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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치하이커
대갈맞나 | L:47/A:442
436/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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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277 | 작성일 2018-09-30 11: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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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치하이커

그를 본 건 뉴저지의 시골 동네를 지나가고 있을 때였다.

길가에 히치하이커가 서 있었다. 놀라울 만큼 잘 차려 입고서. 검은 정장에, 깔끔하게 뒤로 넘긴 머리, 얇은 서류가방.

히치하이커를 막 태워서는 안 된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195cm에 100kg가 넘는데다, 트럭 뒤에는 별의별 사냥도구를 다 가지고 다닌다. 이 얄쌍하게 생긴 회사원이 날 죽도록 때리고 길에 버릴 일은 없을 거란 말이다.

게다가, 난 주유비도 필요했다.

"이봐," 나는 길가에 차를 세우며 말했다. "기름값을 대 주면 태워 주지."

"물론이죠." 그는 거의 영국인 같은 예의바른 악센트로 말했다. 그는 지갑을 향해 손을 뻗더니, 빳빳한 20달러짜리 세 장을 꺼냈다. "이 정도면 충분한가요?"

나는 씩 웃었다. 그 정도면 충분한 거 이상이지. 난 탐욕스럽게 돈을 앗아채고는 잠금 장치를 풀었다. "어서 타게, 친구."

그가 트럭 안으로 기어올라왔다. 그의 파란 눈은 대쉬보드에 구겨져 있는 햄버거 포장지로부터, 중앙 콘솔에 묻은 미스터리한 끈적거리는 얼룩으로 옮겨 갔다.

"미안, 차가 좀 더럽지. 난 사냥을 가는 중이야." 난 고속도로로 다시 진입하며 말했다.

"사냥이라니. 흥미롭네요." 그는 이상할 정도로 신난 목소리였다. "예전부터 항상 사냥하는 걸 즐겼나요?"

"아니, 참 웃긴 얘기지. 난 내가 사냥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어. 동물들을 좋아하고, 집에 개도 세 마리나 있으니. 하지만 이 근방엔 사슴이 정말 많고, 겨울이 오면... 수많은 사슴들이 굶어죽고 만다구. 걔들 때문에 일어나는 교통사고들은 말할 것도 없고." 나는 말끝을 흐렸고, 우린 어색한 침묵에 빠지게 되었다.

"하루 동안만 사냥하는 건가요?"

"아니, 내 친구 맷이랑 나랑 주말 내내 나가서 사냥할 거야."

그는 웃음을 터뜨렸다. "주말 내내요? 당신 아내가 허락해 주다니, 정말 천사네요."

내 아내? 대체 어떻게 - 하지만 곧 나는 핸들에 눈이 갔고, 손가락의 은반지가 눈에 띄었다. "아, 그렇지 뭐. 메리는 정말 착하다니까. 사실 메리는 임신 중이야. 여자아이. 5개월차야."

그는 비뚤어진 미소를 지었다. "여자아이란 말이죠?"

"응."

또 침묵이 흐르고 그가 나를 오랫동안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뭔가 불편해져서 라디오를 틀었다.

"맷은 어떻게 만났어요?" 그가 다이얼을 만지작거리며 물었다. 나오는 거라고는 잡음 뿐이었다.

이상한 질문이군, 하고 생각했다. "어, 맷이랑 메리가 친한 친구 사이였거든. 그래서 우리가 결혼했을 때, 잘 알고 지내게 됐어."

"으흠." 그는 생각에 잠겨 턱을 만지작거리며 말했고, 그걸 보자 나는 갑자기 정신과 의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댁은 정신과 의사인가?" 나는 말을 내뱉고 말았다.

그가 웃었다. "절대 아니에요. 저는 재무 쪽 일을 한답니다."

"무슨 재무?" 이제 내가 질문을 할 차례였다.

"미래요." 그는 별로 진지하지 않게 대답했다.

난 그를 흘깃 보았다. 작은 미소가 입술에 어려 있었고, 그의 손가락이 무릎으로부터 발치에 있는 서류가방으로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딸깍, 딸깍. 그가 걸쇠를 열었고, 서류가방은 끼익 하며 열렸다.

"그 가방엔 뭐가 들어 있지?" 내가 물었다.

"일거리예요."

"어떤 -"

그의 긴 손가락이 어두운 가방 속으로 사라졌다. 그가 뭔갈 꺼내고 있었다! 몸이 마비되는 것 같았다. 핸들은 내 손 밑에서 마치 얼음처럼 느껴졌다. "저 뒤에 사냥 도구 엄청 많이 가지고 있어," 내가 말했다. "그러니 왠만하면 그러지 않는 게 -"

나는 멈췄다.

그는 겨우 종이 한 장을 꺼낼 뿐이었다. 내 시야로는 그의 얼굴을 거의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가 날 몇 분이고 쳐다보는 건 알 수 있었다.

그리곤 그가 침묵을 깨뜨렸다.

몇 분 동안, 그는 조용했다. 종이를 집중해서 잠잠히 읽는데, 마치 자기 목숨이라도 달린 듯 했다. 스윽, 스윽 - 그의 손가락이 글자를 따라가며 종이 위를 훑어내렸다.

그리곤 그는 종이를 가방 안에 다시 넣고는, 가방을 닫아 버렸다.

대체 뭘 읽던 거지? 난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질문을 하기도 전에, 그가 내 쪽으로 몸을 돌렸다. 

"사냥 가지 마세요." 그가 얼음같이 새파란 눈을 내게 고정하곤 말했다.

"뭐?"

"차 돌려요. 메리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요."

"뭐?!"

"그녀는 당신이 필요해요." 그가 잠시 멈췄다. "매들린에겐 당신이 필요해요"

나는 안색이 창백해졌다.

우리 딸을 매들린이라고 이름지을 거라곤 얘기해준 적이 없는데.

"대체 어떻게 -"

"그는 그걸 사고처럼 보이게 꾸며낼 거예요" 그가 진지하고 주저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간단한 사냥 사고 말이죠. 그가 받을 벌이라곤 경찰서에서 진술서를 작성하는 35분이 다일 거예요."

"하지만 -"

"저 앞에 있는 식당에서 내려 주세요. 전 거기 콥 샐러드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맷이 날 죽이려고 한다고?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는 눈을 크게 뜬 채로 내 쪽으로 몸을 돌렸다. "당신이야말로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방금 당신이 말한 거 말야!"

"제가 말한 거라곤 식당 앞에서 내려달라는 것 뿐이었어요." 그는 고속도로에서 휘어져 나 있는 출구를 가리켰다. "속도를 줄이지 않으면 놓쳐 버릴 거예요."

떨리는 손으로, 나는 깜빡이를 켰다. 출구 쪽으로 나와, 주차장으로 진입했다. 열기가 식는 엔진의 딸깍-딸깍-딸깍- 소리들과 함께 내 심장은 마구 뛰었다.

"태워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가 서류 가방을 챙기며 말했다. "운전 잘 하세요, 알았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문은 쾅 닫혔다.

***

나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 가는 것도 너무 신경쇠약이 와서 못 갈 것 같았다. 나는 맷에게 아프다고 문자를 보냈고, 차를 돌려 메리가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 메리는 신이 났고, 맷은 실망했다. 사실, 좀 심하게 실망했다고 할 수 있겠다.

한 달 뒤, 맷의 전화와 문자를 대부분 무시한 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잦아지고 절박해졌다), 문에 희미하게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 현관의 불을 켜자 -- 거기엔 맷이 우리 집 문고리 쪽으로 몸을 숙인 채 있었다.

열쇠 따는 갈고리를 들고 말이다.

우리는 경을 불렀다. 그 후론, 인생이 꽤 멋지게 흘러가고 있다. 몇 달 후, 우리의 작고 소중한 매들린이 태어났다. 병원에서 돌아오자, 우리집 문 앞에는 핑크색 리본이 달린 작은 테디베어가 놓여 있었다. 반송 주소나, 카드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누구에게서 온 것인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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