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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에서
대갈맞나 | L:47/A: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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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136 | 작성일 2019-01-13 20: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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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에서

이것은 내가 대학생 때 친구 K와 수해에 갔을 때의 이야기다.

 

나와 K는 초중고 학교가 같았고 집도 이웃집이었다.

 

그리고 나와 K는 무서운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쉬는 날은둘이서 심령 스포트에 가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두 사람 모두 영감 같은 것은 없었기 때문에 어떤 심령 스포트에서도 귀신을 볼 수는 없었다.

 

어느 날 K가 인터넷에서 굉장한 심령 스포트를 발견했다고 떠들고 있었다. 그것이 그 수해이었다.

 

K의 말에 따르면, 그 수해에서 자살자나 조난자가 많이 나오고, 귀신의 목격 증언도 많았던 것 같다.

 

심령 스포트로 유명했던 반면, 절대로 가벼운 마음으로 가지 마라는 장소로도 유명하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텐트와 식량, 나침반 등을 준비하고 우리는 수해로 향했다.

 

수해는 매우 섬뜩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도착하여 텐트를 세우 자마자, 우리는 탐험을 시작했다.

 

나무 곳곳에 박혀있는 짚으로 만든 인형, 무수히 많은 못이 박혀있었다.

 

하지만 분위기와는 다르게 아무런 일도 없고 시간만 흘러갔다.

 

시간이 지나 해가지기 시작해서 우리는 텐트로 돌아가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밤이 될 때까지 둘이서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밖이 완전히 어두워지고 슬슬 다시 가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였다.

 

[우아아아아아!] 밖에서 이 세상의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무시 무시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람의 소리가 아닌 동물의 소리 같아 보였다.

 

지나친 소리의 크기에 가깝게 들렸는지 멀리서 들렸는지조차 몰랐다.

 

나와 K는 무서워서, 오늘은 일찍 자기로 했다. 술을 마시고 이불에 들어가니 K가 빨리 자자고 했다.

 

한편 나는 그 소리가 신경이 쓰여 좀처럼 잠들지 못하는 있었다.

 

밤 0시를 지나 드디어 졸기 시작했을 무렵에 K가 갑자기 일어났다.

 

뭔가 의미를 알 수 없는 것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가야만 해! 가야만 해! 가야만 해! 가야만 해!]

 

말을 걸려고 하는데 K가 갑자기 텐트 밖으로 뛰쳐 나가려고 했다.

 

그리고 팔을 잡고 나를 굉장한 힘으로 당겼다. 마치 나를 끌고 텐트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것 같았다.

 

큰 소리로 불러도, K는 투덜 투덜 뭔가 말하고 있었다.

 

[가야만 해! 부른다, 가야만 해, 가야만 해! 가야만 해!]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한 나는 K를 있는 힘껏 때리니까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 이런 시간에 무슨 일이야?]

 

K에게 아까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니,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쨌든 빨리 자려고 둘이서 이불에 들어갔다. 그러다가 잠시 후에 어떤 소리에 깼다.

 

손전등을 가진 K가 텐트에서 나가려 하고 있었다. 당황해서 붙잡으려고 하니까 화장실에 다녀온다고 말했다.

 

제정신인 것 같아서 신경 쓰지 않고 누웠는데 밖에서 K의 비명이 들렸다.

 

깜짝 놀라서 밖으로 나가보니 텐트 조금 앞에서 K가 손전등을 땅에 떨어뜨리고 떨면서 서있었다.

 

[어떻게 된거야?] 그러자 K는 손으로 눈 앞을 가리켰다.

 

떨어져 있던 손전등을 주워 눈앞을 비추면. 목, 목, 목, 목, 목, 목, 목 목 목 목 목.

 

사람 머리통 투성이. 모두 제각기 다른 표정을 짓고 있었다.

 

능글 능글 웃는 얼굴, 무표정한 얼굴, 미움을 드러낸 얼굴, 우리를 비웃는 듯한 얼굴.

 

몸을 움직이기는 커녕, 말 조차 할 수 없었다. 공포로 몸이 언다는 게 바로 이런 거구나! 라고 생각했다.

 

긴 침묵 후, 간신히 몸을 움직이게 되었다. 그래봤자 몇 초 정도 일 것이다.

 

그 몇 초 정도가 지금의 나에게 있어서는 몇 시간쯤으로 느껴졌다.

 

그만큼 그 때 눈앞에 펼쳐친 광경은 믿을 수 없는 것이었다.

 

나는 K의 손을 잡고 일심 불란하게 텐트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달리는 내 몸에 울퉁불퉁 한 무언가가 부딪 치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머리통이 내 몸에 부딪혀서 그럴 것이다.

 

그 기분 나쁜 사람의 잘려나간 머리통이 내 몸에 닿는다고 생각하니 구역질이 나왔다. 

 

 

어떻게든 텐트에 도착한 나와 K는 서둘러 텐트에 들어가 입구를 닫았다.

 

그 직후, 텐트에 머리통이 부딪쳐왔다. 텐트 천막이 사람의 얼굴 모양으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그것을 보고 있자니, 내가 살아도 산 게 아닌 것만 같았다.

 

눈을 감고 싶었지만, 머리통이 언제 텐트을 뚫고 들어올지 몰랐기 때문에 눈을 감을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나는 필사적으로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자 한층 더 강한 흔들림이 느껴졌다. 텐트 천막으로 머리통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웃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의식을 잃었다.

 

다행히 정신을 차렸을 때는 아침이었고 아무런 일도 없었다. 오직 고요한 정적뿐이었다.

 

하지만 K가 없었다. 나는 정신없이 수해를 돌아다녔고, 정신을 차리니 수해의 입구에 서있었다.

 

나는 그 직후 경찰에 수색을 의뢰했다.

 

밤새 일어났던 일은 말하지 않고, 아침에 일어나니까 K가 없어져 있었다고만 전했다.

 

경찰이 수색을 했지만 발견되지 않았고,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K는 행방 불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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