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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
대갈맞나 | L:47/A: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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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122 | 작성일 2019-01-14 21: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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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

17년 정도 전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저는 어느 아파트에 혼자 살고 있었습니다. 그 해 도쿄는 몇 년만의 폭설. 비정상적인 눈의 양이 지속되고 있던 어느날 아침, 부엌에서 세수하고 문득 눈앞을 보니 벽에 균열이 생겨있었습니다. 이전부터 중얼거리는 소리같은 것이 심했던 방이었지만, 그 때 그 균열에 아무 영적인 것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 것이 앞으로 말할 일에 관계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때부터 뭔가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뭐가?라고 물으면 답하기 힘들지만, 공기의 흐름?같은...그런 느낌입니다.

그 일이 있었던 날 밤, 이불에 들어가 있었는데, 살짝 향의 냄새가 방안에 감돌았고, 점차 그 냄새는 강해졌습니다.

 

 

578 정말로 있던 무서운 무명 New! 2006-11-16 (목) 16:07:09 ID : UXeC6lUMO

동시에 이불의 주위를 빙빙 둘러싸 있는 것 같은 사람들의 인기척, 발 밑에서 희미하게 들리는 신음... 그 소리는 점점 크게, 그리고 점점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하아..또인가'

이 맨션 전에 살고 있던 방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 때처럼 크게 한번 소리지르니까 점점 조용해지고 동시에 냄새도 사라져갔습니다. 그리고 겨우 잠에 들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며칠은 아무 일없이 지나갔습니다.

만....

 

 

 

579 정말로 있던 무서운 무명 New! 2006-11-16 (목) 16:08:41 ID : UXeC6lUMO

일주일 후의 심야.

TV를 보면서 이불에 들어가 있었더니 어느새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몇 시간 자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문득 깨어나니 프로그램은 이미 끝나있고, 화면은 모래 폭풍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무심코 멍하니 화면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화면의 중간 즈음에 작은 점이... 그 점은 점점 커져서 사람의 머리만 해져갔습니다. 그것은 분명히 여자의 뒷통수가 되고 있었습니다.

 

 

580 정말로 있던 무서운 무명 New! 2006-11-16 (목) 16:09:58 ID : UXeC6lUMO

그리고 조금씩 각도를 바꾸고 있었습니다. 마치 팽이가 도는것처럼 점점 얼굴을 저의 쪽으로... 그 얼굴이 옆모습이 되는 순간, 갑자기 정면모습으로 변했고, 눈이 맞아버렸습니다.

저는 식겁해서 황급히 TV를 끄려고 리모콘을 찾았습니다. 그 동안 TV화면에서는 그것의 손이 뻗어오고 있었습니다.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어서 손으로 더듬어서 리모콘을 찾아 버튼을 누르는 순간 손이 바로 제 눈앞에 있었습니다. 황급히 스위치를 끄자, 그 여성은 화면 속으로 빨려 들어간 것처럼 사라졌습니다.

그 3일 후...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581 정말로 있던 무서운 무명 New! 2006-11-16 (목) 16:10:56 ID : UXeC6lUMO

"야, OO 어머니 암으로 돌아가셨대"

OO는 1년 정도 전에 사귀던 여자친구였습니다. 그녀와 어머니는 결혼에 굉장히 적극적이어서 내 맨션에도 자주 찾아오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결혼 생각은 없이 그냥 사귀는 정도였습니다. 교제 8개월만에 다른 여성과 만나서 그 여성과 사귀기 위해 반 강제로 헤어진 상대라 마음에 걸렸습니다.

며칠 후, 친구와 술 마시러 가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부엌에 균열이 일어난 날, 그 아이의 어머니가 쓰러져 입원, 그날 밤에 위독한 상태. 그리고 1주일 후 심야... 바로 그 때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이것이 우연인지는 모르겠으나 우연치고는 시기가 잘 맞아떨어져서 그 일 때문이라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았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누구와도 사귈 마음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 때 리모컨을 찾지 않았다면 저는 어떻게 되어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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