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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색 마검사는 귀찮은 것이 질색이다 - 5
절대존재 | L:0/A:0
6/370
LV18 | Exp.1%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746 | 작성일 2013-05-06 22:4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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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색 마검사는 귀찮은 것이 질색이다 - 5

 " 으극극....."

 

혼미해진 정신을 가다듬어 힘겹게 일어섰다.

전신이 찌릿거리고 다리는 후들후들,

심각하게 이건 위험한 상태다.

 

" 동생아, 그 심정은 이해하는데 진정을 좀....."

퍽,

 

" 쿠헥-"

 

내 가슴에 녀석의 발이 꽂히고 나는 공중을 선회하여

현관문 철제에 요란하게 부딪혔다.

 

쾅-

 

"쿨럭, "

 

순간적으로 숨이 멎으며 호흡 곤란에 마른 기침이 뿜겨졌다.

 

더 이상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

고요히 죽음이 다가온다.

 

-

 

" 어이 일어나! 

일어나라고오오오오오-!!!!"

 

아, 시유의 목소리가 들린다.

인지할 수 있다.

아직 죽지는 않은 모양이다.

 

" 우에에에에에엥-

오빠아아아아아아아- 

미안해애애애애애애애애-

내가 미안해애애애애애애애- 

제발 죽지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당황스럽게도 녀석이 나 때문에 울어버리고 말았다.

이렇게 되면 깨어날 수 있어도 깨어나선 안돼.

내 동생으로선 죽어버리고 싶은 굴욕이 되겠지.

 

" 으아아아아아아아앙-

시우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빨리 구급차 불러어어어어어어어어- "

 

" 걱정마, 이미 불렀어. "

 

"난 멀쩡하게 살아있으니까

구급차 부르지마 !!!!!!"

 

깜짝 놀라 믿기지 않을 속도로 일어나 

돌이킬 수 없을 일을 필사적으로 막았다.

 

" 걱정마, 뻥이야. "

 

" 아, 그러냐. "

 

다행이다, 다행이야,

나의 능구렁이같은 남동생 시우는

어느새 내가 들고 온 다크 초코피아 한 개를 할짝 거리며

이 상황을 구경하고 있었다.

 

"아, "

 

문득 정신을 차려 주위를 둘러보니

시유는 이미 자리에 없다.

 

탁, 탁, 탁, 탁,

 

다만 저 너머로 무언가가 달리며

바닥을 울리는 소리만큼은 확실하게 들렸다.

 

"하아......"

 

신발을 벗고 기다란 복도를 지나 거실에 닿았다.

이 쓸데없이 넓은 저택은 너무나 비현실적이라고

몇번이나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내 눈에 남은 광경도 평소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너무 요란하게 꾸려진 거실의 모습,

 

탁자위엔 온갖 단 것들이나 짭짤한 간식거리들,

요란한 파티 용품같은게 늘어져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맛있어보이는 커다란 쵸코 케이크,

 

" 오늘......이 그러니까....."

 

" 시유 누나 생일이잖아. "

 

시우는 내 뒤에 서서 무심한 표정으로 사태에 답했다.

그 말을 듣고서야 나는 상황을 이해했다.

 

" 엄마는? "

 

휙-

시우가 거실 한 켠을 검지로 가리켰다.

 

벽면에 걸린 건 집안 계획같은 걸 적어두는 화이트 보드,

거기에 쓸데없이 구체적으로 그려진 엄마는 엄지를 내밀며,

" 출장 중! " 이라는 말풍선을 옆에 두고 있었다.

 

" 저거 다 시유가 준비한거야? "

" 응. "

 

말을 듣고보니 녀석이 까칠했던 이유가 이해됐다.

사실 이 나이까지 이렇게 일일히 생일을 지내는 건

좀 유별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작년까지도 녀석의 생일은 아버지에게서든 엄마에게서든

안된다면 그 녀석...에게서든 꼭 제대로 챙겨지던 것이였다.

 

그러던게 지금은 아버지, 엄마도 안 계시고,

그 녀석...도 없으니,

내가 꼭 챙겨줘야 할 일이였겠지.

 

내심 녀석은 이런 생일날의 축하를 무척이나 기뻐하는 녀석이다.

언제나 바빠서 좀처럼 모이지 않는 가족들도

이 날만큼은 한 자리에 모여줬으니까,

 

별 것 아니여보여도 왠지 모를 씁쓸함을 느꼈을거다.

특히 그런 일들의 뒤인 올해는....

 

나는 정말로,

오빠 자격이 없는 인간이다.

 

" 그렇게 심각하게 고민하지마, 형이 자책할 일 아니야."

 

" 하하..... 고마워. "

 

시우는 벌써 2개째 초코피아를 씹고 있다.

저걸 줄일 사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녀석의 충치가 도진다면 내가 혼날테지만,

 

지친 몸을 다독여 계단을 올랐다.

 

2층 복도를 조금 걸어 녀석의 방 앞,

 

똑, 똑,

 

" 시유야, 나와봐. "

 

" ......"

 

" 내가 잘못했어,

좀 더 빨리 와서, 이것 저것 챙겨줬어야 하는데,

생각해보니까 오늘 식사 당번도 나였더라.

정말 정말로 미안하다고 생각한다.

용서해주라. "

 

" 누....누....누가....."

 

방 너머로 떨리는 목소리가 들린다.

 

" 누가 그런거 챙겨주랬어?

애도 아니고 말야! "

 

발끈하며 밖으로 나와 버린다.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나오는구나.

 

"윽..... 좀..... 빨리 빨리 좀 다니란 말야!

비실비실거리면서 어디서 죽어버리면 어쩌려구! "

 

" 그래도 나 정도면 상당히 빨리 다니는 건데. "

 

괜히 쓸데없는 말을 덧붙이지 마라. 나!

 

"윽.....윽.....너....까지.....어떻게 되면 난......!"

 

툭.

" 그래, 그래, 

빨리 빨리 다닐게.

걱정 끼치지 않도록, 말이야. "

 

머리에 손을 얹고 쓰다듬어줬다.

몸에 익은 느낌이였지만

이런 낯간지러운 행위를 한게 몇 년 만이던가.

 

" 윽....윽.....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

 

품에 안겨 울어버리는 시유,

이 얼마나 낯간지러운 상태인가.

 

찰칵,

 

미세한 촬영음이 귀에 들렸다.

 

이 상황을 찍고 있는 시우의 모습,

" 앗차, "

나와 눈이 마주치자 들켰다- 는 표정으로 계단을 쪼르르 내려간다.

 

울음을 터뜨리는 시유로서는 이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

 

저 쪽팔리는 사진은 분명 누나를 협박할 때에 이용할 생각일거다.

 

역시 내 남동생은 신용하지 못할 남자야.

그 녀석....과 닮았다.....는 생각만큼은 하고 싶지 않았다.

 

-

 

쵸코에 쵸코에 쵸코,

 

쵸코피아를 시작으로 쵸코 과자에

쵸코 케이크,

 

저녁 시간에 이리도 쵸코를 먹은 적이 있었는가.

 

두 번 양치하고도 두 번 가글해야 불쾌함에 직성이 풀릴 수 있을 거다.

 

평소에도 평범하다곤 못하지만

오늘의 하루는 정말 이상했다.

 

피곤하고 귀찮은 일과의 끝,

하지만 이렇게 욕조에 몸을 풀어 놓고 있으면

그런 만사의 귀찮음조차 한 번에 녹아버린다.

 

아아, 좋다.

이대로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다.

 

그렇지만 나가야만 한다.

나의 정상인의 에너지보다도 한참 열악한 육체는

장시간의 온수에조차 간단히 뻗어 버리는 것이기에....

 

촤악-

 

몸에서부터 흘러 떨어지는 물소리가 요란하다.

 

몸을 닦고 밖으로 나오면 괜찮은 기분의 시원함.

 

앗차, 팬티를 두고 왔다.

 

간단히 아랫도리를 수건으로 둘러 무방비한 상태로 복도를 걸었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

 

쾅,

 

요란히 닫히는 문소리와 함께 여동생의 비명 소리가 울린다.

 

이미 날이 지나 새벽 2시,

아직까지도 안자고 있었던 거냐.

 

왠지 모를 죄책감이 또 가슴을 죄인다.

 

난 변태가 아니다.

하물며 여동생에게 알몸이나 보이고 다니는 변태는 더더욱 아니라고,

 

방에 들어가 옷을 입고 침대에 눕는다.

미칠듯이 편안한 폭신함.

나의 안식처, 최고의 안식처,

 

눈을 감고 잠에 빠져 든다.

 

잔잔히 스며오는 달콤한 수면의 격,

 

기쁜 일도, 슬픈 일도, 황당한 일도, 애매한 일도,

한 순간 잊혀지게 된다.

 

나는 나를 놓은 안식에 빠져간다.

 

 

" 지잉- "

 

" ......."

 

" 지잉- "

 

다만, 한 가지.

나는 잠을 자지만 사실 잠을 잘 필요가 없다.

 

무슨 소리인가, 

 

하루 24시간을 반수면 상태로 지내기에

별도의 수면을 통한 에너지 충전이 필요하지 않다는 얘기이다. 

 

심히 유사과학적인 논리이며, 생리적인 위험을 주는 행위이지만

드물게 잠들어 버리는 어제의 오후같은 상황을 예외로

기본적으로 나는 수면을 취하지 않는다.

 

그것이 나에게 남에게 없는 밤의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는 이유, 

 

지금 이부자리에서 일어나-

사태를 수습하러 갈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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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5/A:45]
아르크
주인공 흡혈귀설 ㅋㅋㅋㅋ
2013-05-17 20:58:27
추천0
절대존재
헐....... 그걸......어떻.....
2013-05-17 21:34:49
추천0
[L:5/A:45]
아르크
구와아아아아아악!!! 농담이죠?! 농담이죠?!!! 농담이라 말해줘요!!! 나도 모르게 스포르을!!
2013-05-17 21:55:55
추천0
절대존재
ㅠ....
2013-05-17 22:01:32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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