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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의 사고
대갈맞나 | L:47/A: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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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191 | 작성일 2018-09-29 00: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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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의 사고

< 불의의 사고 >

 

어제, 614.

내 외아들이 기차 사고로 죽었다.

[다녀오겠습니다!] 라고 활기차게 역으로 달려가던 아들의 모습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의사의 말에 따르면 열차가 급커브를 돌 때 목을 금속 부분에 부딪혀 즉사했다고 한다.

말 없이 집으로 돌아온 아이 앞에서 나는 울었다.

아직 고등학교에 입학한지 2달 반 밖에 안 됐었는데.

남편과 이혼한 후, 혼자서 성실하고 훌륭한 아이로 키워 왔는데.

 

무엇인가에 홀린듯 나는 아들의 방으로 들어갔다.

책상 위에는 참고서나 문제집이 정연히 놓여 있다.

아들은 이 방에서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잠들고, 아침을 맞이했을 것이다.

선반에 있는 아들의 일기장이 눈에 들어와 손에 들었다.

훌훌 넘겨 사고 전날의 일기를 찾는다.

그 아이가 마지막에 남긴 일기를 읽고 싶다.

 

613.

모든 준비가 완료됐다.

개조해서 살상력을 높인 모델 건.

즉석 화염방사기.

밤을 새며 만든 폭약.

최루 스프레이.

잭나이프.

장비는 완벽하다.

 

이제 남은 건 실전 뿐이다.

나를 괴롭혔던 우리 반 놈들, 무시한 뚱보 교사...

그 놈들을 모두 희생의 제물로 바친다.

언제나 내 방을 훔쳐보고 있는 바보 같은 엄마도 죽여 버려야지.

물론 나도 죽을테지만 그런 건 상관 없다.

 

실행은 내일 모레, 615.

조회 시간에 뛰어들어 폭탄을 던진다.

도망치려고 출구로 달려들어 서로 밀고 있는 녀석들을 한사람씩 찔러 죽여야지.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는다.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흥분이 멎지 않는다.

 

나는 등골이 얼어 붙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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