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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바꼭질
대갈맞나 | L:47/A: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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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154 | 작성일 2018-11-24 21: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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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바꼭질

내가 어렸을 때 우리 부모님은 가끔씩 이모랑 이모부네 집에 날 데려가서 주말 동안 지내도록 해 주곤 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두 명의 사촌과 놀며 보냈는데, 둘 다 나랑 비슷한 나이였다. 이모네는 공터가 많은 작은 농장에 살았고, 우린 원하는 건 다 하면서 뛰어놀 수 있었다.

걸리지 않을 자신이 있을 때면, 우리 셋은 가끔 1km채 떨어지지 않은 이웃 농장에 놀러가기도 했다. 그곳은 몇십 년간 버려진 곳이었고, 폐건물들과 다른 구조물들이 아직도 멀쩡히 있는 채로 우리보고 와서 탐험해 보라고 부르는 것 같았다. 당연히, 우리같은 모험심 많은 세 명의 남자아이들에게는 금광 같은 곳이었다. 특히 사촌들이 거기에 귀신이 살고 있다는 얘기를 해 준 뒤로는 더욱 말이다. 꽤 고전적인 괴담이었다 - 남자가 미쳐서, 자기 가족을 죄다 도끼로 살해하고, 자기는 목을 매달고, 악령이 되어 돌아와 매일 밤 새로운 희생양을 찾는다는 말이다. 충분히 소름끼치는 얘기였다. 그 나이에도 나는 걔들이 아마 다 지어내는 거거나, 오래된 소문을 각색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장소가 그런 얘기에 너무 잘 맞는 곳이다 보니, 나도 그냥 믿어 버리기로 했다.

 

어느 오후 우리는 숨바꼭질을 하기로 했다. 내가 숨을 차례가 됐을 때, 나는 조잡하게 지어졌지만 위쪽에 거처가 있는 갈색 헛간으로 뛰어올라가 좋은 장소를 찾아보았다. 거기엔 아직도 가구들이 먼지에 뒤덮이고 썩는 채로 있었고, 바닥엔 개인 물건들이 잡다하게 늘어져 있었다. 나는 깨진 접시들, 낡은 옷가지들, 구겨진 책들을 요리조리 피해, 결국 옷장이 하나 있는 작은 방으로 들어오게 됐다. 잘 걸렸다. 옷장 안엔 내가 뒤로 숨기 좋은 길다란 검정 드레스들까지 걸려 있었다.

나는 안으로 들어가 겨우겨우 여닫이문을 닫았다. 유일한 빛이라곤 옷장 문에 난 작은 틈으로 들어오는 창가의 햇빛 뿐이었다. 나는 쭈그려서 무릎을 가슴팍에 묻은 채 기다렸다. 시간이 지나고, 아직도 술래들은 보이질 않았다. 조금 더 기다리면서, 혹시 그냥 포기하고 돌아가야 할까 고민했다. 한 시간이 다 되어갔을 땐, 점점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고개가 꾸벅거렸다.

 

화들짝 몸을 떨며 깼다. 완전히 시커먼 어둠 뿐이었다. 졸리고 혼란스러운 채로, 나는 순간 내가 어디 있고 뭘 하고 있던 건지 까먹고 말았다. 점점 기억이 나면서, 이제 밤이 되었고 혼자 거기 버려졌다는 걸 깨닫고 나니, 나는 뱃속부터 두려움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일어나려고 했지만 갑자기 종아리에 쥐가 나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꾸물거리며 괜찮아지길 기다리고 있는데, 아랫층에서 문이 쾅 닫히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곧바로 얼어 버렸다. 사촌들 중 하나일까? 잠시 침묵이 지나간 후, 계단 밑에서부터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냥 발소리뿐이 아니었다. 한 걸음마다 들려오는  소리도 있었다.

아이의 발소리가 아니었다. 느리고, 무겁고, 의도가 있었다. 나는 숨을 참고, 그것이 가버리기만을 빌었다. 하지만 가버리지 않았다. 소리는 점점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투벅...투벅...

투벅...투벅...

 

그것은 계단 맨 위에 다다랐다. 잠시 또 침묵이 있은 후 걸음은 지속되었고, 이번엔 뭔가 긁히는 소리가 지속되었다. 마치 바닥에 뭔가 무거운 게 끌리고 있는 것처럼. 발걸음은 바닥에 널린 조각들을 지나와 여러 방들을 목적없이 떠돌았다. 썩는 냄새가 희미하게 나는 것 같았다. 계속되는 기이이이익 소리는 내 팔과 등에 소름을 끼치게 했다.

그것이 내가 있는 침실 문가에 다다랐을 때 나는 최악의 공포를 경험했다.

그것은 점점 가까워지고 또 가까워졌고, 결국 내가 숨은 옷장 바로 앞에 와서 섰다. 나는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고통스러운 침묵이 지나가고, 그것은 다시 방 반대편으로 가서 밖으로 나갔다. 소리는 복도를 따라 점점 작아졌다.

 

 

나는 평생처럼 느껴지는 시간 동안 기다렸다.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고, 나는 옷장 문을 열어 탈출하기 위한 용기를 모으고 있었다. 그때 세 가지 일이 동시에 일어났다: 방금 차에 치여 죽은 듯한 동물의 냄새가 밀려왔다. 어두운 옷장 안 내 뒤에선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내 뒷덜미에선 뜨거운 숨이 느껴졌다.

그 악몽같은 곳에서 뛰쳐나올 이유로는 충분했고, 기억과 희미한 달빛에 의존해 어두운 집 안을 탈출했다. 그 와중에 뒤에선 날 무서운 속도로 쫓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타박-타박, 타박-탁, 탁탁탁탁탁탁탁

 

서툴고 우여곡절이 많은, 많이도 넘어지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채 여기저기 부딫히던 탈출이었다.

난 현관문을 벗어나 시골의 밤 속으로 탈출하기 전까진 절대 돌아보지 않았다. 뒤를 돌았을 땐 - 전혀 아무것도 없었다. 더 이상의 발소리도, 날 쫓아오는 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모네 집으로 뛰어오는 건 멈추지 않았다.

 

돌아왔을 땐 주차로에 경찰차가 있었다. 우리 부모님도 많이 걱정하며 거기 있었다. 다들 내가 어디 있었냐고 물어댔다. 알고 보니, 사촌들이 저녁 때까지 날 찾지 못하자, 부모님한테 말하러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결국 경찰을 부르게 되었고, 그들은 농장에 있는 모든 건물을 다 뒤졌다고 했다. 내가 어디 있었다고 말하자 다들 거짓말이라는 의심을 하는 듯했다. 아무것도 말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몇 년이 지나서야 사촌 중 한 명이 이야기의 빠진 부분을 말해 주었다. 걔랑 걔 동생은 말했듯이 정말 나를 몇 시간이고 찾아다닌 건 맞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한테도 말 안 했던 부분은, 걔들이 날 침실 창문으로 본 거 같았다는 부분이다. 근데 가까이 가자 그게 내가 아니었다고 한다.

 

그 둘도 전혀 모르는 어린 남자애 하나가 웃으며 손을 흔들었고, 윗층으로 올라오라는 손짓을 했다고 한다. 그게 걔들이 집으로 뛰어온 이유라고.

 

그 일이, 내가 자고 있을 때 생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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