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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주의] 4화에서 생략된 장면입니다.
마토사쿠라 | L:0/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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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1-0 | 조회 2,220 | 작성일 2018-10-27 14: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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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주의] 4화에서 생략된 장면입니다.

10월 9일.

학원도시의 독립기념일인 오늘은 학원도시 내부에 한해서 휴일이 된다.

제 7학구의 병원도 아침부터 느긋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다. 개구리 얼굴을 한 의사는 정면 현관을 통해 밖으로 나가서 부드러운 아침 햇빛을 받고 있었다.

의사의 옆에는 열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작은 소녀가 서 있다.

라스트 오더(최종신호)라 불리는 소녀다.

그녀는 9월 30일에 키하라 아마타가 이끄는 '사냥개 부대(하운드 독)' 에게 끌려가, '테스타멘토(학습장지)' 라는 기계로 뇌 속에 특수한 데이터가 입력되었다. 지금까지는 그 데이터를 제거하고 있었지만 그 작업이 끝났기 때문에 퇴원하게 된 것이다.

"모처럼 퇴원하는데 아무도 마중을 나오지 않다니."

의사는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지만 라스트 오더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이,

"미사카는 혼자서도 택시를 탈 수 있는걸 하고 미사카는 미사카는 가슴을 펴고 선언해본다."

"뭐, 머릿속의 바이러스도 완벽하게 제거했고 이제 걱정할 것은 없다만. 택시비는 요미카와 씨한테서 빌리는 걸로 해둘 테니까 우선 곧장 그녀의 맨션으로 가야 한다."

그때 마침 병원 앞 교차로에 택시가 다가왔다.

개구리 얼굴의 의사는 손을 들어 택시를 세우더니 짐을 들고 있는 라스트 오더를 뒷좌석에 태웠다.

그 광경을 지켜보면서 기사는 말했다.

"손님, 어디로 가십니까?"

"제6학구의 유원지! 하고 미사카는 미사―."

"제7학구의 맨션 '패밀리 사이드' 2동. 잊지 마세요."

라스트 오더가 하려던 선언을 막고 결국 개구리 얼굴의 의사가 수습을 하게 되었다.

기사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알겠습니다."

"자세한 주소를 가르쳐드려야 하나?"

"아뇨. 이 도시는 학생 기숙사밖에 없고 맨션이 적으니까 이름만 알면 카 내비게이션으로 검색도 할 수 있습니다."

개구리 얼굴의 의사가 차 안에서 머리를 빼자 뒷문이 자동으로 닫혔다. 창문을 양손으로 짚고 바깥을 바라보는 라스트 오더를 태우고서 택시는 조심스럽게 병원 부지를 빠져나갔다.

택시가 사라지자 그는 일터인 병원으로 돌아갔다. 청결한 통로를 걸어가 간단한 소파와 테이픙만이 놓여 있는 휴게실로 들어가더니 벽 쪽에 있던 자동판매기에서 커피를 산다.

자판기는 종이컵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네모난 금속제 박스 안에 '커피'라는 액체가 들어 있는 것이 아닐, 미리 볶은 원두를 기계가 가는 데서부터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다소 시간은 걸리지만 맛과 기분전환의 효율은 그럭저럭 좋다.

후우, 의사는 한숨을 쉬었다.

'자, 그럼. 다음은 시스터스 쪽의 조정을 끝내고 한시라도 빨리 여기에서 내보내줘야―.'

그렇게 생각하던 개구리 얼굴을 한 의사의 생각이 갑자기 끊겼다.

철컥.

그의 등에 누군가가 권총을 들이댔기 때문이다.

개구리 얼굴을 한 의사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자신의 바로 뒤에서 들려오는 얕은 숨소리를 듣고는 잠시 생각하고 나서 의사는 말했다.

"아비뇽에서는 벌써 돌아온 거야?"

"칫. 어디에서 그런 정보를 알아냈지?"

목소리는 귀에 익은 것이었다. 액셀러레이터다.

오른손으로 현대적인 디자인의 지팡이를 짚고 있는 액셀러레이터였지만 병원 건물 안이기 때문인지 특별히 눈에 띄는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왼손의 권총도 그 자신의 몸을 이용해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도록 조정하고 있다.

의사는 양손을 들거나 하지는 않는다.

뒤에 있는 환자를 위해, 그런 눈에 띄는 행동은 하지 않고 속삭이듯이 말했다.

"…이것 참, 대단한 인사인데?"

"정보가 필요해. 전극의 설계도 말이야."

액셀러레이터가 말하는 것은 그의 목에 있는 초커에 대해서다. 겉으로 보기에는 액세러리였지만 실은 안쪽에 전극이 장치되어 있고, 액셀러레이터의 뇌파를 다른 전기신호로 변환해 미사카 네트워크라 불리는 특수한 전자통신망에 한정적으로 접속시키는 기능을 갖는다.

그 전극을 만든 장본인인 개구리 얼굴의 의사는 표정을 바꾸지 않고 대답했다.

"어째서 설계도가 필요하지? 초커 상태가 안좋으면 내가 고쳐줄까?"

"됐으니까 설계도 내놔."

"라스트 오더가 널 만나고 싶어라더라. 좀 더 빨리 나와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닥쳐. 네가 알 바 아니잖아."

"그렇지도 않아. 환자가 만나고 싶어했으니까. 그걸 이루어주는 게 내 일이야."

"칫. …그걸 아니까 이 타이밍까지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빌어먹을."

액셀러레이터는 정말로 분한 듯이 말했다.

개구리 얼굴을 한 의사는 하얀 가운의 주머니를 손에 넣더니 샤프펜슬 심 통 같은것을 꺼냈다. USB 메모리다. 의사는 그것을 쥔 채 한손을 뒤로 돌렸다.

"준비성이 좋군."

"그러니까 말했잖아? 환자에게 필요한 것을 준비하는 게 내 일이라고."

의사는 계속 작동하고 있는 자판기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그 내용을 활용하기는 어려울걸. 나는 필요한 기재는 전부 직접 만들거든. 똑같은 전극을 만들려면 공작기계 제작부터 시작해야 해."

"……."

액셀러레이터는 그것을 받아들고는 개구리 얼굴을 한 의사의 등 뒤에서 조용히 떠났다.

개구리 얼굴의 의사는 돌아보았다.

이미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다. 벡터 변환 능력을 사용해 바로 가까운 곳에 있는 계단으로 뛰어든 것인지 그림자조차 눈에 띄지 않는다.

"……."

의사는 한동안 아무도 없는 공간을 바라보고 있었다.

삐이 하는 전자음이 들린다. 개구리 얼굴의 의사는 자판기의 음료 꺼내는 곳에서 커피를 꺼내고는 쓴 액체를 한 모금 삼켰다.

 

생략되었던 택시 장면과 시스터즈 조정에 대해서, 액셀러레이터와 헤븐 캔슬러의 대화입니다.

상당히 간략화되었네요.

 

 

우나바라 미츠키는 제7학구에 있는 맨션의 어느 방에 있었다.

'패밀리 사이드'라고 불리는 집합주택의 2동이다.

가정용으로 지은 것인지 방이 네 개나 되고 거실과 식당, 주방이 있는 꽤 넓은 구조다. 그러나 실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곳에 살고 있었던 것은 한 명 뿐이다. 아무도 없는 실내를 보고만 있어도 눈치 챌 수 있다. 다른 주민들도 비슷할까.

우나바라는 휴대전화로 츠치미카도와 이야기를 하면서 조사를 하나하나 했다.

"…우선 '매니지먼트'의 방에 도착했습니다. 지금부터 수색을 시작합니다. 정보를 담고 있을 것 같은 물건은…, 컴퓨터, 녹화용 HD 레코더, 그 외에는 게임기 같은 것도 기억매체가 내장되어 있을 것 같군요."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는 거라면 몽땅 다 회수해. 밥솥이나 세탁기의 AI 설정용 메모리도 분해하면 소소한 정보를 보존해둘 수 있으니까.』

귀찮은 일이 될 것 같네요, 우나바라는 중얼거렸다.

"그건 그렇고 '매니지먼트'는 어떤 '일'을 돕고 있었을까요?"

『그걸 지금 조사하고 있어.』

츠치미카도는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지금으로부터 십여 시간 전에 '매니지먼트'의 손에서 어떤 범죄 집단이 조직되었어. 원래 사람이 부족했던 곳을 메우는 형태로.  일부러 돈을 내고 외부에서 즉시 쓸 수 있는 전력(戰力)을 손에 넣은 놈들이야. 가까운 시일 안에 반드시 사건을 일으키겠지. 그걸 조사해서 사전에 막는 게 우리들이 할 일이야.』

"일부러 '그룹'이 나설 정도의?"

『닥치고 손을 놀려. 불평을 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그룹'에게 돌아오는 일은 다 똑같아. 빌어먹을 일밖에 없다고.』

알겠습니다, 우나바라는 대답했다.

넓은 실내를 돌아다니며 컴퓨터나 녹화용 레코더 등에 작은 쪽지를 하나하나 붙인다. 냉장고나 세탁기 같은 것까지 실어낼 생각은 없다. 우선 표시만 해두고 나중에 '하부조직'에게 운반하라고 시키는 것이다.

'뭐, 이 정도면 될까요?'

그때 대충 체크를 마친 우나바라는 거기에서 신경 쓰이는 것을 발견했다.

지폐다.

"……."

허리 높이 정도 되는 선반에 몇 장의 지폐가 놓여 있다.

그 자체는 부자연스럽지 않지만 지갑 같은 것과는 따로 떼어져 있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우나바라는 잠시 방을 조사하며 신용카드나 통장 같은 것을 찾기 시작했다.

방 안에 있는 물건의 배치는 그 인물의 생활 사이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러나 우나바라의 견해로는 이 선반에 지폐를 놓아두는 것은 부자연스럽게 여겨졌다. 지폐에서 멀리 떨어뜨려놓음으로써 다른 지폐와 섞이지 않도록 한 것처럼 받아들여질 정도다.

우나바라는 새삼 지폐를 보고 나서 뒤집으며 전화기 너머의 츠치미카도에게 말했다.

"츠치미카도 씨, IC칩 정보를 읽어내는 장치는 있습니까?"

『뭐라고?』

"지폐를 다섯 장 정도 발견했습니다. 아마 학원도시 조폐국에서 방행되고 있는 일본 엔에는 IC칩이 들어 있었죠. 이것도 조사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알았어, 준비시키지. …이쪽은 두드러진 정보는 없었어. 백화점 청소실은 이만 접고 나도 그쪽으로 갈ㅡ.』

츠치미카도의 목소리는 끝까지 들리지 않았다.

팟!!

갑자기 창문을 깨부수며 날아온 로켓탄이 방 한가운데에서 폭발했기 때문이다.

탁탁탁! 여러 개의 발소리가 현관 쪽에서 들려왔다.

짙은 회색 장갑복을 입은 남자들은 트랩에 있는지 경계하면서도 신속하게 실내로 들어왔다. 수는 다섯 명. 하나같이 복면으로 얼굴을 감추고 똑같은 장비로 무장한 그들에게 개성은 없다.

그들은 말은 전혀 나누지 않고 수신호로 의사소통을 하며 두 패로 갈려 까맣게 그을린 실내를 차례차례 체크했다. 벽에서 떨어져나와 바닥에 떨어진 에어컨을 타넘고, 얇은 내벽이 부서져서 널찍해진 방 내 게 짜리 맨션 안을.

자율소화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화재경보기조차 작동하지 않는다. 그들이 사전에 보안장치를 끊은 것이다.

그들이 말을 나누지 않기 때문에 찰칵찰칵 하는 작은 금속소리만이 묘하게 울려 퍼졌다.

총기를 들고 이동하기 때문에 단단한 장갑복이 서로 부딪치며 소리를 낸다.

'정말이지….'

우나바라 미츠키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쉰다. 그는 부엌 공간의 벽에 등을 바싹 붙이고, 폭파의 충격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진 문 틈으로 관찰하고 있었다.

로켓포가 창문을 부순 것과 동시에 우나바라는 이 방으로 뛰어들었던 것이다.

그는 품에서 흑요석으로 만든 나이프를 꺼냈다.

'방을 통째로 폭파해서 정보를 없애려고 하다니. '매니지먼트'의 정보가 다른 사람의손에 들어가면 곤란한 사람들이 마중을 나와 준 모양입니다.'

여기는 3층.

소리를 내지 않도록 천천히 이동해서 깨진 창문 쪽으로 다가간다. 거기에서 본 것만으로도 지상에는 대략 열다섯 명 정도 시커먼 옷을 입은 남자들이 있었다. 아마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많을 것이다. 완벽하게 포위되고 말았다.

"……."

그가 사용하는 분해마술 '틀라위스칼판테쿠틀리의 창'은 금성의 빛을 반사시켜 그 빛을 받은 물체를 산산히 분해해나가는, 지극히 강력한 것이다.

그러나 그 반면, 표적은 하나씩 설정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아무리 강력한 적이라도 일격에 죽이는' 대신에 '아무리 약한 적이라도 한 명씩 순서대로 공격해야 하는' 것이다.

'저쪽의 장비는 9밀리리터 서브머신건을 메인으로 같은 규격의 군용권총. 이 좁은 공간에서 저걸 난사하면 기술 운운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벌집이 되겠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렇게 말하며 우나바라는 전제를 깔았다.

'곤란하네요. 이런 때에 잔챙이들이 잔뜩 몰려나온다는 건 아주 곤란해요.'

수단을 가리지 않고 많은 인간을 일제히 들여보내봐야 맨션의 통로나 문 등의 공간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 정체가 일어나도록 꽉 메워버릴 뿐이다.

돌입조는 가능한 한 적게 하고, 오히려 맨션 주위에 많은 인원을 배치함으로써 타깃이 도망칠 가능성을 없앤다. 만일 돌입조가 전멸했을 때에는 다음 돌입조를 재편성해서 들여보내거나, '우선 적이 로켓포에 죽지 않은 것은 알았다'고 판단해서 이번에는 맨션을 통째로 폭파, 무너뜨린다.

'…익숙하군요. 만일 이곳에서 빠져나간다 해도 포위망까지 빠져나갈수 있는 건 아니에요. 진짜 꼼짝달싹 못 하게 되었는데요….'

우나바라 미츠키는 흑요석 나이프를 고쳐 쥐었다.

어느새 손바닥에는 땀이 흥건하게 고여 있었다.

'자, 어떻게 할까요?'

 

우나바라와 츠치미카도의 대화장면이 많이 생략됬네요.

 

 

맨션의 어느 방에 로켓탄이 발사된 지 15분 후.

츠치미카도 모토하루와 무스지메 아와키는 '패밀리 사이드' 2동의 어느 방에 있었다.

소방대나 안티스킬은 없다. 건물 주위에는 구경꾼들이 얼핏얼핏 보였지만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은 없었다. 어쨋거나 폭발이다. 화재나 붕괴에 휘말릴 위험을 고려하면서까지 할 짓은 아닐 것이다.

가정용으로 만들어진 맨션이지만 그곳에 사는 대부분이 독신자인 모양이다. 게다가 맨션을 이용하는 것은 학생보다 교직원 쪽이 압도적으로 많다. 학원도시는 '전쟁'준비를 하느라 안티스킬을 동원했고, 그 여파로 다른 교직원까지 교재 제작 등을 도와야 해서 휴일에도 집을 비운 모양이었다.

"여기인가?"

원래는 방 네 개짜리 고급 맨션이었겠지만 방 한가운데에서 폭발물이라도 터졌는지 가구도, 내부 장식도 무너져 흩어진 참이였다.덕분에 지금은 방이 두 개 정도밖에 없다. 현관문을 들어섰을 때 이미 욕실이 보이는 상태였다.

"꼼꼼하게 증거를 없앴군. 독심 계열 능력자를 데려와도 안 될지도 모르겠어."

무스지메는 검게 그을린 바닥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그때 액셀러레이터가 뒤늦게 지팡이를 짚고 다가왔다.

"칫. 호출이 있나 했더니 또 '위'에서 시킨 잔반 처리냐."

츠치미카도는 액셀러레이터를 보지 않고 말한다.

"그쪽 볼일은 끝났어?"

"시끄러워."

액셀러레이터는 대충 일축하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기인가, 우나바라 멍청이가 사라졌다는 곳이."

"맞아. 일단 '매니지먼트'는 사로잡아서 하부 조직 놈들에게 호송차로 옮기게 했는데, 놈의 입에서 나오는 정보만으로는 신용도가 낮아. '정보는 내 머릿속에만 있다'면서 묘한 떼를 쓰는 것도 좀 그렇고. 뒷받침이 될 만한 데이터가 필요해서 우나바라를 여기로 보낸건데.

츠치미카도는 심드렁한 말투로,

"도중에 제삼자한테서 습격을 받은 모양이야. 이 상황, '우나바라 개인을 노린' 것인지 '매니지먼트의 정보를 노린'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겉으로 보이는 인상으로는 후자지. 우나바라가 사전에 한 보고에 따르면 컴퓨터나 HD 레코더 같은 게 있었다는데 멋지게 사라졌고 말이야. AI가 탑재되어 있는 가전제품도 전부 빼앗겼어."

"일단 가전 중에서도 남아 있는 것도 있는 것 같은데."

무스지메가 발로 가리킨 것은 검게 그을린 전자레인지다. 바닥 위에 떨어져 있다.

"아마 AI탑재되어 있지 않은 제품이겠지. 정보를 추가 입력할 수 없는 타입의 가전제품은 그대로 버려두고 갔어."

방을 조사해보니 그 외에도 화면이 깨진 텔레비전이나 다리미 등도 있었다. 그러나 역시 값나가는 물건은 깡그리 강탈당한 모양이다.

액셀러레이터는 솜이 튀어나온 침대에 걸터앉았다.

재미없다는 듯이 한숨을 쉰다.

"칫, 귀찮게 됐군. 빌어먹을 '매니지먼트' 녀석의 정보는 알 수 없어. 우나바라가 어떻게 되었는지도 파악할 수 없고. 정말이지, 자기 일 정도는 자기가 알아서 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는 가까운 곳에 떨어져 있던, 부서진 전자레인지를 가볍게 걷어찬다.

그 바람에 합성수지로 만들어진 문이 열리고 내용물이 나왔다.

"……, 앙?"

지폐다.

검은 그을음으로 더럽혀진 다섯 장 정도의 지폐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전자레인지 안에 들어 있었던 것이다.

"보고에 따르면 우나바라가 신경 쓰고 있었다던데."

허리를 굽혀 지폐를 주워든 무스지메가 작게 웃으며 말했다.

"지폐 안에는 위조방지용 IC칩이 있었을 거야. 뭔지 적혀 있을지도 모르겠네. 전자레인지 안에 넣어두면 전파 같은 것을 차단할 수 있어. 만일 습격자 측이 그런 센서를 갖고 있었다고 해도 이거라면 속일 수 있었을지도 몰라."

"…그 빌어먹을 녀석이 숨겨두었다는 거야?"

액셀러레이터가 물었을 때, 떨어진 곳에 있던 츠치미카도가 "응?" 하는 소리를 냈다.

쳐다보니 츠치미카도가 연 옷장 안에 남자의 시체가 처박혀 있었다. 다시 확인해보니 남자의 오른쪽 장딴지 부근의 피부가 몽땅 도려내어져 있다.

"우나바라의 짓이로군."

"다리는? 녀석의 취미인가?"

그 말에 무스지메는 역겹다는 얼굴을 했다. 그녀는 전에 수업 중의 사고로 다리에 부상을 입은 적이 있다. 그때의 트라우마는 지금도 사라지지 않았다. 덕분에 능력을 사용할 때에는 스트레스를 경감시키기 위해 저주파 진동치료기를 이용해야 할 정도다.

츠치미카도는 고개를 저었다.

"그 녀석은 인간의 피부를 사용해서 일종의 부적을 만들어. 너희들은 마술을 모르니까 이론 설명은 생략하겠지만…. 말하자면 타인과 뒤바꿀 수 있는 스킬을 갖고 있지."

시체의 다리 상처를 보면서 츠치미카도는 말했다.

"우나바라 녀석은 이 녀석과 뒤바뀐 거야. 지금은 이곳을 습격한 놈들 사이에 섞여서 기회를 엿보고 있겠지."

다시 말해서, 이렇게 말한 츠치미카도는 한 박자 쉬고 나서,

"그 변장한 녀석은 아직 살아 있어. 어디에서 웃고 잇을지도 모르겠지만."

 

마찬가지로 우나바라의 행방에 대해 대화하는 장면도 핵심만 남기고 나머진 잘랐네요.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가드레일에 처박힌 형태로 네모난 호송차가 정지해 있다. 단 앞부분 절반뿐이다. 차체는 억지로 뜯겨 있고 뒤쪽 절반은 도로 한가운데에 떨어져 있다.

안티스킬의 것과 같은 모양이지만 소속이 다르다. '그룹'의 하부조직이 사용하는 호송차였다. 츠치미카도의 명령으로 어느 중요 참고인을 비밀리에 옮기고 있었던 것이다.

"아파, 제길…."

그 단면에서 나온 것은 대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 매니지먼트다. 수갑이 채워진 양손을 문지르면서 아스팔트에 내려 선 그는 자신의 배를 보고 얼굴을 찌푸렸다. 총알이 박힌 곳의 상처가 벌어져, 마르기 시작했던 검붉은 얼룩에 겹치듯이 다시 붉은 액체가 퍼져 나오고 있다.

그래도 그는 가까운 곳에 있는 소년을 발견하자 부드러운 웃음을 띤다.

"미안하군. 실수를 했어."

"아니, 이쪽이야말로."

소년의 얼굴에는 금속제 고글이 잇었다. 아니, 아니다. 눈을 덮는것이 아니라 토성의 고리처럼 머리 전체를 덮고 있다. 360도로 플러그가 꽂혀 있고 수없이 많은 케이블이 허리의 기계에 연결되어 있다.

그 이상한 모습의 소년에게 매니지먼트는 두 손을 내밀며,

"미안하지만 이것도 좀 끊어주지 않겠어? 이래서는 치료도 할 수 없는데 열쇠를 찾는 건 귀찮거든. 빨리 여기에서 떠나는 편이 좋을테고."

알았어, 라고 말한 소년은 카드를 긋듯이 손가락을 슥 이동시켰다.

그 순간 매니지먼트의 양쪽 손목이 으깨졌다.

"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괴로워하며 뒹구는 매니지먼트는 심한 통증과 놀라움으로 가득 찬 눈으로 소년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소년은 계속해서 매니지먼트의 급소를 노리면서 제대로 음색도 바꾸지 않고 간단히 말했다.

"유감이야."

 

유일한 대사가 유감이야인데 그 유일한 대사 마저도 짤려서 상당히 안타까웠습니다.

 

 

 

'그룹'은 매정한 조직이다.

어디에 있는지 힌트도 없는 우나바라에 대해서 나머지 세 사람의 결론은 우선 '보류'였다. 그러나 만일 힌트가 있었다 해도 구하러 갔을지 어떨지는 알 수 없다. 자신의 실수 정도는 알아서 어떻게든 하라는 것이 '그룹'의 기본적인 사고방식이다.

따라서,

"'그룹'의 하부조직에서 연락이 왔어. 매니지먼트를 태운 호송차가 습격을 당한 모양이야."

"다 죽었어?"

"아니. 정중하게도 타깃인 매니지먼트 이외에는 기절로 끝냈어. 어쨌거나 그 녀석에게서 직접 이야기를 들을 기회는 없어지고 말았군."

"누가 한 짓인지 힌트 정도는 남아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그게 이 지폐겠지."

그런 사정으로, 우선은 다섯 장의 지폐다.

맨션 '패밀리 사이드' 2동을 떠난 '그룹'의 세 사람은 우선 은신처 중 하나로 돌아가 지폐의 IC칩에 담겨있는 전자정보를 조사하기로 했다.

"그건 그렇고 은신처라는 게 지하상가의 빈 점포라니. 장사하려는 놈들이 희망을 갖고 들여다보러 오면 어쩔 거야."

"그때에는 나가야지. 은신처는 얼마든지 있고, 원래는 그들을 위한 시설이니까."

츠치미카도는 건성으로 말하며 지폐를 읽어내기 위한 기재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노트북에 케이블로 접속되어 있는 것은,

"…그게 뭐야?"

무스지메가 어이없다는 듯이 말하자 츠치미카도는 작게 웃었다.

거기에 있는 것은 편의점 계산대 옆에 있는 휴대전화 단말기용 IC칩 센서였다.

"아…, 귀찮아서 업자한테 부탁해서 판독기를 그대로 가져왔어."

"뭐든 그다지 상관은 없어."

액셀러레이터는 파이프 의자에 앉아 권총을 손질하면서 말했다.

"얼른 시작해."

"알았어."

츠치미카도는 간단하게 말하고 다섯 장의 지폐 중에서 한 장을 골라 장치에 통과시켰다.

표시된 것은 어느 나라의 말도 아니다. 난잡한 숫자다. 츠치미카도가 계속해서 화면을 조작하자 겨우 의미가 있을 것 같은 문장으로 변환되기 시작했다.

"대뜸 찾아냈네."

츠치미카도는 화면에 표시된 문자열을 눈으로 훑었다.

"…'매니지먼트'의 상품 리스트인가봐. 거래된 것은 프로 스나이퍼 한 명. 하는 김에 스나이퍼의 무기도 조달해준 모양이야."

두번째 지폐를 장치에 통과시킨다.

"스나이퍼의 이름은 스나자라 치미츠…. 가명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어. 경력이나 실력에 대해서도 적혀 있긴 하지만 믿을 수는 없어. 다만 소개료만은 70만 엔이라는 걸 보면 꽤나 '중요 상품'일 테지."

세 번째 지폐를 장치가 통과시킨다.

"이쪽은 스나이퍼의 무기로군. 준비한 것은… MSR-001. 자력 저격포인가."

츠치미카도는 씁쓸한 말투로 말했다.

"자력이라고?"

"그 이름 그대로 전자석을 사용해 철제 탄환을 쏘는 스나이퍼 라이플이야. 당연한 일이지만 학우너도시에서 만든 거고. 레일건보다 구조는 간단하지. 탄환의 초속(初速)은 초속 290미터. 음속보다 약간 모자라는 정도야."

"…그게 의미가 있을까? 일반적인 저격총이 더 성능이 좋은 것처럼 들리는데."

그러나 츠치미카도는 웃으며 말했다.

"단순한 위력이라면 그렇지. 하지만 화약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반동이 없어. 스나이퍼 라이플에 흔히 있는 '흔들림'이 없고, 엄청나게 정밀하고 섬세한 조준장치를 부착할 수도 있어. 화약을 사용하는 총의 경우, 발사할 때의 반동을 견딜 수 있도록 어느 정도의 강도가 필요하니까. 게다가…."

"게다가?"

"화약을 사용하지 않으니까 소리가 없어. 몰래 쏘기에는 최적이라는 뜻이지."

츠치미카도는 말하면서 네번째 지폐를 장치에 통과시켰다.

그러나 화면에는 에러 표시밖에 나오지 않았다.

제일 중요한 데이터를 읽을 수가 없다.

"칫. IC칩이 열이나 충격으로 손상됐나…. 단편적인 머리말만 보자면 이녀석에 스나이퍼를 고용한 구체적인 거래 상대가 적혀 있는 것 같은데."

몇 번인가 장치를 통과시켰지만 역시 지폐의 내용은 표시되지 않았다.

츠치미카도는 우선 포기하고 마지막 다섯 번째 지폐를 장치에 통과시켰다.

표시된 것은 어딘가의 겨냥도였다.

중요한 것 이외에는 생략된 간략한 지도. 중앙에는 붉은 점이 표시되어 있고 그 주위 있는 건물 옆에는 숫자가 기입되어 있었다. 몇 층짜리 건물이라거나 전체 길이는 몇 미터라거나. '위에서 본 지도'만으로는 알 수 없는 정보들이였다.

그것을 보고 츠치미카도는 웃었다.

"저격 계획서로군. 매니지먼트는 이런 것까지 다루나?"

"핫. 대단한 잡화점이잖아."

"장소는 제7학구 콘서트홀 앞 광장…."

무스지메는 천장을 올려다보며,

"딱 이 위로군."

"콘서트홀 앞 광장은 총괄이사회 중 한 명이 강연을 하기 위해 대절한 곳이야. 아마 그 VIP가 저격 대상이겠지. 이름은 오야후네 모나카. 상대방이 무슨 생각으로 머리통을 날리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놈들은 엄청난 계획을 세우고 오야후네를 암살하려는 모양이야. 이걸 막으면 일은 완료되겠군. …우나바라 쪽은 뭐, 내버려둬. 이 일에서 제일 '득점'이 낮은 놈이 벌칙게임으로 그를 구하는 걸로 할까?"

"흥. 지금부터 달려가서 스나이퍼와 술래잡기를 하라는 건가? 그런 귀찮은 짓은 하지 말고 재미없는 강연 쪽을 중지시키면 되잖아."

액셀러레이터가 정말로 귀찮다는 듯이 말했지만 츠치미카도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무리일 거야."

"아앙?"

"간단해. 강연은 이미 시작되었어."

 

마찬가지로 지폐의 ic칩을 해독하는 장면이 많이 생략됬네요.

 

 

 

액셀러레이터와 츠치미카도 모토하루 두 사람은 지하도에서 나가 머리 위에 있는 콘서트홀 앞 광장 가까이 다가갔다.

계단이나 엘리베이터 같은 제대로 된 이동방법이 아니라 무스지메의 능력인 '무브 포인트(좌표이동)'를 사용한 것이다. 그 능력은 편리하긴 하지만 무스지메 본인의 이동이 어렵다는 결점이 있다. 따라서 당사자인 무스지메만 은신처에 남아 지폐의 IC칩 해석을 계속하게 되었다.

쉬는 날이라는 이유도 있어서인지 광장에는 많은 학생이 있었다. 총괄이사회의 야외 강연이 재미있는 것도 아닐 텐데, 대충 둘러본것만 해도 2,000명이나 3,000명은 모여 있다.

액셀러레이터의 위치에서 VIP인 오야후네 모나카까지의 거리는 100미터 전후.

광장 중앙에는 축제 때 사용하는 것 같은 간단한 무대가 만들어져 있고 그 단상에 초로의 여성이 서 있었다. 그 주위에는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들이 네 명 정도 대기하고 있었지만,

"의욕이 없네."

액셀러레이터는 한 마디로 딱 잘라 말했다.

"마음에 드는 내장을 쏴주세요 하고 온몸으로 외치고 있어. 저 VIP님, 옷의 두께를 보면 방탄장비가 없다는 게 뻔히 보이잖아."

"말하지 마. 그것 때문에 우리가 움직이는 거야."

"같은 총괄이사회라도 시오키시 녀석은 24시간 내내 파워드 슈트를 껴입고 다니는데. 습격이 무서운 게 아니라 대비하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모양이야."

"그건 너무 극단적인 예로군."

옆에서 던지는 츠치미카도의 말에 액셀러레이터는 날카롭게 옆을 보았다.

단상의 오야후네 모나카를 턱으로 가리키며 묻는다.

"너, 저 녀석의 방패가 될 마음은 있어?"

"무슨 뜻이야?"

"나한테는 없다는 소리야. 총괄이사회라고? 그런 건 빌어먹을 놈들의 모임이야. 일부러 몸을 던져서 지킬 대상이냐는 말이지."

액셀러레이터는 토마스 플라티나버그라는 인물을 아고 있다. 오야후네와 마찬가지로 총괄이사회의 한 사람이다. 제대로 대화를 나눈 적도 없지만 가구 센스만 보더라도, 악의 같은 것은 없이 자연스럽게 타인을 내려다보는 것 같은 인물이라는 사실은 금방 알 수 있었다.

"학원도시 상층부는 두 종류가 있어."

츠치미카도는 콘서트홀 앞 광장의 인파에 섞여들면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일 먼저 죽어야 할 빌어먹을 놈들과, 성실하게 일하는데도 빌어먹을 놈들과 동일시되는 착한 사람이야. 대개의 경우, 그런 사람은 처세에 서툴러서 불리한 제비만 뽑게 되지만 말이야."

"……."

액셀러레이터는 말없이 츠치미카도를 노려보았다.

와아 하는 박수와 환성이 주위를 에워싸고 있다.

"오야후네 모나카는 학원도시의 아이들에게 선거권을 주자고 호소하고 있는 모양이야. 이 도시 주민의 대부분은 미성년이어서 선거권이 없으니까. 어른이 위에서 결정한 정책에 불만을 말할 수가 없어. 내일부터 소비세를 30퍼센트로 올리겠습니다 해도 반론할 자리가 마련되지 않아. 그러니까 그걸 주고 싶다는 거야. 하핫, 알기 쉬운 '눈엣가시'지?"

츠치미카도의 말투는 가볍다.

"만일 아이들의 선거권이 인정된다면 '전쟁'도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

"바보 아니야? 그렇게 일이 쉽게 될 것 같아? 평화적이지만 현실적이지 않군. 폭력이라는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인종이나 남녀의 벽도 처음에는 그랬어. 그런 문제가 해결된 것은 특별한 유력자가 혼자서 전부 처리한 것만은 아니야. 물론 많은 사람들을 이끈 사람의 공적은 크지만, 무엇보다 '자신에게는 힘이없다'고 멋대로 믿고 있는 녀석들의 의식이 바뀌어서 많은 사람들이 움직였기 때문에 역사는 확실하기 바뀐 거지."

츠치미카도의 말에 액셀러레이터는 새삼 광장을 보았다.

휴일임에도 많은 아이들이 모여 있는 광장을.

츠치미카도는 작게 웃으며 말했다.

"네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오야후네 모나카에게는 지킬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목숨을 걸겠어. 따라오라는 말은 하지 않겠지만 네가 말릴 이유도 없겠지."

칫, 액셀러레이터는 혀를 찼다.

지팡이를 짚고 한발 먼저 나아가면서,

"귀찮아. 얼른 빌어먹을 저격수 녀석을 때려눕힐 테다."

 

총괄이사회를 혐오하지만 오야후네 모나카에 대해 알자 지키기로 마음먹은 츤데레... 같은 모습이 짤려서 아쉬웠습니다.

 

 

액셀러레이터와 츠치미카도가 서 있는 곳은 오야후네 모나카가 있는 단상에서 1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이다. 본래는 더 가까이 다가가야겠지만 인파 때문에 움직일 수 없게 될 가능성을 고려하면 그것은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없다.

휴대전화의 GPS 지도를 사용해 위치정보를 확인한다.

"저격 가능한 지점은 대략 32군데. 하지만 단상의 무대 뒤에는 스테인리스 보드가 있으니까 실제로는 후방 180도는 사각지대가 돼. 다시말해서."

"정면 180도에 속하는 15군데로군. 하나하나 뭉개버리면 스나이퍼를 잡을 수야 있겠지만."

"…이미 저격 태세에 들어간 스나자라 치미츠가 태평하게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보장은 없어."

츠치미카도는 말하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가 보고 있는 것은 단상에서 부드러운 웃음을 띠는 오야후네나 그 목소리를 들으며 박수를 치고 있는 아이들이 아니다. 단상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특수 차량이 서 있는 것을 확인한다. 크레인 차같은 대차위에 거대한 선풍기와 비슷한 기재가 달려 있는 차량이다.

"일단 스나이퍼를 막기 위해 '윈드 디펜스(방해기류)'를 쳐놓은 모양이군."

"앙?"

"저격은 바람의 영향을 받기 쉽다는 건 알지? 저건 VIP 주위에 일부러 돌풍을 발생시켜서 조준이 빗나가게 하는 장치야. 아마 네 대 정도 사용해서 행사장을 에워싸듯이 바람의 소용돌이를 만들고 있겠지. 제 3세대니까 난수를 이용해서 무작위로 기류를 만들어내고 있을 거야."

츠치미카도는 그렇게 말했지만 액셀러레이터는 다른 것에 정신이 팔려 있었던 모양이다.

그는 얼굴을 옆으로 돌려 혼잡의 끝 쪽을 바라보더니 갑자기 팟! 하고 군중의 그늘로 숨었다.

츠치미카도가 그쪽을 보니 조금 떨어진 곳에 열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녀와 머리에 많은 꽃 장식을 단 여중생이 손을 잡고서 걷고있었다.

"그러니까 미사카는 미아를 찾고 있어 하고 미사카는 미사카는 행동지침을 발표해보기도 하고."

"흐음, 저기, 그러니까 미아?"

"잘 모르겠지만 이 근처에 있을 거야 하고 미사카는 미사카는 예측을 말해본다. 왠지 머리 언저리가 찌릿해 하고 미사카는 미사카는 감각적인 보충 정보도 덧붙여보기도 하고."

"하…, 역시 말도 안되는 아호게군요――."

이건 아호게가 아닌걸!! 하는 고함소리를 듣고 액셀러레이터는 저도 모르게 이마에 손을 댔다.

"(…어째서 이 국면에서 저 꼬마가 나오는 거지?! 신이라는 작자는 장난을 치고 있는 건가!!)."

"(…하핫, 인생이란 그런 거야)."

츠치미카도는 대강 말했지만 군중 속에 메이드 옷을 입은 소녀가 섞여 있는 것을 알아차리자 이쪽도 똑같이 머리를 끌어안는다.

유탄이 이상한 곳으로 날아가지 않게 조심하자, 보기 드물게 두 사람은 이런 의견 일치를 보이면서,

"정말로 노리는 대상에서 조준을 빗나가게 하기 위한 '윈드 디펜스'가 있다는 게 복잡하군…."

"저 차체, 측면에는 공기청정차라고 적혀 있는데."

"별로 틀린 건 아니야. 학교 직원실에 있는 흡연자용 공기청정기랑 사용하는 원리는 같으니까. 크기는 전혀 다르지만."

츠치미카도는 득의양양하게 말했지만 액셀러레이터의 눈은 싸늘했다.

그는 말했다.

"…그건 좋은 얘기인데, 저거 움직이지 않고 있어."

"뭐어?!"

깜짝 놀란 츠치미카도가 당황해서 확인해보니 분명히 대형 대차에 실려 있는 거대 선풍기의 팬은 딱 정지한 상태였다.

"방금 전까지는 기동하고 있었을 텐데…."

설마 중요한 VIP 경호에서 동작 불량인 걸까.

그렇게 생각한 츠치미카도의 귀에 빠각 하는 묘한 소리가 주위의 잡음에 섞여들 듯이 들려왔다.

금속제 냄비가 찌그러지는 것 같은 소리다.

"―――."

액셀러레이터와 츠치미카도는 동시에 소리가 난 쪽을 보았다.

다른 곳에 정차해 있던 '윈드 디펜스' 특수차량이 있었다. 역시 그쪽의 거대 선풍기도 작동하지 않는다. 그리고 선풍기를 에워싸고 있는 통 모양의 외벽에 엄지손가락만 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

"저질렀군―, 스나자라 치미츠야."

액셀러레이터가 말했다.

"녀석…, 방해가 되는 '윈드 디펜스'를 없애고 나서 방어망이 사라진 오야후네를 노리려는 거야!!"

"제길!!"

츠치미카도는 혀를 차고는 인파 속을 뚫고 오야후네에게 접근하려고 했다. 그러나 사람이 너무 많은 탓인지 생각한 것처럼 나아갈 수는 없는 모양이다. 그 사이에도 빠각, 빠각 하고 금속이 찌그러지는 것 같은 소리가 이어졌다. 액셀러레이터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아마 다른 위치에 있는 '윈드 디펜스'장치를 전부 부수고 있는 것이리라.

'칫. 자력 저격포는 화약을 사용하지 않으니까 장치가 저격당하고 있다는 것조차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건가!'

이제 인공적인 돌풍의 방벽은 존재하징 낳는다.

츠치미카도는 오야후네 모나카에게 위기를 알리려는 모양이었지만 시간에 댈 수 있을것 같지는 않다.

"정말이지."

단상에 있는 오야후네 모나카의 연설은 계속된다. 주위에 있는 경호원들도 위기를 알지 못한 채 우뚝 서 있다.

이대로 가다간 체크메이트다.

"귀찮아!!"

 

군중속에 있는 라스트오더와 마이카를 발견하고 머리를 끌어안는 액셀러레이터와 츠치미카도가 짤려서 아쉬웠습니다.

 

 

스나이퍼인 스나자라 치미츠는 자력 저격포를 겨누고 있었다.

그가 있는 곳은 허텔의 어느 방이다. 체크인은 하지 않았고, 전자자물쇠를 멋대로 해제하고서 침입햇다. 유리창은 시큐리티를 망가뜨린 후 네모나게 잘라내고, 거기로 자력 저격포의 총구를 내밀고 있다.

자력 저격포――라지만 그 형해는 기존의 총과는 크게 다르다. 인간의 발목 두께 정도 되는 금속통에 강철 상자를 주렁주렁 매단 것 같은 모양이었다. 삼각대로 받치고 잇는 이 총신은 강력한 솔레노이드 코일로 되어 있다.

스나자라의 옆에는 슈트케이스가 있었다. 하나는 분해한 자력 저격포를 담아두기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력 저격포를 위한 거대 배터리다.

"……."

거리는 약 700미터.

방해가 되는 '윈드 디펜스' 장치도 전부 파괴했다.

멀리 떨어진 단상에 있는 오야후네 모나카는, 스코프를 통해서보니 껴안을 수 있을 것 같을 정도로 가깝게 느껴진다.

맞힐 수 있다.

스나자라 치미츠는 자연스럽게 그렇게 생각하고, 긴장을 푼 듯이 방아쇠를 당겼다.

그때였다.

콰앙!!

갑자기 콘서트홀 앞 광장 한쪽이 폭발하고 불길과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폭발 여파로 불어닥친 바람을 받자 타깃이 저도 모르게 몸을 숙인다. 그녀의 변칙적인 동작 때문에 스나자라의 탄환은 오야후네 모나카에게 맞지 않았다.

"뭐지…?"

너무나 타이밍이 좋은 사고에 스나자라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고 있는 동안에도 오야후네의 주위에 있던 덩치 큰 경호원들은 타깃을 에워싸듯이 하면서 단상을 내려간다.

그에게는 일이 있다.

계속해서 방아쇠를 당겼지만 철제 탄환은 오야후네에게 바싹 기대어 선 경호원 중 한명에게 맞았다. 요란하게 쓰러졌지만 출혈이 없는 것을 보면 '방패'가 되기 위해 방탄장비를 갖추고 있는 모양이다.

경호원의 배치가 변경된다. 오야후네의 몸이 튼튼한 남자들의 그늘로 완전히 숨고 말았다.

"우선은 물러나야 하나?"

장거리 저격은 섬세하다. 가령 음속으로 나아가는 탄환을 사용해 700미터에서 저격을 했을 경우, 총알이 날아가서 표적에 맞을 때까지 2초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 경계하지 않고 멈춰 서 있는 인물이라면 몰라도 여러 경호원의 보호를 받으며 현재진행형으로 도망치는 표적의 급소를 정확하게 쏘기는 어렵다.

스나자라 치미츠는 잠시 생각하다가 이번에는 순순히 물러나기로 했다.

"그건 그렇고 뭐가 폭발했지?"

스코프를 사용해 확인해보니 검은 연기를 뿜고 있는 것은 '윈드 디펜스'용 특수차량이었다. 스나자라의 표정이 더욱더 의아하다는 기색을 띤다. 분명히 기능을 정지시키기 위해 총탄을 퍼부었지만 폭발할 만한 곳에 맞힐 생각은 없었다.

"……."

그때 스나자라는 약간 숨이 멈추었다.

불타오르는 특수차량 바로 가까이. 현장에 있으면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풍경에 녹아들어 있는 하얀 머리카락의 인물이 이쪽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지팡이를 짚고 불꽃과 연기를 등진 채.

"그렇군."

스나자라는 스코프에서 눈을 떼고는 재빨리 자력 저격포를 분해하기 시작했다. 부품 하나하나를 슈트케이스에 넣으면서 그는 낮게 중얼거렸다.

"그 얼굴은 기억해두지."

 

스나자라 쪽을 노려보는 액셀러레이터와 스나자라의 혼잣말이 많이 삭제되거나 교체되었습니다.

 

 

츠치미카도 모토하루가 호텔의 한 방에 들어서자 이미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만 창문 한쪽 모서리가 부자연스럽게도 네모나게 잘려 있을 뿐이었다.

"칫."

츠치미카도는 휴대전화를 꺼내 액셀러레이터와 연락을 했다.

"회수에는 실패햇어. 다만 스나자라가 여기에서 도망친 걸 보면 계속해서 저격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낮겠지. 일단 오야후네의 강연은 중지시키고 경비 태세를 다시 가다듬은 후에 이송시켜줘."

『이쪽은 무스지메의 전언이야.』

전화 맞은편에서 액셀러레이터는 말했다.

『읽어낼 수 없었던 네 번째 지폐의 IC칩을 읽어낸 모양이야. 내용은 예상대로 스나이퍼 스나자라 치미츠를 고용한 놈들의 명단이라는군.』

"그 녀석은 누구지?"

츠치미카도가 묻자 액셀러레이터는 귀찮다는 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스쿨'.』

"뭐라고?"

『우리들 '그룹'과 마찬가지로… 학원도시의 뒷세계에 숨어 있는 조직이래.』

 

액셀러레이터가 전해주는 말이 변경되었고 학원도시 암부에 대해 알려주는 말이 앞쪽으로 변경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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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6874
점심 만담도..
2018-10-27 14:3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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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넌트편의 액셀의 날개는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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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토사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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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일반  
이거 어디에서 나온 일러스트 인가요? [5]
마토사쿠라
2019-08-21 1-0 2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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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토사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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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토사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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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토사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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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토사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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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토사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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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토사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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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토사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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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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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토사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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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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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토사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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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일반  
제가 만든 자막입니다. [2]
마토사쿠라
2018-11-18 1-0 597
28 일반  
자막은 완성했습니다.
마토사쿠라
2018-11-18 0-0 167
27 일반  
액셀러레이터 VS 카키네 장면의 자막을 [2]
마토사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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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일반  
처음엔 SS2 생략해주길 바랬는데 [6]
마토사쿠라
2018-11-13 1-0 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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