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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길] Ep-01 거짓과 어둠, Chapter 1 " 견습 길드원 "
손조심 | L:0/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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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1-0 | 조회 2,120 | 작성일 2013-03-24 16:2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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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길] Ep-01 거짓과 어둠, Chapter 1 " 견습 길드원 "

“ 신입 길드원 루리 입니다. 잘 부탁 드려요 ! ”

 

슬림로브의 후드모자를 벗어 내린 루리는, 검은색 소프트 웨이브에 진한 루비 색을 닮은 눈동자의 소유자였다. 슬림 로브인 탓일까, 아니면 그저 그녀의 발군의 발육인 탓일까, 신체는 매혹적인 라인을 그리고 있었다.

 

루리는 로브를 벗어서 접고, 로브 안에 숨어있던 손바닥보다 작은 가방에 넣자, 마법처럼 빨려 들어갔다.

 

“ 그것도 가보야 ? ”

 

“ 아뇨, 이건 제 할아버지가 여행을 간다는 사실을 알고선 만들어준 마도구입니다. 아티팩트라고 불릴 정도는 아니고요, 제 마력으로도 유지할 수 있어요. 이름은 앱솔브 ( absorb : 흡수 ) 에요. ”

 

루리에게 친절하게 말을 걸어준것은, 예의 보리스와 같이 있던 몸집이 작고, 벌써 벗은 여왕 비베리어와는 다르게 조신하게 옷차림을 차려입은 여자였다. 단발머리와 단정한 이목구미가 잘 짜인 조형물 마냥 어울렸다. 폭이 좁은 롱스커트는 움직이기 어려워 보이지만, 그녀 나름대로 움직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장이 없는 듯이 보였다.

 

“ 하하 신기하네, 나도 그런 장장한 가문에서 태어났으면 ~ .. 루리는 어째서 이런 길드에서 거친 생활을 하려고 했어 ? ”

 

“ 그저, 밖을 동경했습니다. 전 대대로 장인의 가문으로써, 또는 전사의 가문으로써 예와 충을 덕으로 삼아 받들고, 책에 쌓여 지내는 생활을 해왔더니. 왠지 다른 것을 꿈꾸고, 이질감을 즐기기 시작한 탓이려나요.. ”

 

옥구슬 같은 루리의 목소리가, 연회장 같은 분위기의 소음에 묻히지 않고 상대방에게 또렷하게 전해졌다. 이것도 특별한 창법 같은 것일까, 라는 표정을 짓고 있던 여자, 클라나는 손바닥을 짝 치면서 대답한다.

 

“ 그래? 그럼, 내일 밖으로 나갈까 ? 내가 도시 구경 시켜줄게. 비록 입구는 사막의 한복판 이였지만, 실제로 입구는 도시의 한복판에 존재하니까 ”

 

“ 정말인가요 !? ”

 

루리는 어린애마냥 즐거워하는 미소를 지었다. 호기심에 가득한 눈빛으로 클라나를 바라본다.

 

“ 그럼! 지지이스터님은 훌륭한 마법사이신걸, 그 정도는 충분해 ! ”

 

“ 와하 ~, 저 좀 꼭 데려가주세요. ! ”

 

“ 그래, 그래 ! 나도 가입한지 얼마안되서 B급이니까, 우리 수준 애들 모아서 내려가자고 ! ”

 

“ 좋아요 ! ”

 

루리는 싱글벙글 웃었다. 담소를 나누는 여자들의 사이로, 덩치가 큰 남자가 다가왔다. 예의 보리스였다.

 

“ 하하하하, 잘 적응해 가는구나 루리, 나이가 몇이야 ? ”

 

“ 전, 이제 18살이에요. ”

 

“ 응 ? 하하핫 내가 완전히 늙은이로군, 난 이제 40대를 바라보는 시점인데. 어디 쇼핑에는 짐꾼이 필요하지 않으십니까. 아가씨들 ? ”

 

보리스가 신사와 숙녀가 춤을 추기 전에 하는 인사방식으로 허리를 숙였다. 자세는 그럴싸했지만, 장비와 얼굴이 대조돼서 약간 유쾌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루리는 웃음을 참는 듯이 보였지만.

클라나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 하하하하! 보리스 아저씨 너무 안 어울려 ! 걱정 마세요, 꼭 데려갈 테니까. 아저씨가 있으면 직접 대는 남자들도 없을 테니까 ! ”

 

“ 하하하, 역시 클라나는 나랑 통한다니까. ”

 

“ 혹시 여쭙게 있는데, 클라나씨는 몇 세신가요 ? ”

 

“ 나? 나는 23살, 사실 보리스 아저씨랑은 같이 여행하던 사이였어. ~ ”

 

사실, 둘의 사이에서는 사실 특별한 느낌이 나기도했다. 루리가 처음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보였던 것은 보리스의 테이블 이였는데,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을 두 남녀가 마치 연인이라도 된 마냥 아옹다옹 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 좋겠네요 ~ 여행이라니.. 저도 많이 해보고 싶어요.. ”

 

“ 루리, 겸손한 소리는 하지 않을게 좋아. 사실 너처럼 당당히 사막을 뚫고 들어온 신입은 없다고 ? ”

 

“ 네 ? ”

 

루리는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보리스를 올려다보았다. 루리의 얼빠진 얼굴과는 다르게 보리스는 얼굴가득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

 

“ 물론 그 길로 들어온다면 100% 합격이지만, 사실 도시를 통해서 면접을 본다는 루트도 있어. 여기 면접관이 치에 님이랑 저기 벌써 벗은 여왕이거든, 치에 님이야 엄격하시지만, 여왕님을 잘 꼬시면 면접정도야 기본적으로 합격이야 ”

 

보리스는 큰 덩치와는 다르게, 허리를 숙여 루리의 귀 가까이 입을 대고 소곤소곤 말을 했다. 마치 다른 누군가가 들으면 곤란하단 듯이. 가장 큰 예는 지지이스터 랄까.

 

“ 하 그랬군요.. 저는 그것도 모르고 괜히 기나긴 장정을 해왔던거네요 ”

 

“ 뭐 너무 상심하지는 마 ! 그것은 너의 강함으로 이어질 거야, 내가 여행을 하면서 가장 믿을만하다고 생각한것은 자신의 근면과 근성이라고 ! ”

 

보리스는 호탕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술이 취한감이 있는 것을 느꼈는지, 클라나는 보리스를 진정시키면서 자리에 앉혔다.

 

“ 내가 톡톡히 신입길드원 교육에 이바지 할 테니까 하하핫 - ! ”

 

“ 여전히 술에 취하면 오지랖이 느는군 보리스. ”

 

루리가 처음 이 길드에 발을 디딘 문이 열리면서, 작은 덩치의 은발의 소녀가 들어왔다. 목소리는 지지이스터 만큼은 아니지만 중저음 이였다. 하지만 역시 외형은 정반대, 인형같은 외모와 작은 몸짓. 그리고 대비되듯이 착용된 양팔의 핸드 보우 건 ( Hand Bow Gun ), 노출이 많은편인 옷은 매혹을 목적이라기 보단, 동작의 편함을 추구한듯이 보였다.

 

차가운 눈동자가 타겟을 노리듯이 일점에 잡힌다. 그 대상은 보리스 이었다. 보리스는 약간 움찔했다.

 

“ 하하하 치에님, 또 거기로 온 거야 ? ”

 

“ 보리스, 여러 번 말하지만, 그 말투좀 바꿔주지 않겠나 ? ”

 

“ 하지만 약속 이였잖아! 내가 너에게 진다면 님자를 붙이기로 ! ”

 

“ 어중간하다는 것이다, 차라리 반말을 하려면 해라. 아니면 존칭을 하려면 극존칭을 해라. ”

 

“ 치에님은 심술꾸러기네 ! ”

 

치에는 약간 불쾌한듯이 말했지만, 기분은 그다지 나쁘지 않은 듯이 입에는 미소를 담고 있었다. 보리스를 주시하던 눈이 루리에게 향했다. 먹이를 노리는 매의 눈빛을 뛰어넘은 것은 인간이 낼 수 있는 공포를 초월한 듯이 보였다.

 

“ 무슨 일 있으신가요 치에님 ? ”

 

하지만, 루리는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 대답했다.

 

“ 아니, 아무 일도 아냐. ”

 

치에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입으로는 아무도 들리지 않게 작게 중얼거렸다. 루리를 포함한 그 근처의 누구도 그 말을 들을 수는 없었다.

 

“ 보리스, 네가 덩치가 크니까 테이블과 술과 음식을 가지고와. 이 넷이 담소를 나눌 정도로 ”

 

“ 예이, 잠깐만 기다리세요~ ”

 

보리스는 어느새 인파속으로 들어갔다. 그 덩치가 가려질 정도의 인파가 이 홀 안에서는 존재하고 있었다. 치에는 계속 루리를 보고 있었다.

 

“ 신입인가 ? ”

“ 네, 방금 가입했습니다. 치에님 이라고 하셨죠 ? ”

 

“ 치에로 충분해. ”

“ 네 그럼 치에, 초면에 실례지만 묻고싶은게 있습니다. ”

 

루리는 미소를 잃지 않은 채, 치에의 앞에서 당당히 말했다. 주위의 사람들은 치에가 왔다는 사실에 가끔씩 술잔을 멈추고 치에 쪽을 돌아봤다. 그리 오래 시선을 고정하지는 않고, 무엇인가에 쫓기듯이 다시 시선을 돌린다.

 

“ 뭐지 ? ”

 

“ 제가 들어온 문. 관문용으로 알고 있는데. 치에 님은 어째서 이 문을 쓰신건가요 ”

 

“ 사막의 끝에 활을 잘 다루는 종족이 있다. 그 마을에 다녀온 김에 도시로 돌기가 멀기에 이 문을 사용한것일뿐, 다른 길드 원들도 스스럼없이 이 문을 사용하고는 한다.”

“ 아.~ 그렇군요.”

 

둘의 이야기가 적절히 끊길쯔음에, 보리스가 테이블과 술과 안주를 가지고 돌아왔다.

 

쿵-

 

오른 어깨에 들쳐 멘 테이블을 땅에 놓고, 그 위에 술과 안주들을 특별한 규칙 없이 늘어뜨려 놓았다. 보리스는 테이블의 빈 의자들을 끌어 모아서 네 자리를 만들었고, 차례대로 치에 루리 보리스 클라나 순서로 자리에 앉았다.

 

“ 치에님, 이번엔 무슨 일로 사막을 행차하셨는지 ? ”

 

“ 마을에 볼일이 있긴 했지만, 그 근처에 지하 유적이 발견됐다고 하더군.. ”

치에는, 루리와 단둘이 있을땐 꺼내지 않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 그래서 갔다왔냐? 그 유적. ”

 

“ 아니, 나는 마을에 무기를 수리하러 간 것뿐이라서, 탐험도구는 가지고 있지 않았으니까 들어가진 않았다. 조만간 지지이스터에게 보고하고, 몇 명인 원을 짜서 들어가 볼 생각이다.”

 

“ 유적에서 마족이 나오거나 하지 않나 ?”

 

“ 물론, 그 근처에 마족이 나타나긴 했지만. 마을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더군, 그래도 마족이 등장한 시점에서 꼭 조사할 이유가 생기긴 했지만.”

 

“ 그렇다면 이것도 기념인데, 조만간 이 네 명으로 가지 않겠나. 신입인 루리와, 아직 경험이 부족한 클라나에겐 좋은 기회일 텐데, 뭐니 뭐니 해도, 치에님이 동행해 준다면야 든든하기도 하고.”

 

“ 뭐, 별 상관은 없지. 그 대신 장비는 네가 값을 치러라. 나는 이번 수리로 지출이 좀 심해서 ”

 

“ S 급 용병이 그런 섭섭한 말을.”

 

“ 보리스, 네 녀석도 S급이잖나.”

 

“ 하하. 그래도 격이란 게 있는 법이잖아 ?”

 

치에와 보리스의 별거 없는 담소에, 루리가 끼어들듯이 말했다. 클라나는 처음부터 별 관심 없다는 듯이, 술과 안주만을 먹으면서 얘기를 쭉 듣고 있었다.

 

“ S 급이라뇨. 그게 뭐죠 ?”

 

“ 아. 우리 길드의 계급 제도야. 길드마스터의 시험의 결과에 따라서 등급이 정해지지 너 같은 경우는 지금 C 클래스로 분류될 거야. 너도 조만간 시험이 있겠지, 그때 등급이 최종적으로 결정이 날 테고. 무엇보다 등급은 받을 수 있는 임무의 난이도와 직결돼, 난이도가 높을수록 당연히 보수도 많고.”

보리스가 마른 고기를 게걸스럽게 뜯어먹으면서 말을 이어갔다.

 

“ 사실 이 제도는, 다른 길드에선 보기 힘들지. 예전에 무리하게 어려운 임무를 나섰다가 죽어 돌아온 길드원이 있었지.”

 

보리스는 이야기를 하면서 얼굴에 침착함과 적막이 감돌았다. 지금까지와는 대조적인 면을 보여주면서, 그 우울한 면을 없애려는 듯이 술을 과하게 들이켜고 말을 잇는다.

 

“ 그 길드원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지이스터와 비베리어와 치에님이 만 든 거야 "

 

“ 치에라면, 지금 제 옆에 게신 치에 ?”

 

치에는 차분하게 이야기를 들으면서 포도를 뜯어먹고 있었다. 누가 보면 귀족 같은 외모를 보여줘서 길드의 간판역할이나 할 것 같지만. 갑자기 그녀의 이름이 보리스의 입에서 거론된데 에 루리는 약간의 당혹감을 느낀 듯이 보였다.

 

“ 그래, 그 치에야. 길드 마스터인 지지이스터, 부길드 마스터인 비베리어. 그리고 전투&전쟁&토벌 마스터 치에, 이렇게 우리 길드 최고층이 분류되지. ”

 

“ 뭐 그 후엔. 총무를 담당하는 누구라던가, S클래스 장을 담당하는 누구라던가. 여러 명 있지만, 사실 치에에겐 세발의 피지 안 그래 치에님? ”

 

“ 자신을 과대평가 할 생각은 없다. 그저 내 적이 아직 미숙한 것을 감사할 따름. 그에 따라오는 명예를 과시하진 않는다. 내가 명예를 과시한다고 하면 지지이스터 급의 남자와 싸워 이겼을 때 뿐. ”

 

“ 하하, 역시 치에님에게 나는 안중에도 없나보네. ”

 

클라나는 조용히 포도를 뜯어먹다가 말을 꺼냈다.

 

“ 보리스 아저씨 우린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너무 위를 노리면 안 된 다구요 ? 보리스 아저씨는 그냥 그저 그런 사람이라고 무시하셨지만, 사실 거물이 한명 멋있어. 대체로 용병들은 네 종류로 나뉘는 거 알아 ? 대계용병, 대군용병, 대인용병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마용병.”

 

" 정말인가요. 꼭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

 

루리의 기뻐하는 반응에 클라나는 보답하듯 바로 말을 이으려고 했으나, 목이 멨는지 술을 한 모금 들이켜고 말을 이었다.

 

대 계(界) 용병 , 말 그대로 지형 그 자체를 붕괴시키는 클래스의 용병을 뜻해, 각 길드에 한명만 있어도 엄청난 힘이 되지, 지지이스터님이 이에 해당해.

‘ 대지의 ’ 라는 타이틀이 붙은 만큼. 지형의 붕괴엔 일가견이 있으시거든.

 

대 군(軍) 용병은, 1만 2만이 넘는 군사들을 한 번에 상대하는 거물을 뜻해, 대인과는 다르게 공격이 광범위 적이지만, 대 계와는 다르게 얌전해서 빠른 대응에는 오히려 대계용병보다 뛰어나지, 비베리어님이 이에 속해 ‘ 광휘의 ’ 비베리어 “

 

“ 비베리어님도 타이틀이 있으셔 ? ”

 

루리는 놀란 듯이 말했다. 눈을 크게 뜨고 입을 손으로 가린다. 자신이 놀랐다는 것을 마치 강조라도 하듯이 보이는 행동이었다.

 

“ 대 군 용병 중에서는 최고야 단연 톱이시지. 거대한 섬광을 순식간에 쏘아내는 마법사형 용병이셔.”

 

클라나는 한숨 고르고 말을 다시 이어갔다.

 

“ 그리고 대 인(人) 용병, 1:1의 싸움에서는 솔직히 대계와 대군을 이길 정도로 강한 면을 보이지, 치에님이 이에 속하셔. ‘ 저격수 ’ 치에님. ”

 

“ 클라나, 내 앞에서 ‘ 저격수 ’ 라는 말은 꺼내지 마라, 난 이스레이, 그 녀석을 꺽을때까지 그 타이틀은 자랑할 생각은 없다.”

 

클라나가 혀를 내밀며, 실수라는 제스처를 보낸다. 치에는 그냥 처음부터 줄곧 묵묵한 표정으로 그 실수도 인정하듯 넘어갔다.

 

“ 마지막으로 대 마(魔) 용병, 마족을 전문으로 사냥하는 용병 등을 뜻하고, 보통 길드에 가입하려 하지 않아, 마족과의 싸움은 사실 주위의 사람에게도 영향을 많이 끼치거든, 때때로 마족과의 전투에서 이겨도 그 저주로 사망한 용병들도 많고, 그 저주가 전염의 특성을 띄면 골치 아파지거든, 우리 길드엔 딱 한분 계시지.

‘ 드래곤 슬레이어 ’ 라는 타이틀을 지니신 분이 계신데. 나는 아직 한 번도 뵙질 못했거든. 자주 길드에 머물지도 않고 한 번의 임무가 엄청 긴경우가 있으셔서 10년은 안돌아오실때도 있다 고하시고, 뭐 이정도 ? “

 

“ 클라나 그래서 무슨 의미야.”

 

“ 참 보리스 아저씨는 대마용병님을 잊어버렸잖아요. ! 아저씨 그 분과 싸우시면 1초도 못 버틸게 분명해, 마족을 상대로 몇 십 년을 살아오시는데 ! ”

클라나는 보리스를 나무랐고, 보리스는 그저 그런 표정으로 클라나의 투정에 가까운 행동을 받아주고 있었다.

 

“ 고마워요 클라나. ”

 

“ 아니 뭘 이정도야, 그럼 루리는 어느 종류야 ? ”

 

“ 음.. 솔직히 따지자면 저 같은 경우는.. 모르겠네요, 여러 가지 많이 접해본거라.. 제 성향에 잘맞는것을 찾아봐야죠. ”

 

“ 뭣하면 지금 봐줄 수도 있어. ”

 

치에가 양손의 보우건 을 만지면서 말했다. 루리는 거절의 뜻으로 두 손을 얼굴까지 올려 손바닥을 보인다.

 

“ 괜찮습니다.. 명을 아직 재촉하고 싶진 않은 지라서.”

 

루리는 싱글벙글 웃었지만, 치에의 표정을 썩 좋지 않아보였다.

 

“ 그럼 그럼, 루리 네 주 무기가 뭐야 ? ”

 

“ 나 ? 음.. 이 대검이긴 한데 말이야. ”

 

“ 보여주지 않을래. ? ”

 

“ 그래, 나도 보고 싶구나. 루리. 난 전사니까 핫핫 ! ”

 

클라나와 보리스의 권유에 이기지 못하고, 루리는 칼날을 빼지 않고 몸 전체로 걸쳐있는 칼집자체를 몸에서 빼 테이블 위에 올렸다.

 

“ 놀라지 마세요.. ”

 

루리는 조심스럽게 칼집을 열었다. 칼집의 틈에서 보여야할 은빛의 칼날은 온데간데없고, 금색으로 발광하는 빛이, 이 홀의 샹들리에보다 영롱한 빛으로 천장을 뒤덮었다. 어느 빛보다 강력한 존재감을 내뿜는 광휘 얻는데.

그 누구도 눈부셔 하지 않고, 그 누구도 저항감을 가지지 않았다.

 

“ 제 정령, 루렌타르 입니다. ”

 

“ 우와아아.. 예쁘다.. 루리 정령사야 ? ”

 

“ 네 그쪽에 속하죠. 루렌타르 나와봐. ”

 

루리에 말에 맞춰서 광휘가 응집되더니 점점 사람의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그리고 인간의 실루엣에 등에는 칼날 같은 날개가 돋아나기 시작했고, 형태를 나타낸 정령은 성숙한 여성의 모습이었다. 근육은 없고, 피부도 백옥 빛과 같이 비춰 보였다. 검의 정령과는 거리가 멀어보였으며, 단 미니스커트와 탱크 탑이라는 간편한 복장만이 그 존재의 역할을 아주 조금이나마 보여줬다.

 

“ 루시페르엔, 무슨 일인가요. ”

 

“ 참, 루렌타르 ! 이미 이름을 바꿨잖아, 내 이름은 루리라구 ! ”

 

“ 아 그랬군요. ”

 

홀의 모두의 시선이 루리의 정령 루렌타르에게 쏠렸다. 루렌타르는 차분하게 루리의 곁으로 내려앉았다. 칼날에는 약간의 붉은빛이 남아있었지만, 루리는 아무도 보지 못하게 그 칼을 이미 칼집에 넣은 상태였다.

 

“ 놀랍군.. 이정도로 영롱한 정령은 처음봐.. ”

 

치에가 넋을 놓고 말했다. 보리스도 말을 잇지 못하고, 클라나 또한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토록 시끄럽던 홀이, 정령이라는 존재하나로 정리되어 버렸다.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것 마냥 입을 닫고, 그저 그 상황을 인지하려고 노력했다.

 

“ 제가 어릴 적부터 같이 지낸 정령입니다. 아직 금빛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그래도 둘도 없는 친구에요, 꼭 소개해주고 싶었습니다. ”

 

루렌타르는 루리의 옆에 조용히 정좌를 하고, 말을 꺼낸다.

 

“ 루렌타르입니다. 검의 정령입니다. ”

 

기계적인 삐걱거리는 소리가 퍼지면서, 등에 있던 루렌타르의 날개가 펴졌다. 날카로운 칼날이 허공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일대의 테이블 몇 개를 가르고 지나간다.

 

“ 참 루렌타르 날개는 함부로 피지 말라고 했잖아 ! ”

 

루리는 그 상황에 미안한 일색을 명백히 표하며, 부서진 테이블에 앉아있던 길드원에게 다가가 일일이 허리를 숙여가며 인사했다. 모두들 괜찮다고 하면서 루렌타르를 바라봤고, 몇몇 마법사들은 부서진 테이블을 다시 고쳐냈다.

 

“ 하나 물어도 되겠나. ? ”

 

치에가 술을 한 모금 넘기면서 말했다.

 

“ 네 얼마든지. ”

 

루리가 편한 표정으로 대답하자, 치에는 조금 인상을 찌푸렸다. 묘하게 치에는 루리를 배척하려는 듯 한 느낌을 뿜어낸다.

 

“ 정령이 금빛까지 물들려면 상당히 오랜 시간 몸에 지내면서 공감도를 올려가야만 하지, 하지만 내가 알기로는 금빛은 환생을 한번 할 정도의 일생을 살아도 힘들다고 들었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이지 ? ”

 

루리는 쑥스럽다는 듯이 뒷머리를 긁으면서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반칙 같기는 하지만요.. 이 검은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보검이고, 그 정령은 계승자를 보조하는 게 목적으로 만들어 졌다고 해요, 자세한 사항은 루렌타르에게 실례니까 비밀이에요. ”

 

루렌타르가 자신을 배려한 듯한 루리의 말에 끼어든다.

 

“ 그건 제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저는 과거 ‘ 루시페르엔 ’ 님을 섬기던 종이였습니다. 그 분은 한낱 노예였던 저에게 평등이란 권리를 내려주셨고, 세계 곳곳을 데리고 다니시며, 제개 큰 선물을 주셨습니다. 전 수명이 다할 때쯤에, ‘ 루시페르엔 ’ 님은 환생하셨고, 제 마지막 소원은 ‘영원히 당신을 섬기는 것 이였습니다.’ 그것이 이루어진 결과입니다. ”

 

라고, 조용히 표정의 변화도 없이 말했다. 루렌타르는 손바닥에 광휘를 만들었다. 주위를 경계하는 듯이 보였다. 루리는 둔한 것인지 둔한척하는 것인지, 치에의 묘한 적대감을 눈치 채지 못했다. 사실 비베리어를 제외한, 거물급 용병들은, 아주 잠시나마 루리를 적대하는 태도를 보였다.

‘ 지지이스터의 언짢은 듯한 미소. ’ , ‘ 치에의 견제성격이 강한 말 ’

 

“ 어 ? 그런데, 루시페르엔 이라고. 정령님께서 네게 말하지 않았어 ? ”

 

그 의문을 던진 것은 클라나였다. 루리는 별다른 반응 없이 평조로 대답한다.

 

“ 할아버지가 내게 거시는 기대가 크셔서, 가문의 창시자의 이름을 따셨지. 결국 마음대로 되지 않으셔서 지금쯤 집에서 발을 동동 구르시겠지 ? ”

 

클라나는 웃으면서, ‘ 하긴 가문의 수장 이름을 베끼는 것 정도야 다반수지 ’ 라고 덧붇히며 과일을 한 점 먹었다. 보리스는 잔에 있는 술을 비운 뒤에 일어선다.

 

“ 자, 루리 그러면 네 개도 방이 필요할 테니까 밖에 나가도록하자. 넌 모래폭풍을 뚫고와서 시간감각이 없을 진 몰라도, 아직 태양이 서북상이야. 클라나 너도 따라올 거지 ? ”

 

“ 네 당연하죠, 가자 루리 ! ”

 

보리스는 치에에게 눈짓을 하고는 자리를 떳다. 루리는 조용히 그 둘의 뒤를 따랐다. 루렌타르는 검으로 돌아가지 않고, 조용히 루리의 뒤를 경계하듯 뒷걸음질 치면서 그들을 따라갔다.

 

테이블엔 치에 혼자만이 남아서 남은 술을 들이켜고 있었다.

치에는 술을 거하게 들이켠 뒤에, 한숨을 내쉬고는 씁쓸한 뒷맛을 없애기 위해 달콤한 망고를 입안 잔뜩 깨물어 넣었다.

질겅질겅 소리가 날정도로 신경질적으로 씹어내고, 입 밖으로 흐르는 과즙을 소매로 닦고서는 테이블에서 일어났다.

 

“ 지지이스터는 무슨 생각이지... ”

 

여전히 그곳은 웃음소리와 술잔을 부딪치는 소리로 장식되고 있었다.

 

 

 

도시에 나온 루리는, 어느 곳 할거없이 꾸준히 눈길을 주면서 감탄을 연발하고 있었다. 로브 안쪽의 루리의 복장은 사막을 돌파한 것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일상적으로 밖으로 산책 나갈 때 입을법한 미니스커트에 라운드 티셔츠, 그리고 단추가 달리지 않은 재킷. 검은색과 흰색의 조화가 아름답게 어울리고, 자체적인 디자인이 몸의 라인을 강조했다.

 

옷의 어깨가 검은색인 탓일까, 그녀는 흑발과의 존재감이 겹치는 것을 꺼려서 포니테일로 묶은 채였다.

 

“ 루리는 스타일이 좋네... ”

클라나는, 길드에 있던 때와 같은 복장 이였다. 언제나 일상복이 전투복이란 느낌으로 착용하고 있는 보리스와는 다르게, 수수한 느낌이 잘 어울렸지만, 정작 그녀 자신은 그게 맘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볼을 부풀리고 있었다.

 

“ 클라나도 지금 그 옷 충분히 어울려요, 딱 클라나의 것이라는 느낌이에요. ”

 

“ 고마워 루리, ”

 

클라나는 기분 좋다는 듯이 웃었다. 보리스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상인들에게 인사하느라 바빴고, 그때마다 루리를 소개하는 것도 절대 잊지 않았다. 루리는 미소를 지으며 허리를 숙여 인사했고. 보리스는 마지막으로 루리의 방을 하나 얻어 줌으로써 해는 이미 서북하 끝자락으로 저물고 있었다.

 

“ 감사했어요 보리스씨, 다음번엔 꼭 대접하겠습니다. ”

 

“ 아니아니, 이정도야 그럼 잘 쉬라고. ”

 

루리는 마지막으로 보리스에게 인사를 했고, 클라나도 손을 흔들면서 루리에게 등을 돌리고 보리스와 함께 걸었다. 루리는 보리스가 안내해줬던 방안으로 들어갔다.

짐을 풀어놓고, 옷을 벗어 앱솔브에 집어넣는다. 자신의 가슴을 받쳐주던 브래지어를 풀고, 팬티를 벗은 뒤에 욕조로 들어갔다. 루리의 방은 원룸 형식에 샤워실과 화장실이 같이 딸린 일반적인 용병의 숙소였다.

 

루리는 그 곳에 만족하며 욕조에 뜨거운 물을 담고 들어가서 온몸의 피로를 풀듯 기지개를 폈다. 루리의 배꼽아래에 천사의 날개모양의 문신이 눈에 띈다.

 

“ 루렌타르 너도 목욕할래 ? ”

 

언제라도 떼어놓지 않은 대검이, 루리의 욕조 옆에 놓여있었다.

 

“ 거절하겠습니다. 호색한. ”

 

“ 그래. 그래야지. 네 편 한대로 하지 그랬어, 괜히 다른 사람들 앞에서 격식 차리고 불편하지 않아 ? ”

 

“ 불편하지. 하지만 이상한 거라고 원래는 네 앞에서 하듯이 남을 대하는 것은. ”

 

“ 그래그래, 그럼 내 앞에서만이라도 편하게 얘기하도록 해. ”

 

“ 좋아 루시페르엔, 이제부터 어쩔 생각 ? ”

 

“ 음.. 우선 이 길드에서 입지를 세워야 하지 않을까 ? 임무도 팍팍 들어와야 내 이름을 좀 널리 알릴 테고.. ”

 

“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해, 그럼 오늘은 쉬도록 해. 괜히 안식처를 나오기로 결심한건 아니잖아 ? ”

 

“ 으으으읏 ~~.. 그렇지, 루렌타르 미안한데 침구좀 정리해줄래 ? ”

 

“ 흥, 이럴 때만 알았어. ”

 

옆에 놓여 잇던 루리의 대검에서, 진한 붉은색의 광휘가 나와서 문밖으로 나갔다. 루리는 욕조에서 나와 수건을 집어서 온몸의 물기를 곳곳이 닦고, 알몸인 채로 밖으로 나와서 불을 끄고 창문을 열었다.

 

기분 좋은 밤바람이 루리의 몸을 스쳐 지나갔다. 루리는 가슴이나 등, 허벅지등을 긁기 시작했다.

 

“ 오늘따라 가렵네.. ”

 

루리는 그렇게 한동안 서 있었다. 침구를 정리하고 온 루렌타르의 광채가, 루리의 옆에 나란히 섰다.

 

“ 루시페르엔 뭘 보는 거야 ? ”

 

루렌타르의 모습은, 전에 비친 것과는 다르게, 상당히 어린 꼬마여자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같은 것이 있다면 날카로운 칼로된 날개뿐, 머리에는 고양이귀를 끼고 있어 깜찍함을 더해준다.

 

별이 보이지 않을까해서.. ”

 

“ ? 별이 뭐야. ”

 

“ 하하, 아무것도 아니야 신경 쓰지 마. 그냥 그저 그런 거야. ”

 

루리는 자연스럽게 팔을 루렌타르의 어깨에 올렸다. 키가 맞지 않은 탓에 무릎을 굽히는 자세를 하고 있었다. 루렌타르의 광채는 얼핏 보면 통과할 법 하기도 하지만, 루리의 팔은 광채에 어깨에 딱 닿았다.

 

“ 같이 자자고, 광채는 지워 줄게. ”

 

“ 뭐 상관없지만 서도 ! ”

 

루렌타르의 주위에 있던 붉은색 광채는 전부 검으로 빨려 들어갔다. 루렌타르의 짧은 오렌지 빛 머릿결이 들어났다. 루비색 눈동자는 루리와 많이 닮아있었다.

루리는 루렌타르를 끌어안고 침대에 누웠다.

 

“ 잘자. ”

 

 

 

 

“ 단장님이 다시 복귀해 주신데 에는 감사하지만.. 혼자서 단독임무라니 위험하지 않을까? ”

 

붉은 갑옷을 온몸에 둘러 얼굴조차 보이지 않는 남자가 비슷한 차림의 남자에게 말했다. 옆에 있던 남자는 디자인은 같지만, 색이 온통 검은색인 갑옷을 입고 있었다.

 

“ 단장님을 믿자, 한동안 잠적하시기야 했지만, 그 남자는 ‘ 별의 길을 걷는 자 ’, 우리가 걱정한다고 해서 당하거나 할 사람이 아니란 건 알고 있잖아. ”

 

“ 그래, 그럼 기도나 하자고, 모든 건 우리의 여신의 이름 ‘ ' 하에서.. ”

 

그 두남 자가 서서 이야기 하던곳은 커다란 동상이 놓인 곳이었다. 순백색의 날개, 붉은색의 눈동자, 흑발의 여신상 앞에서 그들은 예의를 갖춰 절 을하고 있었다.

흉포한 짐승을 떠올리게 하는 투구에, 불온을 뜻할 수 있는 붉은색과 검은색의 단색의 갑옷을 입고 있을 지라도,

그들은 그 동상 앞에서 경건했고.

누구보다도 성스러워 보였다.

 

 

- Chapter. 01 견습길드원 - End.

 

 

----------------------------------------------

 

마도구 : 아티팩트의 하위단계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서북상,서북하 : 시간을 나타내는 단위로써, 동북하 : 오전 6~9시 동북상 : 9시~12시, 서북상 : 12~3시, 서북하: 3~6시 입니다.

낮을 나타내는 시간 단위입니다.

 

정령 : 오래되고 친근한 물건에, 생명이 깃드는 형상을 통틀어서 " 정령 " 이라고 합니다. 생명이 있다면 어느것이든 깃들수 있습니다.

단계별로 색을띕니다. 하얀빛 - 공감도 하, 황금빛 - 공감도 중, 푸른빛 - 공감도 상, 붉은빛 - 공감도 극상.

 

더 궁금한거있으면 댓글로 달아주시면 다음화에서 성실이 답변하겠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하루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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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오덕
잘 보고 갑니다!
2013-03-24 21:17:21
추천0
콘스틴틴
저도 추천드리고 갈게요!
2013-04-15 03:05:31
추천0
흑랑♨
ㄷㄷ잘보고갑니다
2013-05-14 00:58:27
추천0
절검
잘보고갑니다 :0 길이길어서 한편한편 읽는맛이있네요
2013-06-21 23:37:10
추천0
[L:8/A:221]
ShinobuOshino
잘 읽었습니다.
2013-09-07 17:06:28
추천0
예정경기
잘 보고 가요
2013-11-02 21:58:15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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