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야노코지의 방에 있었다.
어느 목적을 위해서.
「마실 거라도 내줘. 이야기가 좀 길어질 거야」
제멋대로의 요구에, 아야노코지는 귀찮아하면서도 준비를 시작한다.
「그럼 차나 커피를 끓이지」
그렇게 말하고 준비를 시작하는 아야노코지.
그 무방비한 모습에, 나는 의문을 느꼈다.
사카야나기가 마크하라고 했던 아야노코지。
솔직히 이 남자가 어느 정도의 실력자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전혀 모르겠다.
「코코아는 없어?」
「……있어」
「그럼, 코코아로」
시험하듯이, 나는 더 의미 없는 요구를 했다.
「그래서 이야기가 뭐지. 추우면 로비에서 해도 됐잖아」
「여기라면 아무도 방해하지 않을 테고, 이야기를 하기엔 최적이잖아」
「무슨 이야기인지」
「혹시 경계하고 있어?」
「경계 안 하는 게 이상하잖아. 친하지도 않은 여자, 게다가 적인 A반 학생이 방에 들어왔어」
「너희 반 야마우치와는 다르군」
그렇게 말하자, 순간이지만 아야노코지의 눈이 내 쪽을 봤다.
「신경 쓰여?」
「전혀」
「그래. 그럼 그쪽 건은 언급하지 않도록 할게. 아무래도 좋으니까」
실제로, 지금 야마우치는 상관 없다. 중요한 건 이후의 이야기.
「아까 이치노세의 편지. 어떻게 생각했어?」
이치노세 호나미가 범죄자라고 쓰여진 편지.
「어떻게라니?」
「그대로야. 범죄자란 이야기, 믿어?」
「글세. 거기에도 관심이 없으니까」
「관심이 없어도 생각 정도는 할 거 아냐. 이치노세나 착한 사람인가 나쁜 사람인가」
「범죄자라고 해서 나쁜 사람이라곤 할 수 없고, 범죄라가 아니니까 착한 사람이라곤 할 수 없어」
흔들어본다. 이 남자가, 정말로 써먹을 수 있는 남자인지 어떤지.
그것이 내게 주어진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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