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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주의] 4화에서 생략된 장면입니다 -후반부-
마토사쿠라 | L:0/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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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1-0 | 조회 1,518 | 작성일 2018-10-27 15: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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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주의] 4화에서 생략된 장면입니다 -후반부-

행간1

그 남자는 점심때의 야외 카페에 서 있었다.

손님으로 가득 찬 테이블에는 갖가지 요리가 놓여 있지만 그 남자의 테이블에만은 아무것도 없다. 대량의 복사용지가 난잡하게 놓여 있을 뿐 커피 한 잔조차 눈에 띄지 않았다.

남자는 걸치고 있는 하얀 가운 주머니에 양손을 찔러 넣은 채 테이블에 펼쳐져 있는 복사용지를 보고 있었다. 수십 장의 종이묶음에 인쇄되어 있는 것은 '뱅크(서고)'에 있는, 능력자들의 AIM 확산역장 데이터다.

남자의 맞은편 자리에 앉아 있는 빨간 세일러복 차림의 소녀는 의아하다는 눈빛을 하고 있었다.

"그걸 보고 뭘 알 수 있다는 거야?"

"여러 가지."

남자는 얼굴을 들지 않고 대답했다.

"마술사인 너는 모를지도 모르지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정보가 적혀 있어. 단순히 능력자에게서 미약하게 새어나오는 힘이라는것만이 아니야. 이 현실에 대한 무의식의 간섭…, 그 천차만별인 힘의 종류나 세기를 조사함으로써 능력자의 마음을 알아낼 수도 있어."

"무의식의… 간섭…?"

소녀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AIM 확산역장은 해석을 하다 보면 그 인물이 갖고 있는 '퍼스널 리얼리티(자신만의 현실)'의 윤곽을 떠오르게 하고, 그 인격이나 행동 경향을 조사하는 자료가 돼. 심리학의 프로파일 같은 것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알기 쉬운 파라미터라고 생각하는데."

남자가 앉아 있는 의자 옆에는 은색 짐승이 앉아 있었다.

티탄합금과 합성수지로 만들어진 사족보행 짐승이다. 기본 형태는 고양잇과의 육식동물에 가깝지만 코끼리처럼 부자연스럽게 코가 길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짐승은 안내견 로봇용 보행 프로그램을 도입했기 때문에 놀랄 만큼 유연하게 인간사회에 융화되어 있다.

그 짐승의 입이 열렸다.

『박사님.』

합성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억양이 풍부한 소년의 목소리였다.

『'그룹'과 '스쿨'에 움직임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박사라고 불린 남자는 날카롭게 안구를 움직여 기계로 만들어진 짐승을 보았다.

이 대화 기능은 로봇의 AI에 의한 것이 아니다.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장소에 있는 인물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뿐이다. 말하자면 전화를 조금 복잡하게 만든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접촉했나?"

『아뇨. '그룹' 측은 포작에 실패한 모양입니다. 현재 상태로는 '스쿨' 의 그림자를 붙잡을 수 있을지 어떨지.』

흠, 박사는 한 번 숨을 내쉬고는,

"조만간 다른 놈들도 움직이기 시작하겠지."

그들은 학원도시 총괄이사장 아레이스타의 직할 부대.

선악에 상관없이 그 '인간'의 수족으로 움직인다. 그것만이 기대되는 작은 조직이다.

"본래 우리 같은 조직은 복잡한 행동 이류를 갖고 있지만 여러 가지 힘에 의해 위에서 짓눌리며 제어되고 있었어. 그런데 '0930 사건'을 계기로 발생한 폭동 때문에 파워드 슈트의 대부분이 아비뇽의 뒤처리에 동원되고 말았지. 그 부대는 '전화'의 인간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수족이야. 그걸 자유롭게 쓸 수 없으니 이건 큰 기회인 셈이지."

박사는 느릿한 어투로 말한다.

"슬슬 때가 된 걸까요."

문득 빨간 세일러복을 입은 소녀의 바로 뒤에서 그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을 텐데 거기에는 누군가가 서 있었다. 전체적으로 크게 부푼 오리털 재킷을 걸친 소년이다.

마치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직접 나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렇군."

짐승의 머리에 손을 얹고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박사는 나른하게 말했다. 소년의 출현에 놀란 기색도 없다. 맞은편 자리에 있는 소녀는 그런 광경을 흥미 없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소녀는 수상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어떻게 '놈들'의 움직임을 정확히 알지? 위에서 내려온 정보가 틀렸을지도 모르는데."

"그걸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상층부는 쥐고 있다는 뜻이야."

그때 짐승을 쓰다듬던 박사의 손길이 멈춘다.

박사가 바라보고 있는 것은 이 야외 카페와는 차도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있는 인도다. 그곳을, 흔히 말하는 메이드복이라고 불리는 것을 입은 소녀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박사가 보고 있는 것은 소녀가 아니다. 메이드복을 입은 소녀는 드럼통 모양의 청소용 로봇에 정좌를 하고 있었다. 그 로봇이 매우 매끄럽게 나아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박사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진지하게 감탄하고 있었다.

"그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았어."

『박사님, 이상한 생각은 하지 말아주세요.』

제2장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 자들 Hikoboshi_Ⅱ

 

예상은 했지만 멤버의 대화장면은 생략된 것 같네요.

 

 

액셀러레이터, 츠치미카도 모토하루, 무스지메 아와키 세 사람은 부하인 운전사가 몰고 온 캠핑카에 타고 있었다.

시간은 점심때.

볼트로 바닥에 고정된 작은 테이블에는 패스트푸드 부류의 음식이 놓여 있었다. 액셀러레이터는 매운 맛 프라이드 치킨을, 츠치미카도는 거대한 햄버거를 각각 멋대로 사 와서 먹고 있었다. 점심식사 하나만 봐도 의기투합하지 못하는 멤버였다.

한편 지중해 쪽 산지 직송 브랜드의 고급 샐러드를 먹고 있던 무스지메 아와키는 그 음식들을 보면서,

"…너희들 일찍 죽겠구나."

"냥ㅡ. 황록색 채소만 먹는 것도 건강하지는 못하지 않나냥ㅡ. 고기도, 채소도 적당히 먹어야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거든요? 고기도, 채소도 편식은 좋지 않아."

"핫. 그게 아니라 고기를 먹고 죽는다는 건 행복한 거 아니야? 마지막 순간까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죽을 수 있다는 거니까."

액셀러레이터는 엄지손가락에 묻은 기름을 혀로 핥아 먹으면서 무스지메에게 말한다.

"그래서 '스쿨'이라는 놈들에 대해서 뭔가 알아냈어?"

"'뱅크'에 접속해보긴 했지만 이름 외에는 아무것도. 기밀 레벨은 우리랑 똑같은 것 같다. '그룹', '스쿨' 그것밖에 기재되어 있지 않아."

"다만"이라고 말한 뒤 무스지메는 말을 끊더니,

"…조사해봤더니 그 외에도 그 비슷한 조직명이 여러 개 나왔어."

"두 개만이 아닌 건가?"

츠치미카도는 햄버거를 베어 물다가 반대쪽으로 고기가 비어져나오자 허둥지둥 눌렀다.

"'그룹', '스쿨', '아이템', '멤버', '블록'…. 아는 것만 해도 다섯 개는 되더라고. 실태는 명확하지 않지만 아마 우리랑 똑같이ㅡ 소수 인원을 모아서 만든 비공식 부대 같은 게 아닐까?"

무스지메는 손가락을 꼽으면서,

"오야후네 모나카의 저격을 계획한 건 '스쿨'. 그렇다면 매니지먼트의 맨션을 폭파하거나 호송차를 습격한 것도 이 녀석들일까? 우나바라 미츠키도 거기에 숨어들어가 있다거나."

"글쎄. 다만 '스쿨'에서 스파이 활동을 하고 있다면 사인 정도는 보내주었으면 하는데. 적인 줄 알고 나도 모르게 죽여버릴지도 모르고."

액셀러레이터는 캔커피에 입을 대면서 츠치미카도와 무스지메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그 '스쿨'인지 뭔지 하는 것들은 어째서 오야후네 모나카를 암살하려고 한 걸까?

 

따로놀면서도 정작 대화할 때는 통하는 것이 많은 그룹인데 이 장면이 생략되어서 매우 아쉬웠습니다.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는군, 하마즈라 시아게는 생각했다.

지금은 점심시간, 이곳은 제7학구의 패밀리 레스토랑이다. 그러나 테이블 자리에 진을 치고 있는 무기노 시즈리라는 여자는 밖에서 사 온 편의점 도시락을 당당하게 먹고 있다. 옆에서 흠칫거리고 있는 자그마한 몸집의 여종업원이 너무나도 불쌍하다.

"어라? 오늘의 연어 도시락이랑 어제의 연어 도시락은 뭔가 다른것 같은데. 어라ㅡ?"

가게 안인데도 가을 옷 같은 밝은 색 반소매 코트를 껴입은 이 여자는 스타킹에 감싸인 다리를 반대로 꼬면서 창가에서 그런 말을 중얼거리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안 달라, 하마즈라는 마음속으로만 지적했다.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는 놈들은 하나같이 다 이상한 사람들뿐이다.

"결국 말이지, 고등어 통조림이 문제야. 카레지, 카레가 최고라고."

무기노의 옆에 있는 프렌다라는 금발 벽안의 여고생은 그런 말을 하며 통조림을 만지작거리고 있었지만 통조림따개를 잘 사용하지 못하는지, 비닐테이프 같은 것을 통조림에 둘둘 감더니 전기신관(電氣信管)을 달아 폭약으로 태워서 잘랐다. 원래는 문을 따기 위한 도구였을 것이다.

한편 프렌다의 맞은편에 앉아 있는 키누하타 사이아이라는, 폭신폭신한 니트 원피스를 입은 열두 살 정도의 얌전해 보이는 소녀는 그런 이상한 사람들의 행동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양식이 있다거나 마음이 넓은 게 아니라 그런 종류의 이상한 사람인 것이다) 영화 팸플릿을 훑어보면서,

"홍콩 적롱전영 컴퍼니가 보내드리는 C급 울트라 문제작…, 여러가지 의미로 손에 땀을 쥐게 될 것 같아서 오히려 완전 신경 쓰여요. 체크해둬야지. 타키츠보 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질문의 화살이 향한 것은 키누하타의 옆에 있는 타키츠보 리코라는 탈진계 소녀. 그녀는 식사에 손을 대지 않고 소파형 자리에 팔다리를 축 늘어뜨린 채 어딘지도 알 수 없는 곳으로 시선을 돌리며

"…남남서에서 신호가 오고 있어…."

ㅡ그녀들은 '아이템'.

학원도시 비공식 조직으로, 주된 업무는 총괄이사회를 포함한 '상층부' 폭주의 저지. 겨우 네 명이서 이 도시를, 나아가서는 과학사이드를 좌우하는 멤버이기도 하다. '그룹'이나 '스쿨'등과 동등한 기밀 레벨로 다뤄지는 집단이다.

하마즈라 시아게는 '아이템'의 정규 멤버는 아니다.

그 하부조직에 소속되어 잡일이나 운전 등을 맡고 있다.

전에는 뒷골목의 레벨 0(무능력자)이 만든 무장조직 '스킬아웃'의 리더를 일시적으로 맡고 있었지만 그곳에서의 작전이 실패하고 조직이 괴멸적인 손상을 입는 바랍에 남의 위에 서는 생활에는 종지부가 찍혔다. 지금은 학원도시의 어두운 부분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매일이다.

'…그건 그렇고.'

하마즈라에게는 이곳에 배속되고 나서 항상 고민되는 일이 있었다.

'여자들만 있는 곳에 딱 한 명 남자가 있다는 건 참 불편하군.'

테이블은 6인석인데 하마즈라는 가장 통로에 가까운 곳에 앉아있었다. 그에게 주어진 역할은 드링크바까지 왔다갔다하는 것이다.

"있지."

연어 도시락을 다 먹고 난 무기노 시즈리는 그렇게 이야기를 꺼냈다.

"오전에 총괄이사회의 한 사람인 오야후네 모나카가 저격당할 뻔한 사건 있었지. 그것에 대해서 슬슬 이쪽도 움직이고 싶은데."

"그런데 결국 그 정보, 나한테는 없어."

프렌다가 간단히 말하자 무기노는 "음?" 하며 잠시 움직임을 멈춘다.

그리고 반소매 코트를 입은 여자는 하마즈라에게 시선을 주었다.

"하마즈라, 전원의 휴대전화에 사건의 상세한 내용을 전송해."

예, 예, 하마즈라는 건성으로 대답했다.

지시받아도 불평은 하지 않는다. 그것이 지금 그가 해야 할 일이다. 하마즈라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고는 거기에 저장되어 있던 데이터를 무기노를 포함한 네 명 전원에게 한꺼번에 송신했다.

"흠, 흠."

'아이템'의 전원이 자신의 휴대전화로 정보를 확인했다.

그러자 화면에 나온 것은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에로 동영상이었다.

그 순간, '아이템'의 네 사람은 탁 하고 휴대전화를 접었다. 그녀들은 경멸하는 눈빛을 띠며 마음의 문을 철컹 닫고는 마음의 빗장을 단단히 지르고 나아가서는 마음의 지하 엘리베이터를 내려가 마음의 핵 방공호로 대피를 끝냈다.

"아니, 잠깐!! 다시 할게!! 이건 뭔가 잘못된 거야!!"

한때는 백 명도 넘는 스킬아웃을 통솔햇던 불량배의 리더 하마즈라 시아게는 배에 힘을 주며 큰 소리로 변명했다.

그러나 '아이템'의 네 사람은,

"하마즈라…."

"결국 하마즈라는 기분 나쁘단 말이야."

"하마즈라한테는 바니 씨가 취향에 딱 맞았나요?"

"괜찮아, 하마즈라. 난 그런 하마즈라를 응원하고 있어."

따뜻한 말을 듣고 가늘게 떤 하마즈라는 이번에야말로 오야후네 모나카 저격미수 사건의 정보를 전원에게 전송했다.

그러자 키누하타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아아, '스쿨' 놈들이 완전 계획하던 그거군요. 아마 거기에 소속되어 있던 암살용 스나이퍼는 사흘 전쯤 이쪽에서 완전 처리했을텐데요."

"새로 고용했겠지. 뭐, 결국 이쪽의 '경고'는 무시되었다는 걸까?"

"결국 그때도 '어째서 오야후네 모나카인가'라는 걸로 논의하지않았나?"

프렌다는 고등어 통조림의 내용물을 포크로 찍으면서 말했다.

"오야후네는 총괄이사회 중 한 명이지만 결국 도움이 안 되잖아. 영향력도 거의 없고 죽일 만한 가치가 없어. 그런데…."

"'스쿨'은 일부러 잃어버린 스나이퍼를 보충하고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면서까지 오야후네 암살을 시도했어.'

타키츠보는 멍한 목소리로 프렌다의 말을 받았다.

무기노는 가벼운 분위기로 고개를 끄덕인다.

"오야후네 모나카에게는 죽일 만한 가치는 없어. 그리고 주목을 받게 될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스쿨'은 예정을 무리하게 맞춰서 저격을 경행햇지. 그건 왜일까. ㅡ네, 하마즈라 군!"

그 말을 들은 하마즈라는 흠칫!! 어깨를 떤다.

'뭐어?! 뭐가, 그 『지금부터 재미있는 말 좀 해봐』같은 분위기의 얘기는? 이, 이 국면에서 나한테 주목하지 마!!'

"어, 어어, 그러니까!! 잠깐 기다려. 목구멍까지 나오려 하고 있으니까 조금만 더 잇으면 알 수 있을 거야!!"

하고 기세만은 좋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하마즈마.

그것을 보고 '아이템'의 네 사람은,

"아니ㅡ, 하마즈라…."

"결국 그 허둥거리는 모습이 기분 나쁘다니까."

"기분 나쁜 것에도 몇 종류가 있는데 하마즈라는 그중에서도 최악이죠."

"괜찮아, 하마즈라. 난 그렇게 기분 나쁘다는 말만 듣는 하마즈라를 응원하고 있어."

실망의 한숨을 쉬는 소녀들. 레벨 0인 하마즈라는 바닥에 쪼그리고 않아 움직이지 않는 상태가 되었다.

무기노는 무시하고 말했다.

"뭐, 아까도 말했지만 오야후네 모나카는 암살할 만한 가치가 없어. 그만큼 앞뒤가 다르지 않은 거지. 그럼에도 '스쿨'은 오야후네를 타깃으로 골랐어. 이건 말이지, 오야후네에게 가치가 없기 때문에 오야후네가 선택된 건 아닐까?"

"가치가 없기 때문에? 완전 뜻을 모르겠는데요."

"그러니까 그거야. '스쿨'은 누구든 상관없었던 게 아닐까? 어쨌거나 소동을 일으킬 수만 있다면 상관없으니까 우선 가능한 한 '죽어도 영향이 적을 것 같은 VIP'…, 다시 말해서 '가장 경비가 허술한 VIP'가 선택되었다는 거지."

무기노는 즐거운 목소리로,

"다른 VIP…, 뭐 총괄이사회만 생각해봐도 지난 며칠 사이에 야외에는 강연을 할 만한 인간은 달리 없었던 셈이고. 시오키시 녀석은 24시간 내내 파워드 슈트를 껴입고 있잖아. 그런 상대에게 저격이 성공할 리 없으니까 '가장 노리기 쉬운 상대'가 선택되었던 거라고 생각하는데. 솔직히 오야후네 모나카는 상당히 허술하고 말이야ㅡ."

"…결국 불쌍한 오야후네."

"그게 만일 옳다면 '스쿨'은 무엇을 원하고 있었던 걸까. 난 여기에서 'VIP용 안전보장체제'를 제창하고 싶어."

무기노는 반소매 코트 위에서도 알 수 있는 가슴을 펴며 말했다.

"열두 명의 총괄이사회를 비롯해서 학원도시에는 몇몇 VIP로 인정되는 인원과 조직이 존재해. 이 녀석들은 일반인과는 다른 경비로 보호받고 있고, 목숨에 위기가 닥치면 여러 부서에서 소집령이 떨어지지. 구급차 이동을 위해 도로가 봉쇄되거나 수술을 위해 각 업계의 거물이 병원에 보이기도 하고 말이야.

다시 말해서, 이런 말로 무기노는 중간에 입을 다물더니,

"VIP가 암살될 뻔한다면 어떻게 될 것 같아?"

"치료를 받는 시설을 지키기 위해 다른 곳의 인원이 불려올 테고 특수한 연구자나 기재 같은 것도 필요한 건 전부 긁어모으겠죠. 아하, 그 혼란을 틈타서 '스쿨'은 뭔가를 저지르려고 한다는 건가요?"

재미없는 방법이네요, 키누하타는 덧붙였다.

확실히 '빈틈'을 만드는 정도는 가능하지만 결정력이 부족한 방법이다. 경비가 엄중한 제23학구나 '창문 없는 빌딩' 등에는 대단한 효과는 없을 것이다. 본래 '습격을 당할 가능성이 있는 시설'에서 '그 가능성을 끌어올리는' 정도의 성과가 한계다.

"보험일지도 모르지. '스쿨' 녀석들이라면 마음만 먹으면 힘으로 웬만한 시설은 돌파할 수 있을 테고."

"단"하고 무기노는 덧붙였다.

"놈들은 그 보험을 실행하기 위해서, 없어진 스나이퍼를 급히 보충하기도 하고 오야후네 모나카의 암살을 기도하기도 했어. 상당히 신경질적으로 조정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결국 오야후네는 단순한 '보험 중 하나'이며 '스쿨'은 이제부터 진짜 목적인 '어딘가', 또는 '누군가'를 덮칠 예정이라고?"

"그렇지."

무기노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 하마즈라가 머뭇머뭇 말을 걸었다.

"...어라? 그렇다면 오야후네 암살은 '미수'로 끝난 게 정답인 건가?"

"어느 쪽이든 상관없지 않을까? 만일 오야후네가 죽었다고 해도, 이번에는 심폐소생술이니 부검이니 해부니 하는 걸로 많은 인원이 차출될 테고, 그래 봬도 총괄이사회. 열두 명밖에 없는 최고의 VIP니까. 학원도시의 정체를 알 수 없는 기술을 총동원해서 대처할 거야."

우에, 하마즈라는 싫다는 얼굴을 했다.

무기노는 아랑곳하지 않고 태연자약한 표정으로 말을 잇는다.

"오야후네 모나카 암살 미수 때문에 경비가 허술해진 시설을 체크한다. ...아니, 이것만으로는 어설픈가? 오야후네 암살에 '성공'해도, '실패'해도 그 어느 쪽이든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있을 테니까 그 양쪽의 패턴에서 모두 '경비가 허술해지는 시설'이 있을 거야. 아마 다음에 '스쿨'이 나타나는 곳은 거기일 거야."

기세 좋게 자리에서 일어나는 무기노 시즈리.

그녀는 하마즈라 쪽은 보지도 않고 입으로만 전달했다.

"하마즈라, 차를 찾아서 가져와줘. 곧 나가게 될 것 같아."

그 잘난 척 하는 말투에 하마즈라는 약이올랐지만 반론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여기에서는 그냥 허드렛일을 하는 일꾼인 것이다.

"제길, 나는 100명 이상의 스킬아웃을 통솔하던 조직의 리더라고..."

그래도 저도 모르게 혼잣말처럼 말이 새어나왔지만,

"그러네. 그래서 뭐?"

'...빌어먹을.'

이번에는 마음속으로만 내뱉고 하마즈라는 먼저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나가 차를 찾기로 했다.

 

아이템 장면은 생각 이상으로 잘린게 없었네요

다만 하마즈라의 한탄은 원작에서는 진지했지만 애니에서는 가볍게 넘어간 것이 차이점 입니다.

 

 

삐잇!! 경고 전자음이 캠핑카 안에 울려 퍼졌다.

'그룹'의 멤버들은 제각기 흩어져 점심을 먹고 나서 앞으로의 조사 방침 등을 의논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즉시 중단되었다.

차내 스피커에서 오퍼레이터를 겸하고 있는 운전사의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기, 긴급입니다! 지금 데이터를 그쪽으로 보내겠습니다!!』

액셀러레이터는 음원인 스피커 쪽을 쳐다보았다.

운전석과 뒤의 거주공간을 가르는 벽에 설치된 스크린에 학원도시의 지도가 표시된다.

"제5학구 바이러스 보관센터라고?"

"학원도시에서 만든 컴퓨터 바이러스를 해석하고 백신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시설이로군. ...그게 크래킹을 당하고 있는 모양이야."

연속적으로 표시되는 문자열을 눈으로 훑으면서 츠치미카도가 말했다.

사건을 알고도 그들에게는 안티스킬에게 신고하거나 협조를 구한다는 생각은 없다. 일반인이 해결할 수 있는 레벨의 일은 '그룹'에게 돌아오지 않고, 그들이 모든 안건을 해결할 수 있다면 애초에 '그룹'은 생겨나지 않았다.

액셀러레이터는 귀찮다는 듯이,

"그렇다 해도 우리가 움직여야 하나? 아까 '그룹'과 비슷한 조직은 몇 개 있다고 했잖아. 그 녀석들한테 그냥 맡겨."

"부서가 다르잖아. 놈들이 반드시 움직인다는 보장은 없고, 게다가 여러 조직 중 하나는 학원도시를 배신했을 가능성이 높아. 여기는 우리가 갈 수 밖에 없겠지."

츠치미카도는 이어서 말했다.

"그 바이러스 보관센터 말인데... 시설에는 아직 해석되지 않은 바이러스 외에 학원도시의 연구기관이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실험용 바이러스도 다수 존재해. 이게 바깥으로 흘러나가면... 뭐, 난리가 나겠지."

"그 '바깥'은 어디까지의 '바깥'이지?"

무스지메가 의미심장하게 웃음을 짓는다.

학둰도시 '안'과 '바깥'은 과학기술에 이삼십 년 정도의 격차가 있고 그 점은 바이러스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학원도시의 기계에는 이미 한물 간 바이러스라도 '바깥'의 기계가 보기에는 완전히 미지의 위협이 된다. 하물며 학원도시에서도 백신 소프트웨어 개발이 늦어지고 있는 최신식 바이러스가 '바깥'으로 새어나간다면...

"아마 학원도시의 시큐리티는 '바깥에서 안으로'보다 '안에서 바깥으로'를 우선적으로 방어한다고 했지. 그렇다면 그걸 위한 설비가 있을 거야."

"...외부접속 터미널 말이야?"

학원도시는 일반적인 인터넷과는 동떨어져 학원도시의 독자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인터넷에 연결하는 외부 라인은 전부 한 번은 '외부접속 터미널'이라는 시설을 통하고 나서 접속하게 되어 있다.

"터미널은 동서남북에 네 개가 있었지."

그때 지직 하는 소리가 차내 스피커에서 들려왔다. 오퍼레이터를 겸하고 있는 운전사의 절박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외부접속 터미널의 긴급 차단을 개시. 제3학구 북부 터미널 차단. 제12학구 동부 터미널 차단. 제2학구 남부 터미널 차단...?! 제13학구 서부 터미널이 응답하지 않습니다! 차단을 확인할 수 없음!!』

"하핫! 이거 참 알기 쉬운 구도로군!!"

액셀러레이터는 그 보고를 듣고 크게 웃었다.

츠치미카도도 대담하게 웃으며,

"십중팔구 우리를 유인하는 거겠지. 어디에 사는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스크랩이 되고 싶은 모양이야."

캠핑카는 문제의 제13학구를 향해 출발했다.

운전사의 불안한 듯한 목소리가 차내 스피커를 통해 전해진다.

『오, 오야후네 모나카 씨의 암살 미수 쪽은 어떻게 할까요?』

"지금은 일단 놔둬."

"아니, 이것도 '스쿨'이 하고 있는 짓일지도 모르지."

『어어..., 우나바라 씨 쪽은?』

"처음부터 도와줄 생각은 없었어."

 

애니에서는 바로 이 장면으로 넘어왔었지만 그 마저도 약간의 컷이 있었네요.

 

 

하마즈라 시아게는 뒷골목에서 삐이삐이 울리는 전자음에 당황하고 있었다.

음원은 무기노 시즈리의 주머니에 있는 휴대 단말기다.

"이봐, 그거 내버려둬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우리가 안 해도 다른 누군가가 대처하고 있을 거야."

말은 그렇게 하지만 단말기는 이후에도 삐빅삐빅삐빅삐빅 소리르 계속 냈다. 너무 집요해서 무기노는 부들부들 떨더니 기세 좋게 단말기를 움켜쥐고 물어뜯듯 버럭 소리를 질렀다.

"시끄러워, 멍청아!! 응답할 생각이 없다는 것 정도는 알잖아?!"

『이 녀석이! 이쪽도 연락하고 싶어서 연락한 게 아니란 말이야!!』

스피커폰도 아닌데 옆에서 듣고 있는 하마즈라의 귀에도 똑똑히 들려오는 큰 음량이었다. 목소리의 주인은 여자로 늘 '아이템'에 지시를 내리는 수수께끼의 인물이다.

『제5학구의 바이러스 보관센터에서 긴급사태가 발생했으니까 너희들도 출동해서 문제를 해결해!』

"어ㅡ."

『어ㅡ가 아니야, 이 녀석ㅡ! 진짜, 파워드 슈트 녀석들은 아비뇽의 뒤처리인지, '좌방의 테라'인지 하는 놈의 시체 수색으로 바쁘고, 그쪽도 부지런히 움직여!!』

"우리는 지금 바쁘니까 나중에 하면 안될까?"

무기노는 몹시 싫다는 듯이 말했지만 전화 상대는『이 녀석이ㅡ!』하고 외치더니,

『말해두겠는데 너희들 '아이템'의 일은 학원도시 내의 불온분자를 삭제하고 말소하는 거란 말이야. 제대로 일을 해ㅡ!』

"나한테 그런 말을 해봐야ㅡ."

『그리고 너, 요전에 '스쿨'의 정규 스나이퍼를 때려 죽였다고 했지? 그래서 오야후네 모나카의 저격은 없을 거라고 했지? 이 녀석이! 그럼 어째서 일이 이렇게 된 거야ㅡ!! 그걸로 이제 끝나싿고 생각하고 '위험도는 내려갔다'고 보고했는데... 야단맞는 건 나니까 좀 제대로 하라고ㅡ!!』

주문을 잘못 받은 종업원을 꾸짖는 것 같은 말투였다.

『빌어먹을,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다니.. 바이러스 보관센터는 다른 부서에 부탁해둘 테니까, 어쨌든 저격 미수에 관해서 보고서를 줘. 적어도 그건 서둘러줘야 해.』

"미안, 그건 무리야."

『뭐야, 대체 어떻게 된 건데ㅡ?!』

"왜냐하면 지금부터 그 '스쿨'의 빌어먹을 놈들을 몽땅 죽여버릴거거든요."

꽥꽥거리던 여자의 목소리가 뚝 그쳤다.

『으음, 추가해도 돼? 최소한 한 사람에 열 발은 총알을 박아줘야 한다.』

"...저어ㅡ, 뜬금없는 질문을 좀 드리겠는데요, 관리자인 너는 말려야 하는 상황이거든요?"

『소란 떨지 마, 말단. '스쿨' 놈들은 전부터 싫었어. 이 나를 골치아프게 하는 건 전부 지구에서 사라져버리는 되는 거다ㅡ!!』

그하하하핫ㅡ!! 장군 같은 거대한 웃음소리가 나면서 통화가 끊겼다.

정말 저런 인간이 조직을 통솔하는 사람이어도 되는 걸까 하는 표정으로, 무기노는 휴대 단마릭를 도로 주머니에 넣고는 살짝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그런데 하마즈라, 정말 이동수단은 손에 넣을 수 있는 거야?"

"가볍게 무시하는군... 뭐, 그 점은 어떻게든 해볼게."

말하면서 하마즈라는 노상에 주차되어 있는 승용차로 다가갔다. 휴대전화 하부 커넥터에 파이버스코프 장치를 끼우고 열쇠구멍에 소면보다도 가느다란 광케이들을 통과시켜 핀의 배치를 조사하기 시작한다. 하마즈라는 휴대전화 화면에 표시되는 열쇠구멍 내부의 정보를 근거로 삼아 몇 개의 바늘을 사용해 잠긴 문을 쉽사리 열어버렸다.

하마즈라는 운전석에 타고는 핸들 밑에 있는 엔진 키의 열쇠구멍을 조사한다.

"하ㅡ, 편리한 기술이네."

정말로 감탄했다는 목소리로 말하며 조수석에 타는 무기노.

뒷좌석에도 키누하타, 프렌다, 타키츠보 세 사람이 들어왔다. 일반적인 택시와 똑같은 가족용 4도어 차량이지만 다섯 명이 타니 역시 비좁게 느껴진다.

"행선지는?"

"제18학구 키리가오카 여학교. 근처에 소립자공학 연구소가 있어. 오야후네 소동을 틈타 사설 경비원이 긴급 소집되거나 기재가 운반되는 등 혼란이 있었던 건 그곳뿐이야. 거기에 맞춰서 방어망도 상당히 허술해졌어. 알기 쉬운 계획범죄지."

"한 군데뿐이라니, 꽤 간단한 구조로군."

"실례. 말하는 걸 잊었네. 여러 곳 중에서 유익한 포인트는 한 군데였다는 뜻이야."

그래? 하고 하마즈라는 건성으로 대답하며,

"그건 그러혹 소립자공학? 만일 그곳이 정말 타깃이었다고 치더라도 '스쿨'은 뭘 노리는 거지?"

"글쎄. 오야후네 모나카의 목숨보다는 중요한 용건 아닐까? 그러니까 빌어먹을 놈들의 뒤치다꺼리 투어 출발ㅡ."

흐음, 말하면서 선뜻 엔진에 시동을 거는 하마즈라.

문득 뒷좌석에서 타키츠보가 말을 걸었다.

"하마즈라, 면허 갖고 있었어?"

"필요한 건 카드가 아니야. 기술이지."

건성으로 대답하고 하마즈라는 자동차를 매끄럽게 출발시켰다.

 

아이템 브리핑 장면입니다. 하마즈라의 나름대로 명대사이자 동시에 폼으로 스킬아웃 리더를 맡았던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인데 생략되어서 아쉬웠습니다.

 

 

액셀러레이터 일행을 태운 캠핑카가 제7학구로 돌진한다.

츠치미카도는 시계에 신경을 쓰면서,

"...제13학구에 들어가기까지 대략 10분 정도 남았나."

서부 터미널을 차단할 수 없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현장으로 가서 대용량 케이블을 직접 절단해버리면 우선 접근을 봉쇄할 수는 있다. 예산 관계상 까다로운 관리는 그런 해결책을 싫어하짐나 이제 그런 말이나 느긋하게 지껄일 수 있는 사태가 아니다.

그러나 그때 또다시 경고 전자음이 울려 퍼졌다.

츠치미카도가 대답하듯이 큰 소리로 말한다.

"이번엔 뭐야?!"

『제23학구에서도 크래킹 확인! 항공우주공학연구소 부속 위성관제센터가 전자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위성이라고? 액셀러레이터는 눈살을 찌푸렸다.

학원도시가 발사한 것이라면 기상위성이라는 이름의 스파이 위성이다. 이것을 사용해 학원도시나 주변 지역을 자세히 감시하고 있는 것인데.

"더욱더 재미있어졌잖아. 아마 위성 견우성 II호에는 지상공격용 대구경 레이저가 탑재되어 있었을 테지."

"곤란하네. 바이러스 보관센터에 대한 크래킹도 계속되고 있는 거지?"

"대책 팀은 우왕좌왕하고 있겠지. 평소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막는 미끼라는 거지만. 바이러스 보관센터 쪽을 내버려둬도 된다는 뜻도 아니야. 미끼라 해도 피해 정도가 바끼는 건 아니니까."

"이것도 '스쿨'일 것 같아?"

"글쎄, 다른 조직일지도 모르지."

『어, 어떻게 할까요?! 우리는 어느 쪽으로 갈까요!!』

"하핫, 그야 뻔하지."

액셀러레이터는 말하면서 캠핑카 측면 도어를 발로 걷어찼다.

이미 전극 스위치를 넣고 있었는지 벡터 변환된 힘의 묶음은 금속문을 사정없이 도로로 튕겨냈다.

츠치미카도는 저도 모르게 외쳤다.

"액셀러레이터!!"

"빌어먹을 놈들의 미끼에 어울려주는 건 성미에 맞지 않아. 난 제23학구로 가겠어. 위성통신용 대규모 지상 안테나를 부숴버리면 크래킹도 멈추겠지. 그 사이에 너희들은 잡일이라도 하고 있도록."

할 말만 하고서 액셀러레이터는 망설이지도 않고 차에서 뛰어내렸다.

부자연스러운 궤도를 그리며 뛰어내린 액셀러레이터는 중앙분리대를 넘어 반대 차선을 달리던 오픈카 조수석으로 쏙 들어갔다. 보통 사람이라면 상대속도 때문에 찌부러질 것 같지만 모든 벡터를 자기편으로 만들 수 있는 그라면 아무 문제도 없다.

오히려 당황한 것은 오픈카의 운전사 쪽이다.

"왓왓?1 뭐, 뭐야, 뭐야?!"

"연료 값이랑 인건비는 지불해주지."

철컥 하는 작은 소리가 들렸다.

뺨에 뭔가 닿아 있는 감촉이 들지만 운전사는 고개를 움직이지 못한다. 그러나 룸미러에는 뭔가 권총 같은 시커먼 금속이 보였다.

"제23학구야. 한눈 팔지 마."

 

학구라고 말하는 대신 알기쉽게 구체적인 지명을 말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심심하다.

하마즈라 시아게는 길 위에 세운 도난차량 운전석에서 태평하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곳은 제18학구 키리가오카 여학교 근처다. 100미터쯤 앞에는 소립자공학 연구소의 네모난 건물이 있고 그쪽에서는 연구소를 습격한 '스쿨'과 그에 맞서 싸우는 '아이템', 두 조직이 격투를 벌이고 있을 것이었다.

그쪽을 쳐다보면서 하마즈라는 저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냈다.

"우와, 굉장한데... 건물이 반쯤 무너지고 뭔가 빔 포 같은 것까지 날아다니잖아. 무기노 시즈리라고 했나? 여전히 레벨5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나보네."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회색 먼지와 함께 기울어가는 철근 콘크리트의 건물. 그 땅울림 같은 진동이 하마즈라가 타고 있는 도난차량에까지 전해진다.

'레벨5(초능력)... 라.'

한때 스킬아웃(무장 무능력자 집단)의 리더였던 코마바 리토쿠는 정말 저것과 싸워서 이길 수 있다고 믿고 있었던 걸까.

그 리더를 잃은 지금의 스킬아웃은 아직도 싸울 생각인 걸까.

"...칫."

하마즈라는 재미없다는 듯이 핸들을 가볍게 두드린다.

어차피 그 스킬아웃에서 도망쳐 능력자의 밑으로 들어간 지금의 자신에게 뭔가를 말할 만한 자격은 없다.

초조해진 그는 운전석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아이템'을 위해 언제든지 출발할 수 있게 준비를 해둘 것, 그리고 주차금지 단속이 강화된 것을 생각하면 차에서 내리는 것은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다. 그러나 하마즈라는 아무래도 기분전환을 하고 싶었다.

오늘은 휴일이기 때문에 키리가오카 여학교 근처에는 사람이 적다.그리고 길 위에 주차한 채 방치되어 있는 스포츠카 세 대 정도 일렬종대로 주차되어 있었다.

거기에서 하마즈라의 눈이 멍해졌다.

'오오오옷?! 부스터 89년 모델이 있잖아! 4도어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놈이라고!! 아, 아니, 너무 넌에 띄는 차를 무리하게 훔쳐봐야 위험부담만 높아질 뿐이지만... 아니, 빌어먹을, 돌아갈 때에는 부스터다!!'

부자의 마음을 뒤흔드는 명차의 낮은 배기장치를 상상하며 미묘하게 거친 콧김을 뿜으면서 주머니에서 문을 따기 위한 도구를 꺼내는 하마즈라. 그렇게 등급이 높은, 차이를 알 수 있는 어른의 스포츠카로 다가갔을 때였다.

"하마즈라아!!"

"허억?!"

갑자기 등 뒤에서 여자의 큰 목소리가 불쑥 나자 하마즈라는 당황하며 도구를 주머니에 다시 넣고 돌아보았다.

초록색 체육복을 입은 여교사가 있었다.

체육복을 입고 있어도 몸매가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 할까. 어째서 체육복인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일단 자빠뜨리고 말겠다 하고 외치고 싶어질 정도로 미인이지만, 하마즈라에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이 녀석은 스킬아웃의 천적인 안티스킬(경비원)이다.

이름은 아마 요미카와 아이호.

"어라ㅡ? 너 어떻게 된 거야. 아마 단가이 대학 데이터베이스 센터 건으로 붙잡혔다고 들었는데. 결국 네가 아니었던 거냐? 그렇다면 다행이야, 다행."

왠지 허물없이 말을 걸어오지만 특별히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니고, 이 호의는 일방적인 것이다. ...무엇보다 과거에 열네 번이나 밤거리에서 자신을 붙잡아 구치소에 처넣은 여자에게 호감을 가질 수 있을 리가 없다.

"어째서 네놈이 여기에 있는 거야, 빌어먹을 할망구."

"그야 저걸 보면 알 텐데."

말하면서 요미카와가 엄지손가락으로 가리킨 것은 그 소립자공학 연구소다.

하마즈라는 저도 모르게 이마에 손을 댔다.

'아이템'의 하부조직이 여러 가지로 은폐하고 있겠지만 역시 현재진행형으로 반쯤 무너지고 있는 연구소를 완벽하게 가릴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그러자 요미카와는 양손을 허리에 댄 채 생글생글 미소를 지으면서,

"그런데, 선생님은 언제든 네 갱생을 바라고 있는데 말이지."

"뭐? 아아, 너 무슨 소리를ㅡ."

"어째서 차 열쇠구멍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엉거주춤 허리를 숙이고 있는 거지? 설마 이런 곳에서 내게 수갑을 사용하게 할 생각은 아니겠지?"

흠칫!! 하마즈라의 어깨가 크게 움직였다.

여기에서 붙잡힐 수는 없기 때문에 고개를 힘껏 저으면서,

"아, 아니야! 아기가!! 차 안에 아기가 남아 있어서!!"

뭐?! 하며 요미카와가 허둥지둥 다가와 차유리에 양손을 바싹 붙이고는 안을 들여다보려고 했다.

순간 발동하는 경보장치.

삐리삐리삐리삐릿ㅡ!! 하는 요란한 소리에 요미카와가 허둥거리고, 하마즈라가 휘파람을 불며 남인 척하고 있자니 지금 막 붕괴되고 있는 소립자공학 연구소 쪽에서 한 대의 스테이션왜건이 맹렬한 속도로 달려왔다.

"?!"

스테이션왜건이 하마즈라 일행의 옆을 지나가자 이번에는 연구소에서 무기노 시즈리가 달려왔다. 그 한쪽 손은 같은 '아이템'의 멤버, 백치미가 있는 타키츠보 리코의 목덜미를 움켜잡고 있었다.

그녀들은 방금 전까지 하마즈라가 타고 있던 4도어 차량의 뒷좌석에 뛰어들면서,

"하마즈라!! 어설픈 헌팅 말고 이쪽으로 와! 저 스테이션왜건을 쫓아가는 거야, 빨리!!"

"헌팅이 아니야, 웃기지 마!!"

하마즈라는 대충 마주 고함치고 차로 돌아갔다. 사실은 부스터 89년 모델이 아깝지만 그래도 요미카와의 눈앞에서 당당히 훔칠 수도 없다.

운전석에 올라타 엔진에 시동을 걸자 그제야 요미카와가 소리를 질렀다.

"잠깐 기다려, 하마즈라!! 그 차는 어떻게 된 거냐?!"

"보면 알잖아, 면허 땄다고!!"

매우 성의 없는 거짓말을 하고, 한시라도 빨리 요미카와의 앞에서 사라지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급출발에 엔진과 타이어가 기분 나쁜 비명을 지르며, 체육복을 입은 여교사를 남겨두고 패밀리카는 폭주했다.

그러나 출발하고 나서 하마즈라는 깨달았다.

"이, 이봐. 키누하타랑 프렌다 두 사람은 어떻게 된 거야?!"

"그 녀석들은 그 정도로는 안 죽어. 지금은 저 스테이션왜건이 먼저야!!"

무기노가 초조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녀의 반소매 코트 끝자락은 검게 그을려 있고 뺨은 얻어맞은 것처럼 부어 있었다. 룸미러로 그것을 확인하면서 하마즈라는 연구소에서 일어난 일을 상상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너. 제4위 주제에."

"그쪽에도 레벨5가 있었어. 카키네 테이토쿠. 제2위인 빌어먹을 녀석이."

무기노는 부루퉁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이쪽도 당하기만 한 건 아니야. '스쿨'의 멤버를 한 명 뭉개놓고 왔고. 뭐, 그중에서는 대단한 힘은 없는 것 같았지만."

전리품인지, 투박한 기계로 만든 헤드기어를 살며시 흔들었다. 토성의 고리처럼 360도로 머리를 덮는 것으로 수많은 플러그 같은 것이 있다. 거기에서 뻗어 나온 코드는 잡초를 뽑은 것처럼 도중에 뜯겨 있었다. 무엇에 사용하는 장치인지는 모르겠지만 끈적끈적하게 피가 묻어 있는 게 무섭다.

"그럼 저 스테이션왜건을 쫓아가서 어쩔 건데?"

"타고 있는 놈을 작살내고 실려 있는 짐은 회수."

"짐이라니?"

"'핀셋'. 초미립 물체 간섭용 흡착식 매니퓰레이터지."

"...설명할 생각 없는 거지?"

"어쨌든 그게 '스쿨'의 목적이었다는 거야!! 몰라도 스테이션왜건은 쫓아갈 수 있잖아!! 아니, 이 차로 쫓아갈 수 있는 거겠지?!"

"괜찮아."

그렇게 말한 것은 하마즈라가 아니라 타키츠보였다.

그녀는 뒷좌석에서 팔다리를 축 늘어뜨리면서,

"내 'AIM 스토커(능력추적)'는 한번 기록한 AIM 확산역장의 주인을 철저하게 추적하거든. 설령 그들이 태양계 밖으로 나간다 해도 난 언제든 검색 및 포착할 수 있어."

"그렇대."

하마즈라는 적당히 말을 받았다.

"우수한 내비게이션이 있어준다면 놓치는 일은 없겠네. 그보다 저 차의 움직임을 봉한 후에는 어떻게 할ㅡ."

하마즈라의 말이 끊겼다.

바로 옆길에서 갑자기 대형 크레인 차가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

핸들을 조작할 여유도 없었다.

하마즈라 일행이 탄 4도어 차량 측면에 괴물 같은 크기의 크레인 차가 힘껏 격돌했다. 쿠지직!! 하는 엄청난 소리가 뇌를 울린다. 센서가 반응해 핸들의 에어백이 작동했지만 옆에서 가해진 충격이라서 별로 의미가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똑바로 달리고 있던 하마즈라의 차가 크레인 차에 눌리다시피 하며 옆으로 나아간다.

드래도 가드레일을 부수고 인도로 올라가 빌딩 벽에 격돌했다.

노란 크레인 차와 콘크리트 벽 사이에 끼어서 4도어 차량은 옴작달싹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주위에 대한 소동이나 피해는 고려하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하마즈라 일행을 여기에서 죽이려는 거다.

"...아야..."

"제길... '스쿨'이로군. 어떻게 해서라도 저 스테이션왜건을 도주시키고 싶은 모양이야. 우리의 발목을 잡겠다 이거지!!"

무기노가 물어뜯을 듯이 말하자 크레인 차는 10미터쯤 후퇴했다. 보호유리에 덮여 있는 운전석에는 열네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녀가 앉아 있었다. 몸집이 작고 가냘픈 몸매임에도 마치 호스티스처럼 등이 벌어진 짧은 드레스를 입고 있다.

다시 한 번 부딪칠 셈인가, 하마즈라는 아픈 몸으로 생각했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소녀가 뭔가 레버를 조작하자 크레인의 팔이 뻗어왔다. 그 끝에 달려 있는 것은 짐을 끌어올리기 위한 금속 후크가 아니다.

건물을 부수기 위한, 직경이 몇 미터나 되는 거대한 쇠공이다.

"빌어먹을!!"

무기노가 외치며 뒷문을 열려고 했지만 차체가 일그러진 탓인지 열릴 기미는 없었다.

하마즈라는 레버를 움직여 조수석을 쓰러뜨리면서,

"앞유리로 나가!! 빨리!!"

하마즈라는 가느다란 금이 가 있는 전면 앞유리를 깨부수고 보닛 위로 튀어나갔다. 무기노와 타키츠보가 쓰러뜨린 조수석 위를 지나 앞자리로 돌아온다.

그때 쇠공이 추처럼 흔들렸다.

쿠웅!!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덩어리가 이쪽으로 날아왔다. 먼저 무기노가 앞유리를 통해 보닛으로 탈출했고, 다음으로 하마즈라가 허둥지둥 타키츠보의 손을 잡고 끌어냈지만 거기에 쇠공이 힘껏 날아와 차 옆에 처박혔다.

굉음이 작렬한다.

보닛 위에 있던 세 사람이 옆에서 들이닥친 충격으로 땅에 떨어진다. 얼굴을 들려고 한 하마즈라의 뒤통수를 무기노가 움켜쥐었다. 그가 땅바닥에 엎드리는 자세가 되었을 때, 한 박자 늦게 승용차가 불꽃을 흩뿌리며 폭발했다. 전원이 살아 있는 게 이상할 정도의 상황이다.

위잉 하는 크레인차의 기분 나쁜 엔진소리가 났다.

폭발음을 듣고 모이기 시작한 구경꾼 따윈 상관도 하지 않는 반응이었다.

무기노 시즈리는 혀를 차며,

"세 패로 나뉘자."

"안 싸우는 거냐, 레벨5?"

"내 목적은 저 스테이션왜건과 짐인 '핀셋'. 졸병한테 신경 쓰면서 시간 벌기에 어울려줄 생각은 없으니까. ...저 크레인 여자의 힘은 귀찮고."

무기노는 말이 떨어지자마자 차도를 가로질러 좁은 길로 들어갔다.

뒤에 남은 타키츠보는 다른 방향으로 달린다.

하마즈라도 빌딩 사이의 골목길로 돌진해 그대로 정신없이 달렸다. 그러나 그의 등 뒤에서젖은 발소리가 들려왔다.

'위험해, 이봐, 날 쫓아왔어!!'

달리는 하마즈라의 목이 바싹 마른다. 크레인 차에 타고 있었던 것은 몸집이 작은 소녀였지만 그 '아이템'의 네 사람과 호각 이상으로 싸운 '스쿨'의 한 사람이다. 어떤 극악한 능력을 갖고 있을지 알 수 없다. 어쨌거나 레벨5인 무기노가 '귀찮다'고 표현할 정도니까.

하마즈라는 계속 도망쳐서 빌딩 옆에 설치되어 있는 금속제 비상 계단을 뛰어올라가 적당한 층에서 건물로 들어갔다.

아무래도 학생기숙사인 모양이다.

직선 통로를 빠져나가자 등 뒤에서 철컹 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렷다.

'따라잡혔나...?!'

하마즈라는 반사적으로 돌아보았다.

자신이 들어온 문으로, 역시 몸집이 작은 소녀가 나타났다.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소녀의 손에는 그립이 매우 작은 숙녀용 권총이 쥐어져 있었다.

'죽는다?!'

하마즈라는 손바닥으로 벽을 내리쳤다.

가까운 곳에 있는 버튼을 누르자 철망으로 만들어진 폭주능력용 셔터가 기요틴처럼 내려왔다. 눈을 살짝 크게 뜨면서 소녀는 재빨리 권총을 고쳐 쥐더니 하마즈라를 향해 발포한다.

탕탕!! 하는 높은 소리가 이어졌다.

저도 모르게 눈을 감은 하마즈라였지만 다시 눈을 떠보니 강철 셔터에 구멍을 뚫려 있지 않았다. 벽의 버튼 근처에 있는 모니터를 보니 소녀는 혀를 차며 자신의 권총에 시선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상대의 화력으로는 이 셔터를 부술 수 없는 모양이다.

'...다시 말해서무슨 짓을 하든 저 여자는 이 벽을 넘을 수 없다는 거로군.'

안도감이 온몸을 감싼다.

거기에서 하마즈라는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다는(사람을 바보 취급하는) 표정을 짓고는 양손을 치켜들고 좌우로 엉덩이를 흔들면서 "잇히잇히잇히잇히!!" 하고 외쳤다.

"ㅡㅡ"

똑같이 맞은편의 모니터를 보고 있던 드레스 차림의 소녀는 권총을 허벅지에 끼우고는 이번에는 손을 뒤로 돌렸다.

소녀가 허리 부근에서 꺼낸 것은 커피캔 정도 되는 굵은 총신을 가진 권총.

권총이랄까, 40밀리미터짜리 소형 유탄포다.

"위, 위험해. ㅡ이거 틀림없이 죽는 거 아냐?!"

하마즈라가 당황해서 통로 안쪽으로 달려가려고 했지만 소녀는 사정없이 유탄의 방아쇠를 당겼다.

셔터가 폭발하고 이쪽으로 부풀어 날아오는 바람에 하마즈라는 파편의 폭풍을 맞고 5미터 이상 단숨에 통로를 날아갔다.

"윽, 그아아?!"

구르던 하마즈라는 가까스로 일어서서 벽을 짚으며 비틀비틀 통로 안쪽으로 달렸다.

그 앞쪽은 테라스로 되어 있고, 다시 말해서 막다른 길이었다.

아무래도 이쪽 통로에는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는 없는 모양이다.

난간 맞은편은 대략 3층 정도의 높이.

그러나 등 뒤에는 정체불명의 '스쿨'의 소녀.

어느 쪽을 선책할지는 물어볼 것까지도 없었다.

'물론 3층 다이빙으로 당장 결정!! 딱 봐도 저렇게 강할 것 같은 놈에게 맞설 정도라면 기합과 근성으로 뛰어내리는 편이 백 배 나아! 잔챙이에게는 잔챙이가 살아가는 길이 있는 것입니다!!'

"하핫!! 지는 것도 괜찮은데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우!!"

달리면서 큰 소리로 웃고 난간에 발을 올려놓더니 그대로 3층에서 뛰는 하마즈라.

그는 뛰기 전에 아래를 보지 않았다.

추격자를 생각하면 일일이 확인할 여유도 없었고, 무엇보다 한번 확인하면 무서워져서 뛰어내릴 수 없어질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3층이라는 높이는 무시할 수 없다.

'제길, 뭔가 아래에 쿠션이 될 만한 건ㅡㅡ!!'

공중에서 하마즈라가 처음으로 땅바닥을 내려다보니 거기에는 유모차를 미는 행복해보이는 젊은 엄마가.

푸른 하늘을 춤추던 하마즈라 시아게의 뇌가 온 힘을 다해 노라고 외쳤다.

"그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팔다리를 퍼덕거리며 거리를 벌려고 하는 에어워크 하마즈라. 그 보람이 있었는지 그의 커다란 몸은 유모차 옆 15센티미터 위치에 착지했다.

끼이이잉!! 하고 뒤꿈치에서 발목을 향해 날카로운 아픔이 스친다.

젊은 엄마는 우아하게 입에 한 손을 대고 놀랐으며, 유모차의 아기는 우는 것도 잊고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다.

젊은 엄마는 말했다.

"어, 으으음.. 누구신가요?"

"하늘에서 떨어지는 종류의 히로인입니다. 여기는 위험해요. 빨리 도망쳐요, 아가씨."

하마즈라는 상큼한 웃음을 지으며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고는 바로 가까이에 있는 골목길로 뛰어들었다.

 

하마즈라가 가볍게 묘사된 것 같아 아쉽기도 하네요.

뭐 카미조, 액셀러레이터와 비교하면 개그도 많지만... 그래도 애니에서는 핵심은 정말 잘 재현해준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하마즈라의 존재감이라고 해야할까 활약... 상?이 잘그려졌네요.

 

"칫!!"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열네 살 정도의 소녀는 유탄포와 권총을 각각 집어넣고느 테라스 난간에 양손을 대고 3층 아래의 길 위를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뒤쫓고 있었던, 바보 같은 얼굴을 한 타깃은 어디에도 없다.

유모차와 젊은 엄마가 있는 정도다.

소녀는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스쿨'의 동료에게 연락을 취했다.

"표적을 놓쳤어. 근처에 잇는 건 젊은 엄마와 유모차뿐. ...타깃인 남자가 젊은 엄마 또는 유모차로 위장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

『멍청아, 죽어』라는 말이 돌아왔기 때문에 소녀는 휴대전화를 끊고 품에 도로 넣었다.

'잔챙이라 생각하고 방심하고 있었어. 처음부터 능력을 사용했더라면 좋았을 걸 그랬네...'

다시 한 번 분한 듯이 길 위를 내려다보더니 그녀는 포기한 듯 거기에서 등을 돌리고 학생 기숙사의 엘리베이터를 찾기 시작했다.

 

이건 애니에서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지만 메저하트가 생각하는 하마즈라- 바보같은 얼굴을 한 타깃에 대해서 알 수  없었으므로 그냥 가져왔습니다.

 

 

 

액셀러레이터를 태운 오픈카는 제23학구를 향해 달려갔다.

그는 옆의 운전석에서 흠칫거리고 있는 젊은 남자를 곁눈질로 보면서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냈다.

잠시 생각하다가 안티스킬에게 신고할 때 사용되는 세 자릿수의 번호를 눌렀다.

전화에 귀를 대자 전화를 받은 것은 안티스킬 통신센터의 오퍼레이터가 아니었다. 다른 인간ㅡ위에서 내려온 지시를 '그룹'에 전달하는 '전화 남자'가 끼어든 것이다.

『어쩌려는 겁니까?』

"거기로 전화를 걸면 끼어들지 않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을 뿐이야. 조종당하는 게 싫으면 네놈의 언동을 고쳐야지."

액셀러레이터는 건성으로 말했다.

"하긴 이번에는 그 도가 지나쳤지만. '스쿨'이니 뭐니 하는 것 때문에 그쪽도 바쁜 것 같은데? 아무래도 전화로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는 인간을 완벽하게 조종할 수 없는 모양이지. 지금까지 우리한테 참견하지 않은 것도 그럴 시간이 없을 만큼 절박하기 때문인가?"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얼버무리려고? 꼴사나워."

액셀러레이터와 '전화 남자'는 잠시 동안 침묵하고 있었다.

이윽고 액셀러레이터는 본론으로 들어갔다.

"빼앗길 위기에 놓인 위성..., 특히 '견우성 II호'의 데이터를 내놔. 거기에 탑재되어 있는 군용 레이저의 출력은?"

『이런, 그거면 됩니까? 좀 더 핵심적인 질문을 해도 되는데요.』

"목숨을 맡길 수 있을 만큼 네 말을 믿고 있는 않으니까."

이것 참 엄격하시네, 느긋한 남자의 목소리가 돌아오고,

『크랙을 받고 있는 견우성 II호에 탑재되어 있는 건 엄밀하게는 백색광파를 이용한 광학폭격무기입니다. 그리고 그 단계에서는 군용이 아니라 실험용이죠. 대상을 4,000도 정도의 고온으로 태우는 건데, 백색광파는 자외선과 마찬가지로 세포핵을 파괴하는 힘도 있기 때문에 암을 급속하게 유발하기도 합니다.』

웃기는 장난감이군, 액셀러레이터는 생각했지만 입에는 올리지 않았다.

"...조사(照射) 범위는?"

『최소 반경 5미터, 최대로는 반경 3킬로미터 정도입니다. 연사 성능은 대단치 않습니다. 한 시간에 한 발 쏠 수 있을까 말까 하는 정도지요. 그리고 백색광파는 대기권에 의해 무작위로 굴절되기 때문에 정밀도에도 약간의 오차가 있습니다.』

실험용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으니까요, 전화 남자는 가벼운 어투로 말했다.

액셀러레이터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통화를 끊었다.

휴대전화를 보면서 다른 한 손으로 권총을 운전사에게 들이댄 채 오픈카 조수석에서 액셀러레이터는 생각한다.

'반경 3킬로미터를 불태운다고. 놈들, 대체 무슨 짓을 할 셈이지...?'

그때 휴대전화의 착신음이 울렸다.

또 그 전화 남자인가 하고 생각했지만 다른 상대였다.

『액셀러레이터 씨...가 맞죠? 우나바라입니다.』

목소리를 죽이고 있다고 할까, 마이크에 손을 대고 있는 것처럼 알아듣기 힘든 목소리였다.

『지금은 변장 중이라서 '이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위험합니다. 그러니까 짧게 말씀드릴게요.』

"뭐야. '스쿨' 놈들의 눈을 피해서 몰래 비밀 이야기인가? 미안하지만 구하러 오는 거라면 듣지 않겠어. 지금은 위성에 대한 크래킹을 막을 필요가 있거든. 네가 '스쿨'을 막겠다는 거라면 들어줄 수도 있지만."

『'스쿨'이 아닙니다.』

"아?"

『지금 제가 있는 곳은, 그리고 위성에 대한 크래킹을 시도하고 있는 건 '스쿨'이 아니라 '블록'입니다.』

"......"

우나바라의 말에 따르면 '스쿨' 외에 '블록'이라는 조직도 이날에 맞춰 범죄를 저지를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모양이다.

"귀찮아. 그럼 '스쿨'이 일으킨 오야후네 모나카 저격 사건은 어떻게 된 거지?"

『저한테 화풀이하지 마세요. ...아니, 저격이라고요?』

우나바라는 의아한 듯이 말했지만 우선 하던 이야기로 돌아갔다.

『사전에 바이러스 보관센터나 외부접속 터미널에 '공격'이 이루어졌으니 학원도시의 인터넷 대책팀도 우왕좌왕하고 있겠죠. 현재 상태로는... 앞으로 30분 정도면 크래킹이 완료되고 '견우성 II호'는 '블록'의 손에 떨어지고 맙니다.』

빌어먹을, 액셀러레이터는 내뱉었다.

"...어째서 제23학구는 위성 관제를 일시 동결시키지 않는 거야."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마 통상의 매뉴얼에 따라 일시 동결시키려 하면 그것만으로도 한 시간 이상은 걸릴 테죠.』

우주 관련 산업은 다루는 돈의 자릿수가 다를 테고 일시적이라고 위성과의 연결을 끊으면 막대한 손해를 입는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크래킹이 판명된 시점에서 회선을 절단해버리면 될 것을, 그는 초조감이 섞인 심정으로 생각했다.

"그 '블록' 녀석들은 '견우성 II호'로 뭘 하려는 거야?"

『아마 예상은 하고 있겠지만... 위성에 탑재되어 있는 광학무기입니다.』

"거래인가?"

『아뇨, 직접적인 공격일 거예요.』

액셀러레이터는 혀를 찼다.

"타깃은?"

『...제13학구입니다.』

제 13학구? 액셀러레이터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곳에는 지금 외부접속 터미널 관련으로 츠치미카도와 무스지메가 가는 중일 것이다.

'아니면 '그룹'을 없애기 위해...?'

잠시 생각했지만 그렇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위성을 가로챈다는 대규모 행동에 비해 확실성이 부족하다. 사건이 일어났다고 해서 반드시 '그룹'이 거기에 대처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런 곳을 노려봐야 외부접속 터미널 이외에는 제대로 된 시설이 없었을 텐데.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만 모여 있을 뿐이라고."

『그러니까 그게 이들이 노리는 겁니다.』

우나바라는 설명하기도 싫다는 기색으로, 분한 듯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한다.

『제13학구는 학원도시에서도 가장 유치원이다 초등학교가 집중되어 있는 학구입니다. 그곳을 공격하면 최연소 주민의 대부분이 학살돼요. 그러면 어떻게 될까. ...탁 까놓고 말해서 그런 곳에 자신의 아이를 맡기고 싶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있을 것 같습니까?』

"......"

『학원도시는 어디까지나 학생의 도시입니다. 아무리 많은 주민이 있어도 언젠가는 졸업해서 나갑니다. 신입생이 없어지면 도시의 인구는 줄어들 뿐이고 마지막에는 기능도 할 수 없게 되겠죠.』

"...10년 단위로 이 도시를 천천히 죽여나갈 생각인가."

실제로는 학원도시는 여러 가지 과학기술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재정면에서는 그리 쉽게는 쓰러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아이들이 없어진 학원도시'는 그 존재 의의를 빼앗기는 것이나 마찬가지임에는 변함이 없다.

액셀러레이터는 잠시 생각한 후,

"네 쪽에서 그걸 막을 수 있어?"

『그렇게 할 수 있었다면 상의하지도 않았어요.』

"제13학구의 주민을 피난시킬 방법은?"

『착란을 일으킨 아이들이 학구 여기저기에서 도미노처럼 쓰러질 위험이 있습니다. 게다가 오늘은 공휴일이에요. 기숙사에 남아 잇는 아이들은 교사의 손으로 통솔할 수 있을지도 모르짐나 제13학구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까지 완전히 관리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도움이 안 되는군. 결국 내가 위성통신용 지상 안테나를 부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부탁합니다. 저는 계속해서 정보를 수집해 가능한 한 그쪽에 전달할까 합니다.』

그렇게 말하고 우나바라는 통화를 끊었다.

액셀러레이터는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고는 오픈카의 진행방향을 바라보았다.

'앞으로 20분 정도면 '견우성 II호'를 빼앗기는 건가.'

오픈카가 제23학구에 도착하는 것은 약 10분 후.

느긋하게 할 시간은 없을 것 같다.

"서둘러, 이쪽도 예정이 밀려 있어."

다시 한 번 알기 쉽게 총구를 밀어붙이자 오픈카의 속도가 착실하게 올라갔다.

 

우나바라- 장면은 여러모로 짤렸네요.

 

 

하마즈라 시아게는 골목길에서 큰길로 뛰어나갔다.

거기에서 걸음을 멈추고 거친 숨을 내쉬고 나서 주위를 둘러본다.

휴일을 즐기고 있는 소년들이 의아하다는 눈길을 보냈지만 우선 습격자의 그림자는 없었다. 하마즈라는 이마의 땀을 닦고 가까운 곳에 있던 자동판매기에서 차가운 우롱차를 사서 입으로 가져가면서 겨우 안도했다.

'우, 우선은 살아남았나... 위의 '아이템' 녀석들은 괜찮았을까? 아ㅡ, 빌어먹을. 이제 전부 다 내팽개치고 어딘가 여행이나 가고 싶어.'

그러나 무정하게도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려 퍼졌다.

화면을 보고 하마즈라는 신음소리를 낸다.

'아이템'의 무기노 시즈리였다.

『여ㅡ, 전화를 받은 걸 보니까 우선 살아 있는 모양이네. ...수갑을 차고서 누가 귀에 전화를 대주고 있다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았겠지?』

"일단 살아 있어... 내가 '당첨'을 뽑았으니까 그쪽은 무사하겠지만."

『고생 많았네. 덕분에 난 편했어. 그런데 미안하지만 당장 돌아와주지 않겠어? 말단 잡일 담당이 할 일이 생겼거든.』

일? 하고 싫다는 얼굴을 하는 하마즈라에게 무기노는 이어서 말했다.

아무렇지도 않게.

『죽은 사람이 나왔어. 이 녀석의 처분을 부탁하고 싶은데.』

 

무기노가 유리창을 부수는...? 장면으로 대체된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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