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의 소리
정적의 소리
평생 소리를 듣지 못하고 살아왔던 내 절친한 친구가, 막 인공와우 이식술을 마친 참이었다.
그가 마취에서 깨어났을 때, 우리는 병실 침대를 에워싸고 서있었다.
친구의 아내가 처음 입을 열었다.
친구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우리는 한 명씩 나서서, 그에게 각자의 목소리와 이름을 들려주었다.
순번이 돌아갈수록 친구는 더욱 더 감정에 젖었다.
그리고 모두가 소개를 마치자, 병실에 침묵이 감돌았다.
친구는 고개를 들고 방금 들린 것은 무슨 소리였냐고 물었다.
어떤 의미인지 바로 깨닫지는 못했지만, 곧 이해하고 그에게 이것이 정적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이건 정적이 아니야."
친구는 처음으로 자기 목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말했다.
"나는 일생을 정적 속에서 살아왔어. 그런데 지금과는 달랐다고."
그때 병실 문 밖에서 소음이 들려왔고, 그는 즉시 덧붙였다. "이게 정적이잖아?"
우리는 경악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봤고, 마침내 내가 입을 열었다.
"아니." 나는 천천히 대답했다. "그건 누군가 비명을 지르는 소리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