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판국제영화제 도쿄구울 영화 감상하고 왔습니다.(스포있음)
영화제 사이트 리뷰에 막 욕하고 보셨다는 분들 계신데. 우선 제가 보기엔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도쿄구울 작품 자체가 굉장히 심도있는 전개이고 영화 러닝타임 118분 안에 그 전개를 다 집어 넣기엔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캐릭터 해석이 엉망이라고 마구 비난하시는 분은 이걸 한번 생각해 주셔야 해요.
또 실사화라는 게 2D 평면을 3D로 끌어내는 작업이기도 하니 분명히 한계가 있겠죠. 그런 데 비하면 CG도 꽤나 공을 들이셨어요.음... 네 뭐... 솔직히 그런 면에서 볼 때 기생수는 꽤나 잘 만든 영화입니다. 여기에 대해선 반박을 하지도 않고 받지도 않을게요.
아무튼 보는 내내 느낀 점은 첫째로. 감독님이 많이 고민하셨다는 점입니다. 영화 제작 과정 중에 시미즈 후미카씨의 갑작스러운 은퇴와 출가 소식을 비롯해서 꽤나 난항이었던지라 씨퀄에 대한 생각도 있으셨을 것이고... 어떻게 하면 원작에도 충실하면서 관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을 하신 게 느껴졌습니다.
영화는 1부 시작부터 마도 쿠레오의 죽음까지 이어지는 분량을 118분안에 압축해 넣고 있습니다. 사실 러닝타임 180분에 한 2~3부작 정도를 노렸다면 꽤 충실하게 카네키의 각성이나 V14 전투까지 끌어갈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 난항을 겪으면서 씨퀄을 만들기는 힘들겠죠. 그 탓에 작중에 있던 중요 전개 포인트 (예를들어 카네키가 취우의 다른 발음이 '하쿠효우' 라고 히나미에게 가르쳐 준다던지, 키미의 이야기라던지, 아몬이 어린 하지메를 보고 자기 과거를 떠올리는 장면...-이 장면은 어린 하지메만 나오고 회상이 없었습니다.) 몇개가 잘려 나갔습니다. 그리고 쿠레오의 묘지 씬에서도 아키라가 나오지 않구요.
>>>쿠키영상도 없습니다<<<
(크레딧 내내 노래만 들었어요 사운드트랙 최고.)
그리고 두번째는... 싱크로만 따졌을 때 생각보다 캐스팅이 잘 됐다는 점입니다.
배우들 비주얼로만 봐서는 아... 싱크로율이 뭔가 부족해... 라는 생각, 솔직히 저만 한 건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 탓인지 저는 기대를 많이 버린 상태였구요...
시미즈 후미카(토우카 분)라던지 아오이 유우(리제) 같은 배우들은 이전에 보아오던 이미지가 있는지라 어울릴까 하는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헌데 생각보다 배우들이 대사를 읊을 때의 목소리라던지 울림이 좋더군요. 2분정도 눈을 감고 들어봤는데 어렴풋이 애니같은 느낌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배우들의 비주얼도 비주얼이지만 그 울림에 조금 헉하는 느낌이 있던 것 같아요.
(이 와중에 요모씨가 너무 이케맨이라 잠깐 집중이 흩어지곤 했던...)
다만 시라이시 슌야(니시키) 는 너무 짧게 등장해서 아쉬웠습니다.
슈가 없고 키미가 5초등장하는 초 단역이어서 더 그랬는지 모르지만 왠지 일회용 빌런같은 느낌이 되어버렸어요. 그래도 비주얼적이나 연기로는 제일 강렬하고 압도적이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우타! 우타는 아쉬웠다!!!!-생각보다 목소리가 크고 또이또이 했습니다. 단역이긴 해도 우타 특유의 장난끼나 미스틱함을 살려줘도 좋았잖아....)
그리고 말이 나온 김에 연기적인 부분을 이야기 하자면... 다들 생각보다 연기를 잘 했습니다.
특히 액션... 빨리 감은 부분도 있겠지만 배우들 모두 기초적인 액션이 잘되어서 얼마 없는 액션신이 실망스럽거나 심심한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토우카가 마도와 대치하는 막판 씬에서는 너무 일방적으로 두드려 맞다가 급반격을 해서(...)
뭐 근거리와 원거리 카구네의 압도적 차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오히려 안타까웠던 건 쿠보타의 카네키였어요. 역시 러닝타임이 원수. 짧은 시간안에 카네키의 그 깊고도 깊은 고뇌를 다 담자니 각본팀도 어쩔 수 없었겠죠. 카네키가 순박 청년이었던 건 맞지만 지나치게 꺼벙한 부분이 자꾸 보여서 이부분은 마이너스였습니다... (아몬도 많이 딱딱한 이미지였지만 쿠사바와 우동먹는 씬+카네키와의 대치씬을 통해서 잘 풀어주었습니다.)
음... 그리고 연출은... 네 우선 로컬캐스트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건축쪽을 전공하는 전공병자(...) 라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특히 CCG 건물에 눈이 가더군요.
깔끔하고 예쁜 건물을 잘 골랐던 것 같고, 무엇보다 업무 씬에서의 사무실? 이 조금 독특한 구조였습니다. 꽤 눈이 즐거웠어요. 안테이크는 원작에 비해 조금 여유감이 없고 좁은 공간이지만 그래도 보면 '아. 안테이크스럽네' 라는 말이 나오구요.
우타의 마스크 공방도 크리피하고 칙칙한 분위기가 잘 살아났습니다. (정육점 수준을 넘어서 말 그대로 시뻘건 조명을 한껏 때려넣은... 그 크리피함...) 그 외에도 야외 하천씬이라던지요...
총평하자면... 음... 비난하는 것에 비해 생각보다 쏘쏘했습니다. 한번 볼 정도는 되는 수준이었어요... 좀 피곤하니 정신이 혼미해지네요 나머지는 질문으로 받겠습니다....
+혹여 마지막타임 상영가시는 분들은 주변에서 혼모노나 파오후가 있는지 살피십시오... 광고파트때 휴대폰 보는데 옆옆자리(비어있었음) 건너 앉은 파오후 혼모노가 굉장히 예의범절 잘지키고 자기가 무슨 룰의 사도라도 되는 양 휴대폰 꺼달라고 발악쑈를 해서 몹시 기분이 상한 전례가 있습니다... 들릴만큼 크게 욕해주긴 했지만 너무... (이하생략) 만화 원작 실사화라 저런 인간들 꼭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습니다 꼭 하나씩 있어요...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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