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괴담]4년전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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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혼자 놀며 남동생이 돌아오기를 기다릴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집의 문을 연 나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어?
뭐야 이거!
그 방에는 제대로 가구가 놓여 있었다.
누군가 또 이사를 왔나보다 싶어진 나는 놀라서 문을 닫았다.
그러나 순간 이상한 점을 알아차린 나는 다시 살짝 문을 열었다.
이 집안 배열과 분위기는 무척이나 그리운 것이었다.
방에 들어가 잔뜩 스티커가 붙어 있는 냉장고를 보자 알 수 있었다.
여기는 4년, 5년, 혹은 그보다 더 전일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집이었다.
왜 4층에 들어왔는데 4년 전의 우리 집이 되어 있는지 영문을 몰랐지만, 단지 그리움에 젖어 나는 성큼성큼 집 안으로 들어 섰다.
아, 이 TV는 버렸는데.
이 책상도 옛날 거네.
이 전화기도...
그리고 내가 전화기에 손을 대려 한 순간, 갑자기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순간 전화를 받으려고 했지만, 문득 손이 얼어붙었다
4년 전 집에는 초등학교 5학년의 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이 전화를 받으면 안 된다.
그렇게 생각하자 이 공간 자체가 너무나도 무서워졌다.
결국 나는 계속 울리는 전화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쏜살같이 도망쳤다.
몇시간 뒤 돌아온 동생과 함께 다시 방에 들어가 봤지만, 4년 전의 집은 사라졌고 여전히 조금 어슴푸레한 아무 것도 없는 집이었다.
다만 처음 왔을 때 숨겨뒀던 트럼프 카드나 장난감 역시 찾을 수 없었고 사라진 후였다.
지금도 문득 이 체험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만약 내가 그 때 전화를 받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시시한 망상인지도 모르지만, 그 너머의 세계는 의외로 항상 미끼를 준비한 채 사람들을 노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가장 무서운 것은, 지금 그 방을 다시 찾아가 전화가 온다면 그 전화를 받아 버릴지도 모르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