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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일곱개의 대죄 - 교만편
Mr0SirCrocodile | L:0/A:0
925/1,070
LV53 | Exp.86%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1-0 | 조회 275 | 작성일 2019-02-23 15: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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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일곱개의 대죄 - 교만편

(본 글은 만화 일곱개의 대죄와는 무관하다는걸 사전에 밝힙니다.)

 

악습들은 그와 반대되는 덕에 따라 분류할 수 있고, 또 죄종(罪宗)과 연관시킬 수 있다. 죄종(peccata capitalia)은 요한 카시아누스 성인과 대 그레고리오 성인의 뒤를 이어 그리스도인들의 경험으로 식별되었다. 이 악습들을 죄종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것들이 다른 죄들과 악습들을 낳기 때문이다. 죄종은 교만, 인색, 질투, 분노, 음욕, 탐욕, 나태이다.

가톨릭 교리서 1866항

 

파멸에 앞서 교만이 있고 멸망에 앞서 오만한 정신이 있다.
- 잠언, 16장 18절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이 도시에 사람들은 북적이고, 하늘은 높고, 도시의 숲에 건물들은 풍성하다. 어떤 이의 눈에 이 도시는 재미를 위해 존재 할 수도, 비즈니스를 위해 존재 할 수도, 주거를 위해 존재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의 눈에 이 도시는 그저 나를 위해 존재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나의 눈에 비친 도시의 모습과 사람의 모습, 자연의 모습은 그저 무채색의 그림일 뿐이다. 저마다 똑같은 모양의 건물, 똑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 이런 무채색의 환경에서 나는 누구보다도 빛나고, 누구보다 특별한 존재임이 틀림없다.

 

고유의 색을 지닌 나만이 이 도시의 주인이며, 이 도시를 거닐 자격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그야, 이 도시의 숲에 빼곡히 들어 찬 건물들 중 나의 손길이 닿지 않는 건물은 없고, 이 도시를 거니는 사람들 중 과연 나보다 부유하고, 나보다 명예로운 인간이 있을까? 아니 없다. 있을리가 없다.

 

27에 젊은 나이, 이 나이에 이 정도의 부와 명예를 이룬 사람이 나말고 더 있겠는가? 이 한국이라는 좁디 좁은 나라에 국한지을 뿐 아니라 전세계로 확대해 보아도 없을 것이다.

나의 또래들은 변변찮은 집 하나 못구하고 변변찮은 차 하나 못 끌고 다니는 반면 이 나의 모습은 어떠한가?

최고의 집, 최고의 옷, 최고의 장신구, 최고의 차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다.

 

문득 이런 최고의 삶을 살아가고 있을 무렵, 나의 고등학교 동기들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지 문득 궁금해졌다.

민철이, 승화, 영수 내 최고의 친구들이었다. 이 녀석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하여 동창회에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동창회의 장소는 웬 허름한 술집..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다.

 

"어? 쟤 철민이 아니야?"

 

어디선가 나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귀에 아른거렸다.

 

"맞네, 맞아 철민아!"

 

이 목소리는 몹시나 익숙한 목소리다..

아.. 이 목소리는 고등학교 2학년 내 최고의 친구였던 승화의 목소리임이 틀림없다. 세월은 지나도 그 녀석의 목소리를 잊을 순 없는가 보다.

 

고등학교 2학년 동창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앉아 있다. 수는 어림잡아.. 그래 20명? 정도 되는 듯 했다.

승화 민철이 영수를 비롯하여, 제법 친하게 지냈던 민수 덕화 창현이 그리고 선화. 내가 학창시절 유일하게 좋아했던 여자이고 아직까지도 선화보다 더 완벽한 여자는 보지 못했다.

 

북적이는 술집에서 우리 2학년 3반의 학우들이 모여 있는 자리로 가 승화 옆 빈자리에 앉았다.

 

"이야 철민아 너 진짜 오랜만이네? 요새 뭐하고 지내냐?"

영수가 나에게 물음을 던졌다.

 

그런데.. 이 녀석의 차림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동창회라곤 하나 아디다스 바지에 나이키 패딩? 순간 헛웃음이 나왔다. 학창시절, 나에게 우리 모두 최고가 되어 정상에서 만나자며 다짐하던 녀석들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무채색의 도시를 거닐며 익숙하게 보이는 사람1, 사람2, 사람3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오랜 친구들을 만난다는 기쁨과 설레임은 어느세 실망이 되어 돌아왔다.

 

'등t신들..'

무심코 입밖으로 속마음이 튀어나와 버렸다.

 

나를 반기던 영수와 민철이 승화는 순식간에 얼어 붙었고 주위에서 술을 마시던 다른 학우들 역시 손을 멈추고 몸이 굳은 듯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뭐? 등t신들? 오랜만에 와서 반갑게 인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말이 왜 나와?"

 

순간 나의 앞에 앉아있던 민수가 화를 낸다.

취기가 올라온건지 이 녀석은 나를 향해 쏘아 붙이기 시작하며 옆에 있던 승화는 민수보고 진정하라며 말린다.

 

그러고는 민철이는 나를 툭툭 찌르더니 잠깐 따라 나오라고 그런다.

 

난 민철이를 따라나와 건물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너 오랜만에 나타나서는 왜 그래? 요새 뭐 성공했다고 이야기 듣고 되게 기뻤는데 이게 뭐냐..?"

민철이는 담배를 입에 물고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같잖을 뿐이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욕을 쏟아내고 싶지만 참기로 했다.

오랜만에 만난 선화에게 이런 안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싶진 않았다.

 

"너 원래 이런 놈 아니잖냐? 오해가 있었던거 같은데 들어가자고"

담배불을 끈 민철이와 난 따라서 술집으로 또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철민아 미안하다 내가 좀 취했었나봐"

자리에 앉아 갑자기 민수가 사과를 건낸다.

그래, 이게 당연한 것이다. 이런 무채색의 인간들이 누구보다 빛나는 나를 향해 욕을 한다? 어이가 없을 노릇이다.

 

자리에 앉아 술을 마신지 얼마나 되었을까 하나 둘 자리를 떠나 자기들의 집으로 향하였고 술집에는 나와 승화 민철이 선화 규현이 이렇게 남자 셋에 여자 둘이 남아 있었다.

 

"야.. 민철아 너 요새 돈 엄~~청나게 벌었다매? 어떻게 벌었냐? 딸꾹"

 

술에 취한 규현이가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저 재능이 있었을 뿐이었다. 삼촌이 하던 주식을 보고 문득 흥미가 생겨 삼촌에게 주식을 배우고 이곳 저곳에서 찾아보고 주식을 몇년간 했을 뿐이었다.

순전한 나의 재능만으로 주식으로 벌어들인 돈을 부동산에 투자하여 점점 돈을 불리고 결국 지금의 내가 된 것이다.

 

"그냥 재능이지 뭐 이렇게 돈을 버는 것도 재능이 있어야 돼, 그렇지 않으면 평생 똑같은 삶을 살아가기 마련이야. 너희들도 스스로가 재능있는 일을 찾아서 해"

이 이야기를 듣고 내 또래 애들에게서 미묘한 정적이 흘렀고, 승화는 얼굴이 빨개져서 술집에서 뛰쳐 나갔다. 

 

규현이도 역시나 불편한 기색을 못감추고 자리를 뜨며 나와 민철이 선화 셋만 남게 되었다.

 

술에 취한 것일까 교만에 취한 것일까? 어디선가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학창시절 누구보다 사랑했던 그녀, 선화가 눈 앞에 있고 나의 재력과 특별함을 그녀 또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무채색의 인간들과 다른 아름다운 색깔로 스스로를 덮은 선화에게 사귀자는 이야기를 툭 내뱉었다.

 

"음? 나 남친 있는데?"

 

억장이 무너져 내렸다. 남친이 있다? 그저 웃길 뿐이다. 남친이 있다고 한들 나보다 잘났을 수가 있겠는가?

 

"누가 니 남친인데? 나보다 잘난 놈이냐?"

그러더니 옆에서 민철이가 어깨를 툭툭 쳤다.

 

"나야 인마"

충격이었다.

내가 오랜 기간 사랑했던 그녀는 이미 임자가 있었던 것도 모자라, 심지어 민철이 녀석이 걔의 남자친구?  헛웃음만 나왔다

 

이런 보잘 것 없는 무채색이 인간이 저 아름다운 여자의 남자친구?

나의 눈이 틀렸던거 같다 선화는 누구보다 아름답고 색에 뒤덮혀 차별점이 있는 인간이 아닌 그녀 또한 거리에서 보는 인간1, 인간2와 같은 족속들과 다를 바 없던 존재였다.

 

짜증이 났던 나는 그냥 술집에서 박차고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소주 3병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 하루는 정말이지 속이 답답하고, 우울했던 하루였다. 저런 보잘 것 없는 놈이 한순간이었지만 깔에 뒤덮혀 아름답게만 보였던 선화의 남자친구?

믿기가 싫었다. 이 상황을 누구에게건 이야기하고 싶어 휴대전화를 키고 전화부에 들어가 연락할 친구를 찾고 있었다.

 

그런데 아무도.. 그 누구도 없었다. 나의 전화부에 등록된 사람은 고작해야 비즈니스로 만나는 사람들과

어머니, 아버지, 삼촌 끝이었다. 내 또래의 친구, 나와 술한잔 같이 할 친구는 존재하지 않았다.

 

순간 최고라 느꼈던 나의 삶이 최악이라 느꼈다.

그러고 술에 취한 상태였으나 소주 3병을 홀로 까서 마신뒤, 또 다시 마트에 들려 소주 10병을 사와 혼자서 정신나간 놈마냥 미친듯이 마셨다.

나의 삶은 최고가 아니고 최악이었던 것이다.

 

성인이 된 후 일평생을 교만에 취해 이런 슬픈 상황에서 같이 술에 취해 줄 친구 하나 없다는 것이 너무나도 내 스스로가 원망스러웠다.

나와 동일선상에 놓인 인간은 존재하지 않으며, 나보다 못한 인간들을 아래에 두고 거리를 벌렸던 나는 어느세 부턴가 사람들의 무리인 사회를 등지고 나 홀로 살아왔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밤새도록 정신없이 술을 마시고 난..

 

교만에 취한 것인지, 술에 취한 것인지, 눈이 떠지지가 않았다. 그렇게 일평생을 교만에 취해 살아가던 나는 이제 일평생을 술에 취해 눈을 감은 채 끝이 없는 암흑의 길을 거닐어야만 했다. 

 

 

 

 

이상 1편이었고요

혹시나 작품 해설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이야기 해주세용

그리고 마지막 줄 말고 가끔 붉은색으로 칠해진 부분은 다음 시리즈 떡밥같은거니 알아두셔요

 

마지막으로 칠죄종 중 다음 시리즈로 보고 싶은게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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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요한
잘 봤어요 잘 쓰시네요
다음화는 음욕으로 부탁해용
2019-02-23 15:59:23
추천0
[L:7/A:145]
인간맨
잘 보고 갑니다.
2019-02-24 15:43:51
추천0
[L:34/A:508]
종이
접수. 다만 완결까지 8000자 이내로 완성해주시길 바랍니다
2019-02-25 12:13:35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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