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대장군·지하여장군 - 한하운
天下大將軍·地下女將軍
한 하 운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이
동구 밖에 서서......
장승의 직절 조각(直截彫刻)이
무엇 때문에 눈알을 부라리나
무엇 때문에 이빨을 내세우나.
이 형(形)의 의미는
주력(呪力)인가,
이 위대한 미분화(未分化)는
조상들의 지성과 행동이런가,
원시가 현대문명을 넘어선
오늘의 쉬르 레알리즘.
시원의 미(美)
원시의 생명력.
이 괴위(魁偉)한 조형 언어(造形言語)는
그것은 노(怒),
그것은 공(恐),
그것은 이(異),
그것은 기(奇),
그것은 혁(혁),
그것은 경(驚),
그것은 탄(嘆),
그것은 허(虛),
그것은 포(怖),
그것은 의(疑),
그것은 응(凝),
그것은 보(보),
그것은 살(殺),
그것은 사(死),
그리고 원(願),
그리고 기(祈),
그리고 도(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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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린 백성들이
생존의
길흉화복의
액막이 살(煞)풀이를,
하늘과 땅을 믿고
하늘과 땅만을 믿고 살 수 없어
천하대장군·지하여장군에
매달려
마음의 수호신이라 믿던
이 천하대장군·지하여장군도
이제 동구(洞口)에서 볼 수는 없는
원시의 알리바이.
오늘의 후예는
오늘은 오늘
오늘을 살아가는 오늘만의 오늘은
천하대장군·지하여장군의 조형 언어(造形言語)가
눈망울, 가슴으로 불이 당겨져
그 마음 노(怒),
그 마음 공(恐),
그 마음 이(異),
그 마음 기(奇),
그 마음 혁(혁),
그 마음 의(疑),
그 마음 응(凝),
그 마음 탄(嘆),
그 마음 보(보),
그 마음 살(殺),
그 마음 사(死),
그리고 원(願),
그리고 기(祈),
그리고 도(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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