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저거노트 우다이오스 논쟁에 끼어들긴 거시기한 타이밍이긴 한데
저도 약간 논쟁에 이야기를 덧붙여보고자 합니다.
일단 던만추 자체는 파밸이 굉장히 명확한 작품에 속합니다. 벨이나 아이즈, 저거노트 같은 이레귤러급 캐릭터들을 제외하면 모든 모험자+몬스터들은 자기 레벨보다 높은 적을 죽었다 깨어나도 이기기 힘듭니다. 다만, 본편 14권의 벨과 저거노트 모두 '이레귤러'에 해당하기 때문에 파밸 문제는 우선 내려놓고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우다이오스는 저거노트에 대한 경험이나 지식 같은 게 전혀 없는 상태였습니다. 두뇌 또한 저거노트 쪽이 훨씬 뛰어나니 지능 면에서 저거노트에게 큰 어드밴티지가 들어가는 셈이죠. 소위 말하는 '초견' 상태였기 때문에, 만에 하나 저거노트가 우다이오스 시야의 사각지대에서 압도적인 스피드로 우다이오스를 기습해서 본능으로 알아채기도 전에 슥삭, 했을 가능성이 없진 않습니다.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긴 하겠지만요.
또, 우다이오스를 먹어치웠다 해서 정말로 저거노트가 우다이오스만큼 강해진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작중에서 언급된 여러 몬스터들은 정황상 3렙~4렙 정도 되는 것으로 보이고, 얘내들은 전부 저거노트에게 약간씩 힘을 보태주고 여러 기믹을 추가해준 정도입니다. 우다이오스를 진짜로 먹었다면 계층터주이기도 하고 저거노트보다 강하기도 한 만큼, 잡몹들보다 훨씬 많은 힘을 주긴 했겠죠. 하지만 작중에서 우다이오스를 먹는다=우다이오스의 포텐셜까지 고스란히 흡수해서 6렙이 된다고 나온 바는 전혀 없는 걸로 압니다. 일단은 여기에 대해선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맞겠죠.
마지막으로, 우다이오스가 쓰는 역말뚝의 경우 저거노트가 쓰는 거에 비해 사거리가 훨씬 길기 때문에 저거노트가 우다이오스를 먹은 게 아니라고 주장하시는 분이 있던데, 우다이오스와 저거노트는 기본적으로 몬스터 타입이 다릅니다. 우다이오스는 자기 계층인 37계층 보스룸에 박혀서 움직이지 않고, 저거노트는 철저한 스피드형 몬스터입니다. 또, 둘의 체급도 저거노트의 꼬리, 우다이오스의 하반신을 제외했을 때 수 배나 차이나서 사용 가능한 말뚝의 크기부터가 다를 거고요. 스타크래프트로 따지면 사거리 길고 데미지 세고 체급 큰 시즈모드 시즈탱크와, 기동성 좋고 체급 작은 벌쳐 정도의 차이라는 겁니다. 같은 공격을 써도 차이가 많이 날 겁니다.
아무튼간에, 저는 일단은 저거노트가 실제로 우다이오스를 먹었을지에 대해선 그건 아닐 거 같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지만 반대로 저거노트가 우다이오스를 먹었을 것이라는 추측 또한 딱히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님이 해당 부분에 대해 직접 등장인물을 통해 묘사하거나 작가의 말, 설정집 등으로 밝히는 게 아닌 이상 저거노트의 우다이오스 포식을 헛소리라고만 치부하는 건 영 아니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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