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화.
다 잊었다 생각했는데 불쑥. 네가 찾아올 때가 있다. 그것도 아주 어여쁜 모습으로.
그렇게 한참을 머물다가 조용히 사라진다. 아니, 사라진 게 아니라 스며든다. 마음속에. 그렇게 남아있다.
우리의 마지막은 무심해서 괴로웠고, 함께한 시간은 웃음보다 흘린 눈물이 더 많았다. 헌데 어찌 이렇게 잡히지도 않을 형체가 선명하니 예쁜지.
이 정도가 적당한것이겠지. 눈 앞에 없어도 볼 수 있으니 이 정도가 맞는거겠지. 더 이상 우린 시덥잖은 일로 다투고 울고 대화할 수 없으니,
앞으로는 행복한 얼굴, 어여쁜 미소만 볼 수 있겠구나. 허나 욕심이란 게, 계속 좋은 것만 보고 있자니 손으로 잡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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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가 되어버려서, 그 좋았던 게 우리의 전부였다고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