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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권-새해 아침
김무제 | L:57/A:221
140/1,590
LV79 | Exp.8%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192 | 작성일 2018-09-30 01: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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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권-새해 아침

새해 아침은 불을 껐다 다시 켜듯이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답답하고 화나고 두렵고 
또 얼마나 허전하고 가난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지난밤 제야의 종소리에 묻어둔 꿈도
 
아직 소원을 말해서는 아니 됩니다

 

외로웠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억울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슬펐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얼마나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습니까
그 위에 우레와 같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그 위에 침묵과 같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낡은 수첩을 새 수첩으로 갈며
 
떨리는 손으로 잊어야 할 슬픈 이름을
 
두 줄로 금긋듯
 
그렇게 당신은 아픈 추억을 지우십시오

 

새해 아침은 
찬란한 태양을 왕관처럼 쓰고
 
끓어오르는 핏덩이를 쏟아놓으십시오

 

새해 아침은 
첫날밤 시집온 신부가 아침나절에는
 
저 혼자서도 말문이 터져 콧노래를 부르듯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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