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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으로 가야해
대갈맞나 | L:47/A: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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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130 | 작성일 2019-01-09 00: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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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으로 가야해

2000년 7월초 입영통지서가 날라왔다.

 

8월 10일 군입대. 생각지도 못했는데...

 

알바로 하고 있던 스쿼시 강사일도 인수인계할라면 바쁜데...

 

사장님께 말씀 드리고 25일 가량을 쉬다가 입대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같이 일하던 민철형(특전사 출신)이 제안을 했다.

 

거제도 사는 동생중에 특출나게 이쁜 애(미선)가 있는데 걔 친구들이랑 짝을 맞춰서 지리산으로 놀러가자는 제안이었다.

 

형을 알고 지낸지 2년 이쁘다 이쁘다 노래를 부르던 그녀였다.

 

남자는 다 똑같지 않은가?

 

알겠다고 대답을 하고 특전사형와 친구(똘이)와 함께 3:3 여행을 준비했다.

 

여행가기로 한 전날. 태풍 비스무리한(?)정도 비바람이 불었고 여행 당일은 부슬부슬 약간 비가 계속 내렸다.

 

우리는 여행준비를 마치고 여자들을 기다리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연락이 오지않았다.

 

아침부터 오후4시까지 기다려도 오지않은 연락.

 

우리끼리 가자는 똘이의 말에 특전사형은 계곡은 남자끼리 가는게 아니라나 뭐라나 -_-;;

 

오후 5시에 우리는 포기하고 근처 호프집에서 맥주를 한잔 할려는 찰나! 

여자애들에게 전화가 왔다. (그 당시 핸드폰 있었음)

 

바람이 많이 불어 거제도에서 부산으로 오는 배편은 뜨지가 않고 버스를 타고 왔다는 것이다.

 

지리산에 산장은 이미 예약한 상태이고, 우리는 연락 받자 마자 고속버스 터미널로 날랐다.

 

가서 여자애들을 보는순간 느꼈다. 아 진짜 이쁘다.

 

남자는 다 똑같지 않은가. 이쁘면 다 용서가 된다. ㅋ

 

 

 

우리는 지리산으로 떠나는 버스에 올랐고 10시가 다되서야 지리산 입구에도착 할 수 있었다.

(오는 동안 특전사형은 여자애들한테 욕을 한바가지)

 

입구에 도착해서 산장에 전화를 하니 약30분 후쯤 "부산에서 오신분?" 이라는 말과 함께 1톤 포터가 나타났고, 우리는 포터에 올랐다.

 

올라가면서도 특전사형의 갈굼 -ㅁ-;; 민망해서 내가 그만하라고 형에게 다그쳤었을 정도다.

(여자애들에게 잘 보이기 위함도 있었음)

 

 

 

산장에 도착을 했을때는 11시가 넘은 시간이였고, 산장에 있던 다른사람들의 술자리가 파장되는 시점에 우리는 준비했던 고기와 술 등등 먹거리를 펼쳐 놓고 먹기 시작했다.

 

한두시간이 흘러 알딸딸하게 취했을때, 하나둘씩 방으로 들어갔고 남은사람은 나와 민철이형

(특전사형) 그리고 미선이가 남았다.

 

약간 취기가 오른 민철형은 그녀에게

 

"니가 늦게와서 계곡에 발도 못 담그고 이게 므고!!!"

 

라고 또 잔소리를 했고 이 말을 들은 미선이가

 

"아~진짜 지금이라도 내려가서 발 담그면 된다 아니가!!!"

 

라는 말고 함께 엄청난 속도로 산 밑으로 뛰어내려갔다.

 

 

아차싶은 나는 미선이를 따라 뛰어 내려갔다.

 

나도 사체출신이고 달리기 하면 왠만한 일반인에게는 지지 않는데, 여자애가 뭐 그렇게 빨리 달리는지한 5분을 쫒아가서 겨우 따라 붙었고, 미선이의 어깨를 잡고 말했다.

 

"미선아. 우리 그만 올라가자 계곡에는 내일 가고...응?"

 

그러자 약간 동공이 풀린듯한 눈으로 미선이는 나에게 말했다.

 

"계곡으로 가야해~"

 

'이건 뭐지' 라는 생각과 함께 나는 계곡은 내일가자며 설득할려는데, 갑자기 미선이가 옆에 있던 동굴(?) 같은 곳으로 휙~들어갔다.

 

놀래서 따라들어가는데 약간 좁은 곳이였고 밑에는 약간씩 졸졸 흐르는 물이 있었다.

 

너무 빨리 걸으려는 그녀의 하얀색 핫 팬츠는 물이 튀어 젖어 갔고, 나는 이상하다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부끄러운 생각을 했다.

 

"미선이가 또 무드가 있구나.ㅋㅋ 이런 동굴로 날 끌고 오네.ㅋㅋ 

나한테 관심 있나보다.ㅎㅎ"

 

뭐 이런 생각이 들었고, 그녀의 젖어가는 핫팬츠를 감상하며 따라들어갔다.

 

그런데 따라가다보니 밑에 흐르던 물살이 점점 세지는게 아닌가?

 

동굴의 끝부분쯤에 그녀의 어께를 잡고 말했다.

 

"아. 이거 기분 이상하다. 그만 가고 밑에 물 있으니깐 발에 물뭍힌거 자나..그만 올라가자. 민철이햄 기다리겠다"

 

 

그녀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고개를 끄덕였고, 우리는 동굴 밖으로 나왔다.


 

동굴 밖으로 나왔는데 또 그녀는 흔들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계곡으로 가야해~"

 

그때 정확하게 인식을 하였다. 이거 뭔가 이상하다. 귀신이라도 붙었나?

 

따라가게 되면 안좋은 일이 생길거 같다는 생각.

 

그녀가 정신이 제대로 붙었는지를 확인해보기 위해서 그녀에게 제안을 했다.

 

"알겠다. 알겠다. 갈테니깐 뭐 하나만 물어보자. 위에 우리 기다리고 있는 형있제?

그 형 이름 뭐고?"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녀의 입술에서 흘러나온 말은

 

 

 "김 민 태"

 

 

아니 어찌 된게 자신이랑 친한 오빠 이름을 다르게 말하는가...

 

뭔가 잘못 되었다는것을 인식했지만, 두려움떄운에 그녀와 함께 계곡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고, 약간의 시간이 흘러 계곡에 도착을 하였다. 

 

계곡에 도착한 그녀는 계곡 바위에 앉았고, 나도 그녀의 옆에 앉았다.

 

계곡은 미친듯이 불어 있었고, 약간의 침묵이 있은 후. 갑자기 그녀는 나의 어깨를 양팔로 잡고 마치 계곡에서 누가 당기듯 빨려내갔다.

 

나는 순간 어깨를 뺐고, 내팔뚝에 걸린 그녀의 손을 잡고, 그녀를 끌어 올리는데 뭐가 그렇게 무겁고, 무섭게 잡아 당기는지 여자의 힘이라고는 생각이 되지 않았다.

 

나도 끌려내려가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잡아 당겼고 어떻게 그녀를 바위 위에 올려놓기는 했는데 어떻게 올렸는지 모르겠다.

 

그녀를 바위 위에 올려놓고, 나를 죽일뻔한 그녀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었고, 뺨도 몇 대 때리며 정신차리라고 고함을 질렀다. 

 

 

몇 분 후. 마음을 가다듬은 나는 그녀에게 계곡에 발 담궜으니 돌아가자는 말을 하였고, 그녀는 계곡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 10분을 미친듯이 올라가고 있는데 위를 보니 방가운 뒷모습이 보였다.

 

무엇인가 두리번 거리며 찾고 있었는데 바로 민철이 형이였다.

 

너무 방가운 나머지 깡총 깡총 뛰어 뒤를 보고 있는 형의 어께를 잡으며

 

"형. 여기서 뭐해요. 빨리올라가요."

 

라는 말을 했고 천천히 돌아보는 형의 눈은 풀려 있었고, 입에서는

 

"계곡으로 가야해~"

 

라는 말을 흘러나왔다.

 

 

진짜 믿었던 형도 나를 계곡으로 끌고 가려고 했다.

 

나를 잡고 질질~끌고 내려가는데 또하나 제안을 했다..

 

"형형. 잠깐만. 아~ 계곡 가자. 근데 뭐하나만 물어보자. 응?"

 

"행님이랑 친하고 저기 서있던 여자 이름 뭐고?"

 

대답은 비참했다.

 

 

"김 민 영"

 

 

그녀의 이름은 미선인데 또 다른 이름을 말했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특전사형(?)은 나를 다시 끌고 내려갈려고 했고, 나는 또하나의 제안을 했다.

 

"행님아. 내 담배 하나만 피고 내려가자."

 

라고 말하고 담배를 하나 물었다. 그와 그녀는 서로 마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고, 내 발밑쪽에서 계곡쪽을 바로보고 서있었다.

 

그때 피던 담배가 디스(this)였는데 왜 그렇게 잘 빨리는지...

 

담배를 피면서 생각했다. 계곡으로 안갈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

 

'삼십육계 줄행랑이다.'

 

라고 생각 하는 동시에 담배를 튕기며 뛰기 시작했다.

 

아마 타임워치로 시간을 재었다면 세계신기록이 나왔을 법 했다.

 

그냥 뛰었다. 미친듯이 뛰고 뛰고 뛰는데 저 위에 산장에서 길 잃은 사람들 찾아 오라고 걸어놓은 등불(?)이 눈에 들어왔고, 더 미친듯이 뛰어서 산장에 도착하자마자 우리 숙소인 202호로 들어갔다.

 

 

들어와서 문을 닫고 불을 킨 순간 나는 기절하고 싶었다.

 

 

 

 

그 안에는 눈을 비비며 "너 어디 갔다 왔냐?"라고 말하는 특전사형과 구석에서 자고 있는 미선이가 눈에 들어 왔기 때문이다.

 

 

 

정신을 잃고 일어나니 아침. 일행들이 나에게 물어봤고, 나는 상세히 이야기를 해주었다.

 

큰일 날뻔 했다는 반응도 있었고, 꿈꿨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실제로 격었던 일인지라 내려가면서 들려보았다.
 

첨에 갔었던 그 동굴이라는 곳은 산중에 물 빠지라고 설치해놓은 돌로 된

 

큰 파이프 같은 곳이었고..그 파이프의 끝은 낭떠러지 였다.

 

그때 그녀를 잡기 않았다면 낭떠러지 쪽으로 빠져 들었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 갔던 그 계곡은 물과 물이 만나 미친듯한 소용돌이가 치고 있었다.

 

그 안에 빠져들어가서 잡아 당기던 그년는 뭔가?

 

아차했으면 거기서 못나왔을뻔 했다는 생각이 들자 무서웠다.

 

물이 얕은 곳으로 가서 일행들은 놀고 난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위에서 산장집 아들이 우리를 불렀다.

 

"202호 손님들 식사 하세요."
 

산장으로 도착한 우리 일행은 삼계탕이 끓여 놓고 기다리고 있던, 주인 아줌마에게 인사를 하고, 밥을 다 먹고 쉬고 있는데 아주머니가 말문을 열었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상세하게 말 좀 해주세요."

 

나는 있는 그대로 말씀 드렸고, 아주머니는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이야기를 다 해드리자 아주머니는 믿기 어려운 말씀을 해주셨다.

 


 

정확하게 1년전. 우리처럼 밤 늦게 도착한 일행이 있었다고 한다.

 

 

대학에서 M.T를 온것인데 온 일행 중에 친오빠와 친여동생이 같이 왔고, 늦게까지 술을 마시다가, 여동생이 계곡에 발 담근다고 내려갔고, 1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자, 걱정된 오빠는 혼자서 여동생을 찾으로 내려갔으나, 동생도 오빠도 돌아오지 못했다고 한다.

 

다음 날. 그 오누이를 찾는 수색작업이 펼쳐 졌는데, 여동생은 소용돌이 치던 계곡에 거꾸로 박혀서 뺑글 뺑글 돌고 있었고, 오빠는 그 동굴 끝에서 발을 헛딪여서 낭떠러지로 떨어져 사망했다고 한다.

 

 

그리고, 사망했던 그와 그녀의 이름은 김민태, 김민영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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