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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ll] 020. 돌아가는 밀크 쉐­이크
Nearbye | L:25/A:107
LV69 | Exp.84%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3,508 | 작성일 2013-03-16 20: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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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ll] 020. 돌아가는 밀크 쉐­이크


020. 돌아가는 밀크 쉐­이크

 
 
 
 
 
 
 
옛날 기억이, 추억이 하나 떠올랐다. 돌아가는 밀크 쉐­이크 기계.. 그건 아마 '맥도널드'에서만 팔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는 아직 내가 투정을 부려서 무언가를 얻어낼만한 시기였던 건지 아니면 어렸을 때는 누구나 다 그 정도인 건지.. 곧잘 마시곤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아직 소심하고 부끄럼을 많이 탈 때였던 초등학교 3학년때.. 나는 주문하는 줄을 잘못 서서 주문을 하지 못하고 그저 한참동안 멍을 때렸었다. 
 
어머니는 그 모습을 그저 바라만 보시다가 끝내 화를 내셨었다. 
 
 "이보세요! 애가 기다리잖아요!?" 그 순간 내 몸은 경직되어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마치 마비 마법에 걸린 사람처럼.

 "아, 죄송합니다. 이쪽에 계셔서 못 봤어요.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젊은 여자 알바생, 학생으로 보였던 그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게 전주곡이었다는 게 문제였지만.
 
"됐어요!" 어머니는 씩씩거리면서 멍한 표정으로 1200원, 밀크 쉐­이크 값을 들고 있던 나를 바로 옆의 KFC로 데려가셨다.
 
KFC에는 당연히도 밀크 쉐­이크가 없었고 나는 그 대신에 레몬 에이드를 사게 되었다.. 쪽쪽, 하고 눈알만을 굴리면서 나는 다 마실 때까지 한숨도 쉬지 않고 빨대를 빨았다..
 
 
그리고 어머니는 우셨다. 
 
 
 
 
어째서 오늘은 어머니와의 기억을 떠올리고 또 그 명칭을 제대로 부르는 걸까. 
거북해서 제대로 삼키지도 못했던 그 이름을..
 
 
 
며칠 간 손에 장비와 도구들이 잡히지 않았다. 오늘은 그 정점으로서 접속하고 나서도 한참동안 멍하니 연구실에 앉아 있었다. 시끄러운 스닐과 레인이 와서 내게 기쁜 듯이 무언가를 알려주기 전까지 나는 영혼을 청소하고 있었다. 수많은 힐링 프로그램들처럼.. 나 자신을 치유했다. 
 
그런 나의 영혼 보호기 상태의 화면에 나타난 이미지는 어째선지 '돌아가는 밀크 쉐­이크'.
 
 
 
 
 
 
 "성철아? 니 생각을 말해보라니까?" 물끄러미 나를 응시하는 레인. 아, 정말이지 알았다고...
 
 "난 찬성. 좋을 대로 해. 제대로된 신체학 연구가 끝나기 전까진 당분간 작업은 중단이니까." 터지는 말은 공허했다.
 
 
 
비가 열쇠가 되어 우리를 인도하는 진정한 보상의 안식처.
 
보석의 마을, 리아르제벤.
 
 
 
그딴 게 정말 보상이 되는 걸까. 내 손으로 그 가엾은 아이를 세계의 품으로 돌려보낸 것에 대한?
 
짐을 꾸리면서도, 걸으면서도 나는 잎새에 스치는 이슬마저도 괴로워했다. 
 
 
 
 
 
 
어느 새 8시, 광산을 향해 신나게 출발했던 우리는 등불에 의지하며 시야를 유지했다. 해방된 의지들을 강제로 가둬서 빛을 발하는 그 구조가 왠지 모르게 서글퍼서 나는 아무 생각도 없이 무작정 걸었다. 

 '육체가 정신을 지배한다'
 
 
젠장, 불과 며칠 전에 이 반대의 이야기를 했었었는데 말이지.
 
 
 "다 온 거 같아?" 레인이 스닐을 보챘다. 나에게는 분명 말 걸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겠지. 미안하네..
 "아니, 호라~ 모 젠젠." 그는 지도를 살펴보며 그렇게 말했다.
 
 
 
 
 
 
 
그렇게 헤매는 우리를 경계시키는 어떤 소리.
 
쿵.
 
쿵.
 
쿵.
 
 
그 소리자체가 이미 '거대한 발자국'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자마자 우리 앞을 달려 도망치는 한 소녀. 
 
 
 
비, 그녀는 비를 꼭 닮았다..
 
우리를 못본 채 계속해서 몬스터로부터 도망치는 그녀를 향해 나는 달려갔다.
 

 "지연. 풍연." 석판을 꺼내고 나는 그들을 꺼낸다. 어느샌가 작전을 짜고 있는 내 머릿속 의지들. 아니, 다가가는 동안 이미 작전 같은 건 필요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덩치가 산만한 채로 몽둥이를 들고 연약한 아이를 잡으려고 혈안이 된 그 아둔하고 짜증나는 모습.
 
연성의 인도에 따라 대지가 심판하고 바람이 집행한다. 나는 동시에 가속하여 그녀를 확보하고 쓰러지는 신형을 향해 마지막으로 캐스팅. 
 
 "수연."
 
굳이 물을 사용해서 막아야만 했던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의 용도를 활용하고 나서도 기술을 취소하지 않았고 떨어지는 물은 그대로 우리를 덮쳤다. 물론, 통째가 아닌 가느다란 비.
 
망토를 씌우고 그녀를 내 품 안에 감싸며 나혼자 비를 가만히 맞았다.
 
이 기분이란...
 
말로 형언할 수 없을만한 것들이 비와 함께 나에게 쏟아져내렸다.
 
 
 

"든.." 그녀가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나는 그녀의 이름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NPC였으니까.. 시야가 흐려졌다. 무슨 물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가만히 그녀를 놔주었다. 아니, 그녀가 스스로 나에게서 떨어졌던 것일지도 모르리라.
 
 
아, 그런가. 그녀를 구해준다는 것을 빌미로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건지.
요즘 들어서 나도 내가 무엇을 하는 건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이 기분, 이 느낌, 이 감정..
 
 
벗어나고 싶다. 벗어나고 싶었는데...
 
 
 
어머니가 그때 느끼셨던 감정이 이러한 것이었을까. 
 
 
 
 
 
 
 
 
 
시간이 정말 짧게도 흐른 건지 아직 스닐이나 레인이 내 곁에 당도하기 전이었다. 아니면, 아직 추이를 살펴보고들 있는건지.. 
 
 
돌아보고 고개를 원래대로 하는 바로 그때, 무언가 내게로 닿았다. 
 
쪽, 하고.
 
 
처음 겪는 상황에 나는 그 어떤 적응이나 대처조차 할 수 없이 그저 그 경악의 출발점을 바라볼 뿐이었다. 부끄러워 하며 그녀는, 든은 말했다.

"가.. 감사합니다."
 


근데 보통 이럴 때는 뽀뽀 정도로 끝내지 않나... 아무리 그래도 첫키스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첫키스는..
 
정말이지 혼란스러웠던 마음은 그것에 끝을 달려 결국 폭발해버리고 말았다. 

"이게 도대체 뭐야!!!! 아하하하하하하!!" 크게 소리치고 크게 웃었다. 정신나간 사람처럼 그렇게 스닐과 레인이 내 앞에 도착할 때까지 웃었다.
 
 
아, 그래도 한 가지만 말해두자면 그 맛은 정말이지 딱 밀크-쉐­이크였다.
 
이걸로 한동안 우울했던 분위기는 끝, 이라는 것을 나는 알 수 있었다.
비의 선물이 아니었을까..
 
 
 
 
 
 
왠지 모르게 엄청나게 화를 내는 레인과 "으음, 으음.." 소리를 내며 나를 흘기는 스닐과 함께 나는 원래대로 돌아왔다.. 
 
나의 세계로. 시계로. 그리고 첫키스로..!!!!!!
 
 
 
 
 
 
 
 
 
 
 
 
------------------------------------------------------------------------------------------------------------------------
 
 
Kiss : 의지와 영혼의 부분적 교환. 
 
은 개뿔.. 완전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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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다이카
엑박
2013-03-16 21:4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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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오덕
일러 굿!
2013-03-16 23:4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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슛꼬린
키스키스키스
2013-03-24 09: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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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틴틴
오 길다 ㄷㄷㄷㄷ
2013-04-15 01:3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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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nnoh
잘 보고 갑니다.
2013-05-12 00:4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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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랑♨
ㄷㄷ잘보고갑니다
2013-05-14 00:5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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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13/A:301]
kiritoo
역시 장편 잘봤습니당~
2013-07-23 13: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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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5/A:364]
매스터
잘보고가요~
2013-07-24 21:4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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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obuOshino
잘 읽었습니다.
2013-09-07 17: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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