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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게이드 - S/F이지만 판타지는 아니다. 2화
AcceIerator | L:2/A: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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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4-0 | 조회 1,844 | 작성일 2012-11-29 11: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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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게이드 - S/F이지만 판타지는 아니다. 2화

남 주인공. 지크하트 ( 원본 : 머리 긴 키리토 @소드아트온라인 - 제가 그린 일러스트 보면 원래 이런느낌 아니였지만... 라노벨이니 이런느낌이 오히려 나을것같아서 이것을 썻습니다~)


여 주인공. 앨리스 ( 원본 : 작안의 샤나 @ 작안의 샤나 - 사실은 에리오 느낌으로 하려고했지만, 빨간 머리 에리오가 없기에 포기 ㅋㅋㅋ)

 

 

안녕하지... 못합니다 ㅜㅜ

아파요.. 켈록켈록...................

ㅠㅠ

"하이라이트"인 2화 이지만, 전 하이라이트하지 못하는게 한입니다 ㅜㅜ

님들이 힘을 주세요!@!
이번화는, 무공에 대한 것, 그리고 떡밥 그리고 무엇보다!!! 액션이다!! 액션이라고액션!! 액션이다!!!
액션으로 시작해서 액션으로 끝나는, 저 액셀입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랄까, 마감 임박(?) 때문에 다듬기는 못하고 스토리만 잔뜩 추가했따능;;

한마디로, 양은 겁나 많은데, 조금 어색할지도...........

그냥 재밌게 봐주삼. 부탁하오.ㄷㄷ;

 

 

 

그럼 스타투.......

 

 

 

 

 

 

 

 


2.불려지지 않는 소년.

 

 

 

 

 

 

 

[긴급 속보 입니다. 오늘 2013년 12월 5일, 12시가 조금 지난 새벽, 전라북도 전주시의 황방산에서 UFO출현의 의혹이 보도 되었습니다. 여러 목격자의 진술로는 하늘에서 빛의 기둥이 내려와 산을 강하게 내리쬐었다고 합니다. 과연, 무슨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김근호 기자.]

[네! 김근호 기자 입니다!]

[현재 상황이 어떤지 알려주시겠습니까?]

[네! 산 밑 주택에서 사시는 한 노 부부의 설명에 따라 헬리콥터를 타고 황방산을 상공에서 내려다보고 있는데요, 현재 지금! 그 빛이 내려와 쬐었다고 의심되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어떤가요?]

[네! 마치 초록색 흑연으로 뒤덮인 종이를, 한가운대만 지우개로 지워낸듯한 자국이 상공에서 보입니다! 하지만, 그을린 자국 하나 없다는것에 더더욱 모순이 느껴지네요! 과연, 우리 인간보다 뛰어난 과학력의 산물일까요!]

어두운 방안을 오색으로 밝히는 조그마한 TV가 켜져있다.

TV속에서 즐거운 듯 말하는 남성을 흔들리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한 소녀.

살짝 마른 입에서 하나의 이름이 흘러나온다.

 

"---....."

 

ㅡ제대로 간거 맞지..?

뒷말은, 입밖으로 꺼내지 못한 채 삼켜져버렸다.

멍하니ㅡ

TV를 바라보며, 그 시간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
.
.
.
.

 


*****

 

꿈을 꾼다.

소년이 너무나도 사랑했던, 어머니.

5살때 보았던 마지막 모습 그대로인 소년의 어머니는 웃고 있었다.

소년이 좋아하는 함박웃음으로.

소년을 향해 벌려진 두팔.

달려간다.

그 품을 향해.

하지만ㅡ

ㅡ닿지 않는다.

앞으로 나아가려 하면 할 수록 점점 멀어져만 갔다.

작아져만가는 어머니에게 한 남자가 다가간다.

그 남자의 손에 쥐어진 검정색 밋밋한 모형의 팔찌.

그것이 소년의 어머니의 손으로 옮겨ㅡ

 

ㅡ하지마!!!!!ㅡ

 

밉다. 증오한다. 구역질 난다. 저 남자가 너무나도 싫다.

저 팔찌만 없었더라면ㅡ

 

ㅡ안돼ㅡ!ㅡ

 


*****

 


거친 숨소리.

막 떠오른 태양의 빛을 받아, 거대한 절벽이 드리우는 기다란 그림자 품안의 소년은 온 몸으로 식은 땀을 배출해내며 머리를 감싸안고 있었다.

 

"안돼ㅡ!"

 

일그러진 얼굴로 외친것과 동시에, 굳게 감겨져 있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마치 악몽이라도 꾼 듯한, 그 얼굴은 잔뜩 겁에 질려있었다.

ㅡ악몽.

차라리 그것이였다면 좋겠다, 라고 소년은 생각했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그런 악몽이라면 오히려 나을 것이라고, 그렇게 바라고있었다.

어금니를 강하게 맞물리며,

다시금 '그 사내'를 향해 피어오르는

ㅡ분노.

ㅡ혐오.

ㅡ그리고 살의를 표출한다.

몸 속의 기가 요동친다.

마치 그 표출된 감정에 호응이라도 하듯ㅡ

 

ㅡ'절제'하라고 이 망할 제자녀석아! 절제! 절제 몰라? 한국어 다시 알려주리? 앙?

 

일그러지려는 의식을 붙잡아주는 듯한 (망할) 스승의 목소리에 피가 역류하려는 것을 간신히 눌러낸다.

소년의 부모라고도 할 수 있는, 그런 존재인 (망할) 스승의 목소리는 뭐랄까, 너무 이미지에 맞지 않는 목소리라서 더욱 기억에 잘 남는듯 싶다.

무림(武林)의 세계에서의 일반적인 흑발의 여성의 모습이아닌, 현대적인 만큼 금발의 (망할)스승의 목소리와 그 말투는 황당하다 못해 괴팍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험했다.

남의 약점은 귀신같이 잘 찾아내어 휘벼파는 듯한 그 목소리를 다시금 떠올리니 또다시 자연스럽게 얼굴이 찌뿌려지는 소년이였다.

그러면서도, 확실히, '절제(節制)'라는 것이 가능하게 되어버린다는게 더 열받는 부분이였다.

진정된 감정을 표하듯 가벼운 한숨과 함께 자신의 몸을 채찍질 하며 호수를 향해 발걸음을 움직인다.

맑고 투명한 물.

그 속으로 비추어지는 자신의 모습을 내려다본다.

악몽 때문인지, 얼굴은 초췌해져 있었고, 그것을 뒤덮은 머리카락이 좀 길어진 듯한 느낌을 받았지만, 신경 쓰지 않고, 그 얼굴을 그대로 잠수시켜버렸다.

기분 좋은 차가움이 얼굴을 쓰다듬었다.

따뜻한 것보다 차가운 것을 좋아하는 소년에게는 정신수양을 위한 안성맞춤의 해결책이였다.

그 차가운 품 안으로 빠져버리고 싶은 욕구를 간신히 참아내며, 그 차가움이 몸 전체를 식힐 때 즈음, 소년은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물기가 맺힌 촉촉해진 피부와 조금은 맑아진 눈으로 아직은 옅은 햇빛이 담긴 하늘을 올려다본다.

근본적으로, 해결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것을 소년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언제나 처럼 단호히, 냉정함을 요구한다.

마음을 다잡기라도 하듯 가벼운 심호흡과 함께 모든 것을 떨쳐내는 듯한 밝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좋아ㅡ! 이런건 나 답지 않아!"

 

마치 자신을 타이르 듯, 일부로 크게 외친다.

 

"그럼, 일단은..."

 

호수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는다.

정좌의 자세에서 두 손을 모아 복부의 아래, '단전(丹田)'이 위치한 곳, 그곳에 놓는다.


 

 

'운공(運空)'

 

속삭이듯, 가볍게 속으로 읊어주고는, 제일 먼저, 습관처럼 운공(運空)을 시작한다.

하루를 시작하기 전, 뻣뻣해진 기도(氣道)를 풀어주는, 한 마디로 준비운동과도 같은 것이다.

소년의 '세계'에서는 교회에서 흔히 말하는 '새벽 기도'와도 같은 개념의, '새벽 운공'이라 일컫기도 했다.

무엇보다, 막혀버린 4 곳의 기도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라도, 현재 소년에게는 필수 적인 것이였다.

너무 지나쳐도 악화되어버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조금 더 신경을 가한다.

천천히 감겨진 눈을 신호로, 몸 중앙의 보다 조금 아래 위치한, 복부의 하단, 즉 배꼽 부분의 단전에서 기를 끌어올린다.

아홉개의 기도로 퍼져나가는 기류(氣流).

그 중 4 곳만, 그 흐름을 조금씩 억제 시킨다.

 

'절제'

 

마음으로 곱씹듯, 정말 아니꼽지만, 다시한번 되 새기듯 속으로 읊어주고는 파열된 기도로 느껴질 아픔을 감수할 대비를 한다.

손가락으로 세듯, 5, 4, 3... 하며 숫자를 세다가, 마지막, 1을 외침과 동시에ㅡ

ㅡ기를 전개(展開)한다.

 

"합!"

 

기합과 함께 단전이 일그러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기운 느낀다.

마음의 공허함을 채워주는 듯한 이 기분.

이것이 소년이 새벽 운공을 즐겨하는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했다.

곧, 파열되어버린 4개의 기도로 기류가 지나갈 타이밍이였다.

어울리지도 않게 잔뜩 겁을 먹으며 얼굴을 일그러뜨려보지만ㅡ

ㅡ생각만큼 아프지는 않았다.

아니, 그런 간단한 이야기가 아니다.

4개의 기도중 2 곳은 이미 수복되어있었고, 남은 2 곳 마저도 상당히 복구 되어있었다.

 

ㅡ위화감.

 

자신이 정신을 잃은 사이에 누군가가 고쳐주었다, 라는, 그런 결과로 직행해 버린다.

(망할)스승 만큼이나 무림에 오랜기간을 살아온 소년은 아니였지만, 적어도 '금비술(禁泌鉥)'의 여파가 겨우 한 숨 잔 것만으로(정신을 잃은 것이였지만ㅡ) 회복될, 그런 간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게, 알고있었다.

무림인(武林人)이 존재한다, 라는 의미로 해석해야할까.

점점 머리만 아파오기에 그 부분은 나중에 천천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머릿속 한구석에 밀어내고, 신경쓰이는 다른 것을 끄집어 낸다.

 

ㅡ위화감이 느껴지는 부분은 그 부분 만이 아니였다.

 

고개를 들어올리며 다시금 하늘에 떠오른 태양을 올려다보았다.

ㅡ어째서 아침인 것인가.

현재 운공에 의한 체내의 기류의 흐름을 보아서는, 겨우 2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하늘에 떠오른 저 태양의 위치를 보아서는 지금 시각은 오전 11시 남짓.

시간이 거꾸로 돌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리고, 여기서 탄생되는 또 하나의 결정적인 결론.

정말로 지구가 아닌 것인가.

아주 오래 전, 과거에는 지구가 자전을 반대로 했다 라는 엽기적인 이론은 들어본적도 없었다.

이것은 꼭 무림인이 아니어도 누구나 갖고있는 기본적인 지식일 것이다.

곧바로, 윗대가리의 결정에 의한 조작된 지식이 아닐까 하고 생각도 해보지만, 그럴 만한 이유는 전혀 찾아볼수 없었다.

그렇다면 미래ㅡ

ㅡ이것도 기각이다.

미래에 이런 엄청난 규모의 숲이 있을리가 없다.

저기 보이는, 5m정도 떨어진 곳에 우뚝 선 저 나무의 크기만 보더라도 족히 20m 쯤은 되어보였다.

아니 그전에, 잠깐 잊고있었지만 자신은 드래곤을 보았다.

그렇게, 소년은 이 수수께끼의 장소가 지구의 공간이 아니라는 결론만 내 버리면 될ㅡ 터였지만, 그럴수 없었다.

왜냐하면, 금비술, '태극훈열장만상공'은 시간이동술이지 차원이동술이 아니다.

즉, 소년이 그 비술을 전개한 장소, 그 장소 그대로 시간만 이동 되어야 한다는, 그런 불변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거의 2000년 가까이 사용되지 않은 오래된 서책에서 찾은 비술이기 때문에 그 내용이 조금 다를 수도 있다는 결론이 될수도 있지만ㅡ

ㅡ지끈.

갑작스럽게, 커다란 방울소리와 함께 의식이 강하게 울렸다.

언젠가 경험했던 대지진을 겪는듯한 뒤흔듬.

 

"읏"

 

흔들거리는 시야와 머릿속이 타는 듯한 고통이 함께 했다.

아무런 조짐도 없이 일어난 일이였기에 당혹감과 함께 한순간 의식을 놓을뻔 했지만, 간신히 붙잡는다.

곧, 정말 다행히도,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타오르는 듯한 고통이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고통이 가라앉은 후에도 한동한 움직이지 못한 채 바닥에 주저앉아있었지만, 이 얼얼함은 도저히 가시지 않았다.

또, 곧바로, 찡그린 얼굴속에 감추어졌던 눈동자를 다시 드러내며 흔들거리던 시야에 대비하려 보지만ㅡ

흔들거리는 것 대신, 시야는 붉었다.

ㅡ그 두 눈동자는, 붉게 빛나고 있었다.

소년은 그것을 느낄수 있는 자신의 상태에 더욱 당혹감에 휩싸였다.

그러면서도 양손을 눈 앞에 들어올리며, 오른팔은 우에서 좌로, 왼팔은 좌에서 교차시킨다.

붉은 눈동자에 반사되어 보이는 교차된 두개의 팔.

 

"보는 것에는 문제는 없지만... 왜...?"

 

정말 보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고, 오히려 저 절벽 아래로 보이는 어두운 부분은 밝게, 또 저 하늘에 떠오른 태양 인지도 모를 발광체를 스트레이트로 쳐다보아도 눈이 부시지가 않았다.

좋아해야할 대목인지 소년은 알수 없었지만, 그 본능이, 좋아하기보다는 오싹함과 동시에 두려움이 먼저 임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허둥거리는데ㅡ

 

[주인님.]

 

ㅡ갑자기 머리속에서 한 여성의 목소리가 직접적으로 울려퍼졌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껴보는 감각에 놀라, 애써 외면하며 '가까이서 울리는 목소리'로 자동 개정(改正) 후 치환해버리고는, 반쯤 고의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역시나, 아무도 없음을 깨닫고 몸을 잔뜩 움츠린 상태에서 입을 천천히 열었다.

 

"누...구..?"

[앨리스 입니다.]

 

너무나도 차가운 그 목소리에 더욱 움츠러들어 버린다.

 

"...앨리스?"

[네.]

 

그 순간 소년의 머릿속에 하나의 동영상이 인코딩되듯 다시 감겼다.

ㅡ하나의 비석.

ㅡ그것의 밑동을 덮은 이끼.

ㅡ바위 틈 사이에서 무언가를 뽑아낸다.

ㅡ여기저기 훑어본다.

ㅡ그것을 반쯤 가리고 있던 낡은 천을 벗겨졌다.

ㅡ장검.

ㅡ비석을 내려친다.

ㅡ비석이 쪼개졌다.

ㅡ검이 빛이난다.

ㅡ그 빛이 검으로부터 분리되더니 움직인다.

ㅡ여자가 창조된다.

ㅡ붉은 머리.

ㅡ앨리스

 

"자...잠깐!"

 

아무것도 없는, 소년 만이 존재한 그 곳에서 두손을 앞으로 내밀며 수평으로 내젓는다.

어째서 지금이 되서야 기억이 나는 것인지 조금 의아했으나, 쇼크 때문으로 그 탓을 돌리곤 대화를 이어갔다.

 

"그, 물속에서.."

[네. 물 속에서 앨리스와 계약(契約)을 행하셨습니다.]

"계약?"

[네. 왼손의 손등을 보시면 계약의 증표가 있을겁니다.]

 

왼 팔을 들어올림과 동시에 왼 손을 반쯤 덮고 있는 긴 소매를 걷어올린다.

붉은 문신과도 같은, 장미모양의 인장.

 

"이게..."

[네.]

 

당혹감 반, 신기함 반으로 그것을 내려다보는데, 문뜩 그 보다 중요한 사실을 떠올린다.

 

"그런데... 어디서 말하고 있는거야?"

[앨리스는 주인님의 머릿속으로 직결된 영혼의 회선을 통해 신호를 보내는 겁니다.]

 

(망할)스승에게 배울때도 영혼의 회선 어쩌고... 라는 교습을 받은 기억이 있지만, 가장 약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한 쪽으로 제쳐놓는다.

 

"뭔진 모르겠지만ㅡ"

 

다음 질문.

 

[네?]

"그거ㅡ 한국말?"

 

틀림없는 한국말 이였다. 그것이 아니라면 소년이 알아들을리 없었다.

 

[...앨리스는 주인님이 말씀하신 '한국말'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앨리스가 사용하는 언어를 물어보시는 거라면 주인님의 머릿속에서 찾아낸 지식을 사용했습니다.]

"머릿속이라니... 혹시 내 생각도 모두 읽을수 있는 거야?"

[네, 가능합니다. 주인님]

 

오싹한 기운이 등을 훑고 지나갔다.

 

"...그건 그만둬줄래?"

 

어색한 미소.

 

[네. 주인님]

"그리고... 그... 뭐냐... 주인님이라는것도 좀..."

[이 앨리스는 ---님의 소유물이니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습니다.]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드니까 그만둬줬으면... 그보다.. '브즛'님 이라니?"

 

확실히, 저 호수 아래에서 계약을 행할때도, 앨리스로부터 '브즛' 이라는 바람새는 소리를 들은 기억이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아니 그전에, 어떻게 저 호수 바닥에서 건져올려진 것일까.

 

[주인님의 이름은 ---이 아닙니까?]

 

일단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기로 결정, 일단 대화를 이어가기로 한다.

 

"그러니까ㅡ 그 '브즛'이 뭔데..?"

[...주인님의 이름입니다만?]

"내 이름은 ---이라고ㅡ 어라?"

 

불러져야 할 이름이, 공기가 새는 듯한 소리로 바뀌어서 나왔다.

 

[네. ---이라고 방금 하셨습니다.]

"내 이름을 부를 수가 없어?!"

 

그 후, 수차례 소년은 자신의 이름을 불러보려하지만, 숨소리만 들려올 뿐.

결국 숨만 차올르기에 그만 두었다.

절망이였다. 어딘지도 모를 이곳에서, 소년의 유일한 존재의의인 '이름'이란 것을 부를 수 없다니.

거의 쓰러지듯, 엎드리며 두 팔로 바닥을 짚었다.

 

[무슨일 있으신가요ㅡ]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는, 그렇게 느껴질 정도로 차가운 목소리였다.

하지만ㅡ 그 때는 이미 소년의 머릿속은 엉망진창이 되어있었고, 차마 대답할 여유조차도 없었다.

 

'말..도 안돼. 이게 무슨 상황... 설마ㅡ 언어 장애..? ..들어 본적 있어. 강하게 받은 정신적인 충격 때문에 특정단어를 못읽게 되었다는 소리ㅡ 하지만..'

 

ㅡ앨리스도 소년의 이름을 불를 수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ㅡ주인님...?]

 

여전한, 그런 목소리로 소년을 주인님이라고 불르는 앨리스.

결국, 또다시, 이 부분은 일단 한쪽 구석으로 밀어놓고ㅡ

 

'....안되겠어, 일단은 저 주인님이라는 것부터...'

 

ㅡ얕은 한숨과 함께 그대로 등을 바닥을 향하게 하여 드러누웠다.

 

"일단은... 그 주인님이라는 것부터 어떻게 좀 해주면 안될까?"

[이상한가요?]

"...이상하다기 보다는, 아니ㅡ 내 머리가 이상해지는 그런 기분이 들어서.."

[...그럼 ---님이라고 부르ㅡ]

"ㅡ될리 없잖아!"

[...그럼ㅡ]

 

살짝 머뭇거리더니ㅡ

 

[ㅡ지크하트는 어떠신가요.]

 

정적.

생각지도 못한 해결방안에 멍해져 버린다.

 

"지...크하트?"

[네. 잘 모르겠지만... 앨리스의 기억속에는 그 이름만이...]

 

다시 정적.

괜찮지 않을까, 하고 끄덕였다.

 

"괜찮은 것 같아. 지크하트."

[그럼, 지금부터 주인님을 '지크하트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님은 빼줄래?"

[네. 지크하트님]

 


'안되겠군.'

 

오른손으로 관자머리를 지긋이 눌러주며 가벼운 한숨을 내쉰다.

 

*****(이시점부터 지크하트로 부릅니다)

 

"...널 앨리스라고 부르면 되는거지?"

[지크하트님이 편하실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그럼, 앨리스, ㅡ이 눈동자가 빛나는 거, 네가 한거야?"

[지크하트님과 앨리스가 동화됨으로 생기는 자연적 현상입니다. 모든 물체의 성격이나 특징에서부터 상대의 약점까지 분석해내며 각종의 지식들을 직접 뇌로 전이시켜ㅡ]

"ㅡ없에줬으면 하는데..."

 

점점 복잡해지는 기분에 이번에는 조금 무거운 한숨이 지크하트의 입에서 새어나왔다.

 

[가능합니다.]

 

그 순간, 눈에서 빛을 발하던 붉은 빛이 생명력을 잃어가듯, 천천히 깜빡이더니, 이내 깊은 칠흑색으로 돌아왔다.

 

"후우.. 아무래도 시야가 붉어지는게 좀 거슬려서. 그보다 여기가 어딘지..."

 

오른손으로 머리를 두어차례 긁는다.

 

[직접 뇌로 전송하겠습니다.]

"그런것도 가능해?"

[가능합니다.]

 

잠깐 스쳐지나가듯 다시 붉어지는 칠흑의 눈동자.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지크하트의 표정에 경악이 서렸다.

 

"말..도안돼..?"

 

핏기를 잃은 떨리는 입술과 함께 두손으로 머리를 감싸쥐더니, 앨리스를 향해 외친다.

 

"앨리스! 니가 가진 모든 지식을 내 머릿속으로 전송할수 있어?"

[가능합니다.]

"부탁해!"

 

한층 더 강하게 붉게 빛나는 눈동자.

그것은 몇분간 강하게 빛나더니 다시 깜빡거리며 깊은 칠흑색으로 바뀐다.

천천히 확대되는 동공.

 

"이..이게 무슨.."

 

지크하트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

 

"..다시..!"

 

다시 붉게 빛을 발하는 두 눈동자.

 

"...알게온... 미하단 제국... 아크릴드 대륙.. 알게이드... 지구..는...... 없어...?"

[지크하트님?]

"...말도안돼..."

 

강하게 흔드리는 눈빛을 감추듯, 오른손으로 덮어 가렸다.

 

"...말도.. 안돼..."

 

지나친 충격에 갈라진 목소리가 쥐어짜내듯 내뱉어진다.

물론 알고는 있던 사실이다.

인정하기 싫었을 뿐.

하지만, 이렇게 정확한 증거와 사실을 알게 되어버린다면, 그 희망조차 사라져버리는 것 아닌가.

이 상태에서는 섯불리 그 '금비술'을 사용할 수도 없었다.

 

[......짐작가는 바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뭐...?"

 

곧, 그렇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눈동자에 힘이 돌아왔다.

 

[지크하트님이 찾고 계시는 지구라는 행성은 앨리스의 지식속에만 없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침묵의 기간을 빼버린다면, 앨리스의 나이를 인간의 것으로 환산ㅡ, 겨우 18년 입니다.]

"그말은..."

[네. 아직 앨리스의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것일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솔깃하고 희망이 넘치는 그런 말은 아니였지만, 적어도 마음속으로 피어오르려는 '절망'이라는 감정을 멈춰주었다.

곧, 안도의 한숨과 함께 쓴웃음을 지었다.

 

'그럼... 사람을 찾아 나설 수 밖에 없으려나...?'

 

천천히 몸을 일으켜, 두 발로 지탱하며 섰다.

 

"그런데, 너의 몸은 어디에ㅡ"

 

문뜩 든 의문에 소년은 입을 열었지만, 어제 보여진 앨리스의 모습이 떠올라 얼굴을 붉힌다.

 

[지크하트님, 심박수가 비정상적으로ㅡ]

"그건 말 안해도돼!"

 

혼내버렸다.

 

[...네. 앨리스는 지크하트님의 오른쪽 팔에 원형의 형태로 걸려있습니다.]

"그런것도 가능해?"

 

감탄하는 표정으로 오른팔을 자신의 눈앞에 들어올리는 소년.

 

[네. 지크하트님의 기억속에서 자주 이용하시던 것을 찾아내어ㅡ]

"ㅡ뭐..?"

 

ㅡ두근.

 

'설..마'

 

서둘러 오른손의 반 이상을 덮고 있는 긴소매를 걷어 올린다.

그리고 드러나는, 하얀 피부에 걸린 하나의 '밋밋한 검은 팔찌'.

뿌득.

강하게 마찰을 일으키며 어금니가 맞물린다.

 

"왜 하필 이걸..!"

[네?]

"......부탁이야.. 다른걸로 해줘."

 

짜내듯, 내뱉어진 목소리.

 

[...네. 그럼 '검'의 형태로 돌아가도 될까요?]

"응, 그렇게 해줘."

 

팔에 걸린 팔찌는 한차례 붉게 빛나더니 길다란 실루엣의 모형으로 바뀌어 손에 쥐어진다.

 

"고마워."

 

조그맣게 지크하트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잘 모르겠지만, 죄송합니다.]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

그럼에도 소년은, 원만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니야, ...그래도 왠만하면 내 기억은 들여다보지 말아줘."

[네. 알겠습니다.]

"자~ 그럼, 여기서 가장 가까운 마을이ㅡ"

 

지크하트는 쥐어진 검을 아래로 잡고 등 뒤로 돌리어 수직으로 세우고는 입을 연것과 동시에 두 눈으로 붉은 빛을 띄웠다.

 

"알게온 던전... 가장 가까운 곳은... 아토스인가?"

 

한 박자 쉬고는, 곧, 굳은 결심과 함께 말을 이어붙였다.

 

"그럼, 아토스로 가자."

[네. 지크하트님.]

 

*****

 

상공에서의 하나의 시선이 기다란 검을 든 검은머리의 한 소년에게 맞추어진다.

그것의 주인은 조그마한 미소를 띄우더니, 절벽의 중앙에 뚤려있는 하나의 동굴을 향해 손가락을 뻗었다.

손가락을 감싸는 불길한 기운.

그것은 절벽의 중앙에 위치한 동굴안의 거대 생물체의 몸에 스며들었다.

ㅡ몸부림.

거대 생물체가 강하게 울부 짖는다.

 

*****

 

기다란 검을 자신의 등에 기대 놓고, 자리를 떠나려는 한 소년.

하지만 그런 소년의 목덜미를 불길한 기운이 강하게 훑고 지나간다.

 

[지크하트님.]

"...응, 이건.. 대체.."

 

발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 보자ㅡ

천둥ㅡ

그야말로 맑은 하늘에서의 날벼락이였다.

 

"그워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울려퍼지는 맹수의 포효.

하지만 그보다 더한 패기와 고귀함 느껴진다.

그 분노가, 그 괴로움이 느껴지는 포효가 이 곳을 떠나려 방금 한발짝 내딛은 지크하트의 고막을 강하게 울렸다.

 

"저녀석은.."

 

상공을 바라보자, 거대한 하나의 새ㅡ 드래곤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것은 강하게 내리쬐는 해를 가리며 거대한 그림자를 땅에 드리고, 난폭한 날개짓과 함께 공중에서 목적없이 배회했다.

그러던 중ㅡ 공중에서 맞부딪히는 서로의 시선.

그와 동시에 드래곤의 날개는 접히며 그대로 지크하트의 수직 선상에서 빠르게 낙하한다.

하지만 지크하트는 움직이지 않은 채, 그저 등 뒤로 쥐어진 칼을 제대로 고쳐 잡고, 붉게 빛나는 눈으로 은빛 비늘을 자랑하는 드래곤의 붉은 눈에 초점을 맞추었다.

 

"최상 클래스ㅡ 클랜 드래곤... 속성 불과 기후조성... 단단한 은비늘... 구조는ㅡ"

[지크하트님.]

 

ㅡ쿠우웅.

진동하는 땅.

그와 함께 흙안개가 자욱히 일어나며 시야를 가린다.

ㅡ싯

흙안개로 뒤덮인 땅으로부터 15m정도 떨어진 상공에서 한 실루엣이 그림자의 잔향을 남기며 떠올랐다.

 

"구조는ㅡ 일반 동물이랑 별 다르지 않네... '기(氣)'는 통하는 거였잖아..."

 

중얼거리듯 조용히 읊었다.

 

[위험합니다.]

"괜찮아. 앨리스의 쉴드도 있고."

[그래도ㅡ]

"ㅡ나중에!"

 

그 순간, 절벽 주위의 땅을 뒤덮은 흙안개가 걷혀지면서 그 중앙을 뚫고 붉은 빛덩어리가 쏘아올려졌다.

 

"...드래곤 브레스...800콜스ㅡ라면.. 섭씨 1300도... 처..천삼백..?!"

 

그 순간에도 붉은 빛덩어리는 빛의 꼬리를 길게 늘어뜨리며 지크하트를 향해 빠르게 나아갔다.

 

"읏!"

'공공상도!'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거대한 붉은 구슬을, 지크하트는 자신의 발바닥 아래 모은 빛의 입자를 밟고는 좌상향으로 도약하며 회피했다.

 

"앨리스! 저 온도ㅡ 버틸 수 있어?"

[지크하트님이 말씀하시는 '섭씨 1300도'가 어느정도의 '뜨거움' 인지 잘 모르겠지만, 800콜스라면 가능합니다.]

"충분해!"

 

그렇게 외친 지크하트는 공중에서 반바퀴를 돌더니 머리를 밑으로 향한다.

그리고는 위로 올려진 다리를 살짝 굽히더니, 또다시, 자신의 발바닥에 모이는 빛의 입자를 박차며 그대로 하강했다.

ㅡ목표는 드래곤.

 

"그워어어어어어어어어어!"

 

드래곤은 자신을 향해 날라오는 한 실루엣을 향해 강한 분노를 표출한다.

ㅡ잇달아 커다란 두 날개를 양쪽으로 넓게 펼치며 그 안에 막대한 공기를 모아 아래로 내려친다.

부웅ㅡ 하고 떠오르는 거대한 드래곤의 신장.

ㅡ바로 밑으로 조그마한 그림자 하나가 착지한다.

 

"읏, 빠르잖아..!"

 

다시 일어난 흙안개에 가려진 시야.

지크하트는 왼팔로 입을 틀어 막은 채 상공을 바라보았다.

서로의 사이에 흙안개를 경계로 드래곤의 날개가 넓게 펴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끝을ㅡ 날카롭게 새운다.

 

[이 이상은 위험합니다.]

"알지만... 그래도 저녀석..!"

 

내려쳐지는 공기.

ㅡ시시시싯!

마치ㅡ 칼날이 공기를 가르는 듯한 소리와 함께, 무수한 바람의 날이 흙안개를 베어내며 빠르게 내려쳐진다.

 

"원상홍월장(圓上紅月奬)!"

 

흙 안개 속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1.5m나 되는 장검을 수평으로 한바퀴 빠르게 휘두른다.

그와 동시에 한 점을 중심으로 흙안개와 함께 사방으로 모든 공기가 강하게 밀리며 반 구형의 막을 형성했다.

상쇄되는 바람의 날.

ㅡ위험은 지나갔다.

하지만ㅡ

 

"...쿨럭"

 

모래바닥에 흩뿌려진 붉은 액체.

지크하트는 붉은 피가 뿜어져 나오는 입가를 소매로 닦아내며 걷혀진 흙안개의 중심에서 주저앉아버렸다.

 

[지크하트님. 괜찮으십니까]

 

이럴때 마저도 여전히 차가운 목소리에 쓴웃음을 자아낸다.

 

"읏... 아직 큰 기술은... 역류를ㅡ"

"ㅡ그워어어어어어어어어어!"

 

잠깐의 쉴 시간도 주어지지 않았다.

 

[지크하트님. 텔레포트를ㅡ]

"..미안, 저녀석 좀 구해줘야 할 것 같아."

 

ㅡ그렇게, 자신에게 다짐하듯 내뱉으며 바라본 상공에는 크게 벌려진 드래곤의 입안에 붉은 입자가 모여 이루어진 거대한 구의 모습이 보였다.

 

"간다!"

 

드래곤의 입에서 붉은 집합체가 쏘아 내려짐과 동시에 발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와 함께 바닥을 박차며 수직상승한다.

하나의 총알이 되어 과녁을 향해 빠르게 나아가는 빛덩어리.

ㅡ밑으로 내려진 1.5m나 되는 장검이 발밑보다 아래서부터 날카롭게 공기를 가르며 빠르게 끌어올려진다.

쿠우우우우우웅.

충돌.

그 순간, 붉은 집합체는 반으로 갈라짐과 동시에 지크하트를 중심으로 양옆으로 퍼져 지나갔다.

하지만ㅡ 뚤어진 과녁에도 불구하고 드래곤을 향해 여전히 줄어들지 않은 빠른 속도로 수직 상승한다.

시이이이이잇ㅡ!

공기를 가르는 날카로운 마찰소리.

그것은 드래곤을 향해 나아갔다.

 

"그워어어어어어어어어!"

 

다시 울려퍼지는 포효.

그 순간, 드래곤의 한쪽 날개가 강하게 내려쳐졌다.

ㅡ쉬익.

공기의 덩어리가 강하게 허공을 때리고, 그와 동시에 드래곤의 신장이 매끄럽게 옆으로 밀려나간다.

그렇게, 무서운 속도로 상승하던 조그마한 빛은 허공을 찔렀지만ㅡ

하지만, 나아가는 빛, 즉, 지크하트는 공중에서 반바퀴를 돌아 벡터의 궤도를 아래로 맞추고 위를 향해 들어올려진 두 다리 아래 생성된 빛의 입자들을 사뿐히 밟았다.

ㅡ드래곤을 향해 강하게 발밑의 입자를 밀어낸다.

하강.

ㅡ더해진 중력의 힘을 실어 칼날의 측면으로 강하게 내려친다.

까아아앙ㅡ

 

"그워어어어어어어!"

 

드래곤의 목이 부자연스러운 방향으로 휘어짐과 동시에, 배를 드러내며 하강한다.

하지만ㅡ

그 사이로 보이는 붉은 눈동자에는 여전히 '분노'가 사라지지 않았다.

ㅡ오싹.

뒷덜미로 느껴지는 엄청난 감각에 무심코 시선을 위로 향한다.

ㅡ싸이클롭스.

그 맑던 하늘은 온데 간데 없었고, 오직 흑색 구름과 또 그것으로 조성된 나선형의 폭풍, 그 가운데 폭풍의 눈과도 같은 곳, 그것은 지크하트의 상공에 거했다.

ㅡ창백한 푸른 빛.

ㅡ전격.

그 경험이, 당혹감으로 마비되어버린 사고보다도 먼저, 움직였다.

손에 쥐어진 '검'을 저 구멍사이로 던진다ㅡ

ㅡ파지직!

그 순간, 지크하크를 향해 쏘아내려진 수십개의 전격의 창은, 궤도를 바꾸어 던져진 피뢰침을 격추했다.

거미줄 처럼 얽매어진 창백한 줄기를 바라보며 한순간 멍해져 버렸지만, 곧, 억지로 그 방향을 거대 생물체로 향했다.

ㅡ이미 크게 벌려진 입속으로 모이는 붉은 입자들.

 

'칫'

 

지크하트는 그런 드래곤의 행동에 혀를 차면서 왼손을 몸 뒤쪽으로 잡아 당겼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쥐어진 주먹에서 검지손가락 하나만이 천천히 펴지며 날카로운 아지랑이를 피워낸다.

 

'미안!'

 

ㅡ대기에 조그마한 구멍을 뚫는다.

 

"관수일통!(貫手一通)"

 

수직으로 쏘아내려진 하나의 점.

그것은 기다란 직선의 빛의 잔향을 그리며 드래곤의 몸을 뚫고 바닥에 깊은 구멍을 찍어내었다.

 

"키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날카롭게 울려퍼지는 비명.

입 주위로 구형을 이루던 입자들이 흩어지며 사라졌다.

ㅡ그러나, 아직.

그 비명속에서 검은 실루엣은 중력에 몸을 실으며 드래곤의 배위에 올라탄다.

ㅡ대기에 기를 싩는다.

 

"천근추(千斤錐)!"

 

주위의 모든 대기가 무거워지면서, 드래곤의 하강 속도에 가속감이 붙어 더욱 빨라진 속도로 공기를 가르며 낙하한다.

ㅡ쿠우우웅

강하게 울리는 땅ㅡ

또 다시, 흙 연막이 싸움의 종전을 알리듯 피어올랐다.

 


ㅡ푹.

맑은 하늘, 그 상공에서, 기다란 검 하나가 그대로 떨어져 땅 깊숙히 박혔다.

정적ㅡ

시간이 흐르며 걷혀지는 흙안개 속에서 움직히는 조그마한 실루엣.

 

"후우우.."

[괜찮으십니까.]

"응. 그나저나.. 이녀석을 어쩌지..?"

 

그 실루엣, 지크하트는 심호흡과 함께 은빛의 거대한 물체에서 내려와 '천근추'로 인해 음푹 파여진 땅에 착지했다.

무언가를 찾는 듯 두리번거리더니, 곧, 조금 떨어진 곳에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반 이상 땅 밑 깊숙히 박혀버린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렇게 떨어지 곳에서도 머릿속으로 울리는 앨리스의 목소리에 '이것이 영혼의 회선이란 건가?' 하며 납득 했다.

살짝 끄적이며 붙잡은 검 손잡이.

ㅡ파짓.

 

"으앗!"

 

창백한 줄기가 손을 감싸기에 기겁하며 방금전에 있었던 '현실' 같지도 않은, 이제는 맑아져버린 하늘을 바라보니 더욱, 믿기지않는, 그런 '현실'에, 체온이 확 내려가는, 오싹 한 체험을 해야했다.

문뜩 앨리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미안..."

[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이해 할 수ㅡ]

"ㅡ아, 아니야"

 

왠지 길어져버릴 것만 같은 느낌에 서둘러 검을 뽑아내고, 도망치듯, 어느새 걷혀진 흙안개 사이로 보이는 은빛의 드래곤 가까이로 발걸음을 향했다.

미동조차 없는 걸보니 정신을 잃은 것 같았다.

 

"어디ㅡ 문혈과, 관혈이..."

 

등뒤로 거꾸로 검을 짊어진체, 붉게 변한 눈과 함께 오른손으로 턱을 쓰다듬으며 바닥에 짓눌려진 거대한 물체를 가까이 들여다 보고는, 오른손을 턱에서 떼고는 두손가락을 핀 상태에서 드래곤의 신장 몇 곳을 꾸욱 눌러준다.

 

"이정도면..."

[무엇을 하신 겁니까?]

 

머릿속에서 울려퍼지는 목소리에 다시 턱에 손을 올렸다.

 

"...음...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천천히 자취를 감추는 두 붉은 눈동자.

 

"...그러니까... 기가 다니는 길을... 짓눌...르기 보다는 막..다는 느낌인데... 아ㅡ 기는.. 몸 안의 단전을ㅡ...."

 

갑자기 머리가 아파오기에ㅡ

 

"그냥 기분좋게해준거야"

 

ㅡ라는 말로 대답해버린다.

 

[...그렇습니까.]

"으, 응. 그러니까 묻지 말아줬으면 해..."

[네]

"자~ 그럼... 가자!"

 

그대로 밝은 미소와 함께 드래곤으로 부터 등을 돌린다.

알 수 없는 뿌듯함에 자연스럽게 풀어지는 입가는 어쩔수가 없었다.

 

[네? 하지만 저 드래곤은ㅡ]

"ㅡ괜찮을 거야"

 

자신있게 대답했다.

아무런 근거도 없었지만, 어쩐지, 저 드래곤과는 언젠가는 다시 만날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았다.

감, 이랄까.

 

[......네.]

 

그것을 느꼈는지, 앨리스는 더이상의 말을 붙이지 않았다.

 

"어디보자... 아토스가 어느 방향이더라..."

 

곧, 몸을 위아래로 밀어내며 기지개를 피는 지크하트의 눈동자가 붉은 빛을 발했다.

 

"이쪽...이 맞구나. 그런데.. 2켈리는 어느 정도지?"

[2켈리를 지크하트의 살던 세계의 것으로 환산하면ㅡ 약 204km입니다.]

 

2켈리 -> ?킬로미터로 치환식을 세우는 소년보다 앞서, 앨리스가 선수치며 말했다.

 

"그렇게 멀어?!"

[멀..은 겁니까?]

"멀..지 않아?"

 

정적.

어딘지도 모를 이세계에서까지, '한국'의 땅 면적이 작다는 사실을 돋보여야 하는 것일까.

의미없는 한숨이 흘러나왔다.

 

[네.]

"응."

 

또 다시 조성되어버릴 것만 같은 어색한 정적.

그 전에 먼저 지크하트가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아까전에 '텔레포트' 어쩌고 하지 않았어?"

[네.]

"그거 사용하면 한번에 갈수 있지 않아?"

 

소설에서 보아왔던 '텔레포트'라는 것과 같은 것이라면, 분명 그럴것이다.

 

[네. 하지만 지크하트님의 마력으로는 일주일에 1번 단위로 밖에 사용할수 없음으로 비상시에 사용하는 것이 좋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내 마력이 어느 정돈데?"

 

아닐 줄 알면서도, 그 눈빛은,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

 

[스테이터스 급입니다.]

 

즉답.

 

"하급... 이네..."

 

밀려오는 한숨을 그대로 내쉬고는 무거운 발걸음을 움직인다.

 

[최하급 입니다.]

"그건 보정 안해도 돼!"

 

또 다시, 한숨이 나오려는 것을 꾹 참고, 문뜩 든 생각에 입을 연다.

 

"앨리스는 마법 못써?"

 

ㅡ무기한테 뭘 바라는 걸까, 라는 생각을 해버린다.

 

[저는 '무기'로 분류 되기 때문에 마력이 없습니다. 하지만 마력의 회선을 늘려 그 힘을 증폭시키는 것은 가능합니다.]

"결국.. 걸어가야되네.."

[죄송합니다.]

 

쨍쨍한 햇빛아래 걸어가는 남녀ㅡ

걸어가는 것은 한명이지만.

 

*****

 

상공에서의 하나의 시선이 검은 머리의 한 소년에게 맞추어 진다.

그리고는 더욱 잔혹한 미소를 지으며 큰 소리로 웃는다.

하지만, 가로막힌 뚫지못할 거대한 벽.

그 잔혹한 웃음 소리는 그 벽에 가로막혀 소년의 귀에 닿지 않는다.

하지만ㅡ

 

"...?"

 

소년이 그가 있는 상공을 적의가 가득한 시선으로 올려다 보았다.

 

"호오..."

 

확대대는 소년의 얼굴.

그 순간, 소년의 입이 천천히 움직인다.

그 입모양은ㅡ

 

"햇빛....이....뜨..거..워?"

 

얼굴이 굳어지는 시선의 주인.

 

"......"

 

ㅡ쿠웅

그 순간 소년의 세계가 강하게 흔들렸다.

 

[지진!?]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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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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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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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2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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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2/A:178]
AcceIerator
어떻게.... 이 양이 다 들어가는 걸까.......
2012-11-29 11:10:52
추천0
손조심
선 리플 후 감상
2012-11-29 11:19:17
추천0
[L:2/A:178]
AcceIerator
후 리플은?!
2012-11-29 13:31:58
추천0
[L:39/A:176]
EIucidator
하-; 지, 지렸소;;
2012-11-29 12:10:26
추천0
[L:2/A:178]
AcceIerator
음, 감사?! ㅋㅋ
2012-11-29 13:32:17
추천0
[L:12/A:574]
샘화
잘읽고 갑니다~ㅎㅎ
빨리 완치하시기를~!
2012-11-29 14:36:39
추천0
[L:2/A:178]
AcceIerator
감사합니다 ㅜㅜ
2012-11-29 16:59:14
추천0
[L:42/A:504]
라스트오덕
잘 읽고 갑니다!! 이번엔 양이 많은 느낌?!
2012-11-29 16:12:56
추천0
[L:2/A:178]
AcceIerator
너무 많나?!
2012-11-29 16:58:45
추천0
[L:23/A:416]
종이
난 저렇게 올리면 짤리던데;;
2012-11-29 16:40:50
추천0
[L:2/A:178]
AcceIerator
텍본으로 옮겨놓고 올리면 안짤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0kb도 거뜬
2012-11-29 16:59:05
추천0
[L:45/A:82]
쇼타콘
즐감
2012-11-29 18:08:56
추천0
[L:2/A:178]
AcceIerator
다행히다 ㅜㅜ!~
2012-11-29 19:11:45
추천0
[L:10/A:293]
이그니르
네, 잘보고갑니다.

역시 장편은 감상을 판단내릴 수가 없네요.
2012-11-29 19:49:31
추천0
[L:2/A:178]
AcceIerator
후아 ㅠㅠ 힘낼게요 ㅎㅎ
2012-11-29 20:11:57
추천0
혈랑
후아 좋나용 ^^ 역시 엘셀님 계속 직진 직진!!!
2012-11-29 23:27:54
추천0
[L:2/A:178]
AcceIerator
간다간다 직진!~
2012-11-29 23:31:12
추천0
[L:16/A:171]
Aira
4화도 빨리ㄱㄱ
2012-12-06 20:42:41
추천0
[L:2/A:178]
AcceIerator
ㅇㅋㅇㅋ ㅋㅋㅋㅋㅋㅋㅋ
2012-12-06 22:12:49
추천0
절검
잘 읽고가요 장편이네요 ~
2013-06-21 21:32:43
추천0
[L:19/A:547]
룰루
즐감
2013-06-23 01:53:52
추천0
AkaRix
잘보고갑니다
2013-07-24 20:39:54
추천0
케이카인
재밌게 보고 가요~
2013-08-11 17:08:36
추천0
Niter
잘 보고 가요~
2013-08-14 00:07:06
추천0
심플
잘 보고 갑니다!
2013-08-15 16:10:19
추천0
[L:8/A:221]
ShinobuOshino
잘 일고 갑니다~
2013-09-04 22:33:28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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