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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주의] 6화에서 생략된 장면입니다. -중반부-
마토사쿠라 | L:0/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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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1-0 | 조회 1,817 | 작성일 2018-11-10 20: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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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주의] 6화에서 생략된 장면입니다. -중반부-

엘리베이터가 25층에서 정지했다.

좌우로 열리는 자동문을 통해 플로어로 나간 하마즈라는 거기에서 예상하던 대로의 광경을 목격했다.

"뭐야, 돌아오고 말았어?"

태연하게 말한 것은 '스쿨'의 레벨5, 카키네 테이토쿠.

그 근처에는 아까 던져졌을 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키누하타 사이아이가 쓰러져 있다.

그리고 상처 하나 없는 남자의 발치에는 엎드려 있어서 표정도 보이지 않는 타키츠보 리코가 축 늘어져 있었다.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조차도 여기에서는 판단할 수 없다.

카키네는 목의 관절을 뚝뚝 꺾으면서,

"그런데 직접적인 전투력은 없는 주제에 꽤 으스대던데, 이 녀석. 서치 능력의 응용인지, 내가 내뿜는 AIM 확산역장에 간섭하더니 거기에서 '역류'해서 내 능력을 가로채려고 했어. 정말이지, 제대로 성장했다면 '여덟 번째'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칭찬 하나하나가 사람을 바보 취급하는 것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았다.

하마즈라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소매 속에 숨겨두었던 권총을 단숨에 철컥!! 들이댄다.

"어머, 아직 안 끝난 거야?"

갑자기 목소리가 들렸다.

카키네의 뒤쪽 모퉁이에서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소녀가 천천히 걸어왔다.

'그때의... 크레인 여자!!'

하마즈라는 어느 쪽을 조준할지 잠시 망설였지만,

"그만두는 게 좋아."

그 순간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전에는 죽일 필요성이 있었지만 '핀셋'이 손에 들어온 지금은 하부조직의 당신까지 죽일 필요는 없으니까."

'ㅡㅡ?!'

어떤 이유로 몸이 마비된 것은 아니다. 육체적으로는 아무 문제도 없다. 다만 쏘고 싶어도 쏠 수 없다는 '의식'이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하마라의 내면에서 부풀어 오른 것이다.

예를 들면 낮잠을 자고 있는 아기고양이를 짓밟을 수 없는 것처럼.

예를 들면 아픈 아이를 죽이고 금품을 빼앗을 수 없는 것처럼.

예를 들면 타키츠보 리코에게 권총을 겨누고 있는 것처럼.

"생김새에 비해서 성격은 꽤 상냥하네. 역시 처음부터 힘을 쓸 걸 그랬어."

드레스를 입은 여자는 입가에 웃음을 띠었다.

"내 '메저 하트(심리 측정기)'는 사람의 마음의 거리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지. 당신이 아는 사람 한 명 한 명에 대해서 설정하고 있는 것과 같은 거리를 유지하면 어떻게 될 것 같아?"

"큭...!!"

'뭐야, 이거. 텔레파스(염화 능력)의 응용인가?!'

"그만두지 그래? 지금의 나는 거리단위 20... 다시 말해서 '하마즈라 시아게ㅡ타키츠보 리코'와 같은 마음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어. 당신은 타키츠보를 쏠 수 없는 것처럼, 나를 쏠 수도 없어. 일부러 그녀를 위해 여기까지 돌아올 정도니 상처 하나 못 내지 않을까?"

권총을 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쏠 수 없다. 타키츠보와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다른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는데됴, 아무리 해도 쏠 수 없다.

그러나 카키네가 흥이 식은 듯이 말했다.

"재미없어. 이러면 꼭 우리가 악당 같잖아."

"서로를 감싸는 남녀라니, 미담이네. 왠지 너무 희귀해서 부수기가 아까워졌어."

"그렇군, 유감이야. 우리가 어떻게 할 것까지도 없이 여자 족은 멋대로 죽고 말 거라는 게."

그 말에 하마즈라의 어깨가 흠칫 하고 크게 떨렸다.

"뭐야..., 그게. 네놈들 무슨 소리야?!"

카키네는 타키츠보의 몸 가까이에 떨어져 있던 투명한 케이스를 하마즈라 쪽으로 걷어차며,

"'체정'이라는 거야. 그 여자가 사용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어?"

"...능력을, 발동시키기 위한..."

"엄밀하게는 의도적으로 거부 반응을 일으켜서 능력을 폭주시키는 거야. 뭐, 좀 더 자세하게 말하면 '폭주 능력의 법칙 해석용 유폭 실험'이라는 것에 사용되던 물건이지. 대개의 경우는 부작용밖에 없을 테지만 아주 드물게 '폭주 상태인 쪽이 좋은 결과를 내는' 놈도 있어. 그 여자도 그런 능력자였겠지."

카키네는 일일이 설명하기가 귀찮다는 듯한 목소리로,

"이런 상태라면 오래는 못 갈거야. 오늘부터 평생 능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괜찮겠지만 앞으로 한두 번만 힘을 쓰면 이 여자는 '붕괴'해."

붕괴. 그 불온한 단어에 하마즈라의 얼굴이 굳어진다. 카키네는 무시하고 말을 이었다.

"이러면 우리가 숨통을 끊을 것까지도 없지. 서치 능력만 없으면 이 녀석의 목숨 따윈 흥미 없고."

"말해두겠는데 그 애가 쓰러진 건 그 애 자신의 의지에 따른 거야. 이 건물에서 우리 '스쿨'과 싸우기 위해서 '체정'을 무리하게 계속 사용한 탓이지. ...우리가 진심으로 없애려고 들었다면 살점 하나도 남지 않았을 거야."

드레스를 입은 여자는 담담하게 말했다. 하마즈라는 제대로 몸을 움직이지 못한 채 그들을 노려보았지만 '스쿨'의 두 사람은 무시하고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렀다.

"자, 어떡할까."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카키네는 간단하게 말했다.

"죽일까, 놔줄까."

"내버려둬도 별 문제 없지 않을까? 전멸 직전인 '아이템'이 우리를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전멸 직전이라는 드레스 여자의 말에 하마즈라는 이를 갈았지만 아무리 해도 방아쇠를 당길 수가 없다. '메저 하트'의 능력에 완벽하게 사로잡히고 만 것이다.

"죽이는 편이 간단한데."

"당신, 서치 능력자가 AIM 방면을 경유해서 당신의 '퍼스널 리얼리티'를흐트러뜨리려고 했잖아. 체크하지 않아도 돼? 사라져가는 '아이템'보다 당신의 폭주가 더 위험해. 난 같은 편의 폭주에 휘말려서 죽는 건 사양이니까."

지적을 받고 카키네 테이토쿠는 재미없다는 듯이 목을 꺾었다.

카키네에게는 총이 없다. 자신의 능력에 그만큼 자신이 있는 것이리라.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그 능력이 폭주하면 제일 먼저 휘말리는 것은 카키네 본인이다.

"어쩔 수 없지. 돌아갈까? 체크는 간단하지만 여기에는 기재가 없으니까."

타이밍을 잰 것처럼 엘리베이터가 이 층에 도착했다.

제길!! 하며 하마즈라는 권총의 해머를 엄지손가락으로 밀어 올렸다.

그러나 드레스를 입은 여자는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았다.

"현재의 거리단위는 20. '하마즈라 시아게ㅡ타키츠보 리코'와 같은 마음의 거리. 하지만 나는 더 거리를 좁힐 수 있거든?"

"!!"

"진짜 감정이 가짜에 뒤덮여 가려지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지. 당신은 살아남은 기쁨을, 죽어가는 그 아이와 함께 나누도록 해."

두 사람은 멈춘 엘리베이터에 멋대로 올라타고 자동문을 닫았다.

하마즈라는 발치에 떨어져 있는 '체정' 케이스를, 쓰러진 채 움직이지 않는 타키츠보 리코를 보고, 그러고 나서 천천히 주저앉았다.

'앞으로 한두 번만 능력을 쓰면 타키츠보는 '붕괴' 한다...'

그' 붕괴'가 구체적으로 어떤 거인지, 바보에 불량배인 하마즈라는 모른다. 그러나 제대로 된 게 아니리라는 것 쯤은 예측이 간다.

'어떡하지.'

하마즈라는 타키츠보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그 몸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깨어날 기색도 없다. 자신의 몸에 어지간히도 엉망진창으로 부하를 걸었는지, 그녀의 몸은 기분나쁜 땀으로 젖어 있었다.

타키츠보 리코는 이렇게 될 때까지 카키네와 싸우고 있었다.

아마도 하마즈라 시아게를 구하기 위해서.

'체정'이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의 힘까지 빌려가면서.

'......'

하마즈라는 조용히 어금니를 악물었다.

각오라고 하기에는 부족하고 결의라고 할 정도로 고상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손발을 움직이기 위한 원동력 정도는 되는 것을 손에 넣었다.

"제길..."

타키츠보 리코를 '아이템'으로 돌려보낼 수는 없다. 그 조직은 정규 요원이 사라져도 태연하게 갈아치우는 제도를 갖고 있다. 타키츠보가 위험한 상태라도 사정없이 능력을 사용하도록 시킬 것이다.

하마즈라는 떨리는 손으로 숙녀용 권총을 소매에서 꺼냈다. 탄창을 빼고 총알 수를 확인한다. 원래 그립이 짧게 만들어져 있어서인지 장탄 수도 적다. 아니, 만일 수만 발이나 되는 탄환을 갖고 있다해도 고작 그 정도로 앞으로의 위기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학원도시의 어두운 부분은 타키츠보를 추적할 테고 '아이템'의 적대자도 존재한다. 그들과 싸울 수 있을까.

"빌어먹을!!"

그래도 할 수밖에 없다.

더 이상 타키츠보에게 능력을 사용하게 하면 정말로 이제 끝장이다.

그때 타키츠보와 함께 쓰러져 있던 키누하타가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고 안구만으로 이쪽을 물끄러미 보았다. 그녀는 하마즈라의 초조한 모습을 보고 대강의 사정을 알아차렸는지,

"...뭐, 그게 타당하겠죠. 타키츠보 씨를 데리고 어디로든 사라지세요."

"미안해."

"사과하실 이유는 그다지 없어요. 이건 단순한 욕이니까요. 당신이나 타키츠보 씨처럼 완전 쓸모없는 인간을 우리 '아이템' 안에 붙들어둬봐야 거치적거리기만 할 뿐이라고 말하는 거거든요."

말을 하면서도 키누하타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녀도 다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실제로 입술에서는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러나 키누하타는 타키츠보를 위해 움직이려고 하는 하마즈라를 보고 웃어주었다.

"뭔가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 글쎄요. 코드 52를 사용해서 하부조직에 연락해 정보 은폐 부대와 구급차를 수배해주세요. 보시다시피 저는 완전 움직일 수 없으니까요."

알았어, 하마즈라는 말했다.

키누하타를 두고 가는 것은 마음이 괴롭지만 지금은 타키츠보를 데리고 도망쳐야 한다.

'어쨌거나 능력만 사용하지 않으면 그걸로 돼. '아이템'에서는 빠져야겠지만 그래도 '붕괴'인지 뭔지가 일어나는 것보다는 낫겠지.'

하마즈라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때 그의 휴대전화에서 갑자기 착신음이 났다.

통화 상대는 무기노 시즈리였다.

『하ㅡ마즈라아. 그쪽에 타키츠보 리코 있어?』

"...너, 괜찮은 거냐?! 분명히 카키네와 싸워서, 그래서...!!"

『시끄럽게 소란 피우지 마. 이제부터 '스쿨'에 역습 개시. 타키츠보의 힘을 사용해서 추적하게 할 거야. 그쪽에 있으면 얼른 데려와. 죽어도 결과를 내게 할 거니까.』

 

솔직히 많이 잘려나가서 뭐라고 덧 붙이기도 힘드네요.

기분에 따라서 혹은 상대가 격이 떨어진다고 판단될 시에는 나름대로 살려주는 인간성을 가진 카키네 입니다. 또한 애니에서는 친구감정이라고 애매하게 넘어갔지만 원작에서는 직접 언급만 하지 않았다 뿐이지 연인이라는 것을 은근슬쩍 알려주고요.

 

 

하마즈라는 시체처럼 움직이지 않는 타키츠보를 업은 채 빌딩 밖으로 나갔다. 무기노 시즈리의 지시에 따라 타키츠보의 힘을 쓰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 반대다. 이제 '아이템'에 타키츠보가 관여하지 못하도록 조금이라도 멀리 도망치려는 것이다.

여기는 짧은 다리 위다. 아래에 흐르는 것은 강이 아니라 선로. 지하철 노선이 부분적으로 지상으로 나와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다리 맞은편에는 한 대의 스포츠카가 서 있었다.

"그래서, 뭔지는 모르겠지만 나한테 그 애를 맡기려는 거냐?"

차에서 내려 어이없다는 듯이 허리에 손을 대고 있는 것은 안티스킬인 요미카와 아이호다.

하마즈라나 타키츠보가 사용하고 있는 도주 루트나 잠복처는 '아이템' 공통의 것이니 다시 말해서 무기노에게도 알려지기 쉽다. 그렇다면 완전히 다른 '루트'를 가진 사람에게 맡기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마즈라 너, 내 직업 알고 있어? 안티스킬이라고. 이렇게 어느모로 보니 수상쩍은 상황에서 정신을 잃은 여자애까지 안고, 이대로 하마즈라 혼자만 놓아줄 거라고 생각해?"

"...닥쳐."

하마즈라는 어금니를 악물고 말했다.

평소와 다른 초조한 음색에 요미카와는 약간 눈살을 찌푸렸다.

"사정이라면 나중에 얼마든지 얘기해주지. 어디든 출두해주겠어! 그러니까 지금은 이 녀석을 데리고 가서 빨리 어딘가 안전한 곳으로 옮겨줘!! 이 녀석,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야. '체정'이라는 뭐가 뭔지 모를 것을 사용해와서 이젠 언제 '붕괴'가 올지 알 수 없다고 했어!!"

"'체정'...? 이봐, 하마즈라. 지금 '체정'이라고 했어?!"

단 하나의 단어로 요미카와의 안색이 확 바뀌었지만 하마즈라는 설명을 하지 않았다.

그럴 때가 아니었다.

"...하ㅡ마즈라아."

갑자기 뒤에서 들린 목소리.

돌아보니 짧은 다리 맞은편에 피투성이가 된 무기노 시즈리가 서 있었다. 자신의 피도 있고 남의 피를 뒤집어쓴 것도 있다. 오른손으로 질질 끌고 오는 넝마 같은 것은 눈에 익은 것이었다.

"프렌다..."

보다 정확하게는그 상반신뿐.

대체어디로 간 건지 하반신은 없고 단면에서 검붉은 것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래, 그래. 왠지 '스쿨'에 쫄아서 우리 '아이템'을 배신하고서 잠복하려 했던 모양이더라고. 당장 숙청해줬지. ...그런데 이건 뭐야? 너도 숙청이 필요한 건 아니겠지."

무기노가 손을 떼자 털썩 하는 소리와 함께 프렌다가 떨어졌다.

그녀는 이제 프렌다 쪽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결국 무기노에게 프렌다란, 동료란 그 정도의 것이리라.

타키츠보와 상태가 다른, 분명히 시체인 그것을 보고 하마즈라는 얼굴을 굳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망설이지 않았다. 하마즈라는 업고 있던 소녀를 요미카와에게 떠맡기고는 조용히 말했다.

"...가줘."

"하마즈라. 아까도 말했지만 난 안티스킬이야. 이 상황에서 아이를 방패로 삼을 수 있을 리가ㅡ."

"가!!"

하마즈라는 말을 가로막듯이 외쳤다.

"살인사건을 내버려둘 수 없다는 건 알아. 하지만 저 녀석은 그런 차원이 아니야! 자세한 얘기는 할 수 없지만 프렌다도 상당한 능력자일 거야. 그런데도 한 방에 죽일 수 있는 놈이라고. 저기 있는 여자는! 그러니까 타키츠보를 데리고 가라는 거야!!"

거기까지 단숨에 말하고 나서 하마즈라는 무너질 것 같은 표정으로 정신을 잃은 타키츠보를 보았다.

"부탁이야... 나, 그 녀석을 죽게 만들고 싶지 않아. 우물쭈물 망설이고만 있었지만, 이제야 그게 하고 싶은 일이라는 걸 알았어. 그러니까 가줘. 나 혼자서는 지킬 수 없어. 당신의 힘이 없으면 여기에서 전부 사라지고 말 거야!!"

"하마즈라..."

"어차피 당신 혼자서 어떻게 될 리가 없어! 저 녀석은 레벨5(초능력자)야. 학원도시에서도 네 번째로 무서운 괴물이라고! 내가 시간을 벌 테니까 넌 타키츠보를 도피시켜줘!!"

자신의 목을 찢을 것 같은 외침이었지만 그 필사적인 모습에 요미카와는 숨을 삼켰다. 그녀는 망설였지만 그래도 하마즈라의 눈빛에 밀린 듯이 이윽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 애를 안전한 곳까지 옮기고 나면 당장 완전장비를 갖춘 안티스킬을 데리고 돌아올게. 그러니까 그때가지 죽지 마."

"......, 응."

하마즈라가 대답하자 요미카와는 망설임을 뿌리치듯이 운전석에 올라타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타키츠보 리코를 태운 요미카와의 스포츠카가 빠른 속도로 달려간다.

휘파람을 부는 소리가 들렸다.

하마즈라가 그쪽을 보니 레벨5인 무기노 시즈리가 짧은 다리를 건너 다가오는 참이었다.

"죽음을 건 싸움이라, 짜릿한데ㅡ, 하마즈라."

"나는ㅡ."

하마즈라가 뭔가 말하려고 했을 때였다.

가까이 다가온 무기노가 아무렇게나 손을 옆으로 휘둘렀다. 거기에 맞은 하마즈라의 몸이 단숨에 옆으로 날아갔다. 퍼억!! 하는 둔한 소리와 함께 금속으로 된 난간에 배가 파고들었다. 지나친 충격 때문에 구역질이 치밀어올랐다. 팔다리에서 힘이 빠질 것 같아서 하마즈라의 몸은 이불을 널어둔 것 같은 모습이 되었다. 다리 아래로 지하철 선로가 지나가는 것이 보인다.

"입 다물고 있어. 특별히 의견을 청하는 것도 아니니까."

신음하는 하마즈라를 무시하고 무기노는 완전히 다리를 건넜다.

방금 그것은 레벨5로서의 힘이 아니다. 단순한 완력이다. 레벨0이라거나 레벨5라거나, 그런 변명을 하지 못하도록 그녀는 일부러 완력으로 하마즈라를 누른 것이다.

무기노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설령 타키츠보가 '붕괴'하더라도 '스쿨'이 있는 곳을 알아내려고 하고 있다.

하핫, 축 늘어져 난간에 몸을 맡긴 채로도 하마즈라는 웃었다.

"괜찮은 거야? 이대로 내 숨통을 끊어놓지 않아도."

"아?"

귀찮다는 듯이 안구만 움직여 이쪽을 보는 무기노.

거기에서 그녀는 눈이 커졌다.

하마즈라 시아게의 손에 타키츠보 리코가 사용하던 '체정' 케이스가 있었다.

"'AIM 스토커'를 사용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거지?"

"네놈, 그건...!!"

무기노의 눈동자에 명확한 분노가 깃들기도 전에 하마즈라는 금속으로 된 난간을 넘어 다리에서 뛰어내렸다.

그때 마침 지하철 열차가 동과했다.

하마즈라의 몸이 열차 지붕에 격돌한다. 이미지로는 평평한 인상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에어컨 실외기 등이 장치되어 있어서 상당히 기복이 많다. 착지와 동시에 몸이 몇 번이나 굴러, 마치 줄에 갈리는 것처럼 피부가 찢어지고 몸의 기세를 죽이지 못해 차량에서 굴러 떨어질 뻔했다. 그래도 하마즈라는 가까스로 버티며 몸을 지탱했다.

열차 지붕 위에서 큰 대자로 뻗은 채 하마즈라는 웃었다.

'간신히 따돌렸나? 이 '체정'이 없으면 타키츠보에게 능력을 쓰게 할 수는 없어. 무리하게 싸울 필요는 없지. 무기노에게 이걸 건네지 않으면...'

그때 덜컹!! 열차가 급정지했다.

하마즈라의 몸이 열차 지붕 위를 미끄러진다. 자신의 몸을 지탱한 그가 흠칫 놀라 주위를 확인해보니 멀리 후방의 레일에 무기노가 서 있었다. 하마즈라와 마찬가지로 다리에서 뛰어냈을 것이다. 그녀의 손은 땅바닥에 깊이 꽂혀 있었다. 학원도시 지하철의 전선은 지면을 달리고 있다. 무기노는 능력을 사용해 그 전선을 강제로 절단하고 열차의 움직임을 멈춰버린 것이다.

수백 미터 앞에서 무기노 시즈리가 뭐라고 말하고 있었다.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입의 움직임만으로도 하마즈라는 이해할 수 있었다.

 

쳐·죽·여·주·마·확·정·이·야.

 

 

안티스킬로써, 교사로써 나름대로 아는 것도 많은 요미카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에시당초 액셀러레이터를 알고 있었고 암부에 관해서도 어렴풋하게 알고 있는 그녀로써 체정을 모르는 것이 이상하겠죠. 원작에서는 땅바닥에 팔을 꽂아넣는 제법 위엄 넘치던 장면이었지만 애니에서는 평범하게 빔을 쏴서 멈춘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무기노 시즈리라는 인간(?)의 근력이 일반인과는 다르다는 점을 의도적으로 뺀 것 같네요. 초전자포에서 발길질하던 모습이 새삼 그립습니다. 

 

 

열차 지붕에 있던 하마즈라는 무기노의 신호를 알아들었다.

억지로 열차를 정지시킨 레벨5는 찢어질 듯이 웃고 있었다.

"ㅡㅡ!!"

하마즈라의 온몸에서 털이 곤두섰다. 그는 서둘러 열차 지붕에서 뛰어내려 자갈 위를 달렸다. 좌우는 인공의 강처럼 콘크리트 벽으로 막혀 있었지만 도중에 금속으로 된 계단을 발견했다. 그 계단을 뛰어올라가 지상 부분의 거리로 뛰어든다.

뒤를 돌아보았다.

조금 늦게 무기노도 계단을 올라왔다. 20~30미터쯤 거리는 떨어져 있지만 그녀는 인파 속에서 똑바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 이미 하마즈라 시아게를 사냥감으로 파악하고 있다.

'제길!! 인파에 섞여도 도망칠 수 없겠어!!'

휴일을 만끽하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 하마즈라는 계속 달렸다. 그러나 곧 한계가 찾아왔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고 가까운 빌딩으로 향했다. 잠겨 있는지 확인도 하지 않고서 거의 몸으로 부딪치다시피 하며 입구의 문을 밀어 열고 안으로 굴러들어갔다.

"...제길, 뭐야, 여기...?"

일반적인 기업의 빌딩과는 다르다. 플로어 전체에 하마즈라의 키보다 조금 큰 나무를 심어놓았다. 머리 위에는 철사를 둘러쳐놓았고 거기에는 가지가 얽혀 있었다. 포도다. 발치를 내려다보니 수경 재배용 용기가 줄줄이 있었다. 청보라색 같은 조명은 광합성을 촉진하기 위한 자외선 조명일까.

'식물성 에탄올 연료의 자동 정제공장인가...'

휘발유의 대체연료로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보통은 사탕수수나 옥수수를 사용하지만 굳이 알코올 정제율이 낮은 포도를 선택한 것을 보면 아마 브랜드를 중시하는 최고급품일 것이다. 아무래도 제3학구의 부자들은 자신의 차에 넣을 연료도 일반인과는 차별화하고 싶은 모양이다. 엔진에 와인이라도 먹일 셈인가.

"좋은 곳이네."

바로 목소리가 들리는 바람에 하마즈라의 온몸이 굳었다.

"아무도 없는 시설을 선택하다니 센스가 좋아, 하마즈라. 죽을 때는 혼자인 편이 좋지."

당황해서 돌아보기도 전에 등에 충격이 왔다.

퍼벅!! 불쾌한 굉음과 함께 하마즈라의 몸이 그대로단번에 몇 미터나 날아갔다. 수경재배 용기를 성대하게 뒤엎고 몇 그루나 되는 포도나무를 뚝뚝 부러뜨리며 하마즈라의 몸은 계속 굴러간다.

일격에 죽을 것 같은 격통이 온몸을 덮쳤다.

어디의 뼈도 부러지지 않은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

"제길...!!"

아픈 몸을 질질 끌다시피 하며 하마즈라는 그 플로어를 나섰다. 계단이 있었기 때문에 우선 위로 올라갔다. 하마즈라의 키보다 곱절은 되는 은색 기재가 대량으로 줄줄이 있는데 금속 파이프로 종횡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가끔 CF에서 볼 수 있는 맥주 제조공장 같았다. 사실 포도를 발효시켜서 알코올을 얻는 것이니 구조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 외에도 알코올 성분을 고농축해서 자동차용 연료로 변환시키는 기재도 있을 것이다.

아까에 비하면 사각지대는 많다.

'레벨5라고 해도 꼭 무적인 건 아니야.'

하마즈라는 복잡한 파이프 틈을 지나 작은 방 정도 크기인 기재에 등을 바싹 붙이면서 필사적으로 자신의 장점을 하나하나 찾기 시작했다.

'소립자공학 연구소 근처에서 크레인 차의 습격을 받았을 때, 그 녀석은 자신의 힘을 사용해서 쇠공을 파괴하려고 하지 않았어. 아까 그 열차도 고속으로 이동하는 열차 자체가 아니라 땅바닥에 파묻혀 있는 전선을 노렸지.'

하마즈라는 온몸의 아픔에 이를 악물고 활로를 찾았다.

'아마 무기노 시즈리의 힘은 강대한 대신 조준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종류일 거야.다시 말해서 기습에 약하지. 그늘에서 갑자기 공격하면 대처할 수 없다는 뜻이 돼.'

그것은 무기노의 힘이 진부한 게 아니라 오히려 지나치게 강대하기 때문에 존재한는 결점일 것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능력의 사용범위를 정하지 않으면 자기 자신도 휘말릴 수가 있는 것이다.

어쨌거나, 어떤 이유든 약점이 있다면 상관없다.

엄폐물이 많은 이런 상황이라면 하마즈라 시아게에게도 어느 정도 승산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ㅡ마즈라아."

한 마디. 그 목소리가 들린 것만으로도 하마즈라의 온몸이 위기감을 호소했다.

논리를 무시하고 일단 바닥에 엎드리자 다음 순간에 '그것'이 왔다.

쏴아!! 하는 광선의 빛.

무기노 시즈리라는 여자를 중심으로 새하얗고 창백한 빛줄기가 사방팔방에서 덮쳐들었다. 그 정체는 뇌격 같은 기세로 발사되는 특수한 전자선(電子線)이다. 전자는 빛과 마찬가지로 상황에 따라 '입자'와 '파형' 양쪽의 성질을 나타내는데, 무기노는 이 두 가지의 중간에 있는 '애매한 상태의 전자'를 강제적으로 조종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렇게 '애매하게 고정된 전자'는 물체에 부딪쳐도 '입자'와 '파형' 중 어느 쪽의 반응을 나타낼 지 결정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머무르는' 성질을 갖게 된다. 본래 한없이 제로에 가까운 성질밖에 없는 전자이지만 이 '머무르는' 효력에 의해 유사적인 벽이 되고, 그 벽은 발사 속도 그대로 무시무시한 위력으로 표적을 후려치게 된다.

그것이 '멜트 다우너(원자 붕괴)'.

정식 분류는 입기파형고속포(粒機波形高速砲).

제3위인 레일건(초전자포)과는 달리 파도며 입자를 사용하지 않고 전자를 조종하는 레벨5.

광선 하나하나는 금속을 종이처럼 날려 보내고 두꺼운 벽을 녹이며 모든 것을 오렌지색으로 물들였다. 정제된 알코올에 열기가 돌았는지 여기저기에서 또 소규모 폭발이 일어난다. 간신히 직격을 피한 하마즈라였지만 그 왼쪽 어깨에는 기타 피크만 한 금속 조각이 꽂혀 있었다. 하나가 아니다. 네다섯 개나 꽂혀 있다.

"그, 아아아앗!!"

피투성이 어깨를 감싸면서 하마즈라는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엄폐물이 방해가 된다면 전부 파괴한다. 모든 것을 잔해로 파묻고 평탄해진 플로어에서 하마즈라와 무기노가 절망적으로 마주한다.

"이 근처에 있는 기재는 금붕어 건지기의 그거지. 으음, 이름 가먹었다. 어쨌든 이런 건 '멜트 다우너' 앞에서는 엄폐물도 못 돼."

학원도시 제4위.

방금 전짜기 플로어를 차지하고 있던 기재들은 단 일격에 잔해로 변한 상태였다. 모든 엄폐물을 무너뜨리고 외벽에까지 대규모 타격을 주어 빌딩 자체가 무너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파괴의 중심에 선 무기노는 천천히 웃음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학자의 말에 따르면 생존본능이 제동을 걸고 있어서 이 정도 위력밖에 안 나오는 모양이지만, 본래 같으면 레일건 정도는 순식간에 죽일 수 있나봐. 뭐, 우는 소리 해봐야 오버로 들릴 테고, 실제로 그런 짓을 했다간 반동으로 내 몸도 산산이 흩어질 거라지만."

하마즈라 시아게의 온몸에 공포가 퍼져나갔다.

레벨5의 괴물이 그저 조용히 다가온다.

 

 

인파속에 섞여 도망치는 것은 원작에서도 그랬습니다. 문제는 피투성이였냐 아니었냐인거죠.

카마치씨가 생각했던 프렌다 사망은 기습하려다가 실패한 후 빔에 맞아 순식간에 죽었던 것이겠지만... 애니에서는 초 근거리에서 포격을 날린 것 같습니다. 아니면... 능력을 응용해서 잡아 찢었다거나... 그런 것일수도 있겠죠. 어쨋든 애니메이션 감독과 카마치씨가 생각했던 프렌다의 사망이 묘하게 엇갈린 것 같습니다.

 

 

압도적인 위력으로 발사된 무기노 시즈리의 '멜트 다우너'.

하마즈라는 잔해를 등지고 조금이라도 그녀에게서 거리를 두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렸다.

그대로 식물성 에탄올 공장의 다른 층으로 도망치는 하마즈라에게 무기노는 말을 걸었다.

"하마즈라아, 사람 방해하지 말고 얼른 '체정'이랑 타키츠보를 넘겨주지 않겠어? 난 '스쿨' 녀석들을 전부 죽이지 않고는 분이 안 풀린단 말이야."

다리로는 도망치면서 하마즈라는 무기노의 말을 거절했다.

"거절하겠어. 이젠 타키츠보가 '체정'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거야. 그 녀석은 한계라고."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 타키츠보가 망가지면 다른 능력자를 보충하면 돼. AIM 확산역장에서 서치를 할 수 있는 건 그 녀석뿐이겠지만 다른 방식의 능력자라도 별 상관없어. 어쨌든 '스쿨'의 빌어먹을 놈들이 있는 곳만 알면 문제없으니까."

하마즈라는 알코올을 다 짜낸 포도의 잔해를 일시적으로 모아두는 층까지 왔다. 그러나 그곳도 무기노의 '멜트 다우너'에 의해 몇 초도 버티지 못하고 잔해더미로 변했다.

열을 띤 금속의 산에 몸을 숨기면서 하마즈라는 말했다.

"...미안하지만 너하고는 함께할 수 없어."

"뭐?"

"카키네라는 놈을 이길 수는 없어. 실제로 소립자공학 연구소랑 아까의 싸움에서 넌 두번이나 도망쳤잖아."

그 말에 무기노가 어금니를 악무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하마즈라는 말을 이었다.

"실제로 대치해보고 알았어. 제4위니 제2위니 하는 문제가 아니야. 아마 넌 좀 더 다른 부분에서도 카키네 테이토쿠에게 지고 있는 거야. 이제 와서 어디에 있는지 알아낸다 해도 그게 무슨 소용이지?"

'스쿨'의 놈들도 악당은 악당이었지만, 그래도 자신보다 격이 떨어지는 인간을 놓아줄 정도의 인간성은 있었다. 적인 타키츠보가 눈앞에서 힘이 다했어도 거기에서 숨통을 끊지는 않았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동료에게도 이를 드러내는 무기노 시즈리가 그들보다 '강하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아무리 압도적인 힘을 보여주어도 그 인상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길 수 있다 없다의 문제가 아니야. 목숨을 걸고서 싸우고, 그래서 이긴다 해도 얻을 수 있는 건 네놈 혼자의 자기만족뿐이잖아. 타키츠보가 그런 것에 장단을 맞춰주게 내버려둘 수는 없어. 그런 쓸데없는 낭비로 그 녀석의 목숨을 끝낼 수는 없지."

"하, 하핫!!"

하마즈라 시아게가 손에 넣은 대답을 듣고도 무기노는 코웃음을 칠 뿐이었다.

잔해에서 잔해로 엄폐물을 바꾸며 거리를 두는 하마즈라를 무기노는 천천히 뒤쫓는다.

"어떻게 길들여진 거야, 하마즈라. 타키츠보의 귀여운 얼굴에 낚였어? 아니면 레벨0인 네게도 상냥하게 말을 걸어주던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하마즈라를 보자 무기노의 웃음이 더욱 환해진다.

"바보로군. 자신에게 상냥한 말을 해주는 놈은 전부 착한 사람이고 자신에게 심한 말을 하는 놈은 전부 악당이냐!! 마치 세계의 중심에 서 있는 것 같은 말이로군!!"

"......, 알아."

하마즈라는 부정하지 않았다.

만일 타키츠보 리코가 자신에게 상냥한 말을 걸어주지 않았다면 하마즈라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녀석은 이런 타산투성이의 쓰레기 녀석에게, 죽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어.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녀석이라고, 타키츠보 리코는! 그런 녀석은 행복해져야 해. 남의 위에 서는 건 나도, 네놈도 아니야. 상냥한 바보가 정점에 서서 모든 사람을 이끌어가는 사회를 만들지 않으면 이 빌어먹을 세상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구원받지 못해!!"

대답은 없었다.

쾅!! 핵폭발을 연상시키는 지나치게 하얀 광선이 하마즈라가 숨어 있던 금속의 산을 한꺼번에 날려 보냈다. 폭풍을 받고 몸을 젖힌 하마즈라는 문득 자신의 등에 누군가가 바싹 기대어 있는 것을 기척으로 알아차렸다.

돌아보기도 전에 오른쪽 귀에 위화감이 들었다.

무기노 시즈리가 하마즈라의 귀에 드라이버를 꽂고 있었다.

"약간 머리 나사가 느슨해진 것 같네."

지직... 하고 드라이버 끝이 천천히 귀 안으로 다가온다.

"다시 조여줄까?"

움직일 수 없었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그것만으로도 귀 안쪽을 다쳐 피투성이가 될 것이다. 그런 상태를 만들면서 무기노는 빈 왼손을 하마즈라의 몸 앞으로 내밀고 손바닥을 위로 향했다. '체정'을 내놓으라고 암암리에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하마즈라는 주머니 속에 손을 넣었다.

거기에는 '체정'의 투명한 케이스가 있었다.

'빌어먹을...'

어금니를 악물고 두 눈을 감고서 하마즈라 시아게는 각오를 단단히 했다.

빙글!!

드라이버를 무시하고 그는 기세 좋게 몸을 돌렸다.

 

 

하마즈라 시아게는 자신의 귀에 들어온 드라이버를 무시하고 기세 좋게 몸을 돌렸다.

"뭐..."

어지간한 무기노도 살짝 놀란 기색이었다.

드라이버가 귓속을 드드득 깎아낸다. 무시무시한 격통이 머릿속에서 폭발하고 귀마개를 한 것처럼 오른쪽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웅얼거렸다. 게다가 왠지 시야의 절반 정도가 불그스레하게 물들어 보였다.

그 모든 것들을 무시하고 하마즈라는 주머니에서 '체정' 케이스를 꺼냈다.

샤프펜슬 심 통처럼 네모지고 작고 투명한 케이스.

그것을 움켜쥐고 케이스 모서리로 아주 가까이에 밀착해 있는 무기노의 얼굴을 세로로 찢었다.

마치 해적 선장철머 무기노의 오른쪽 눈이 일시에 뭉개졌다.

"그,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붉게 젖는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고 비틀비틀 뒤로 물러나는 무기노.

그 모습을 보고 하마즈라는 조용히 웃었다.

"레벨0의 귀 하나로 레벨5의 안구 하나라. ...싸게 잘 샀지?"

그 말에 무기노의 얼굴이 분노로 물들었다.

"하마즈라아아아앗!!"

팟!! 섬광이 터졌다.

무기노 시즈리의 왼팔이 손목에서 팔꿈치 언저리까지 녹듯이 날아갔다. 거기에서 생겨난 순백의 빛이 하마즈라 시아게의 안면을 노린다. 섬세한 조준을 무시하고 '멜트 다우너'를 쏘려고 한다.

"ㅡㅡ!!"

직전에 옆으로 머리를 옆으로 돌리는 하마즈라.

압도적인 공격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한 우연이었다.

무기노는 피투성이 오른손을 뻗어, 균형을 잃고 불안정해진 하마즈라의 몸을 억지로 밀어 쓰러뜨리고 그 위에 올라탔다. 그 바람에 하마즈라의 손에서 '체정' 케이스가 떨어져 달그락 소리를 내며 바닥 위에서 미끄러졌지만 이제 무기노는 그쪽에 눈길도 주지 않았다.

하나 남은 왼쪽 눈으로 하마즈라의 얼굴을 응시하면서 분노로 뒤덮인 무기노는 외쳤다.

"상관없어!! 상관없다고오오오!! 뭐가 귀 하나야, 뭐가 안구 하나야!! 팔다리가 떨어지든, 내장이 뭉개지든 전력 차이는 뒤집히지 않아! 이게 레벨5야. 이게 제4위의 '멜트 다우너'야!! 기어오르지 마, 쓰레기 자식. 네놈들 레벨0따윈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아도 백 번은 쳐 죽일 수 있단 말이다아아아아아앗!!"

무기노는 입에서 거품을 뿜으면서 하마즈라의 머리를 오른손만으로 잡았다. 이 상태에서 능력을 발동시키면 확실히 하마즈라의 머리 정도는 통째로 소멸할 것이다.

하마즈라 시아게는 주스 캔처럼 머리를 움켜잡힌 채 웃고 있었다.

뭔가를 체념한 듯이 힘을 뺀다.

"...뭐, 나도 바보는 아니야.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어."

무기노의 헉헉거리는 거친 숨소리를 들으면서 하마즈라는 말했다.

"넌 TV 게임을 실수 없이 클리어하지 못하면 분이 풀리지 않는 인간이야. 조금이라도 실수가 있으면 미친 듯이 화를 내고, 설령 엔딩을 보더라도 납득하지 못하는 인간이지."

"뭐?"

"그런 인간은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면 그걸 덮어버리기 위해 다른 목적을 찾아내. 실수 없이 클리어하지 못한 대신 최고점수를 갱신해서 만족하는 것처럼. ...이런 시시한 레벨0을 상대로 집착할 필요 따윈 없었어. 넌 네 자랑인 레벨5를 사용해서 원거리에서 얼른 쏘았으면 되었다고."

다시 말해서, 이렇게 말하고 하마즈라는 웃었다.

"그 쓸데없는 집착(승리 선언)이 결정적인 빈틈이 되었다는 거야."

철컥!! 금속음이 났다.

하마즈라 시아게의 팔이 뻗어나가고 그 소매에서 숙녀용 권총이 튀어나가는 소리였다.

"뭣."

무기노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하마즈라는 방아쇠를 당기고 있었다.

탕탕탕!! 건조한 소리가 나는 동시에 그녀의 상반신에 여러 개의 구멍이 뚫린다. 하마즈라는 총알이 없어질 때까지 계속 방아쇠를 당겼고 총알이 없어진 후에도 한동안 검지를 계속 움직였다.

"......"

무기노는 놀란 듯이 피투성이가 된 몸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윽고 그녀는 옆 방향으로 크게 흔들리더니 그대로 쓰러져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낙승인데, 레벨5."

하마즈라는 대강 말하고 너덜너덜한 몸을 질질 끌며 일어섰다.

바닥에 떨어져 있던 '체정' 케이스를 주워 다시 주머니에 넣는다.

하마즈라 시아게가 처음부터 권총을 꺼냈다 해도 무기노 시즈리를 이길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녀의 능력을 사용해 쉽게 막아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계까지 아껴둘 필요가 있었다. 귀에 드라이버가 들어와도 권총을 꺼내지 않았던 것은 '하마즈라는 제대로 무기를 갖고 있지 않다'는 방심을 끌어내기 위해서였다.

이전에 코마바 리토쿠라는 스킬아웃의 리더는 학원도시 최강의 레벨5의 능력을 봉함으로써 목숨을 빼앗기 일보 직전까지 몰아넣은 적이 있다. 하마즈라가 한 것도 그것과 마찬가지다.

그는 다친 오른쪽 귀에 새ㄲ손가락을 쑤셔 넣었다.

고막은 상하지 않은 모양이다. 고여 있던 핏덩어리를 빼내자 청각이 얼마쯤 회복되었다.

"...정말이지, 이 정도면 싸게 샀네."

어이없다는 듯이 말하고 그 자리를 떠나려고 했을 때였다.

"ㅡㅡ마, 즈라."

지옥 밑바닥에서 들려오는 것 같은 목소리에 하마즈라의 등을 오싹한 감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가 천천히 돌아보자 거기에는,

"하마즈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온몸에 검붉은 구멍이 뚫리고, 왼손이 팔꿈치 아래로 없고, 오른쪽 눈이 엉망으로 뭉개진 여자가 기세 좋게 일어서는 참이었다. 그 오른손에는 지나칠 정도로 창백한 하얀 빛이 고여 있다. 아마 방대한 전자선을 사용한 입기파형고속포를 손 안에서 회전시키고 있을 것이다. 저 한 방으로 확실하게 하마즈라를 없앨 수 있는 공격이다.

오른손에 있는 숙녀용 권총에 탄환은 남아 있지 않다.

그래서 하마즈라는 권총 따위에 의지하지 않았다.

"오,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하마즈라는 권총을 내던지고 망설임 없이 무기노의 코앞으로 뛰어들었다.

두 사람의 팔이 교차했다.

조금이라도 망설이면 그것이 빈틈이 되었을 것이다.

조금이라도 빈틈이 있으면 그것이 죽음을 불렀을 것이다.

그러나 하마즈라 시아게의 각오는 굳건했다. 그저 힘차게 발을 내딛고 그 주먹을 바위처럼 움켜쥔 채, 쓰러뜨려야 할 적의 얼굴을 정면에서 응시하며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급의 일격을 후려쳤다.

쿵!! 무시무시한 소리가 작렬했다.

무기노 시즈리의 몸에서 힘이 빠지고 무릎에서부터 툭 떨어지듯이 바닥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 안에 있던 불길한 하얀 빛이 공기에 녹듯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거기에 위기감은 없었다.

스스로 내던진 숙녀용 권총을 다시 주워든 하마즈라는 움직이지 않게 된 무기노를 내려다보고는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냈다. 전에 보호지도를 받았을 때 상담 상대가 되어주겠다느닌 뭐라느니 하면서 가르쳐준 요미카와의 번호로 전화를 건다.

"하마즈라야. 안티스킬의 응원은 필요 없어졌어."

엉망진창이 된 플로어를 지나가 출구로 향하면서 그는 말했다.

"그래. 전부 끝냈어."

 

여기까지가 하마즈라와 무기노의 싸움입니다. 사실 여러가지가 많아서 길게 있었던 지라 짧게 끝내고자 마음먹으면 짧게 끝낼 수 있다는 것도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만... 짧게 끝내기엔 아쉬운 장면이라는 생각은 지울수가 없더군요.

 

 

 

하마즈라 시아게는 제3학구의 식물성 에탄올 공장에서 밖으로 나갔다. '아이템'의 하부조직 인간이 증거 인멸을 위해 몇 명 대기하고 있었지만 하마즈라를 막으려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겉으로만 보자면 학원도시 제4위의 레벨5를 쓰러뜨린 것이다. 섣불리 손을 대려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오오."

건물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던 사람이 이쪽을 보고 말을 걸었다.

"한조냐?"

제7학구를 영역을 삼는 불량배 멤버는 부자들에게 납품하는 물건을 만드는 제3학구와는 인연이 없다. 단순한 우연으로 여기에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무전 내용이라도 엿듣고 있었던 걸까.

"들었어, 하마즈라."

"뭘 어디까지?"

"혼자서 레벨5를 쓰러뜨렸다며."

대단한 정보원이라며 하마즈라는 어이없어했지만 문득 생각난 듯이 말했다.

"도움이 됐어, 그거."

"그거라니?"

"숙녀용 권총 말이야. 네가 주지 않았다면 죽었을 거야."

"핫, 그런 걸로 레벨5를 쓰러뜨린 시점에서 넌 이미 괴물이라니까."

한조는 담배를 꺼내고 자신의 것 외에 또 한 대를 하마즈라에게 건네면서 말했다.

"뭐, 좋은 선물이잖아. 그만한 공적이 있으면 아무도 널 거부하지는 않겠지. 난 실제로 널 싫어하는 놈은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

"돌아와, 하마즈라. 널 기다리는 놈도 있다고."

"미안해."

하마즈라는 담배에 불을 붙이면서 작게 웃었다.

"할 일이 생겼어, 나."

"칫. 부러을 뿐이다."

한조는 그렇게 말했지만 물고 늘어지지는 않았다. 그 하마즈라가 무기노 시즈리라는 괴물에게 오직 혼자서 맞선 것. 그 심경의 변화를 어디에선가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뭐, 좋아. 스킬아웃은 당분간 이쪽에서 모아둘게."

"미안하다."

"단 잊지 마. 네 자리는 비워둘 거야. 볼일이 끝나면 돌아와."

말하고, 웃고, 가볍게 주먹을 맞댄 후 두 사람은 각자의 장소로 떠나간다.

 

 

맨주먹으로 레벨5 두명을 이길 수 있는 카미조는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해지는 대화입니다.

마찬가지로 한조는 또 잘렸습니다.

 

 

 

드레스를 입은 소녀는 한 시간쯤 호텔의 어느 방에 틀어박혀 있다가 다시 '스쿨'의 은신처로 돌아왔다. 거기에는 레벨5인 카키네 테이토쿠가 있었다.

"어라, 너 어디 가 있었어?"

"잠깐 용돈 좀 벌려고. 역시 학자는 안 돼. 기본자금을 정확하게 계산하고 조금도 팁을 챙겨주지 않는다니까."

"흐음, 한 시간이라는 시간이 야한데."

"그다지 켕기는 짓을 한 건 아닌데. 호텔 방에 들어갔다고 해도 잡지를 넘기면서 잠깐 얘기를 한 정도고."

"...야한 짓 하는 거 아니야?"

"안 해. 할 필요도 없고. 경우에 따라서 다르기도 하겠지만 내 '손님'은 그런 걸 요구하지 않거든. 부자가 가게에 다니면서 여자한테 돈을 주는 이유 알아? 딱히 성욕을 채우고 싶은 게 아니라 단순히 일 이외의 인간관계를 자기 힘으로 구축하고 싶을 뿐인 거야."

잘 이해할 수 없는 세계라고 카키네는 말했다.

드레스를 입은 소녀도 반쯤 어이없어하면서,

"일벌레 있잖아. 일이 너무 즐거워서 견딜 수 없어서 가정을 망치고 마는 형편없는 인간. 그런 사람들에게 돈으로 구축할 수 있는 관계라는 건 일종의 구원이야. 돈이라는 건 일의 결과. 그 돈으로 우정이나 애정을 삼으로써 '나는 내 힘으로 인간관계를 만들고 있다'거나 '나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놈이 아니다'라고 스스로 만족하고 싶은 거지. 난 돈을 받고 콤플렉스를 완화시켜주고 있을 뿐이야."

하ㅡ, 카키네는 완벽하게 흥미 없다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 소리를 듣고 드레스 차림의 소녀 쪽도 설명할 마음이 사라졌다.

"맞다, 맞다. 우리를 뒤쫓던 '아이템'이 행동불능 상태가 됐대. 원인은 동료 불화. 제4위인 무기노 시즈리가 다운되어서 조직을 유지할 힘이 사라졌다는데."

"앙? 동료 불화라면 무기노는 일단 내 공격에서는 도망쳤던 건가... 그런데 누가 무기노를 쓰러뜨렸어? 프렌다는 우리랑 거래해서 도망쳤고, 키누하타 사이아이는 우리가 쓰러뜨렸는데. 타키츠보 리코에게는 직접적인 전투력은 없고..."

말하다 말고 카키네는 말을 끊었다.

"설마..."

"응. 정규 멤버의 힘으로 불가능하다면 하부조직 인간이 수상하지."

두 사람이 떠올리고 있는 것은 서치 능력자 타키츠보 리코를 지키기 위해 엘리베이터 로비로 돌아왔던 레벨0이다. 카키네는 가볍게 휘파람을 불며 하마즈라 시아게를 칭찬했다.

드레스 차림의 소녀는 날카롭게 카키네를 보았다.

"그래서 '핀셋'을 사용한 '해석'은 진행되고 있는 거야?"

카키네 테이토쿠의 오른손에는 기계로 만들어진 글러브가 끼워져 있고 검지와 중지 두 개에는투명한 손톱이 장착되어 있다.

그리고 육안으로는 확인할 수 없지만 손톱 속에는 대기 중에서 채취된 실리콘 덩어리가 들어 있을 것이다. 하긴 덩어리라고 해도 70나노미터 전자현미경으로 보지 않으면 확인할 수 없는 것이지만.

"항상 의문이었어."

카키네는 손톱으로 딱딱 소리를 내며 중얼거렸다.

"빌어먹을 아레이스타 녀석이 우리의 동향을 지나치게 잘 알고 있다는 게 말이야. 방범 카메라나 경비로봇, 위성 등의 감시만이 아니야. 대체 어떻게 정보를 모으고 있는지 이상했는데."

"......"

"정체는 별것 아니었어. 도시 전체에 보이지 않는 기계를 오천만 개 정도 뿌려놓고 정보 수집을 하고 있었던 거야. 그렇다면 구석구석까지 자세히 알고 있어도 당연하지."

그것이 '언더라인(체공회선)'.

그 형상은 구체 모양의 몸체 측면에 철사 모양의 섬모가 좌우로 세 쌍, 총 여섯 개가 튀어나와 있는 것이다.

이동방법도 지상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공기 중을 떠도는 것에 가깝다.

그 지극히 작은 기계는 공기의 대류를 받아 자가발전을 하면서 반영구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체내에서 생산한 양자신호를 직진형 전자빔을 사용해 '언더라인' 사이에서 주고받으며 일종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언더라인'은 '창문 없는 빌딩'과 직결되는 유일한 정보 현관이고, 당연한 일이지만 그 작은 체내에는 세계를 뒤흔들 정도인 '가장 어두운 부분'의 정보가 몇 개나 숨겨져 있을 것이다.

"다만 '언더라인'의 존재를 알았다 해도 전자현미경 사이즈의 기계를 찾아내기는 힘들고, 만일 붙잡을 수 있다 해도 정보를 꺼낼 수단이 없지. 어쨌거나 나노 사이즈의 기체를 비틀어 열고 단자에 코드를 연결해야 해. 게다가 체내에 들어 있는 야자신호는 외부에서 함부로 '관찰'당하면 그 정보를 변질시켜버린다고 하니까."

그래서 필요해진 것이 '핀셋'이라는 것이다.

나노 디바이스가 아무리 작아도 소립자 자체를 집기 위해 개발된 '핀셋'이라면 문제는 없다. 이거라면 '언더라인'에서 정보를 빼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해진다.

드레스 차림의 소녀는 카키네를 보면서 말했다.

"해석 결과는?"

예상대로야, 이렇게 카키네는 대답했다.

"소용없어. 확실히 '언더라인'에는 상당한 데이터가 들어 있지만 이것만으로 아레이스타와 대등하게 겨룰 수 있는 입장에 설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 이 데이터에 대해서, 좀 더 결정적인 게 필요해."

"그럼 역시 하는 거로군."

"...응. 학원도시의 제1위를 죽인다. 그것밖에 길은 없을 거야. 아레이스타와 하는 교섭을 우위에서 진행하기 위해서는 역시 '스페어 플랜(제2후보)'으로는 안 돼. 대신할 수 없는 '메인 플랜(제1후보)'의 핵이 되어야지."

"그래."

드레스 차림의 소녀는 별로 감개도 없이 대답했다.

"뭐든 상관없지만 난 액셀러레이터와의 싸움에는 관여하지 않을 거야."

"아?"

"내 '메저 하트'는 사람의 마음의 거리를 조절하는 능력이야. 그러니까 액셀러레이터와 가장 가까운 사람과 같은 거리를 유지하면 액셀러레이터에게 공격을 망설이게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지."

"그래서?"

"하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과 적대시했을 때의 반응은, 반드시 칼날을 멈춰준다는 것도 아니야. 개중에는 화를 내면서 한층 더 격력한 공격을 퍼붓는 놈도 있어. 어째서 배신한 거냐, 이 녀석 하면서. ...액셀러레이터에 대해서 그 부분을 신용할 수 있나?. 나, 미안하지만 그 녀석과는 아무리 거리를 조절해도 공격당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끈적끈적해서 전혀 읽을 수가 없어."

흐음, 카키네는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목소리에 실망감은 없다. 드레스 차림의 소녀의 전력을 별로 기대하지 않은 것이리라.

드레스 차림의 소녀는 카키네의 오른손에 끼워져 있는 '손톱'을 보며,

"결과를 알게 되면 가르쳐줘. 아레이스타와의 '직접교섭권'을 따내면."

응, 카키네가 대답하자 드레스 차림의 소녀는 '스쿨'의 은거지에서 떠났다.

카키네 테이토쿠는 '핀셋'을 보면서 느긋하게 웃었다.

"ㅡ'액셀러레이터'라."

 

이상한 부분에서 개그를 치는 카키네를 볼 수 있었습니다.

 

 

'블록'이 괴멸함으로써 우선 사건은 종료되었다.

츠치미카도는 사건의 뒤처리, 무스지메는 부상 치료, 우나바라는 어디에서 뭘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아마 무사할 것이다. 특별히 할 일이 없는 (그리고 할 마음도 없는) 액셀러레이터는 전철을 타고 제7학구로 돌아와 대충 눈에 띄는 편의점에 들어가서 캔커피를 사고 있었다.

그때 전화가 울렸다.

휴대전화 화면에는 츠치미카도의 번호를 나타내는 '등록 3'이 표시되어 있었지만 실제로 전화를 받자 다른 사람이 나왔다.

『수고 많으십니다, 액셀러레이터. 우선 '블록'에 의한 총괄이사장 암살 미수 사건은 종결되었습니다. 이것도 전부 당신들 '그룹' 덕분입니다.』

"너냐?"

전화 목소리를 듣고서 노골적으로 불쾌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액셀러레이터.

『유능한 부하를 둔 저는 행복합니다.』

"...어지간히 죽고 싶은 모양이군."

『아뇨, 아뇨. 이번에는 정말로 감사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통상업무에 대한 규정 보수 외에 개인적인 감사 표시로 유익한 정보를 하나 더 가져왔습니다.』

"유익한 정보라고?"

『네. 시리얼 넘버(검체번호) 20001호 '라스트 오더(최종신호)'의 목숨의 위기에 관한 정보입니다.』

 

 

일단 전화의 목소리가 어떻게 라스트 오더에 관한 정보를 얻었는지 의문이지만 굳이 따지지 않는 것이 매너겠지요

 

 

 

우이하루 카자리와 라스트 오더는 야외 카페에 있었다.

미아를 찾겠다며 기세가 등등하던 라스트 오더였지만 아무래도 장시간 걷다 보니 다리가 아파졌는지 지금은 테이블에 엎드려 축 늘어져 있다. 우이하루는 우이하루대로 가게의 명물인 대형 스위트 파르페에 도전 중이다.

"그런데 미아는 어떻게 된 거죠? 아호게의 삐빗 반응은 이제 없어진 건가요?"

"...미사카는 아호게가 아닌걸 하고 미사카는 미사카는 축 늘어진 채 대답해보기도 하고."

그러나 말은 그렇게 해도 열 살 전후의 소녀의 정수리에서 일부만 튀어나온 머리카락은 가을바람을 받아 살랑살랑 좌우로 흔들리고 있었다.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천하무적의 아호게다.

"으음..., 방금 전까지 분명히 이 근처를 어슬렁거리고 있다고 느꼈는데, 왠지 어디론가 가버린 것 같아 하고 미사카는 미사카는 지나친 헛수고에 낙심해본다."

그때 흐물흐물한 상태이던 라스트 오더가 갑자기 얼굴을 들었다.

미아를 찾은 건가, 우이하루는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아닌 모양이다.

라스트 오더는 지나가는 소녀들이 들고 있던 체인 계열 커피숍의 세트에 따라오는 열쇠고리를 응시하고 있었다.

"미, 미사카도 저게 갖고 싶어 하고 미사카는 미사카는 지갑이 없기 때문에 우이하루 언니 쪽으로 반짝거리는 눈동자를 돌려보기도 하고!!"

"아ㅡ, 진짜. 미아를 찾는 거 아니었어요?"

"으음! 저쪽에 있는 커피숍에서 미아의 반응을 미사카는 느끼ㅡ!!"

"진지한 얼굴로 거짓말을 하면 안 돼요. 무엇보다 내 대형 스위트 파르페는 아직 서장인 휘핑크림 지역을 마쳤을 뿐이고, 여기에서 자리를 뜨는 일은 있을 수 없어요."

"어째서 그렇게 느긋한 거야ㅡ! 미사카는 미사카는 테이블을 탕탕 두드리며 떼를 써보기도 하고!!"

"아니, 택시 거스름돈을 왕창 받지 않았던가요?"

"핫!! 듣고 보니 하고 미사카는 미사카는 주머니에 쑤셔넣은 지폐를 움켜쥐고 가까운 커피숍으로 달려가보기도 하고!!"

말을 마치기도 전에 달려가는 라스트 오더. 우이하루는 손수건을 흔들면서 "꼭 돌아와야 해요ㅡ" 하고 우선 충고만은 해두었다.

그런저런 사정으로 대형 스위트 파르페의 아이스크림 지역에 돌입한 우이하루였지만,

"실례, 아가씨."

갑자기 옆에서 누가 그런 말을 했다.

아주 작은 숟가락의 움직임을 멈추고 그쪽을 보니 왠지 성질이 고약해 보이는 소년이 서 있었다. 오른손에는 기계로 만들어진 수상한 손톱 같은 장식을 달고 있다.

소년은 용모에 어울리지 않는 부드러운 웃음을 띠고 있었다.

"하아. 누구시죠?"

"카키네 테이토쿠. 사람을 찾고 있는데."

말하면서, 카키네라고 이름을 댄 소년은 한 장의 사진을 꺼냈다.

"이런 애가 어디로 갔는지 몰라? 라스트 오더라고 불리는 모양인데."

"......"

우이하루는 몇 초 동안 물끄러미 사진 속의 소녀를 주목했다.

카키네와 사진을 몇 번인가 교대로 쳐다보고 나서 고개를 저었다.

"아뇨. 유감이지만 보지 못했는데요."

"그래?"

"아무리 해도 찾을 수 없으면 '안티스킬'의 대기소에 신고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그렇군. 그전에 좀 더 내 힘으로 찾아보지. 고마워."

카키네는 싱긋 웃으며 말하고 그 자리에서 떠났다.

우이하루는 가느다란 숟가락을 대형 스위트 파르페에 꽂으며 다시 아이스크림 지역에 돌입하려고 했지만,

"아아, 맞다, 아가씨. 깜작 잊고 말하지 않은 게 있는데."

"?"

우이하루가 얼굴을 들려고 하기도 전에 다음 말이 들려왔다.

"네놈이 라스트 오더와 같이 있었다는 건 알고 있어, 멍청이."

쿵!! 충격이 관자놀이 부근을 스쳤다.

얻어맞았다는 것을 깨닫기도 전에 이미 의자에서 굴러 떨어진 상태였다. 난폭하게 휘둘러진 우이하루의 다리가 의자와 테이블을 쓰러뜨렸다. 제대로 먹지도 않은 대형 스위트 파르페가 으깬 과일처럼 길에 흩어졌다.

주위에서 통행인의 비명이 들린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채 우선 우이하루는 일어나려고 했다.

그러나 위를 향해 쓰러진 우이하루의 오른쪽 어깨를 카키네는 힘껏 짓밟아 땅바닥에 고정시켰다.

"그래서 난 이렇게 물었다고. '이런 애를 몰라'가 아니라 '이런 애가 어디로 갔는지 몰라'라고."

카키네는 발에 체중을 실었다.

뽀각!! 둔한 감촉과 함께 뼈와 뼈를 문지르는 것 같은 격통이 스쳤다. 관절이 빠진 것이다. 지나친 아픔에 몸부림치고 싶어진 우이하루였지만 카키네의 발은 쇠기둥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비명이라기보다 절규가 울려 퍼졌지만 카키네의 표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네놈이 내 움직임을 알아채고 라스트 오더를 '도주시킨' 게 아니라는 건 예상할 수 있어. 난 악당에다 빌어먹을 놈이지만 그래도 일반인을 끌어들일 생각은 없단 말이야. 그러니까 협조만 해주면 폭력을 휘두를 생각은 하지 않아."

야외 카페는 큰길에 면해 있고 지금은 휴일 오후다. 주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지만 그들은 일제히 현장과 거리를 두었을 뿐, 우이하루에게 달려와주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무리도 아니다.

우이하루의 팔에는 저지먼트(선도위원)의 완장이 채워져 있었다. 실제로는 저지먼트는 교내의 말썽에 대처하기 위한 조직이고, 그 저지먼트 중에서도 엘리트나 열등생이라는 것은 존재하지만, 자세한 사정을 모르는 일반 학생들이 보기에는 '완장을 차고 있는 사람은 치안유지 조직 사람이다'라는 정도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경찰이나 자위대원 같은 사람이 아주 간단히 짓눌리는 상황을 보고서 돕기 위해 뛰쳐나가려는 생각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고립무원 속에서 카키네의 구두 밑창이 관절이 어긋난 어깨에 더욱 파고들었다.

"...다만 나는 적에게는 인정 사정 봐주지 않아. 아무것도 모르고서 라스트 오더와 어울렸던 것뿐이라면 몰라도 네놈의 의지로 라스트 오더를 감싸겠다면 얘기는 다르지. 부탁이야, 아가씨. 이 내가 널 죽이게 하지 말아줘."

두둑 뽀각!! 어긋난 뼈가 억지로 움직여져서 강렬한 아픔이 이어진다.

참으려고 생각했을 때에는 이미 우이하루의 눈동자에서 눈물이 넘쳐난 후였다. 왜 이렇게 된 건지 알 수 없는 부조리,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폭력에 대한 공포, 그리고 상황을 타개할 수 없는 분함. 부정적인 감정이 모두 엉망진창으로 뒤섞여 거대한 중압감이 되어서 우이하루의 인격을 안쪽에서부터 압박해간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압도적으로 제시된 하나의 도망칠 길.

"라스트 오더는 어디 있지?"

격통으로 깜박거리는 의식 속에서 카키네 테이토쿠의 목소리만이 들렸다.

"그것만 가르쳐주면 돼. 그럼 네놈을 놓아주지."

어디를 둘러보아도 출구가 없는 미로에 단 한 군데 설정되어 있는 목표. 폭력이라는 어둠에 떠밀려 들어간 우이하루는 그 존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지먼트로서의 긍지, 우이하루 카자리로서의 인격, 그 모든 것들을 '아픔에서 해방된다'는 말이 차례차례 덧칠한다.

우이하루의 입술이 천천히 움직였다.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그 입이 움직인다.

입을 다물고 있을 수는 없었다.

자신의 꼴사나움에 이를 갈면서 우이하루는 마지막 말을 내뱉었다.

"......, 뭐...?"

카키네 테이토쿠의 눈썹이 이해할 수 없다는듯이 찌푸려졌다.

우이하루 카자리는 다시 한 번 떨리는 입술을 움직여 말했다.

"안 들렸, 나요...?"

있는 힘을 전부 담아서,

"그 애는, 당신이 절대로 찾을 수 없는 곳에 있다, 고 했어요. 거짓말을 한 기억은... 없어요."

가능한 한 사람을 바보 취급하듯 혀까지 내밀며 그녀는 말했다.

카키네 테이토쿠는 잠시 말이 없었다.

"...좋아."

그는 말하며 확실히 우이하루의 어깨에서 발을 치웠다.

다만 그 발은 땅바닥으로 내려가지 않았고, 이번에는 우이하루 카자리의 머리를 노리고서 딱 멈춘다.

"난 일반인에게는 손을 대지 않지만 내 적에게는 인정 사정 봐주지 않는다고 말했을 거야. 그걸 이해하고도 여전히 협조를 거부하게싿고 판단한 거라면 그건 더 이상 어쩔 수 없지."

카키네 테이토쿠는 쳐든 다리에 힘을 주었다.

마치 빈 캔이라도 뭉개는 것처럼 가볍게 발을 움직이며,

"그러니까 여기에서 작별이다."

부웅!! 하는 풍압에 우이하루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고인 눈을 감았다. 지금의 그녀는 그 정도의 일밖에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카키네의 발이 우이하루의 머리를 짓밟은 일은 없었다.

새로운 굉음이 쿠궁!! 학원도시 전체에 울려 퍼진다.

불어닥친 것은 방대하고 세찬 바람이었다. 그것은 충격파에 가까웠다. 우이하루가 눈을 뜨자 무인설치소의 벽이며 유리째로 ATM이 산산이 부서지고 그 파편의 소용돌이가 엄청난 속도로 카키네 테이토쿠에게 격돌하는 참이었다. 그 일격을 받고 균형을 잃은 카키네. 우이하루의 얼굴을 뭉갤 예정이었던 발은 그녀의 머리에서 겨우 몇 센티미터 옆 땅바닥에 격돌하는 데 그쳤다.

철저하게 파괴된 ATM 안에서 천사의 날개처럼 지폐가 춤춘다.

그런 가운데 우이하루 카자리는 확실히 들었다.

"...진짜. 재미도 없는 놀이를 하면서 소란 피우지 마, 덜떨어진 놈."

하얗게 달아오르고 하얗게 탁하고 하얗게 미친,

학원도시 최강의, 악마 같은 레벨5의 목소리를.

"더 재미있는 일을 하면서 신나게 놀아보자고. 악당의 태도라는 걸 가르쳐줄 테니까."

 

 

 

오늘도 무언가를 먹지 못하는 우이하루 였습니다

그리고 원작에서는 좀 더 멋있는 장면이었지만... 여러모로 많이 변경되었습니다.

또한 우이하루가 카키네를 놀리는 장면도 잘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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