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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게이드 - S/F이지만 판타지는 아니다. 3화
AcceIerator | L:2/A:178
328/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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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3-0 | 조회 4,348 | 작성일 2012-12-06 11: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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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게이드 - S/F이지만 판타지는 아니다. 3화

남 주인공. 지크하트 ( 원본 : 머리 긴 키리토 @소드아트온라인 - 제가 그린 일러스트 보면 원래 이런느낌 아니였지만... 라노벨이니 이런느낌이 오히려 나을것같아서 이것을 썻습니다~)

여 주인공. 앨리스 ( 원본 : 작안의 샤나 @ 작안의 샤나 - 사실은 에리오 느낌으로 하려고했지만, 빨간 머리 에리오가 없기에 포기 ㅋㅋㅋ)

 

 

 

늦어서 죄송합니다...ㅜㅜ 

재밌게봐주셔요.

요즘 연재작가란 사람들 모이는 것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저도 요즘 개인공간 기타 연습하느라 다른 소설 볼수 없다는게 ㅜㅜ

죄송해요...

주말에 몰아서 볼려고합니다.

다른 연재작가님들 정말 죄송해요.

그래도 힘냅시다 ㅎㅎ 

 

 

 

 

 

 

 

 

 

 


 3. 
 
 
 
 
 
 
"즉, 너의 말은, 계약한 우리 사이에 강한 공명이 이루어져 있고, 그것의 표시가 이 인장이다, 이말이지?" 
 
중천에서 '동쪽'으로 조금 움직여진 태양 아래, 어울리지 않는 복장의 한 소년이 혼잣말로 목소리를 울리며 북적거리는 길을 걸어가고 있다. 
너비는 조금 비좁을 정도 였지만, 그 길의 가에 세워진 상가들이 빽빽하게 자리잡고 있어, 꽤 넓은 듯한 느낌을 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그 사이를, 막힘없이 유유히 지나가는 한 소년, 지크하트. 
붉은 빛깔의 건틀릿에 반쯤 가려진 오른손으로 턱을 어루어만지며 그 앞으로 들어올려진, 왼팔의 손등에 위치한 붉은 장미모양의 인장을 내려다 보았다. 
 
[네.] 
 
그 머릿속으로 울리는 목소리. 
물론, 지크하트라는 이름을 가진 소년의 머릿속 한정이지만. 
 
"그리고 이 인장의 크기가, 너와 나 사이의 공명의 힘을 나타내는 것이고." 
 
주위로부터 쏟아지는 시선을 깨닫지도 못한채 위 아래로 고개를 끄덕인다. 
 
[네.] 
 
지크하트는 하아 한숨을 쉬더니 애꿎은 상공을 향해 얼굴을 찡그렸다. 
길다란 두 팔을 하늘로 쭉 뻗으며 기지개를 피고, 그대로 접어 깍지 낀 두손으로 자신의 뒷목을 감싼다. 
 
"..지식은 알아도 이해가 되질 않으니.. 이래가지곤 말짱꽝이잖아..." 
 
말 그대로, 지식은 알아도 이해불능이였다.
마치 수학 공식이나 법칙을 암기해서 문제는 풀수 있게 되었지만 '어째서' 인지는 모르겠다, 라는 느낌이랄까.
다시 한번, 하지만 이번엔 흰 벽돌로 된 타일이 깔린 바닥에 살짝 삐져나온 돌부리를 걷어차며 한숨을 내쉰다. 

ㅡ『아토스』.
아크릴드 대륙의 남서쪽에 위치한 도시.
지크하크는 그 도시의 중앙 광장 길을 걷고 있었다. 
이 좁고 북적이는 길을 따라 시선을 옮기니 저 앞으론 거대한 천사의 모습과 너무나도 흡사한 형태의 석상이 보였고, 그것의 뒤로는 석상보다 조금 작은 규모의 성 하나가 보였다.
아무래도 이 '이세계'라는 곳은 소설안의 세계와 별 다르지 않는 듯 싶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위화감은 점점 더해져만 갔고, 마치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고 진지하게 고민해볼정도로 현실성이 결여되어지려고만 했다.
이 곳이 꿈이 아닌지 확인이라도 해보려는 듯, 다시 한번 바닥에 삐져나온 돌주리를 걷어차준다.
그러나ㅡ 역시 이 느낌은 진짜다.
아니, 이미 3일이나 지난 지금 현실성을 찾기엔 이미 늦은감이있다.

"...고민할 시간 없다고..."

조용히 자기자신을 꾸짖어 주고는, 곧, 아직도 이해가 필요한 이 '세계'의 '법칙'에 설명을 요구한다. 

.
.
.

"비켜!" 
 
쿠당탕탕! 
열심히 생각에 빠진 한 소년으로부터 20m정도의 전방에서 들려오는 소란스러운 소리. 
 
"아이고오ㅡ 죄송합니다.." 
"이 늙은 것이....!" 
 
북적거리는 거리의 중앙에서 들리는 난폭한 남성의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이어진 조그마한 타격음과 함께 북적임이 줄어든다. 
퍽. 
 
"크아악..." 
 
노인의 괴로운 신음소리가 차갑게 식어버린 분위기 속에서 옅게 울렸다.
잇달아, 공중에서 큰 궤도를 그리며 붉은 액체가 흩어지듯 선회하며 바닥 위로 흩뿌려졌다.
 
"칫"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뻗힌 머리의 남성은 자신의 발에 차인 한 노인의 튀기는 핏방울에 혀를 차주고는, 깔보던 시선을 앞으로 옮기며 거만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그 발걸음이 향하는 곳에는 팔짱을 끼고 무엇인가를 혼자 열심히 중얼거리는 한 소년이 있었다. 
 
"그러고보니 앨리스, 너 인간으로 형체화.... 가능하지 않았어?" 
 
하지만 그 물음에 들려오는 대답이라고는 없었다. 
그럼에도, 그 소년은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며, 다시 말을 잇는다. 
 
"아니, 그게 아니라, 형체화가 가능하다면 살짝 무게감에서 벗어날수 있지 않을까 해서... 게다가 머리속에서 직접 울리는 느낌도 익숙해 지기 힘들어서 말이지..." 
 
팔을 감싸며 햇빛에 반사되어 밝은 붉은 빛을 띄는 건틀릿을 내려다 보며 말하는 소년. 
다른사람이 보기에는 드문 광경중 하나였을 것이다. 
실제로 주위의 사람들은 이상한 사람을 보는듯한 눈빛을 보냈고, 그 중에는 동정의 눈빛까지 중간중간 섞여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그보다 조금 앞에, 뻗힌 머리의 난봉꾼은 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뒤로 조금씩 밀리며 자리를 비켜주는 사람들 사이에서 천천히 소년과 가까워지고 있었다. 
 
"아니 애초에, 크기가 작아지면 그에 맞게 무게도 줄어야하는게 정상인데... 팔찌나 건틀릿이나 검이나, 무게가 다 같잖아..." 
 
조그마한 한숨을 내쉬며 소심하게 불평한다. 
ㅡ툭. 
건틀릿을 내려다보며 살짝 숙여진 머리 위로 전해지는 푹신한 감촉. 
그에, 소년, 지크하트의 머리가 천천히 들어올려졌다. 
 
"응?" 
 
자신보다 머리 하나정도 더 커보이는 남성이 자신의 앞을 가로 막고있는 모습에 살짝 의아하단 표정을 띄운다. 
그 남성이 등지고 있는 햇빛에 의해 지크하트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웠고, 지크하트에게는 그 남성의 얼굴이 보이질 않았다.

'다가오지 못하도록 중근의 기를 펼쳐놓았는데... 그렇다면...'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말. 
 
"무슨일 있으신가요?" 
 
하지만 지크하트의 물음에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너무나도 강하게 빛을발하는 햇빛을 뒤로 한탓인지 보이지 않는 표정속에서, 조금씩 부들부들 떠는 것만이 눈에 비추어졌다.
 
'얼굴이 안보이잖아...' 
 
곧, 붉은 빛을 발하며 붉게 물드는 칠흑색의 눈동자. 
빛의 영향을 무시하는 만큼, 남성의 얼굴은 더 명확히 보였다. 
하지만, 지크하트의 표정에는 더욱 의아하단 빛을 띄어질 뿐.
 
'...왜...?' 
 
붉어진 시야속에 비춰지는 분노의 표정. 
그리고, 천천히 일그러진 얼굴속에서 살짝갈라진, 보기싫은 입술이 천천히 움직인다. 
 
"...지금 누구의 길을 막고있다고 생각하는거냐..?" 
 
이 남자가 멈추어선 것은, 지크하트에게 볼일이 있어서가 아니였다. 
다만, 하늘을 찌르는 자존감에 자신이 다녀야 할길을 당연하다는 듯이 걸어나갔을 뿐. 
어느새 가라앉은 듯한 분위기에 지크하트는 붉은 빛을 눈에서 지우고, 그대신 칠흑색의 눈동자를 통해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남성의 뒤 쪽을 머리를 빼곡히 내밀어 살펴보았다. 
하나같이 경악의 표정. 
그리고 그들 중에, 쓰러져 있는 한 할어버지가 눈에 띄었다. 
바닥에 지져분하게 흩뿌려진 피. 
아직도 점점 범위를 넓히며 흘러나오고 있었다. 
시선은, 할아버지에게서 이어지는 핏자국이 얼핏 보이는 발자국을 따라, 자신의 앞에 있는 남성의 신발로 옮겨진다. 
 
"저거.. 당신이 한거에요..?" 
 
이미 뻔한 사실을, 자초하여 물어본다. 
 
"하...? 어디서 평민주제에 이 샤르크님에게ㅡ" 
 
그 물음에 답하는 남성은 의아함을 띄우는 표정에 비웃음을 더한다. 
그러더니, 천천히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핏물이 살짝 묻어있는 신발을 거쎄게 앞으로 들어올린다. 
 
"ㅡ질문을 하는 거냐!" 
 
그와 동시에 힘이 실린 목소리가 거리를 울렸다. 
하지만ㅡ 그 우렁찬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우하단에서 좌 중단으로 차올려진 발은 허무하게도 허공을 가른다. 
 
"회." 
 
조용히 읊어진 한마디와 함께 잔향을 남기며 샤라크라는 남성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고작 1초 남짓, 들리지 말아야할 목소리가, 있을수 없는 방향에서 그 남성의 귀에 들려왓다. 
 
"할아버지, 괜찮으세요?" 
 
어느새 남성으로부터 15m나 떨어져, 바닥에 누워있던 할어버지의 상체를 한팔로 끌어안으며 일으키는 지크하트. 
이어서 들려오는 신음소리에 ㅡ까득 이라는 소리를 어금니 사이에서 울리며, 오른손을 들어 투명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두손가락을 핀 상태로 할아버지의 오른쪽 어깨보다 조금 낮은곳과, 심장보다 조금 윗부분을 눌렀다. 
느리지만, 차츰, 할어버지의 입에서 흘러나오던 피의 줄기가 얇아지기 시작했다. 
주위의 사람들로부터 들려오는 "방금 뭐지?"나, "텔리포트 아냐?"라는 소리를 가볍게 흘려주고는 할아버지를 양손으로 끌어안아 들고는 너저분하게 파괴된 상점의 벽에 상체를 기대게 하여 편하게 앉힌다. 
한쪽 무릎만을 꿇은 채 다른 쪽 무릎에 올려진 손을 강하게 쥐며 몸을 일으키는 지크하트. 
숙여진 얼굴을 어두운 그림자가 덮었다. 
 
"...왜 그러신거죠...?" 
 
그 목소리의 방향은 어느새 바로 뒤로 돌아온 남성에게 맞추어졌다. 
하지만 그 당사자는 그 물음에 답을 하기보다, 얼굴에 더욱 흉악한 분노를 담으며 쥐어진 오른손을 들어올려 소년을 향해 강하게 내리치려 했다. 
하지만 그 전에, 가느다란 선이 돋보이는 기다란 지크하트의 검지가 동그라한 빛을 뿜으며 마찬가지로 가느다란 목을 덮은 두꺼운 천을 내리고, 그대로 드러나는 흰 피부의 측면을 살짝 누른 채ㅡ 
 
"ㅡ꿇을지어다." 
 
쿠우웅 
털석ㅡ 
힘없이, 실이 끊어진 인형과도 같은 모습으로 그대로 앞으로 쓰러지더니, 그의 무릎이 바닥에 거칠게 닿으며 부딪힌다. 
 
"아...아아...?" 
 
일그러졌던 그 얼굴은 이내ㅡ 경악에 어울리는 표정이 되었고, 그 속에서 낮은 신음소리를 흘러 나왔다. 
그리고ㅡ 그것이 지크하트의 시선에 포착된 순간, 칠흑의 눈동자가 매서운 눈빛과 함께 살기를 내뿜기 시작한다. 
 
[....지크하트님?] 
 "사과해." 
 
낮게 깔린 목소리. 
 
"너...내...내가 누군지 알고나 하...하는ㅡ" 
"ㅡ그건 내 알바 아니고, 할아버지께 사과해." 
 
지크하트의 입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올때마다 조금씩 대기가 짓눌려, 그 무게를 더해갔다. 
조금씩, 불쾌한 소리를 내며 죄어오는 그 느낌에, 공포에 사로잡혀 몸을 덜덜 떨기시작했다.
하지만ㅡ 
그 감정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높은 자존감을 앞세워 뱉지 말아야할 단어를 내뱉어 버렸다.
 
"가...감히..!! 평민... 이....이 평민 '계집' 주제에!!" 
 
정적ㅡ 
순간, 주위를 둘러싼 공기가 싸늘해진다. 
그리고 그 중심의ㅡ 
지크하트의 얼굴에 어두운 기운이 감돌았다. 
보이지 않는 표정. 
그 어둠 속에서 두 개의 빛이 샤르크의 눈에 반사되어 그 수경막에 나타난다. 
오싹ㅡ 
 
"히이이이익..! 누...누구 없느냐..!!!" 
 
흔들리는 눈동자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움직이는 입을 열어 큰소리로 외친다. 
정적ㅡ 
그 속에서, 천천히 낮추어지는 지크하트의 허리. 
자신의 앞에서 덜덜 떠는 남자의 시선에 눈을 맞추려 한다. 
하지만, 그 행동은, 잠시후에 들려온 목소리에 멈추어졌다. 
 
"무슨 소란이냐!" 
 
굵은 남성의 목소리. 
그것에 이어, 십여개의 발소리가 서서히 커지며 들려왔다. 
저 멀리 보이는 태양의 빛을 반사하는 중장비를 갖춘 군사 여럿. 
점점 다가오더니,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한 남성의 모습에 속도를 높이기 시작한다. 
 
"샤르크 도련님!" 
 
그들 중에 제일 앞의, 지휘관으로 보이는 푸른 갑옷의 한 남성의 목소리가 거리를 가득 채웠다. 
그 목소리에, 샤르크는 부자연스럽게 떨리는 입술로 억지로 비웃음을 지어내며 갈라진 목소리로 외친다. 
 
"푸..푸..푸하하하! 너..너는 이제 사형이다! 뭣들 하는 거..거..것이냐! 빠..빠빨리 이녀석을 구속하지 않고!!" 
"네! 도련님!" 
 
그 무리는 철컥거리며 숙련된 움직임으로 지크하트의 주위를 둘러싸더니, 그 중 맨 앞에 있던 지위관으로 보이는 사람이 지크하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널 폭행혐의죄로 구속한ㅡ!" 
 
이곳에서도 인가ㅡ 지크하트는 얕게 중얼거렸다.
말 뿐만인 법률. 
구실. 
어디에서나, 과거든 현재든 다를 것은 없었다.
그러나, 이제 그건 어찌되든 상관없었다.
ㅡ'계집'이라고?

"ㅡ앉아." 
 
곧바로 낮게 깔린 중저음 울려퍼졌다. 
쿠우웅ㅡ 
그 순간, 중장비의 십여명의 몸이 서서히 대기에 짓눌려, 삐걱거리며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ㅡ겨우 2초 
겨우 2초 만에 모두의 몸에 '말'의 족쇄가 채워진다. 
 
"이..무..무슨..!" 
 
꽤 정교하게 만들어진 푸른 철제 투구 속에서 울려퍼지는 굵은 목소리. 
하지만, 그 목소리는 가볍게 무시되고, 지크하트는 다시 허리를 낮추며 자신의 앞에 꿇려진 남성과 눈높이를 맞추었다. 
히죽 하고 올라가는 지크하트의 한 쪽 입꼬리. 
ㅡ웃었다. 
소년은, 웃었다. 
소년 나름대로의 표현 방법인듯, 그저 웃는다. 
물론, 그것의 공격력은 일그러진 얼굴의 몇배. 
 
"히..히이익.." 
 
겁에 질린 듯, 신음 소리와 함께 샤르크의 얼굴이 파래진다. 
아까보다, 확연히 달라진, 느낌. 
ㅡ제어장치가 부숴졌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부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국어책 읽는 듯한 웃음소리. 
그에ㅡ 
샤르크의 얼굴은 더욱 새파래진다. 
그리고, 그와 대조되어, 지크하트의 다른 한 쪽의 입꼬리마저 올라갔다. 
그 의미는 정반대지만. 
 
"히이이익..!! 미안!! 내...내가 사과할게!! 아..아니! 이..이게 아니라, 죄송합니다!!!" 
 
얼굴을 덮은 그림자 속에서 2개의 빛이 더욱 반짝거리며 빛을 발한다. 
 
"니가 잘못한건 한가지" 
"히이이익ㅡ 알았어!! 저 노인분께 사과할테니까!ㅡ" 
"...응?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생글생글 
지크하트의 발이, 천천히 샤르크의 살짝 벌려진 두 무릎사이로 이동한다. 
 
"니가 잘못한건 그게 아니잖아?" 
"...에...?" 
"기원각." 
 
쩌적ㅡ 
벌려진 두 무릎사이에 위치한 지크하트의 오른발이, 흰 벽돌타일을 짓누르며 5cm정도 박힌다. 
 
"흐..흐이이으아아아악!" 
"니가 잘못한 것은... 그게 아니잖아." 
 
목소리에 점점 힘이실린다. 
하지만ㅡ 
 
"모르겠어?" 
 
여전히 생글거리는 얼굴. 
 
"힌트 하나 줄까?" 
 
그에 샤르크의 얼굴이 위아래로 강하게 끄덕여진다. 
 
"나 남자." 
 
노골적인 힌트.
그 자신을 검지로 가리키며 말했다. 
 
"알겠어?" 
 
샤르크는 한순간 의아하단 표정을 지었으나, 곧바로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인다. 
 
"ㅡ두번 다시 모르는 사람의 성별을 맘대로 짐작해서 부르지마. 그 사람들의 고통을 니가 알어?" 
 
진심에서부터, 마음속 깊은 곳에서 부터 우러나온 목소리는, 살짝 떨리기 까지 했다. 
 
"알았지?" 
 
마무리는 상큼한 웃음으로. 
하지만, 그마저도 무섭다. 
 
"죄송합니다!" 
"응,응 알면 됬어. 그래도ㅡ" 
 
"ㅡ책임은 져야지?" 
 
ㅡ기원각이라는 속삭이는 목소리와 함께, 바닥에 균열이 생기며 새하얀 벽돌가루를 뿜어내어 연기를 생성했다. 
비명소리도 아닌, 들려오는 거품소리. 
그 속에서 보이는 실루엣 중 하나는 숙여진 상체를 일으키고는, 긴 두팔을 위로 쭉 뻗으며 기지개를 핀다. 
그 순간, 대기를 짓누르던 것이 사라짐과 동시에, 앉아 있는 십여개의 실루엣이 휘청거리더니 그대로 실이 끊으진 인형인 마냥 하얀 벽돌의 타일위에 쓰러지듯 눕혀졌다. 
그 중앙에서ㅡ 

"앨리스?" 
 
조용히 울리는 목소리. 
 
"저기.. 앨리스?" 
[네] 
 
한차례 대답이 없었지만, 지크하트의 머릿속에 앨리스의 대답이 들려왔다.
 
"음... 아까, 부르지 않았어?" 
[네. 불렀습니다만, 지크하트님의 분위기에...] 
"이제 괜찮아" 
 
무슨일이 있었냐는듯, 해맑은 미소를 짓는다. 
 
[네... 그럼, 한가지 질문을 해도 됩니까?] 
"응? 뭔데?" 
[지크하트님의 지식속에 없던 단어 입니다만, 계집이라는 단어의 뜻이ㅡ] 
"ㅡ앨리스?" 
[네.] 
"분위기" 
[...네] 
"자 그럼ㅡ" 
 
기억은 물론 지식속에서도 '그' 단어를 다시 지워버린다. 
 
"아, 그러고보니.." 
 
뿌옇게 가려진 시야속에서 눈을 가늘게 뜬다. 
우에서 좌로 옮겨지는 시선의 한쪽에, 앉아계시는 할아버지가 포착된다. 
어느새 정신을 차렸는지, 야윈 팔로 간신히 상체를 지탱하며 그저 휘둥그래 떠진 눈의 시선을 지크하트를 향해 고정되어 있었다. 
 
'아차...... 잊고 있었네...' 
 
지크하트는 서둘러 할아버지에게 달려가서 그 몸을 부축하여, 시야가 혼란해진 틈을 타, 할아버지의 조그마한 간이상점 안쪽으로 들어갔다. 
꽤나 비좁은 안. 
그 안에는, 부엌으로 보이는 정말 조그마한 장소와, 그와 1m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조그마한 침대 뿐이였다. 
지크하트는 문대신에 말려올려진 기다란 천을 풀어 먼저 출입문을 가리고, 할아버지를 침대에 눕혔다. 
 
"또 저질렀다..." 
 
조그마한 한숨이 섞인 목소리로 침대옆의 조그마한 의자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인 채 내뱉어진 한마디. 
그 모습에, 침대에 누워있던 할아버지는 한쪽팔로 상체를 지탱하며 힘겹게 벽에 등을 기대었다. 
그리고는 무언가를 말하려는듯 입을 열지만ㅡ 
바람소리만 새어 나올뿐,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그 소리에, 지크하트는 숙여진 고개를 들어 할아버지를 향해 시선을 옮기더니ㅡ 
 
"맞다....! 단혈을..." 
 
오른손에서 가느다란 두손가락을 핀상태에서 할아버지의 오른쪽 어깨의 하단부분과 심장에 상단부분을 가볍게 눌러준다. 
그제서야 거센 바람이 할아버지의 입에서 흘러나옴과 동시에 목구멍에서의 진동이 느껴졌다. 
 
"괜찮으세요?" 
 
바로 옆에 서랍밑에 놓여있는 치료용 상자로 보이는 것을 열며, 그곳에서 붕대와 소독약으로 보이는 것을 차례대로 꺼낸다. 
 
"저는, 괜찮,습니다만....... 실례지만 누구,신지..?" 
 
힘겨운 목소리. 
 
"말씀 낮추세요. 저는 그냥 지나가는 여행자랄까... 그렇다고 하기엔 너무 초라하지만.." 
"그럼.. 고맙네.." 
 
한숨을 쉬며 중얼거리는 지크하트를 향해, 눈살에 주름을 드러내며 웃는 할아버지. 
그것에, 지크하트의 얼굴에도 조그마한 미소가 서렸다. 

그렇게, 지크하트는 할아버지를 치료하는 겸,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할아버지 자신의 일부터, 가정사, 또 나라의 현황. 
마치 처음 만난 사람같지 않은, 그런 친근감을 느꼈다. 
오랜만에 느끼는 이 푸근함에 지크하트는 어딘가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아.. 그러고 보니, 가장 중요한걸..." 
"무엇이든 물어보아도 되네." 
 
조금 주저하는 지크하트의 손을 잡으며 따뜻하게 웃어준다. 
 
"혹시, 지구라는... 행성을 아시나요?" 
 
조심스럽지만, 가볍게 물어본다. 
황당스러워할 질문이었지만, 할아버지는 진지하게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으음...... 지구? 들어본적이 없다만... 애초에 다른 행성이라니... 별을 말하는겐가? 나같은 평민은...... 그런 거라면 미하단 제국의 중앙 성에 가보는게 좋을걸세. 그곳의 신성사분이라면 분명..." 
"그런... 가요..." 
"미안하네.. 도움이 되고 싶었네만..."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하는 할아버지의 반응에, 두손을 앞으로 내밀고 좌우로 휙휙 휘두르며 빠른 속도로 답을한다. 
 
"아..아니에요! 그저 다만, 또.......... 아 그래, 그, 거..걸어가야된다는 것이 조금..." 
애써 변명을 해본다.
그런 소년의 대답에, 할아버지의 얼굴이 휘둥그레졌다. 
하지만 이내, 커다란 웃음을 터뜨린다. 
 
"허허허, 오늘날 누가 그 먼거리를 걸어가나? 이 곳의 중앙에가면 텔레포테이션기구가 있다네. 아까도 느낀거다만, 너랑 이야기 할때는 꼭 이세계인과 대화하는것 같구나." 
 
그런 할아버지의 말을, 어색한 미소와 어색한 웃음 소리로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살짝 돌리며ㅡ 
 
"(앨리스)" 
[네.] 
"(텔레포테이션기구에 대해 알고 있었어?)" 
[커다란 텔레포테이션을 느끼긴 했었지만, 그런것이 있었다고는...] 
"(그렇다면 걸어가지 않아도 된다는 거지?)" 
[정확한 답은 모르겠습니다만, 저분의 말에 따르면, 가능할 것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휴.. 다행ㅡ)" 

ㅡ거울.
안도의 한숨이 다 내쉬어지기도 전에 방 한쪽 구석에 위치한 거울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안으로 비추어지는 지크하트ㅡ 와 비슷한 사람.
ㅡ머리카락은 허리 만치 길어져 있고, 그 눈매와 이목구미가 오목조목해져있는, 지크하트와 닮은 사람.
ㅡ그것은 '지크하트' 그 본인 이였다.

"엑...!?"

의도치 않게 흘러온 바보같은 소리.
그것도 그럴것이, 거울 안으로 비추어진 그 모습은 지크하트가 알던 그 자신의 모습과는 미묘하게 달라져 있었다.
ㅡ영락없는 '여자'의 모습이였다.

"...왜 그러나?"

들려오는 할아버지의 목소리에도 굳은 상태 그대로, 충격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었다.
ㅡ그러나

<찾아라!!!!!> 

화들짝.

"응?" 
 
밖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철제 신발소리. 
분명, 조금전에 들었던 군사들의 발소리와 유사했다. 
 
"설마......? 소년, 어서 도망가게나!" 
"네?" 
 
다급하게 외치며 힘겹게 몸을 일으키는 할아버지. 
천천히 출입문쪽으로 걸어가더니, 가리고 있는 천을 슬쩍 밀어 밖을 향해 눈동자만을 내놓은 채, 몇초간 그렇게 서있었다. 
 
<머리는 검은색에 조금 길다! 보고에 따르면 여자와 흡사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절대 놓쳐선 안된다!> 
"에?" 
 
지크하트가 멍청한 표정으로 가만히 있자, 할아버지는 조그마한 서랍에서 이것저것 챙겨 낡은 배낭속에 넣더니, 지크하트의 왼손을 끌어 침대의 뒤쪽의 조그마한 창문으로 안내한다. 
 
"어서 가게!" 
"네?" 
"저들이 너를 발견하기 전에, 빨리 도망치게!" 
 
정말, 긴박하다는 투로 말하는 할아버지에, 지크하트도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했다. 
 
"갈때, 이것도 가져가 주게나." 
 
다리 한쪽을 조그마한 창문에 밀어넣은 채, 들려오는 할아버지의 목소리에 시선을 옮긴다. 
 
"이건..." 
"여행할 때 필요한 조그마한 자금과 식량이라네." 
"이건 받을 수 없ㅡ" 
"ㅡ받아주게! 어서! 시간이없네!" 
 
배낭을 밑에서 던져 올려, 지크하트의 품에 안겨준다. 
그리고는 거의 떠밀다 시피, 지크하트의 몸을 밀어넣고는 무사히 바닥에 착지한 지크하트를 창문을 통하여 확인한다. 
 
"그대로 쭉 앞으로 숲속을 들어가다보면, 조그마한 오솔길이 보일걸세. 그 오솔길을 타고 올라가면, 저 위로 보이는 성의 동문이 보일거라네. 그대로 안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보이는 커다란 석상이 바로 텔레포테이션 기구이니, 어서! 혹시나 해서 말하다만, 미하단의 중앙 도시는 도르쿠라네!" 
 
지크하트는, 할아버지의 긴박함에 허리를 낮게 숙이며 인사하고 바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ㅡ' 
"소년! 이름이 어떻게 되나?" 
 
보법을 이용하려 자세를 잡는 도중, 갑자기 뒤로 들려오는 할아버지의 목소리에 앞으로 넘어진다. 
 
"으겍" 
"괘..괜찮나?" 
"괘... 괜찮아요, 우우... 제 이름은 '브즛'........이 아니라, '지크하트' 에요." 
 
바닥에 부딪힌 이마를 문지르며 울상지은 채로 자신을 소개하는 지크하트. 
하지만ㅡ 
 
"ㅡ뭐...라고..." 
 
지크하트라는 단어를 들은 순간, 할아버지의 표정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딱딱하게 굳어진 채, 주름잡힌 두 눈은 크게 떠졌고, 밖으로 나온 할아버지의 야윈 왼 팔은, 미미하지만, 떨리고 있었다. 
마치ㅡ 분노와 공포의 감정이 섞인듯한ㅡ 
 
"하..할아버지?" 
 
하지만, 들려오는 천진한 목소리에, 할아버지는 고개를 좌우로 몇번 흔들더니, 밖으로 내밀어진 왼팔을 소년을 향해 뻗었다. 
지크하트의 뺨에 느껴지는, 거칠지만ㅡ 따뜻한 손. 
느껴지는 온기에, 자기도 모르게 오른손을 들어 그 손을 감싼다. 
 
"자네가... 왜 그이름을 물려 받았는지, 나는 모르겠네. 하지만 아직 그 이름의 의미를 모르는 상태라면, 절대 다른 사람에게 그이름을 알려주어서는 안되네. 이건, 명심해주게나." 
 
지크하트는, 전혀 알아듣지 못할말에 고개를 살짝 기울였지만, 느껴지는 진지함에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천천히 떨어지는 할아버지의 손. 
강하게 한번 쥐고는 다시한번 허리를 낮추어 인사한다. 
 
"고맙습니다." 
 
그것에, 할아버지는, 아직 흔들리는 눈동자 남아있던 의심의 감정을 지운듯, 고동을 멈추고 주름을 지으며 따뜻하게 웃어준다. 
 
"조심히가게. 서둘러!" 
"네!" 
 
그대로, 과감히 뒤를 돌아, 쥐어진 낡은 배낭을 어깨에 걸치고, 자신이 가야할 방향을 바라본다. 
 
"정말, 고마워요 할아버지." 
'진!' 
 
느껴지는 가속감. 
어느새 붉은빛을 발하는 하늘아래 느껴지는 찬 공기가 얼굴을 쓰다듬으며 지나간다. 
그런 지크하트의 표정에 조그마한 웃음이 지어진다. 
가속하기 전에 들린듯한, 할아버지의 목소리. 
-힘내게 소년. 
그 말은, 너무나도 따뜻해서, 지크하트의 과거의 악몽까지 녹여주는 것 같았다. 
 
"앨리스" 
[네.] 
 
여전히 음율이 없는, 차가운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려퍼졌다. 
 
"텔레포테이션의 기척을 잡아줘." 
[네.] 
 
할아버지로 부터 벗어난지 10초가 지나자, 보이기 시작하는 오솔길. 
주위의 울창한 숲이 부자연스럽게 끊기며 나타난 황록색의 매마른 흙으로 덮인 좁은 길이 칠흑의 눈에 비추어진다. 
 
[지크하트님의 시야에 올리겠습니다.] 
 
앨리스의 목소리가 울린 순간, 지크하트의 눈동자 위에 가로 세로 16줄의 정사각형이 그려지고, 또 그 위에 지크하트의 현위치를 나타내는 붉은 광점이 정중앙에, 텔레포테이션 기구의 위치를 나타내는 푸른 광점이 좌 하단에 떠올랐다. 
 
"고마워" 
 
지크하트는 짧게 답하고는, 황록색의 길 앞에서 왼쪽으로 꺽어, 그대로 오르막길을 단숨에 오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황록색의 길이 점점 가늘어지더니, 끝에는 조그마한 덤불과, 그 앞에는 석제로 된 가로 세로 5m정도인 아토스의 동문인듯 보이는 것이 보였다. 
지크하트는 덤불사이로 머리만을 내밀어 좌우를 살펴,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아토스의 동문 넘어 보이는 거대한 천사모양의 석상의 존재를 확인하였다. 
 
"앨리스" 
[네.] 
"시야보정" 
[알겠습니다.] 
 
어두운 칠흑에서 붉게 빛을 발하는 눈동자. 
하지만, 여느때와는 다르게, 눈동자 안의 검은, 아니 이제는 붉어진 흑(홍)채에 흰선이 동그랗게 감싸이더니, 그것이 점점 커지며 눈동자 전체로 확장되었다. 
지크하트의 시야가 향하는 곳은 석상 옆에 세워진 나무판이였다. 
그 안에 써져 있는 알수 없는 언어들을, 바로 앞에서 보는 듯, 확장되어 보여졌다. 
 
"앨리스, 해석 부탁해" 
[네ㅡ ...텔레포테이션. 신성한 에리엘의 가호 아래..............(생략).............. 사용가능자. 누구나 가능. 사용법. 1.석상앞에 그려진 마법진 위에 몸을 위치한다. 2. '텔레포트'를 어미에 붙이며, 가고자 하는 지역이름을 말한다. 이하 우리 미하단제국ㅡ] 
"ㅡ이제 괜찮아. 고마워, 앨리스" 
 
깜빡거리며 약해지는 붉은 빛. 
지크하트는 주위에 사람이 기척이 없음을 다시한번 확인해주고, 덤불을 나와 100m 앞의 거대한 석상 앞에 섰다. 
지크하트보다 20배나 되는 높이는, 그야말로 까마득했고, 신성함보다는 두려움이 느껴졌다. 
순간적으로 이 기구를 사용하는데 있어 조금 꺼려지는 느낌을 적잖아 받긴 했지만, 그럴 여유는 없었는지, 곧바로 바닥에 그려진 정 육각형의 각각의 꼭지점에 여러개의 동그라미와 알아볼수 없는 갈겨 써진 언어들이 그려져 있는 푸른 마법진 위에 자신을 위치한다. 
한번의 심호흡 후에ㅡ 
 
"텔레포트, 도르쿠" 
 
순간, 바닥에서 푸른빛이 뿜어져 나와 주위에 벽을 만들며 지크하트의 모습을 감추었다. 
미약하게나마 들려오는 전자음과 흡사한 소리. 
그 벽이 점점 좁혀오더니, 지크하트의 몸을 감싸며 푸른빛의 사람 실루엣을 만들어낸다. 
 
'이것이.. 텔레포트...' 
 
알 수 없는 부유감이 지크하트의 몸을 감싸는 듯ㅡ 
 
ㅡ싶더니, 기계의 작동이 멈추는 듯한 힘빠지는 소리와 함께, 살짝 들어올려 졌던 지크하트의 몸이 바닥에 착지한다. 
 
'...벌써도착?' 
 
위화감. 
살짝 감겨진 눈이 떠진다. 
거대한 천사의 석상. 
그리고 뒤를 돌아보니, 아까 보았던 주택들이 그대로 같은 위치에 세워져있었다. 
 
"왜...?"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오른손을 들어 머리를 벅벅 긁어본다. 
ㅡ무게감이 사라졌다. 
 
"응...?" 
 
당연히, 자신의 오른 팔에 있어야할 붉은 빛깔의 건틀릿이, 사라졌다. 
그리고ㅡ 
자신의 왼쪽 어깨에 걸려있어야할 낡은 배낭도. 
 
"어...라...?" 
 
반쯤 의도적인 바보같은 소리를 내뱉으며 얼굴에 창백한 빛을 띄운다. 
 
"아..안돼!! 다시, 텔레포트, 도르쿠!" 
 
조용한 거리에 울려퍼지는 하나의 소리. 
그 중심의 한 소년은, 푸른빛에 감싸이며 공중에 살짝 뜨더니, 다시 바닥에 내려진다. 
 
"..테..텔레포트, 도르쿠!!!!" 
 
같은 행위의 반복. 
그것은 10회이상 이어졌고, 10회 이상, 같은 결과를 안겨주었다. 
 
"마...말도안돼... 왜..?!!" 
 
머리를 감싸안으며 '털썩', 푸른 마법진 밖으로 나와 절망의 자세를 취한다. 
ㅡ위험하다. 
지크하트의 머릿속에 스치는 몇가지 생각들. 
앨리스의 도움이 없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한다. 
모르는 길에 들어간다면, 빠져나올 방법이 없다. 
돈이 없는 이상, 과일나무나 조그마한 짐승, 또 깨끗하게 흐르는 강의 위치를 알 방도가 없다. 
방대한 지식이 있어도, 그걸 이해할 방법이 없다. 
즉ㅡ 
이 세계에서 살아갈수 없다. 
창백해지는 지크하트의 얼굴. 
걱정이 쏟아지듯 밀려오기 시작ㅡ

[지크하트님.] 
 
감정이 부족한, 차가운 목소리. 
 
"응..?" 
[지금, 지크하트님이 계신 곳으로 가겠습니다.] 
"애..앨리스?" 
 
그 순간, 지크하트의 뒤로, 푸른빛이 한번 반짝인다. 
 
"지크하트님" 
 
들렸다. 
머릿속이 아닌, 귀를 통해. 
직접, 지크하트의 귀에 닿았다. 
천천히 돌아가는 지크하트의 고개. 
 
"?!" 
 




























 
 

3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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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39/A:176]
EIucidator
후-;; 드디어 떳구나..
이번편 정말 재밌었습니다.
먼치킨 좋네요. 언제나, 추천.
다음편 기대!
2012-12-06 11:13:37
추천0
[L:2/A:178]
AcceIerator
우와앗!~!~ 빨라! 엘루,...에리시.? 엘루시데터님 언제나 감사합니다!!
동영상 강의 하나 듣고오는길 ㅜㅜ
2012-12-06 11:16:04
추천0
[L:23/A:416]
종이
부럽다 먼치킨은 …
2012-12-06 19:29:39
추천0
[L:2/A:178]
AcceIerator
부러워하지말라! 당신은 일본어 먼치킨 ㅋㅋㅋㅋㅋㅋㅋ
2012-12-06 20:09:38
추천0
[L:42/A:504]
라스트오덕
잘 읽고 갑니다!! 다음편 기대하겠습니다! ㅎ
2012-12-06 19:53:40
추천0
[L:2/A:178]
AcceIerator
감사합니다~!~!@ 언제나 정말루 감사~
2012-12-06 20:09:51
추천0
[L:16/A:171]
Aira
처음이지만 넘 재밌게읽고가요
2012-12-06 20:18:01
추천0
[L:2/A:178]
AcceIerator
오ㅡ 오옷; 감사합니다~~!~!
2012-12-06 20:31:30
추천0
[L:12/A:574]
샘화
잘읽고갑니다~~ㅎㅎ
역시 재밌군요+ㅅ+
2012-12-06 21:53:57
추천0
[L:2/A:178]
AcceIerator
우올;; 감사합니다~~!
2012-12-06 21:55:02
추천0
[L:34/A:426]
슛꼬린
분량길다....ㄷㄷ해
2012-12-08 22:40:33
추천0
[L:2/A:178]
AcceIerator
길어서 미안하다 오바 ㅜ
2012-12-09 21:27:21
추천0
[L:5/A:364]
매스터
잘보고가요~
2013-07-24 21:48:59
추천0
AkaRix
잘보고갑니다
2013-07-25 09:04:54
추천0
케이카인
재밌게 보고 가요~
2013-08-11 17:09:49
추천0
Niter
잘 보고 가요~
2013-08-14 00:07:57
추천0
심플
잘 보고 갑니다!
2013-08-15 16:11:44
추천0
[L:8/A:221]
ShinobuOshino
잘 일고 갑니다.
2013-09-04 22:37:19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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