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다 스이의 가장 큰 실수는 16권에 후기를 남긴 거다
이런 후기라도 안 남겼으면 그냥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어서 '후반부하고 결말은 좀 그랬으나 중반까지 재밌게 본 작품' 정도로 끝났을텐데 후기를 남겨서 왜 이런 사단을 만드는지 모르겠다.
다른 작가분들도 후기에는 작품 진행하시면서 힘들었던 점도 적으시니까 힘든 점 적은 건 문제가 아니지만, 문제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애착이 너무 없어보였다 . 만화가가 만화 그리는 게 재미가 없다하니 이건 뭐 어쩌란 말인가. 후기를 읽어보면 결국 자신이 하면서 즐겁다고 느낀 일을 자신의 직업으로 가진건데, 이제 와서 재미가 없다고 하면 이건 진짜 뭔지…물론 프로는 아니지만 저만 해도 노트 귀퉁이에 그린 만화라도 굉장히 소중한데 프로 만화가가 자신의 작품에 애착이 없다니…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애착있게 본 작품이라 이 사단까지 와도 손을 못 떼고 있다. 후기를 보고 도쿄구울이란 만화를 그려줘서 감사하다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중반까지는 재밌게 그려줘서 감사하다. 지금은 정말 틀려먹었지만, 적어도 코쿠리아 전까지는 정말 재밌었고 내 삶에 소소한 재미를 줬으니 감사하다.
이 사단까지 와버려서 참 복잡하다. 차라리 그 망할 후기라도 적지 말지, 왜 적어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 작품을 순식간에 작가 본인의 말 몇마디로 나락으로 떨어뜨리는지…후기를 적고 싶으면 간단한 몇마디만 적고 감사합니다라고 하고 끝내지… 왜 마지막에 이런 돌이킬 수 없는 오점을 남기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