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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권 - 여승
御幸一也 | L:60/A:585
62/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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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681 | 작성일 2019-07-19 20: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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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권 - 여승

                                                       여승/송수권                                              


어느 해 봄날이던가, 밖에서는 

살구꽃 그림자에 뿌여니 흙바람이 끼고

나는 하루종일 방안에 누워서 고뿔을 앓았다.

문을 열면 도진다 하여 손가락에 침을 발라가며

장지문에 구멍을 뚫어 

토방 아래 고깔을 쓴 여승이 서서 염불 외는 것을 내다보았다. 

그 고랑이 깊은 음색, 설움에 진 눈동자, 창백한 얼굴 

나는 처음 황홀했던 마음을 무어라 표현할 순 없지만

우리 집 처마 끝에 걸린 그 수그린 낮달의 포름한 향내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나는 너무 애지고 막막하여져서 사립을 벗어나

먼발치로 바리때를 든 여승의 뒤를 따라 돌며

동구 밖까지 나섰다

여승은 네거리 큰 갈림길에 이르러서야 처음으로 뒤돌아보고

우는 듯 웃는 듯 얼굴상을 지었다.

(도련님, 소승에겐 너무 과분한 적선입니다. 이젠 바람이 찹사운데 그만 들

어가 보셔얍지요.)

나는 무엇을 잘못하여 들킨 사람처럼 마주서서 합장을 하고 

오던 길을 뒤돌아 뛰어오며 열에 흐들히 젖은 얼굴에 

마구 흙바람이 일고 있음을 알았다.  

그 뒤로 나는 여승이 우리들 손이 닿지 못하는 먼 절간 속에

산다는 것을 알았으며 이따금 꿈속에선

지금도 머룻잎 이슬을 털며 산길을 내려오는

여승을 만나곤 한다. 

나는 아직도 이 세상 모든 사물 앞에서 내 가슴이 그때처럼

순수하고 깨끗한 사랑으로 넘쳐흐르기를 기도하며 

시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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