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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주의]6화에서 생략된 장면입니다
마토사쿠라 | L:0/A:0
24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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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1-0 | 조회 3,992 | 작성일 2018-11-10 19:3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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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주의]6화에서 생략된 장면입니다

하마즈라 시아게는 광대한 공간에 있었다.

'스쿨'의 추격자에게서 도망친 후에 기다리고 있던 일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소각 처분이었다.

이곳은 지금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폐허가 된 빌딩이다. 그 건물의 어중간한 층 한가운데에 왠지 거대한 장치가 자리 잡고 있다. 두꺼운 금속으로 만든 컨테이너만 한 크기의 덩어리의 정체는 실험동물 폐기용 전자로다. 3,500도에 가까운 엄청난 열을 사용해 동물의 시체와 각종 세균을 한꺼번에 살균 처분한다.

"...어떻게 전력을 끌어 온 건지. 콘센트 정도로는 모자랄 텐데."

하마즈라는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대형 장치를 보며 낮게 중얼거렸다.

그의 일은 간단하다.

은행 금고의 문처럼 거대한 핸들이 달려 있는 금속 뚜껑을 열고 그 안에 검은 침낭을 던져 넣은 후 다시 금속 뚜껑을 닫고 나서 이번에는 전자로를 조작한다. 조작이라고 해도 사전 조절은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눈에 띄는 붉은 작동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침낭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게 좋다.

'아이템'의 무기노 시즈리는 그렇게 충고했다.

하마즈라도 그러고 싶다.

'아이템'이니 '스쿨'이니, 그런 극비집단의 속셈 같은 것에 대해 사실 말단인 하마즈라는 별로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이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하니까 여기에 있을 뿐이다.

'......'

그러나 검은 침낭의 묘하게 생생한 무게를 느낄 때마다, 두꺼운 합성 천을 통해 전해지는 물컹물컹한 감촉이 손에 닿을 때마다 뇌리에 본 적도 없는 누군가의 얼굴이 상상이 되었다. 하마즈라는 그것을 억지로 뿌리치고 침낭을 전자로 안에 던져 넣은 후 두꺼운 금속 뚜껑을 닫고 문을 잠갔다.

이제는 빨간 버튼을 누르면 된다.

전기적으로 만들어진 3,500도의 열은 눈 깜짝할 사이에 시체를 처분하고 DNA 정보조차 파괴해 인간을 단순한 재로 바꿀 것이다.

하마즈라는 침낭 속에 들어 있는 인간에 대해 잠시 생각했지만 그래도 엄지손가락을 버튼에 댔다.

가능한 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더니 정말로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졌다.

그 사실에 아주 조금 공포를 느끼고 손까락 끝이 떨린 순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손가락이 빨간 버튼을 누르고 말았다.

구웅 하는 낮은 소리와 함께 '처분'이 시작된다.

하마즈라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이윽고 한 발, 두 발 뒤로 물러나 그대로 먼지투성이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

저 침낭에는 대체 누가 들어 있었을까.

그 녀석은 하마즈라와 똑같은 말단 레벨0일지도 모르고 거물 능력자일 가능성도 있다. 어린아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어른이라고 단언할 수도 없다. 적이었을까, 아니, 같은 편이라 해도 실수를 저지르면 무기노는 죽일지도 모른다.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고, 어쩌면 아무 사정도 없이 휘말렸을 뿐일 수도 있다.

그 모든 것들이 불에 타서 사라진다.

저 두꺼운 금속 장치 안에서 인간이 완전히 다른 무언가로 변해간다.

법적으로 '인간'이라고 인정받을 수 없게 된 '재'는 어딘지도 모를 곳으로 사라져갈 것이다. 주위에 있는 음식물쓰레기 자동처리기에라도 던져져서 질퍽질퍽하게 휘저어지고 비료로 출하될지도 모른다. 설령 쓰레기 안에서 '재'가 발견되었다 해도 그것은 이미 인간으로 취급되지 못한다. DNA 정보를 분실한 육체는 물적 증거로 인정받지 못하니까.

"하마즈라."

뒤에서 누가 불러도 하마즈라 시아게는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전자로에서는 삐ㅡ삐ㅡ하는 새된 소리가 나고 있으며 소각 처분이 완료되었다는 뜻의 문장이 모니터에 표시되고 있었다.

"하마즈라, 왜 그래?"

그의 등 뒤에서 말은 건 것은 '아이템'의 타키츠보 리코일 것이다.

별명은 AIM 스토커(능력 추적).

하마즈라와 달리 레벨4(대능력)라는 높은 힘을 가진소녀.

그 힘 때문에 길을 잘못 든 것이겠지만 하마즈라에게는 부러울 뿐이다.

"...사람의 목숨이란 대체 뭘까."

힘을 쭉 빼고 시선을 오직 전자로에만 향한 채 하마즈라는 말했다.

딱히 시체를 보는 것이 처음은 아닌데도 가슴을 짓누르는 중압감은 상당했다.

"빌어먹을. 우리(무능력자)의 목숨은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값이 싸진 거야..."

하마즈라,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그 목소리를 무시하고 일어서더니 전자로 뚜껑을 열고 안에 든 재를 긁어모았다.

하마즈라 시아게의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애니에서 생략되었던 시체처리를 하는 하마즈라를 보며 충격 받은 타키츠보 입니다.

 

 

결국 재는 강에 흘려보냈다.

하마즈라 시아게는 아무래도 음식 쓰레기 자동처리기 안에 던져 넣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단순히 자기만족에 지나지 않는 것은 알고 있고 환경오여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원래는 인간이었떤 것을 음식물 쓰레기 속에 섞어서 버리는 데에는 저항이 따랐다.

'...최악이로군.'

하마즈라는 타키츠보와 헤어져 혼자서 강가의 길을 걸으면서 멍하니 생각했다.

'나는 그 침낭에 든 사람을 그다지 동정한 건 아니야. 그냥 다음은 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게 무서웠을 뿐이지. 내가 죽었을 때 그렇게 처분되는 게 기분 나빴다는 것뿐이야.'

"빌어먹을..."

다시 그 녀석들에게 돌아가야 하는 건가 생각하니 토할 것 같았지만 참고서 '아이템' 놈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돌아가려 하는 하마즈라.

그때 "이봐"하고 누가 말을 걸었다.

하마즈라는 무시하고 앞으로 나아가려고 했지만 뒤에서 누군가가 어깨를 잡았다.

돌아보기도 전에 충격이 왔다.

쿵!! 뒤통수에 타격을 받은 하마즈라의 몸이 더러운 땅바닥을 굴렀다.

웃음소리가 들려 그쪽을 쳐다보니 본 적도 없는 소년들이 세 명 서 있었다. 그중 하나가 골프 클럽을 들고 있었다. 하마즈라를 친 것은 그 녀석일 것이다.

'......?! 빈집털이인가?'

학원도시 인구의 80퍼센트는 학생이다. 시간대에 따라서는 학생 기숙사에 사람이 거의 없어진다. 그 틈을 노려 조직적 및 집단적으로 빈집을 터는, 무장한 불량배 그룹도 있는 것이다.

"역시 맞네. 이 녀석, 보던 얼굴이야. 제7학구의 스킬아웃이잖아?"

"거기는 엉망이 된 거 아니었나?"

"사정이야 아무래도 상관없잖아. 여기에서 엉망으로 만들 거니까."

그 순간 한바탕 웃음이 일었다. 하마즈라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사방팔방에서 발길질이 날아왔다. 거기에는 웃음밖에 없었다.

"알아, 스킬아웃? 우리는 바로 얼마 전까지 생활이 어려웠어."

"너희들의 두목..., 코마바라고 했나? 그 녀석이 상당히 귀찮았거든. 제대로 '일'도 못하는 상태였다고."

"그런저런 이유로 네놈의 얼굴을 뭉개서 소년 A로 만들 정도로는 열을 받았거든. 이제 알겠냐ㅡ?"

그건 내 탓이 아니라고 하마즈라는 말하려고 했지만, 그전에 옆구리에 발길질이 파고들었다. 호흡이 곤란해진 하마즈라는 목소리도 낼 수 없게 되고 말았다.

'빌... 어먹을...'

얼굴도 모르는 침낭 속의 존재가 머리에 떠올랐다. 전자로 안에서 불에 타서 재가 되어서 강에 뿌려지는 광경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자신도 그렇게 사라져갈 거라는 사실이, 레벨0(무능력자)의 목숨이 얼마나 가벼운가 하는 것이, 모든 것이 화가 났다.

그리고 더러운 길 위에는 엄지손가락만 한 굵기의 LP 가스용 쇠파이프가 떨어져 있었다.

하마즈라 시아게는 망설이지 않았다.

"!!"

L자로 구부러진 쇠파이프를 움켜쥐고 기세 좋게 옆으로 휘두른다.

골프 클럽을 들고 있던 쓰레기의 발목에 직격해 뽀각 하고 뼈를 부수는 감촉이 하마즈라의 손에 돌아왔다. 절규하며 구르는 바보와 교대핟스 피투성이 하마즈라가 일어선다. 그대로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더욱 강하게 내리친다.

나머지 두 불량배가 뭐라고 외쳤지만 하마즈라는 무시했다.

쓰러져 있는 놈에게 계속해서 쇠파이프를 휘두르자 기분 좋은 절규가 귓전에 울려 퍼졌다.

그 소리를 들은 소년 중 한 명이 가방 안에서 쇠망치를 꺼냈다.

이건 죽게 되려나 하고 하마즈라는 생각했다. 쇠파이프의 파괴력은 상당하지만 그렇다고 일격에 상대를 기절시키기는 어렵다. 진흙탕 같은 '싸움질' 이 되면 상대가 심해서 덤벼드는 것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그러나 이제 공격의 손길을 멈출 마음은 들지 않았다.검은 침낭의 합성 천 감촉이 놀랄 만큼 선명하게 손바닥에 떠오른다.

그때,

"이쪽이야, 하마즈라!!"

고함소리가 들리는 동시에, 쇠망치를 쥔 소년의 머리가 퍼억! 옆으로 튀었다. 벽돌 같은 것이 날아왔다는 것을 깨닫기도 전에 누군가가 하마즈라의 팔을 잡았다.

"이리 와, 이 멍청아! 빨리 도망치라고!!"

놀랄 만큼 무기력하게 하마즈라는 그가 팔을 잡아끄는 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잠시 함께 달리고 나서야 겨우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생각났다.

"너..., 한조냐?"

전에는 같은 스킬아웃의 멤버로서 함께 행동했던 소년이다. 이 근처를 어슬렁거리고 있었던 것을 보면 또 ATM 강탈이라도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하마즈라는 예전의 스킬아웃의 습성을 조금 떠올렸다.

한조는 어이없다는 목소리로,

"뒷골목의 규칙을 완전히 잊어버렸구나, 이 멍청이. 이기고 지는 것에 집착하면 도달하는 곳은 죽음뿐이야. 생사에 집착하고 싶으면 승패 따윈 버려!"

등 뒤를 쳐다보며 쫓아오는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두 사람은 걸음을 멈췄다.

하마즈라는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한조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왜 날 도와줬지? 스킬아웃을 엉망으로 만들고 그 벌에서도 도망친 나를."

"그런 건 네가 할 말이 아니야."

한조는 심드렁한 말투로 대답했다.

"아니, 이미 알고 있잖아. 우리는 그다지 널 원망하지 않고, 네 탓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아. 그 시점에서라면 누가 리더가 되었어도 스킬아웃은 엉망이 됐을 거야."

"......"

"과거에 매달릴 만큼 깨끗한 길을 걸어오진 않았어. 뭐, 내가 꼐획을 짜고 네가 교통수단을 확보하고 코마바가 습격을 지휘하고... 하면서 지내던 시절이 즐거웠던 건 인정하지만."

"그렇군."

하마즈라는 감정이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인정해. 쓰레기 같은 생활이었지만 그래도 그때는 즐거웠어."

"...너, 앞으로 어쩔 셈이야?"

"나도 몰라. 어디로 굴러들어가도 마찬가지라는 느낌이들어. 만일 스킬아웃으로 돌아간다 해도 그건 '그 시절'이 아니야. 거기에 가치가 있다는 생각도 안 들어."

하마즈라는 내뱉듯이 말하고 한조에게 등을 돌리려고 했다.

한조는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더니 하마즈라에게 가볍게 던졌다.

"가져가. 그 꼴을 보아하니 대단한 무기도 없나본데."

그립이 손바닥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되는 소형 권총이었다.

"...숙녀용이잖아, 이거."

"뭐 어때. 무기는 사용하기 어려운 정도가 딱 좋아. 손에 너무 익숙해지면 쓸데없는 피를 흘리게 되거든."

하마즈라는 손 안의 권총을 가볍게 돌리고 나서 소매 속에 넣었다.

이번에야말로 한조에게 눈길을 돌리지 않고 그는 혼자서 골목을 나선다.

'아이템'에서는 아마 다음 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애니에서 생략되었던 핫토리 한조가 하마즈라에게 총을 건내주고 하마즈라가 나름대로 인망이 있었다는 점, 스킬아웃으로서의 추억을 나타내는 장면입니다.

성우에 관해 언급된 것이 하나도 없어서 불안했는데 역시나 아니나 다를까 생략되었군요.

 

 

하마즈라 시아게는 '아이템'의 은거지 중 하나로 돌아왔다.

"늦었어ㅡ, 하마즈라."

무기노 시즈리가 느긋한 어투로 말했다.

이곳은 제3학구에 있는 고층빌딩의 한 모서리다. 스포츠센터나 수영장 등 실내 레저만 모아둔 시설로서 이용자의 등급은 상당히 높다. 건물에 들어가려고만 해도 회원증을 제시하라는 요구를 받고, 거기에서 각 시설을 이용할 때 또 회원증 랭크를 조사한다. 소위 말하는 상류계급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신분의 상징으로 우선 손에 넣고 싶어하는 것이 이곳 회원증인 모양이었다.

하마즈라 일행이 있는 곳은 VIP용 살롱.

연간계약으로 대절한 개인실로 '별 두 개' 이상의 회원증 랭크가 없으면 빌릴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는, 실로 최고급이라는 느낌이 드는 방이다.

개인실이라고 해도 방 세 개짜리 집을 너끈히 넘는 넓이의 공간에서 무기노는 소파에 몸을 묻고 있었다.

하마즈라는 거기에 모인 얼굴들을 보며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다.

"프렌다는 어디 갔어?"

"사라졌어."

무기노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죽었는지 붙잡혔는지. 보충할 시간은 없을 것 같고, 어쨌든 '아이템'은 세 명이서 해나갈 수밖에 없지. 뭐, '스쿨'도 한 명 줄어서 세 명이니까 수는 딱 맞아. 반격하기는 어렵지 않을 거야. 우리 '아이템'에는 타키츠보도 있으니까."

무기노는 세 명이라고 말했다.

수에 들어가지도 않는 하마즈라는 희미하게 눈살을 찌푸렸지만 언급해봐야 소용없다.

"하마즈라, 다쳤어?"

타키츠보가 하마즈라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하마즈라는 건성으로 대답하며,

"이제부터 어쩔 거야? '스쿨' 놈들에게는 '핀셋'을 빼앗겼잖아."

"그렇지."

무기노는 선선히 인정했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이쪽이 반격할 차례야. 타키츠보의 'AIM 스토커(능력 추적)'는 한번 기억한 AIM 확산역장을 근거로 특정 능력자의 위치 정보를 '검색'할 수 있어. 소립자공학 연구소에서는 놈들과 한바탕 싸웠으니까. 이제 언제든지 놈들을 추적할 수 있다는 거지. '아이템'의 존재의의는 상층부나 극비집단의 폭주를 막는 거야. 그걸 해내야 하지 않겠어?"

하마즈라는 타키츠보 쪽을 보았다.

여전히 팔다리를 힘없이 축 늘어뜨리고 있는 소녀. 언제나 언동이 불안정한 것은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AIM 확산역장에서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일까.

"검색 대상은 '다크 매터(미원물질, 未元物質)'면 돼?"

"그게 누구야?"

"제2위의 레벨5. '스쿨'을 지휘하고 있는 빌어먹을 녀석이야."

무기노가 그렇게 말하는 사이에 타키츠보는 주머니에서 하얀 가루가 든 케이스를 꺼냈다.

키누하타는 이상하다는 눈으로 투명한 케이스를 보고 있었다.

"타키츠보 씨도 참 어렵겠네요. '체정(體晶)'이 없으면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니."

"별로. 나한테는 이게 보통이었으니까."

타키츠보는 그런 말을 하면서 하얀 가루를 아주 조금 핥았다.

그녀의 눈에 빛이 들어온다.

타키츠보 리코는 마치 그 편이 정상인 것처럼 등을 곧게 펴고 서 있었다.

"AIM 확산역장에 의한 검색을 개시. 근사 및 유사한 AIM 확산역장의 픽업은 정지. 해당하는 단일 AIM 확산역장만을 결과보고하기로 한다. 검색 종료까지 앞으로 5초."

기계처럼 흘러나오는 목소리.

그리고 정확한 답은 나왔다.

"결론. '다크 매터'는 이 건물 안에 있다."

뭐?! 그 자리의 전원이 경악하는 앞에서 다음 움직임이 있었다.

개인실 살롱의 문을 누군가가 맞은편에서 힘껏 차 부순다.

그 안쪽에서 한 남자가 걸어왔다.

그 남자를 보고 무기노 시즈리가 분한 듯이 말했다.

"'다크 매터'...!!"

"이름으로 불러줬으면 좋겠는데. 나한테는 카키네 테이토쿠라는 이름이 있으니까."

남자의 손에는 기계로 만든 기묘한 '손톱'이 있었다.

"'핀셋'인가..."

"멋있지? 승리를 선언하러 왔어."

"핫, 아레이스타에게 선택받지 못한 '스페어 플랜(제2후보)'이 떠들어대봐야. 방금 전까지 실컷 도망이나 다니고 있었던 주제에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네."

"아니, 아니. 소립자공학 연구소에서는 신세를 졌으니까. 덕분에 네 명밖에 없는 '스쿨'의 정규 요원을 한 명 잃고 말았어."

"잊어버린 거 아니야? 며칠 전에는 스나이퍼도 죽였을 텐데. 교환했나?"

레벨5 두 명의 대화는 갑자기 끊겼다.

원인은 키누하타 사이아이. 그녀는 소파에서 일어서지도 않고 가까이에 있던 테이블을 한 손으로 들어올렸다. 여기저기 장식이 되어 있고 수십 킬로그램은 나갈 것 같은 테이블을 열두 살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 소녀가 무시무시한 기세로 카키네 테이토쿠에게 집어던졌다.

쿠당탕!! 하는 굉음이 울러 퍼졌다.

테이블은 산산이 부서졌지만 카키네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아프잖아."

정말로 아픈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그는 말했다.

"그리고 열 받았어. 우선은 네놈부터 산산조각 내주지."

키누하타는 역시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벽까지 달려가더니 그 작은 주먹으로 살롱의 벽을 사정없이 파괴했다. 그리고 하마즈라와 타키츠보의 손을 잡더니 무기노에게 가볍게 눈짓을 하고 나서 부서진 벽 너머로 뛰어들었다.

그 안쪽은 비슷한 구조의 호화로운 살롱이었다. 안에는 손님이 있었지만 키누하타는 주먹으로 쳐서 기절시켰다. 통로로 나가자 '스쿨'의 하부조직인 듯한 남자가 있었지만 그 역시도 주먹으로 후려친다.

키누하타 사이아이는 괴력인 것이 아니다. 그녀는 공기 중의 질소를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능력자다. 그 힘은 매우 강대해서 압축한 질소 덩어리를 제어함으로써 자동차를 들어올리고 총알을 받아낼 수도 있지만, 그 효과 범위는 몹시 좁아서 손바닥에서 몇 센티미터의 위치가 한계다. 그래서 겉으로 보기에는 '손으로 들어올린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하마즈라, 완전 서둘러서 차를 확보해주기 바랍니다."

키누하타는 말했다.

"'스쿨'이 노리는 것 중 하나는 타키츠보 씨일 거예요. 우리의 은거지가 들킨 이상 다른 정보도 알려졌다고 생각하는 편이 완전 무난하죠. 아마 그들은 타키츠보 씨의 귀찮은 능력을 알고서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서 한꺼번에 죽이러 왔을 거예요."

"이 녀석의 서치 능력이?"

하마즈라는 말했다.

겉으로 보이는 파괴력으로 말한다면 무기노나 키누하타 쪽이 요란해 보이는데...

"'아이템' 전원을 확실하게 죽이지 않아도 타키츠보 씨만 없애면 '아이템'의 활동을 상당히 제한할 수 있어요. 그녀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추적하는 쪽'과 '추적당하는 쪽'이 뒤바뀌거든요. 저라면 제일 먼저 타키츠보 씨를 노릴 거예요."

"......"

"반대로 말하자면 우리는 타키츠보 씨만 무사하면 상황을 뒤집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우선 그녀를 차에 태우고 여기에서 완전 떠나주세요. '아이템'의 은거지를 이용하지 않고 잠복하면 다소는 시간을 벌 수 있을 거예요."

키누하타는 그렇게 말하면서 주머니에서 스턴 건을 꺼냈다.

그것을 타키츠보의 손에 쥐어준다.

"당신은 늘 멍해 있어서 완전 위태로우니까 이 정도 무기가 딱 좋을 거예요. 이거라면 폭발해도 죽지 않을 테고요."

퍼엉!! 폭발음이 들렸다.

무기노와 카키네가 있는 살롱 쪽에서 나는 소리였다.

"가세요, 완전 빨리."

키누하타는 그렇게 말하고는 하마즈라 일행에게 등을 돌렸다.

그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그 작은 소녀는 싸움터로 달려갔다.

 

참고로 아이템이 얼마 전에 죽였다고 언급한 스쿨의 정규 스나이퍼는 

 

 

유미야 랏코 입니다.

15권 시점에서 3일 전, 무기노 시즈리가 죽였다고 언급되었넌 스쿨의 (전) 스나이퍼 입니다.

이 스나이퍼 자리를 보충하기 위해, 매니지먼트를 이용해 보충한 스나이퍼가

 

스나자라 입니다.

무기노와는 다르게 키누하타도 나름대로 인간성이 남아있고 암부의 일원답게 판단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주던 장면이었죠

애니에서는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그리고 애니에서의 카키네의 기습 등장은... 떠올리기도 싫어지네요.

 

 

폭발의 충격으로 빌딩 전체가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단골손님들이 도망쳐 다니는 실내 레저 시설의 로비를 키누하타 사이아이는 걷고 있었다.

바닥에는 '스쿨'의 하부조직 남자들이 쓰러져 있었다. 키누하타가 쓰러뜨린 이들이다. 그녀는 남자들의 옆으로 가서 그 근처에 떨어져 있는 권총이나 라이츨 등을 발로 차서 멀리 떨어뜨려놓았다.

그때 갑자기 그녀의 얼굴이 옆 방향으로 휘익!! 하고 흔들렸다.

총알을 맞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에는 두 번, 세 번 더 충격이 스쳤고, 키누하타늬 자그마한 몸이 바닥에 쓰러지기 시작한다. 그녀는 충격에 몸을 맡기고 바닥을 미끄러져 가까이 있는 기둥 뒤에 숨으면서,

'...저격. 어디에서?'

충격이 있었던 곳은 머리와 가슴과 배 아래. 전부 급소였다. 능력에 의한 실드가 없었다면 확실히 죽었을 것이다. 키누하타는 바닥에 떨어져 있던 뭉개진 총알을 손바닥에 올려놓았다.

'스틸 총알...,그 자력 저격포인가요? 초속(初速)이 음속 이하라면 이 뭉개진 상태로 봐서 거리는 500에서 700.'

키누하타는 생각하면서 옷 속으로 손을 뻗었다. 다섯 개의 손가락 사이에 끼워져 있는 것은 30센티미터 정도의 금속봉 끝에 주스캔만 한 금속 덩어리가 달린 것이었다. 마라카스처럼 보이기도 하고 낡은 수류탄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둘 다 정답은 아니다.

그것은 휴대형 대전차 미사일의 탄두다.

도망쳐 다니던 단골손니들이 흠칫 놀란 얼굴을 했지만 키누하타는 무시했다.

그녀는 다섯 손가락 사이에 끼운 여러 개의 탄두를 그쪽으로 향하며 탄두 꼬리에 붙어 있던 짧은 끈을 다른 한쪽 손으로 잡았다. 파티의 폭죽을 터뜨리려는 것 같은 동작으로도, 활을 당기는 동작으로도 보인다. 그녀는 단숨에 기둥 그늘에서 튀어나와 깨진 유리창 너머에 있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미간 한가운데에 총알을 맞았지만 키누하타는 무시하고 조준했다.

그녀는 망설이지 않고 끈을 당겼다.

쉬익 하는 기운 빠지는 소리와 함께 압축공기의 힘을 받아 탄두가 자루에서 날아갔다. 10미터 정도 앞쪽으로 날아가자 거기에서 불이 붙고, 폭염을 슽뿌리면서 500미터의 거리를 눈 깜짝할 사이에 좁혀간다.

여러 개의 미사일은 빌딩 측면에 격돌하자 밀푀유가 으깨지듯이 폭파했다. 뛰어난 내진 구조 덕분인지 가까스로 빌딩 전체가 쓰러지는 것만은 면한 모양이다.

"오ㅡ, 오ㅡ, 굉장한데, 스나자라 녀석. 자력 저격포와 함께 엉망진창이 된 거 아냐? 뭐, 급하게 보충한 인원이니까 그 정도가 한계일지도 모르지."

태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키누하타가 그쪽을 돌아보니 '다크 매터' 카키네 테이토쿠가 통로에서 나온 참이었다.

"흥, '어둠의 5월 계획'의 잔해인가? 곤란하게 됐군. 액셀러레이터의 연산 패턴을 참고로 각 능력자의 '퍼스널 리얼리티(자신만의 현실)'를 최적화하자는 둥 어쩌고저쩌고 하는 내용이었던가?"

"......"

"그 결과 네놈이 얻은 건 자동방어능력. 원래는 대기제어 계열 능력인 것 같지만 말이야. 액셀러레이터의 '반사'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주위에 능력으로 만든 방어 필드를 자동전개시키는 게 한계ㅡ인가. 스스로 비참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

"별로."

키누하타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프로듀스'의 실험 대상자에 비하면 행복하죠. '퍼스널 리얼리티'는 뇌의 어디에 깃드는지를 조사하기 위해서 그들은 크리스마스 케이크처럼 뇌를 절단당했다고 하던데요."

그래? 카키네는 흥미없다는 듯이 맞장구를 쳤다.

키누하타는 눈앞의 남자를 경계하면서도 입을 열었다.

"무기노는 어떻게 되었죠?"

"으음. 별일은 없었어."

무뚝뚝한 말이었다. 그것만으로도 키누하타는 알아챘다. 학원도시에서도 네 번째로 강력한 레벨5를 그렇게 취급할 수 있는 인간을 레벨4(대능력자)인 자신이 상대할 수는 없다. 소립자공학 연구소에서 싸웠을 때 이미 어렴풋이 깨달았던 사실이 증명되고 말았다.

"그래서 'AIM 스토커'는 어디에 있지? 이쪽이 알고 싶은 건 그것뿐이야. 장소를 가르쳐주면 놓아줄 수도 있다고."

"그런 교섭에 응하는 바보가 있을 것 같나요?"

"있지 않을까? 예를 들면 '아이템'의 프렌다."

"......"

"그런 선택안도 있다는 거야. 말해두겠는데 레벨4의 '오펜스 아머(질소 장갑)'로는 내 '다크 매터(미원물질)'를 이길 수 없어. 응용하기에 따라서 어떻게 될 수 있는 레벨을 뛰어넘었거든."

키누하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묵묵히 이쪽을 노려보는 소녀를 보고 카키네는 말했다.

"'AIM 스토커'는 어디 있지?"

"아무래도 거부할 권리는 없을 것 같군요..."

키누하타는 작게 웃으며 말햇다.

말하면서 가까이 있던 벤치를 움켜쥐고 강제로 집어던졌다.

그러나,

쿠웅!! 카키네를 중심으로 정체불명의 폭발이 일어났다.

그것은 날아온 벤치를 산산이 파괴하고 이어서 키누하타의 몸까지 날려 보냈다.

그녀의 자그마한 몸이 10미터 이상 그대로 공중을 날아 얇은 벽을 부수고 어딘가의 방에 처박혔다.

그 광경을 바라보며 카키네는 희미하게 웃었다.

"긍지와 죽음을 저울질한 건가? 감상적이지만 현실적이진 않군."

카키네는 가까이 있던 하부조직의 남자에게 "회수해" 하고 작게 말했다.

"회수라니... 아직 살아 있습니까, 그게?"

"저 녀석은 그런 능력자야."

 

뭐 스나자라의 경우 뭐 저리 허무해? 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원작에서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키누하타가 어떤 이유로 현재의 능력을 얻었는지에 대해 알 수 있는 둘의 대화도 잘렸군요.

위에 언급되었던 어둠의 5월 계획은 이후에도 나름대로 중요한 소재가 됩니다. 한참 후 지만. 참고로 액셀러레이터 본인도 알고는 있습니다. 키누하타 사이아이라는 정확한 이름까지 알고 있을진 모르겠지만. 키누하타의 나름대로의 인간성 덕에 액셀러레이터도 별로 악의나 독설을 가지고 말을 걸지는 않습니다.

 

 

하마즈라 시아게와 타키츠보 리코는 엘리베이터 홀까지 달려왔다.

벽의 스위치를 누르자 48층에 멈추어 있던 표시가 빠른 속도로 이 25층으로 내려온다. 그 사이에 하마즈라는 주머니 안에서 자물쇠를 따기 위한 도구를 꺼냈다.

'...주차장은 지하인가? 이 근처에 있는 건 전부 화려한 차일 텐데. 망설일 시간은 없어. 엘리베이터에서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차를 노려서ㅡ.'

엘리베이터가 25층에서 멎었다.

가벼운 전자음이 나면서 금속제 자동문이 좌우로 열린다.

"있다, 있다."

그때 하마즈라는 절망적인 목소리를 들었다.

통로 맞은편에서 '스쿨'의 인간이 걸어온다. 무기노 시즈리를 능가하는 제2위의 레벨5. 오른손에 기묘한 '손톱'을 장착한 그 남자가 천천히 다가온다.

"찾았어, 찾았어, 찾아다녔다고. 네놈이 서치 능력자 맞지?"

말하면서 남자는 왼손 하나로 질질 끌고 오던 '것'을 이쪽으로 가볍게 던진다. 몇 미터의 거리를 날아 하마즈라의 발치에 떨어진 것은 방금 전에 헤어진 키누하타 사이아이였다.

"......!!"

"그 녀석의 판단은 좋았어. 네놈들 '아이템'의 핵은 레벨5가 아니라 그쪽에 있는 당신이겠지. 이거, 여기에서 놓쳤다면 귀찮았겠는데?"

반대로 말하면 여기까지 왔으니 이제 도망칠 수 없다고 카키네 테이토쿠는 단언하고 있었다.

그 한 걸음 한 걸음이 하마즈라 일행의 수명을 깎아먹는 카운트 다운이다.

하마즈라는 소매 속에 있는 권총의 존재를 의식했다. 그리고 옆에 있는, 문이 열린 엘리베이터를 곁눈질로 보며 가능한 한 작은 목소리로 타키츠보에게 말을 걸었다.

"(...넌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

"(...하지만 하마즈라.)"

"(...어차피 여기에서 널 버리고 '스쿨'에서 도망쳐도, 그런 짓을 하면 이번에는 '아이템'한테 죽는다고! 꼼짝도 못 하는 처지란 말이야, 빌어먹을!!)"

카키네 테이토쿠의 걸음이 멎었다.

망설인 것도, 놓아주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그곳이 이미 레벨5에게는 유효 사정거리 내였던 것이다.

"그래서 어쩔 거야? 작별 인사라는 건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 거지?"

"ㅡㅡ!! 가!!"

하마즈라는 타키츠보의 작은 몸을 엘리베이터로 떠밀려고 했다.

그러나 타키츠보는 반대로 하마즈라 쪽으로 손을 뻗었다.

마치 사교댄스처럼 몸의 위치를 빙글 바꾸어 타키츠보는 하마즈라의 몸을 엘리베이터 쪽으로 밀어낸다. 갑작스런 행동에 당황한 하마즈라는 그대로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타키츠보의 손만이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왔다.

지하주차장이 있는 B1 버튼이 눌리고 만다.

"너, 무슨 짓을ㅡ."

"미안, 하마즈라."

좌우에서 닫혀가는 자동문 맞은편에서 타키츠보는 이쪽을 보고 있었다.

"전자로 얘기, 사람들한테서 들었어. 하마즈라는 그런 '재'가 되지는 말았으면 해."

그녀의 눈은 희미하게 웃고 있었다.

"괜찮아. 난 레벨4니까. 레벨0인 하마즈라를 반드시 지켜낼 거야."

"......!!"

뭔가 말하기도 전에 문은 완전히 닫혔고 고속 엘리베이터는 아래로 내려간다. 뭔가 엄청난 일이 일어났지만, 한편으로 직접적인 위기를 면한 것에 육체가 묘한 안도감에 휩싸여 있었다.

바닥에 주저앉은 채 벽에 등을 기대고, 하마즈라는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능력자 놈들은 우리의 목숨 따윈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었나...'

고속 엘리베이터 특유의, 부유감과도 비슷한 감각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하마즈라는 생각했다.

천장을 올려다본 채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하나에 얼마 하는, 쓰고 버리는 편의점 우산 같은 거. 우리는 어차피 죽어도 소각로에서 재가 될 때까지 타서 음식물 쓰레기와 함께 버려지는 거 아니었어?'

빌어먹을, 하마즈라는 작게 중얼거렸다.

아마 그 전자로에서 검은 침낭을 태웠을 때 쇼크를 받은 것은 하마즈라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 광경을 뒤에서 보고 있었던 소녀도 똑같이 쇼크를 받았을 것이다. 타키츠보 리코가 지금까지 계속 레벨0을 옹호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지, 아니면 그 전자로 사건으로 마음이 바뀌었는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

타키츠보 리코는 레벨0인 하마즈라는 구하기 위해, 오직 혼자서 학원도시 제2위의 남자와 맞섰다는 것이다.

"...웃기고 있어."

하마즈라 시아게는 낮게 중얼거리며 벽을 손으로 짚고 천천히 일어섰다.

"웃기고 있어ㅡ!!"

손바닥으로 내리치듯 벽의 버튼을 기세 좋게 눌러 엘리베이터를 정지시킨다.

하마즈라는 어금니를 꽉 아물고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솔직히 말하면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 카키네인가 하는 놈은 레벨5인데다 적은 녀석 하나가 아니다. 적어도 하부조직인 듯한 시커먼 옷을 입은 남자들도 있었다.

그러나,

'"레벨0이 지낼 곳이 있나고? 당연히 있잖아. 다른 사람을 먹이로 삼는 것 외에 길이 있냐고? 당연히 있지!!'

예전에 단가이 대학 데이터베이스 센터에서 마주친, 자신과는 완전히 다른 레벨0(무능력자)의 말이 이제 와서 자연스럽게 머리에  떠올랐다.

'만일 스킬아웃을 결성할 힘으로 더 약한 입장에 있는 사람을 도왔다면 그것만으로도 네놈들의 입장은 달라졌을 거야!! 강대한 능력자에게 반격할 힘으로 곤경에 처한 사람에게 손을 내밀었다면 네놈들은 학원도시의 모든 사람에게서 인정을 받을 수 있었을 거야!!'

"...아아."

하마즈라 시아게는 타키츠보와 헤어진 25층의 버튼을 다시 누르고 엘리베이터 문을 닫았다.

"그 말이 맞아, 빌어먹을 놈."

그는 스스로 퇴로를 끊고 다시 레벨5(초능력자)가 기다리는 싸움터로 돌아갔다.

 

 

참고로 애니에서 회상장면으로 나와서 아시겠지만 저 때 설교했던 인물은 카미조 토우마 입니다.

레벨0라는 이유로, 재능이 없다는 이유로 살인을 하려한 하마즈라(와 스킬아웃 일당)에게 같은 레벨0였던 카미조는 나름대로 분노했었습니다.

어찌보면 비슷하면서도 다르지만 카미조는 일단 환상살이라는 특별한 것(하마즈라 입장에서)이 있고 하마즈라는 학원도시의 커리큘럼을 받았음에도(때문에 마술도 사용하지 못함) 정말 아무것도 없는지라 하마즈라는 카미조, 액셀러레이터를 부러워 했습니다. 추후에 마술에 관한 내용을 들을 때도 마술이라면 타키츠보를 지킬 수 있을지도- 라고 생각했다가 초능력자가 마술을 사용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듣자 아쉬워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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