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날
이건 과거의 이야기다. 옛날 이야기. 추억이라면 미담으로써, 단지 과거일 뿐이라면 담백한 이야기로써 전해줄 수 있겠지.
그때, 그러니까 10년 전 쯤일까. 학창 시절에 있었던 일이다.
지금처럼 한창 더울 때였다.
들판이 있었는데, 그러니까 집 앞은 아니고 조금 떨어진 곳. 지금은 다른 건물들이 세워져 있지만 그 당시엔 들판이 있었던 곳.
아침에 우연히 그곳에 들른 적이 있었다. 방학 때였지. 우연찮게 일찍 일어난 덕분에.
나는…… 뭐라고 표현해야할까. 그곳에서 신기한 것을 발견했다.
도미노와 같은 것이었다. 미스터리 서클이라고 하던가. 그것과 비슷한 것이었다.
그때 본 기억으론 아마 잔가지가 쭉쭉 뻗은 회오리같은 것으로 기억한다. 이게 뭘까 한참 고민했고, 사진도 찍고, 주변도 둘러봤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누군가의 장난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하지만, 당시의 나는 어렸으니까.
다시금 생각해봐도 역시 누군가의 장난일 거라 생각한다.
우연찮게 아침 일찍 나와 발견했기에, 주변에 나 밖에 없었기에 신기했을 뿐. 그 외의 경우라면 눈길을 주는 정도에서 멈췄겠지.
리본. 그러고보니 리본도 떨어져 있었다. 빨간색 리본. 무늬는 없었다.
모양이 신기했는데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이것도 무언가 암시하는 게 있는가 싶었다.
두드러지는 점은 없어도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에게 전하는 신호같은 게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했었다.
부자연스럽다고 느꼈던 거겠지. 쓸데없는 데에서 의미를 찾으려했고. 뭐 그게 어린 시절의 장점 중 하나니까.
자전거를 갓길에 세워두고 나는 본격적으로 리본과 문양을 살펴봤다. 하지만 한참을 생각해도 그 의미를 찾을 수는 없었다.
되려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내가 만든 걸로 착각했을 정도라 나도 더 이상 그것을 살펴보는 걸 그만뒀다.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 미련이 조금 남아 있기는 했지만, 그건 겨우 그 정도의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