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를 사용해 적을 패죽이는 패기넘치는 바다 생물들 [출처] 작성자 알라신

 

 

 

 

 

 

 

 

옛날에는 사람을 '도구를 사용할 줄 아는 유일한 동물' 이라고 불러왔었다

하지만 침팬지를 비롯한 여러 영장류들은 나름 도구를 사용해서 필요한 먹이를 얻을 수 있고

까마귀 같이 정교한 도구를 사용하는 똘똘한 동물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유일하게 도구를 쓸 줄 안다는 인간의 입지가 조금 무너져내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어쩌냐 문제는 그런 동물들 말고도 바다에 사는 애들도 도구를 척척 쓴다는거

하지만 나는 이번에 좀 멍청해 보이는 녀석들만을 몇마리 소개해봐야겠다

왜냐면 그냥 누가 봐도 어딘지 도구를 사용할 거 같이 생긴 놈들을 소개하는건 재미 없잖아

 

 

 

 

 

 

 

 

 

hermit crab이라고 흔히 불리는 집게는 워낙 유명해서 모두가 알고 있는 동물이다

어렸을때 500~1000원 주고 소라게 한번 사다가 안 키워본 사람은 없을 거 같으니까

소라게는 일반적으로 소라 속에서 살면서 자기 몸을 보호한단다

 

 

하지만 가끔 이 집만으로는 완벽하게 방어가 안 될 때가 많지

불가사리는 거대한 몸으로 소라게를 덮쳐서 집과 함께 먹어치워버리며

돌돔 같은 미친 괴물들은 먼저 소라부터 박살내서 먹은 다음에 그 안에 들은 게도 보너스로 먹는다

 

 

그래서 몇몇 영원히 고통받는 집게가 나름대로 머리를 굴려서 방법을 찾았는데

 

 

 

 

 

말미잘은 한눈에 딱 봐도 졸라 멍청하게 생겼지만 독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물고기들에게 있어서 대단히 위험한 동물로 인식되고 있는듯 하다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인진 모르겠지만 애네들은 집게들하고 어느정도 대화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집게가 자기 집 사이즈에 딱 맞는 말미잘을 찾으면 

먼저 말미잘에게 다가가서 더듬이로 톡톡 건드리면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서로 치고 만지고 하다가 말미잘이 바위에 굳게 박아넣고 있던 뿌리를 거두면 집게가 냉큼 집에 올린다

그리고 말미잘은 집게의 집에다 뿌리를 박고 거기서 상주하게 되지

 

 

이렇게 집 위에 올라간 말미잘은 집게를 공격하는 공격자에게 맹독 어택을 시전하며 집게를 지키고

집게는 자기가 밥을 먹을때 말미잘한테도 밥을 퍼다 준다

아무튼 이건 너도 나도 좋은 상리공생 관계라고 해야겠지

 

 

 

 

 

하지만 이런 상리공생 관계가 항상 사이가 좋은 것만은 아닌데

얘네들이 싸우는 이유는 딱 2가지 뿐이다 

하나는 집 때문이고 하나는 먹이 때문이지

 

 

만일 집게가 마땅히 살만한 집이 없는 상태에서 말미잘을 발견했다?

그렇다면 집게는 대화를 조금 해보다가 다짜고짜 말미잘 밑으로 기어들어가 그를 집 대용으로 쓴다

혹은 집게랑 말미잘이랑 이미 공생 관계를 맺고 있는데 집게 측에서 먹이를 못먹어 배가 고프다?

이 경우엔 집게가 맹렬히 말미잘을 공격한 다음에 뜯어먹어버린다

 

 

결국 상리공생 관계라고는 하지만 실상은 집게 쪽에만 유리한 계약관계인 것이제

필요할 땐 죽어라 일만 하다가 필요없어지면 잡아먹히는 말미잘을 보니까

어디 tv 프로에서 많이 본 누군가 같애서 불쌍하네에에~

 

 

 

 

 

 

 

 

 

 

 

 

집게처럼 말미잘과 대화하진 못하지만 대략 말미잘을 이용하는 갑각류가 또 있다

바로 권투게(boxer crab)이라고 불리는 멍충한 동물로 또 다른 이름은 뽐뽐게다(pompom crab)

정식 이름은 lybia로 xanthidae(mud crab)과에 속해 있으며 총 10개의 종으로 구성되어 있지

 

 

뽐뽐게는 사진에서 보다시피 말미잘을 항상 양 손에 쥐고 다닌다

이 모습이 마치 복싱 글러브를 끼고 다니는 것 같다 하여서 복서 크랩으로 불리지

이 녀석은 매우 작아서 적의 손쉬운 공격대상이 되기 떄문에 말미잘을 들어서 방어하는거로다

 

 

적에게 공격을 받으면 이 녀석은 마치 pt체조를 추듯이 양 팔을 벌려서 위 아래로 흔든다

이러면 적은 이 놈의 패기를 보고 놀라거나 독 주먹에 맞고 달아나게 된다

 

 

 

 

 

 

 

인간계의 뽐뽐게, 야나기 류코.jpg

그의 행적이 궁금하다면 그래플러 바키를 보도록해라 

 

 

 

 

 

 

 

뽐뽐게의 크기는 대략 요만하지만 절대 방심해서는 안됀다

왜냐면 놈은 언제든 너희의 죽빵을 갈길 준비가 되어있는 선택받은 파이터이기 때문이지

 

 

선택받은 파이터인 만큼 손에 쥐고 있는 말미잘을 하늘이 두쪽나도 내려놓지 않는 위엄을 보여준다

놈이 그의 무기를 땅에 허무하게 내려놓는 순간은 오로지 허물을 벗을 때 뿐이요

그 외에는 심지어 밥을 먹을 때마저도 말미잘을 누가 뺏어갈까봐 꼭 꼭 쥐고 있다

그럼 밥을 어떻게 먹냐고? 쟤는 발로 밥먹는 또라이새1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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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발컨이 나름 능숙해서 밥을 먹는 데에는 큰 지장이 없는거까진 아니고

당연히 집게발로 밥먹는 다른 게들에 비해서 엉성하고 힘들게 밥을 먹는다

얘가 밥먹을 걸 보면 막 '아 슈발 이거 왜 안집혀' 하는 듯한 다급한 심정이 한 눈에 보인다

 

 

 

 

 

 

아무튼 바다 최강의 파이터 뽐뽐게지만 내 말미잘에게는 따뜻해 이런 매력도 없다

이 녀석이 양손에 아무리 애지중지 말미잘을 쥐고 있다고는 하지만

멍청하게 넋놓고 바다 구경하다가 한쪽 말미잘을 놓쳐서 잃어버리거나 하는 경우가 많다

 

 

밥을 먹을 때도 말미잘을 놓지 않는 주제에 한손에 있는 말미잘을 잃어버리면 

 

 

 

 

더욱 중요한 것은 사실 말미잘이 뽐뽐게에게 있어서 그다지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뭔가를 양 손에 들고 있는게 버릇인지 말미잘이 아니더라도 뭔가를 항상 들고 있지

해면동물이나 산호같은 것을 양 손에 들고 있을 때가 많다고 하네

 

 

그런 쓸모없는 것들을 들고 다니면서 역시나 밥은 발로 먹는다

역시나 생긴 거처럼 존나 멍청하구만

 

 

 

 

 

 

 

 

 

 

 

집게나 뽐뽐게처럼 상리공생관계를 가지는 동물도 있지만 때로는 남을 이용하기만 하는 놈도 있다

위에 올린 사진은 tremoctopus라는 동물로 다른 이름으론 보라 문어라고 한다(blanket octopus)

문어나 오징어 같은 두족류들은 생긴건 존나 멍충하게 생겼지만 생각보다 머리가 좋다고 한다

 

 

특히 그 중에서 문어들을 머리가 매우 좋아서 사칙연산도 할 줄 안다고 하는데

코코넛 껍데기로 집을 만들어서 자신을 보호하는 코코넛 문어처럼 도구를 활용하는 문어들도 있다

 

 

 

 

 

 

본문과는 전혀 상관 없는 코코넛 문어.jpg

 

코코넛이나 조개 껍데기를 집으로 삼아서 적의 공격을 막는 코코넛 문어

근데 설명할게 그거 뿐이라 소개는 여기서 대략 마친다 

 

 

 

보라 문어 이야기로 넘어가서 이 생물체가 blanket octopus로 불리는 이유는 

이 놈이 적의 공격을 받았을 적에 담요를 펼쳐서 적을 무찌르기 때문이지

 

 

보통 우리가 흔히 먹는 문어는 사실 문어 중에서도 가장 큰 편에 속하는 종으로

크게 자랄 경우엔 3m까지 자랄 수 있는 초 대형 종이지

하지만 이 녀석은 비교적 소형이라서 다 자라도 몸길이가 50cm밖에 안된다

 

 

하지만 몸에 숨기고 있는 담요를 충분히 다 펼쳤을 때는 몸길이가 대략 3m까지 거대해지지

그렇게 되면 이 녀석을 잡아먹으려는 포식자가 깜짝 놀라서 도망가게 되는 것이다

 

 

 

 

보라 문어가 담요를 펼쳐 본래의 모습을 보여주면 이런 괴수가 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담요는 문어의 몸의 일부라는 사실이지 도구가 아니란 말야 

애당최 내가 이딴 담요 펼치는 거 따위를 '도구를 사용한다' 라고 쓸 거였으면 

이 놈 소개한답시고 글을 쓰진 않았겠지? 전혀 신기하지도 않잖아

 

 

내가 주목하고 싶은건 이 문어가 어릴때는 담요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담요 문어는 어릴때부턴 남다른 방어수단을 가지고 있지

바로 man o war 라는 동물을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다

 

 

 

 

 

 

 

일단 man o war 라는 동물에 대한 설명을 해야겠네에

이 동물은 physalia physalis라고 불리며 한국 이름은 잘 모르지만 아마 고깔 해파리? 라고 불리는 듯

man of war 라고 불리는 이유는 이 동물 생긴 모양이 포르투갈 군함 man o war랑 닮아서 그렇대

 

 

생긴게 좀 해파리같이 생기기도 했고 한국이름이 고깔 '해파리'라 그런지 해파리인줄 알지만

이 녀석은 해파리가 아닌 완벽히 별개의 존재들이다(존나 뻔한 래퍼토리)

man o war는 hydrozoa(히드로충강)에 속하는 동물로 일반적인 해파리는 단일 개체인 반면에

이 녀석들은 아주 작은 단위의 폴립들이 수만마리 모여서 만들어진 집합 군체다

 

 

 

 

 

 

이 군체는 총 4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 부분은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지

1번 군체는 풍선 같이 생긴 군체로 공기를 넣고 빼서 물에 떠다닐 수 있게 해준다

2번 군체는 촉수 군체로 얘네들이 먹이를 잡는 역할을 하며 각 촉수가 모두 다른 생물이로다

 

 

 

 

 

 

촉수에는 맹독을 가지고 있고 매우 길어서 크게 자랄 때엔 대략 50m까지 자란다고 한다

3번 군체는 소화 군체로 얘네들이 촉수 군체가 잡은 먹이를 먹고 소화시켜 영양분을 공급해준다

4번 군체는 생식 군체로 알, 정자를 얘네들이 만들어서 뿌린다

 

 

이거만 보자면 다른 생물의 장기랑 다를 바가 없긴 하지만

하지만 어느정도 유기성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로 따로 떨어져서 살 수는 없다

 

 

 

아무튼간 이 man o war의 촉수 군체가 가진 독은 워낙에 강력해서 모든 것을 죽이지만

예외적으로 바다거북, 개복치 그리고 보라 문어 정도는 man o war의 독을 맞아도 끄떡없다

 

 

 

 

 

아직 제대로 된 망토를 가지지 못한 새1끼 보라문어는 자신이 저 괴물의 독에 면역이라는걸 잘 안다

그래서 man o war를 보는 순간 달려들어 걔네들을 사정없이 찢어발겨 먹어치운다

이동능력이 전혀 없는 man o war는 독침으로 저항해보지만 전혀 소용x 

 

 

man o war를 맛있게 먹어치운 보라 문어가 유일하게 먹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촉수다

이 촉수를 안 먹는 이유는 맛이 없어서가 아니고 이걸 가지고 무기를 만들기 때문이다

50m나 되는 촉수를 적당히 개조해서 자기한테 맞는 크기로 자른 다음에 들고 다닌다

 

 

 

 

보라 문어에게 있어서 이 촉수는 마치 아더 왕의 엑스칼리버처럼 사용된다

물고기가 보라 문어를 공격할 때 보라 문어는 쿨하게 들고 있던 촉수로 적을 찌르면 된다

그러면 물고기는 독 때문에 영원히 고통받다 죽을 것이고 보라 문어는 그걸 먹는다

게다가 사냥할 때에도 이 촉수를 이용해 선빵을 갈겨서 먹이를 잡는듯 하다

 

 

그러다가 촉수가 영양 공급을 받지 못해서 죽어버리면 버리고 다른 촉수를 찾아가면 되겠지

 

 

 

 

 

 

 

 

그런 보라 문어가 자라 성체가 되어서 망토를 가지게 되면 효과적인 방어 수단이 생겼으니

이제 더 이상 귀찮게 man o war의 촉수 따위나 들고 적과 육탄전을 할 필요가 없어서

성체가 된 이후에는 더 이상 무기를 들고 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아무튼 이 녀석이 촉수를 들고 여기저기 써먹는걸 보면 

종종 어지간한 개나 고양이보다도 머리가 좋다는 게 느껴진다

 

 

 

어차피 머리가 좋아봤자 우리한텐 문어탕 취급이긴 하지만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