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 번, 감사의 SMASH!!
하루 만 번, 감사의 SMASH!!
미도리야 이즈쿠, 7세.
10살도 되기 전에 깨달은 세상의 불공평함, 무개성이라는 신체의 한계, 그럼에도 퇴색되지 않는 동경심. 절망이라는 단어를 오롯이 이해하지 못할 나이의 소년은 히어로가 되고 싶다는 꿈을 두고 번뇌했다.
주변의 아이들에게 비웃음 받으며 때로는 집단폭행의 희생자가 되기도 했다. 그런 불합리한 현실을 바꾸는 히어로가 되고 싶지만 자신의 무력함만 느끼는 나날이 이어졌다.
그 끝에 소년이 도달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감사함이었다.
이렇게나 나약한 자신이, 다른 아이들이 마음만 먹으면 한 순간에 죽어 나자빠질 자신이 생존할 수 있는 사회와 평화를 만들어낸 히어로 올마이트에 대한 감사의 마음. 히어로가 되지 못하더라도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것이 있다.
이즈쿠는 그것을 자신 안에 새겨넣고 싶었다. 그래서 할일을 생각해냈다.
하루 만 번 감사의 SMASH!!
눈을 감고 감사의 기도를 올린 뒤에, 동경하는 히어로 올마이트의 모습을 흉내내어 주먹을 휘두른다. 그것을 끝없이 반복한다.
학교를 마치고 나와 아무도 오지 않을 산속에서 그런 행위를 이어갔다.
"이즈쿠, 그만, 그만하렴!!"
보다 못한 어머니가 만류했지만 이즈쿠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이건 미련을 떨쳐내기 위해 꼭 해야 하는 일이야, 엄마."
처음에는 하루에 천 번을 채우지 못하고 탈진하는 일이 이어졌다. 그래도 이즈쿠는 만 번을 목표로 해서 다시 주먹을 휘둘렀다.
마침내 날이 가기 전에 만 번을 달성했지만 거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다음날도 다음날도 만 번을 빠뜨리지 않고 이어갔다. 비나 눈이 내리는 날에는 비와 눈을 맞으며 폭풍이 부는 날에는 폭풍을 견뎠다.
변화를 실감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다.
"만 번을 다 끝냈는데도, 저녁 시간에 늦지 않아!!"
어느덧 만 번의 스매시에는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고, 이즈쿠는 그 대신 감사의 기도를 하는 시간을 늘렸다.
그리고 떨쳐지기는커녕 예전보다 더욱 찬란히 빛나는 꿈. 그는 더 이상 무력감에 떠는 꼬맹이가 아니었다.
"유에이에 가서 히어로가 될 거야."
"무개성 주제에 깝치지 마! 찌질이 데쿠!!"
"나에게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믿으니까."
"X랄 마! 그딴 게 있으면 어디 한 번 보여보라고!!"
자신을 부정하는 같은 반 바쿠고 카츠키의 도발에 이즈쿠는 처음으로 산 밑에서 감사의 스매시를 했다. 평소보다는 훨씬 약하고 느리지만 기도하는 마음만은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두 사람의 거리는 약 3미터. 그리고 카츠키의 눈으로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던 이즈쿠의 기도와 스매시는,
바쿠코 카츠키를 꿰뚫고 지나갔다.
"뭐...야, 웬 부처 같은 게...."
별안간 쓰러진 카츠키. 주변 사람들은 그것이 이즈쿠의 스매시 때문이었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했다. 필사적으로 착각이었다고 치부했다.
여기에 괴물이 탄생했다. 위대한 히어로, 미도리야 이즈쿠의 이름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기 5년 전의 일이다.
-----
미도리야 이즈쿠의 개성(?) 백식관음.
히어로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빚어낸 기적. 웬만한 강자들도 반응하지 못하는 절대선공기.
한 번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도를 먼저 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그러지 않으면 발동 불가.
그러나 그 기도의 동작이 최강의 히어로 올마이트조차 눈으로 쫓아가지 못할 정도로 빠르기 때문에 아무 장애가 되지 않는다.
이즈쿠는 이 기술을 통해 근접격투전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서며, 주먹으로 충격파를 발생시켜 중, 원거리 공격으로 응용할 수 있다.
특이사항: 이즈쿠조차 원인을 모르는 특징이 있다. 이즈쿠가 이 기술을 쓸 때 반경 10미터 이내에 바쿠코 카츠키, 통칭 '캇짱'이 있으면 어느 방향으로 주먹을 내지르든 반드시 캇짱을 관통해서 지나간다. 이때에는 캇짱을 관통했음에도 불구하고 위력이 줄어들지 않는 불가사의가 있다.
이 현상이 일어날 때에는 주변 사람들이
"미도리야(데쿠) 군의 주먹은 바쿠고를 꿰뚫고 지나간다!!"
하고 외치는 것이 일종의 약속.
이것을 응용해 적이 예측하지 못하는 방향에서 공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올마이트를 붙잡아줘서 고마워, 캇짱! 갑니다, 올마이트!"
"자, 잠ㄲ... 데쿠! 커헉!!"
'바쿠고 소년을 매개체로 삼아 핀포인트로 이 정도 위력의 공격이라, 대단하군, 미도리야 소년!! 그리고 바쿠고 소년도 겉보기와 달리 자기희생의 정신이 있지 않은가!'
이즈쿠와 카츠키의 팀 플레이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바쿠고는 자기희생의 아이콘으로서 추앙받게 되었다. 그러나 바쿠고 본인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는 후문.
------
그리고 이즈쿠에게 싸움을 걸기는커녕 도망다니기 바쁜 바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