로 만들며 총 소리를 내자 죽은 척을 했다.
 "잘했어. 이리 온. 우쭈쭈쭈"
 소년은 재롱을 부리는 애완견을 칭찬하듯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럼... 첫 번째 질문 부터 해 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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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42/A:504]
라스트오덕
다시 돌아 오셨군요!
2013-11-09 11:07:05
추천0
[L:40/A:357]
슛꼬린
넵! 근데 새벽에 쓴다 해놓고서 자버림 ㅋㅋㅋㅋ
2013-11-09 11:11:00
추천0
‡사랑‡
남주의 대담한(?) 집침입으로 애기가 진행되는군요. 기대하겠습니다.
2013-11-12 02:27:39
추천0
[L:40/A:357]
슛꼬린
ㅋㅋㅋㅋ 대담하다닛
2013-11-12 01:27:39
추천0
[L:6/A:51]
가깝안녕
맑스잼
2013-11-14 21:39:43
추천0
[L:40/A:357]
슛꼬린
너무 맑아보임 그이름
2013-11-14 23:05:09
추천0
‡사랑‡
오~ 추가하셨군요. 벰파이어인가. 그런데 소녀가 겁없이 달려드네. ㅋㅋㅋㅋㅋ
2013-11-15 19:30:06
추천0
[L:40/A:357]
슛꼬린
한국인은 여자가 더 무셔움
2013-11-15 19:37:58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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