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본능
고등학생 때 늦게까지 야자하고 집에 오는길이었어
밤이니까 어둡기도 하고 그러다보니까 무서워서 막 빨리 걷고 있었거든
근데 자꾸 누가 뒤에서 따라오는 것 같은거야
그래서 조심스럽게 뒤 쳐다보면 또 아무도 없고
피곤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그냥 또 막 가고 있었는데
아 너무 무섭잖아.. 그래서 최대한 빠르게 가고 있었어
그렇게 겨우 아파트 건물에 도착했는데
우리집이 6층인데 하필 짜증나게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났더라고
고장난걸 타고 올라갈수는 없으니까 그냥 계단으로 갔어
안그래도 기분도 찜찜하고 그래서 최대한 빨리빨리 걸어 올라가는데
뭔가 좀 이상한거야
보통 조용한 밤에 아파트 계단 올라가면 발걸음 소리가 들리잖아?
근데 이게 내 발걸음 소리말고 다른 소리도 들리는것같아서
조용히 걷던걸 멈추고 계단 사이로 아래를 봤다?
근데 아래 아랫층에 센서불이 켜져있는거야
사람이 없으면 꺼져있어야 하잖아, 아랫층도 아니고 아래아랫층이면 내가 지나온건 시간이 좀 있으니까
근데도 지금 막 불이 켜진 느낌이었거든
순간 진짜 미친듯이 뛰었어
일단 도망가야된단 생각에 미친듯이 막 뛰어 올라갔어
우리집 아파트가 복도식인데 집이 또 복도 가장 안쪽 끝이거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복도에 다다르는순간, 살려달라고 소리 지르면서 뛰었어
무슨 용기에서였는지 그 오밤중에 큰소리로 소리지르면서 막 뛰어서 다행히 집에는 무사히 들어갔어
근데 나는 그때 그 복도를 달리면서 너무 무서웠다?
내가 소리 지르는 순간에 그 복도에 모든 집들이
철컥 하고 문잠그거나, 문을 한번 흔들어보는 재점검 소리들이 들렸거든
그 짧은 순간에 말야
난 내 뒤를 따라오던 정체모를 사람보다, 그소리가 더 무섭고 아직까지도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