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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ll] 014. 그건 조금씩 느낄 수 있어
Nearbye | L:25/A:107
LV65 | Exp.80%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1-0 | 조회 1,166 | 작성일 2013-01-28 23:5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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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ll] 014. 그건 조금씩 느낄 수 있어

 014. 그건 조금씩 느낄 수 있어

 
 
 
 
 
 
 
 
 
 
 
 
 
방과후에는 집에 다시 문이 생긴다. 그건 어떠한 마술인지, 혹은 그레이가 관련되어 있는 것인지는(물론 그렇다고는 생각치 않지만) 모른다. 
 
 
 
 
 
요즘 시대에 재건축도 하지 않고 남아있는 아파트의 문을 연다. 205-405..
끼릭하고 녹슨 쇠의 거슬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직까지 무엇하나 바뀌지 않았다. 무엇하나 내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바뀌거나, 혹은 개선되지 않았다.
 
 
 
 "다녀왔습니다."
 
짐을 내려놓는다. 이라고 왠지 말해야만 할 것 같은 것들. 실제로는 얼마 들어 있지 않은데. 나는 그 모든 것을 가방 채로 구석에 놓는다. 어차피 도로 가져가야 해야만 하는 것들. 아니, 원래는 이곳에서 태어난 이곳 태생의 것이었지만..
 
퍼뜩하고, 연어가 떠오른다. 태어난 곳을 멀리, 아주 멀리까지 벗어났다가 다시 알을 낳으러 돌아오는 연어. 
 
돌연, 그 모습을 참을 수 없어진다. 
 
 
 "왔니.." 
 
그 상상을 망쳐버리는, 꾸물꾸물하고 무언가 나타난다. 도망치고 싶다. 도망쳐야만 한다. 여기에 더 있다가는 안 돼. 안 돼.. 안 돼..?
 
충동은 왔던 것처럼 사라진다. 무언가 얹혔던 것이 쑥하고 내려가는 느낌.
 
 
 
 "네." 어딘가 기운빠지는 대답과 함께 나는 책방으로 들어간다. '서재'라기에는 뭐하다. 그저 사람이 지내기에는 거북하고 책에게나 어울리는 듯한, 책으로 가득한 방. 그래서 그렇게 정의내렸다.
 
 
아직, 아직이다. 아직 진짜는 오지 않았다. 그렇기에 여기 있을 수 있다. 
 
그래, 태류형도 그렇게 말했으니까. 그래. 그래.. 그래..?
 
 
 
 
문을 열고 책방에 어째서 있는건지 모르겠는 침대에 눕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불, 아니 내가 가장 좋아했던 이불. 
 
두껍고 따뜻하고 또.. 고개를 파묻고 숨어서 울기 좋은 이불. 
 
그랬던 이불.
 
 
속이 메스꺼워졌다. 오늘은 여기까지가 한계. 몇시간쯤 잔 것 같기도 하고 아무 시간도 보내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진실은 이불만이 알고 있다. 마치 그날처럼, 잔인하게..
 
 
......
 
 
짐을 챙긴다. "가볼게요." 그렇지 않으면 내가 나로서 있을 수가 없으니까요. 
 
 "벌써 가는.. 거니?" 아쉽지만 붙잡을 수 없다. 조심스럽다. 그녀로선 그럴 수밖엔 없겠지. 이해가 된다. 죽고 싶지만 이해가 된다. 
 
이해.. 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역까지 뛰어간다. 공기는 시원하고 또 맑았다. 지나가는 간판과 아파트와 또 누군지 모를 사람들.
안면이 있을까 두렵다.
 
그렇게 가는 길에 조금 반가운 모습을 지나쳤다. 아직 힐링을 받을 수 있는 공간까지는 꽤 거리가 남았었고 그때까지 내 멘탈은 도저히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한 걸까. 그 사람에겐 회색빛 안면이 있었다.
 
 
 
 
 "라엔. 라엔..!" 그녀를 소리쳐 불렀다, 애타게.
 
 "응, 나는 여기 있어. 오늘은 또 무슨 일이야, 울보 연금술사님?"
 
울고 있었다. 나.. 울고 있었다. 나, 울고 있었나? 
 
 
 
 "라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그걸 느낄 수 있어. 그걸 들을 수 있어. 나.. 이제 현실에서도 조금은 잘 쓸 수 있게 됐으니까." 거짓말이 아니다. "근데.. 근데 말이야."
 
흐느끼는 소리는 합주곡의 몇번인가처럼 들리기 시작한다. 그전까지는 분명 있음에도 들리지 않았던 소리임에도 불구하고.
 
 "죽을 것 같아, 그 전에... 내가 뭘 잘못했을까. 나는 다 이해하는데. 다 이해했다고 말했고, 다 용서했다고 말했는데... 그 말을 할때마다 아파. 아파서 숨을 쉴 수도 없을만큼 아파와." 말하는 내내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 천천히..
 
그리고 마침내 닿았을 때, 그녀는 너무나 가벼웠다. 그녀를 이렇게 껴안은 건 처음이었다. 아니, 두 번째였을까. 뭐든 좋았다. 그녀는 너무나 가벼웠고 또 그것은 내게 깨끗함으로 다가왔다. 벗어나고 싶어하는 나를 벗어나게 도와주는 마술, 바로 그것이었다.
 
 "라엔.. 라엔은 어떻게 이렇게 나를 잘 알아주는 거야?" 그녀의 품안.
나보다 키가 그리 크지 않은 그녀의 품안에 안겼다는 것이 조금 묘하기는 했지만 아직 그 푹신함에 젖어있었다.
 
 
 "그건 말이야, 알.." 내 머리를 쓰다 듬어주었다. 그건 내가 느꼈어야만 했던 것. 정상적이라면 누렸어야 했을 것들.
 
 "응. 듣고 있는데?" 응, 느끼고 있어. 무언가를.
 
 
 "그건 입밖에 내서는 안 되는 거야, 알. 때론 입밖에 내는 것 자체로 죄악인 것도 있는 법이라는 말, 내가 했던가?"
 
 "모르겠어, 기억 안 나." 대답이 끝나고 쓰다듬던 손도 멈춘다. 
 
그리고 나직이, 헤어짐과 함께 그 말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져 온다. 
 
 
 "그건.."
 
 
 
 
 
 
 
 
 
 
 
 
 
 
 
 
 
 
 
 
 
 
 
 
 
 
 "너, 아직까지 하고 있었어?" 스닐이 심야 시간에 잠깐 연구실에 들린 모양이다. 내 기억으론 던전에 들어갔었던 것 같은데. 일단 만에 하나를 대비해서 물어보자.
 
 "그쪽 레이드는 어때? 던전은 할만해? 글쎄.. 3시간쯤 걸렸나?"
 

 "처음이라 그런건지 엄청 고생했다. 어찌나 호흡을 못 맞추는지 트롤들보다 더 못 맞추는 것 같아.." 여기까지 전해져오는 그 격정, 저러다 암걸릴 거 같다, 저녀석.
 
 "그래..?" 이쪽은 이쪽 나름대로 신경쓸 여유가 조금 적다.
 
 "너 뭐하고 있길래 그래?" 스닐이 다가온다. 조금 정신이 흐트러지는 것이 느껴진다. 도망가는, 소심한 의지들.  귀여운 작은 동물 같다.
 
 "응,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약간?" 플라스크 안을 확인한다.
현미경이라고 하면 조금 뭐하지만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 뭐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현미경이라고 대답하는 그것을 살짝 든다.
 

 "근데 성철아.."

 "응, 왜?" 바쁜데, 나."
 
 
 "넌 왜 이렇게 열심히 이걸 하는거야?" 그는 작은 플라스크 하나를 흔들어보며 묻는다.
 
 "그건..."
 
 
 
"그건 조금씩 느낄 수 있어." 라엔이 말했다.
"그건 조금씩 느낄 수 있어." 그리고 나도 말했다.
 
 
"그건 조금씩 느낄 수 있어요." 리메도 말했다.
 
 
 
우리 모두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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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 : 같은 나를 느끼고, 당신도 그 사람도 내가 같다면 글쎄.. 그건 정말이지 좋은 일이 아닐까?
 
같은 의지를 생산한다.
아니, 그쪽 방향의 의지를 선택한다.
 
정도라고 생각해. 나는 암시와 가장 가까운 예언.. 누구나 가장 쉽게 예언가가 되는 비결이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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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25/A:107]
Nearbye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는데 여기서 '안다'는 그 '안다'가 아닙니다..

쓰다보니 그런 쪽으로도 읽혀지네; 허허..

그런 관계를 염두에 두고 묘사한 건 아닙니다;;;;
2013-01-29 00:10:32
[추천0][반대0]
[L:42/A:504]
라스트오덕
선 댓글 후감상요!
2013-01-29 02:36:33
[추천0][반대0]
흑랑♨
ㄷㄷ잘보고갑니다
2013-05-14 00:59:50
[추천0][반대0]
[L:13/A:301]
kiritoo
짤 멋잇네요 퍼갈게요 ㅋㅋ 잘봤습니다!
2013-07-23 13:00:49
[추천0][반대0]
[L:5/A:364]
매스터
잘보고가요~
2013-07-24 21:47:20
[추천0][반대0]
별명
잘 봣어요
2013-08-19 20:27:58
[추천0][반대0]
[L:8/A:221]
ShinobuOshino
잘 읽엇어요.
2013-09-04 22:46:51
[추천0][반대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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