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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의 낚시
대갈맞나 | L:47/A: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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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96 | 작성일 2019-01-17 21:3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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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의 낚시

평범한 직장여성인 A가 남자친구B와 사귀게 된지도 1년 반.

B는 낚시광이라 자연스레 그와의 데이트는 바닷가쪽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서로 직장을 다니고 있기도 하고 요 근래엔 공휴일도 없어서, 오랜만에 B와 함께 밤낚시를 가게 된 것은 여름휴가 때였다.

 

예로부터 일본의 추석은 지옥에 떨어진 영혼들에게 음식을 주고 축제를 벌여 그들을 달래주는 날이라 여겨지고 있다.

그래서 이 시기엔 지옥문이 열리기 때문에 바다에 나가면 안된다고 말들 하지만 그런건 고리타분한 옛날 이야기.

그때까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출처 blog.naver.com/keeper56

시간은 이미 저녁노을조차 사라진지 오래. 낚시터 불빛 이외엔 사방이 모두 어둠이다.

 

「완전히 허탕이네. 이렇게 되면 고집을 부려서라도 대단한 녀석을 끌어 올릴 때까지 돌아가지 않을 거야」

 

추석이라는 것 때문인지 낚시터로 유명한  이 섬에는 A와 B 말고 다른 사람들은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고, 물고기는 한마리도 잡히지 않고, 낚시를 드리운지 3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예 물고기가 입질하는 기척조차 없다.

애초에 남자친구인 B에게 영향을 받아 낚시를 시작한 A는 이미 싫증난지 오래.

출처 blog.naver.com/keeper56

「좀 졸려서 차에 가서 잘게」

출처 blog.naver.com/keeper56

그렇게 말하는 A에게 남자친구인 B는 건성으로 대답할 뿐이다.

 

(나쁜 놈이 아니지만 좀 더 상냥하게 대해주진 못하는 거야?)

 

A는 그렇게 투덜거리면서 차로 돌아와 조수석의 시트를 뒤로 젖히고 잠을 청했다.

이런 상황에는 이미 익숙해져 있어서 딱히 불편하거나 하는 것 없이 잠들 수가 있었다.

정신이 희미해지다가 완전히 잠에 빠져들 때까지 그리 긴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출처 blog.naver.com/keeper56

얼마 동안 잠들어 있었을까·········

A는 차로 다가오는 발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밖은 아직 깜깜했고, 몸의 감각으로 봐서 아마 1시간 정도 잠들었겠거니 하고 짐작을 했다.

섬으로  건너온 것은 자신들 이외엔 없었기 때문에 B가 돌아온 것이 분명했다.

출처 blog.naver.com/keeper56

(오늘은 왠일로 시원스럽게 금방 단념했네·········)

출처 blog.naver.com/keeper56

그렇게 생각하며 차문을 열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B와는 형체가 다른 듯한 기분이 들었다.

키는 비슷한거 같은데 그보다 몸매가 더 가늘다.

 

(혹시 변태나 치한?)

 

무서워져서 서둘러 잠금상태를 확인했다.

열려 있는 것은 운전석쪽.

다행히도 다가오고 있는 사람과 반대 방향이다. A는 눈치채지 못하게 살며시 손을 뻗어 차문을 잠그고 자세를 최대한 낮췄다.

그렇게 해서 발견되지 않게 숨을 죽이고 있었다.

발소리는 차의 바로 옆에까지 와서 멈추었다.

 

(으악, 여자친구가 위험하니까 낚시질은 그만두고 구하러 와줘, B군. 공격이라도 당하면 어쩔거야!?)

 

그렇게 마음 속에서 남자친구에게 욕을 하면서 살짝 눈을 떴다.

출처 blog.naver.com/keeper56

거기에는

낯선 얼굴이 있었다. 얼굴은 확실히 A쪽을 향하고 있었고.

그런데 그 눈동자에는 아무 것도 비치지 않고

얼굴 위로 바닷게가 기어다니고 있었다. 전신이 물에 퉁퉁 불어버린 몸은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속의 익사체 그대로였다.

출처 blog.naver.com/keeper56

(!!)

출처 blog.naver.com/keeper56

무서운 나머지 목구멍 맨 안쪽까지 비명이 올라왔지만 어떻게든 눌러 참았다.

익사자는 살아 있는 사람의 따스함을 찾아 헤맨다.

옛날에 읽었던 공포 만화의 해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어떻게든 여기서 도망쳐야 해.)

 

그렇게 생각하고 반대편 창문을 열던 A는 이번에는 비명을 참지 못했다.

차의 주위를 같은 익사자의 영혼들이 둘러싸고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A는 사라져 가는 의식 속에서 옛부터의 경고를 소홀히 한 자신의 어리석음을 후회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이, A 일어나」

 

어깨를 흔들려서 A가 눈을 뜨니 B의 걱정스러운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어떻게 된거야? 땀에 흠뻑 젖었잖아?」

 

그렇게 묻는 B에게 어젯밤의 일을 설명하니 그는 꿈이라도 꾼 거겠지하고 코웃음 치는 것이었다

A는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었지만 다시 생각하는 것도 무서워서 더 이상 떠올리지 않기로 했다.

잊으려고 필사적으로 기억속에서 밀어 내어 결국 그렇게 됐다.

그 이후로 B와 함께 밤낚시에 동행하는 일은 없었다······

 

 

 출처 blog.naver.com/keeper56

 

 

그리고 그 일이 있은지 한달 뒤.

B는 혼자서 밤낚시를 하던 도중 높은 파도에 휩쓸려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바닷가에 밀려온 B의 몸은 물을 머금어서 잔뜩 부풀어 올랐고, 그의 다리에는 빨간 손자국들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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