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나는 도쿄구울을 보는가 [B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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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나는 도쿄구울을 보는가
우리는 여러 매체를 통해 소통하며, 공감한다.
대상이 자신과 닮아있다면 말할필요도 없이 깊게 매료되고
그에 대해 알수없는 그리움과 가까움을 느끼기 까지 한다.
──그렇기에
"어~~~째↗서↘어!!! 응? 내↗가↘ ↗아!!!"
──남의 술주정을 들어주고, 받아주는 것은
"아 좀! 그만하고 쳐자라 가시나!"
"우으으, 코─,코쨩도 나 버리는 거야?"
"이젠 안속아 여시년."
"체─엣, 킬킬."
──그냥 X같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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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일까
오랜만에 여자인 친구를 보니,
여자라고는 쥐뿔도 만나본적이 없는 내게 서 떠오른 건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나
난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 '사랑'과 '애정'으로 충만하지 않았다.
어디나 있을 법한 평범한 사람중 한명이듯이, 난 '착한 아이'이지 않았기에
마치 아무것도 모르던 '히나미'처럼 어머니를 상처 입힐 말도 했지.
군대에서 배우고 군대에서 끊은 담배를 입에 물고는 익숙한 듯이 불을 붙여 깊게 빨아들였다.
잿빛 담배연기 속, 액정에 비친 '즐겨찾는 사람'에는 조별과제 팀원들과 저 여시년이 다였다.
스크롤바를 아래로 내려 '아버지'를 눌렀다가 1분 가량 고민했지만, 결국 연락은 하지 않았다.
2015년 5월 13일
4개월 전 마지막 통화후, 다시 전화 하기에는 용기가 없었다.
그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그런 반쪽이 떠나고 난 후의 초라한 모습을, 다시 담을 용기가 없었다.
그럼에도 아버지는 나를 언제나 걱정하셨다.
마도 쿠레오처럼
어떤 종이가 떨어졌다.녀석이 술취해 난동을 부리다 떨어진 모양인데
B+를 맞은 조별과제 였다.
문득, 그당시 나와 함께 유일하게 조별과제를 마쳤던 조원이 떠올랐다.
그는 우수하고, 성실했으며 이해심이 깊었다.
하지만 나와 같이 B+를 받았다.
조원들의 불성실에도 큰 마찰 없이 타이르는 듯한 어조로 나와 묵묵히 과제를 진행했다.
충분히 A를 받을 수 있는 실력임에도 그는 손사래치며 마지막 조원 평가에 한줄의 글도 적지 않았다.
마치 '히라코 타케'를 보는 것 같았다.
그 조별과제 위의 조교의 이름이 보였다.
그 조교는 학과생들 사이에서 '조교수'로 불리는데 교수처럼 정통하면서도,
마치 몇 교수처럼 학생들의 숨통을 조이며 비아냥거리기에 그런 별명이 붙여졌다.
하지만 그는 '위악자'였지.
사실 그만큼 '조교'로서의 업무에 성실했던 조교는 그 이후 본적이 없다.
마루데 이츠키도 그랬을까.
아몬 코타로 같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소신있게 밀고가는 사람도
시노하라 같이, 정말 인격자로서 훌륭한 사람도
세이도 같이, 평범했지만 주변 상황이 한계까지 악화되자 생각도 못하게 변한 사람도
카미시로 리제같이, 그저 '자신'을 우선시하는 사람도 봐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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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며
옳음과 그름을 배우고
질서를 세우고
윤리를 눈치보며
'나'라는게 무엇인지를 잃었다.
어느 사이엔가 '나'는 그 옛날의 '나'와는 지나치게 동떨어져 있었다.
그래 마치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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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울들은 '포식'을 위해 마스크를 쓴다.
하지만 그들의 마스크를 쓴다는 행위는 오히려 인간에게는 마스크를 벗는 행위와 같다.
마스크가 그들의 진짜 모습.
인간과 살아가기 위해 쓰는 일상의 마스크가 그들에게 벗은 얼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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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도 다르지 않다.
가정교육을 받으며
사회교육을 받으며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고
그 위치에 맞게 역할을 연기한다.
정말 마음에 안드는 사람임에도 겉에는 웃으며 대하는 모순
버스좌석에 앉아 쉬고 싶지만, 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해야하는 윤리
어느 사이엔가 '사랑한다'고 거짓말 하며 사실은 '사랑해주세요'라고 절규하는 마음.
결국 다르지 않았다.
우리 역시
구울처럼
언제나 마스크를 쓰고 살아가고
구울과 다르게
그걸 벗을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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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잖아?
그 가면을 벗는 순간 남는 것은 파멸뿐.
마치 구울이 가면을 쓰는 순간(인간이 가면을 벗는 순간)
바로 외면당하는 것처럼
우리가 우리의 본모습을 인정 받을 수 있는 이는 몇명이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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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럴 뿐이다.
도쿄구울이 재미있고, 우리가 깊이 공감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도쿄구울에 나오는 인물들은
지극히 익숙했다.
어딘가에 충분히 있을 수많은 인간군상 중 한명
그리고 구울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과도 다를 바 없음을
그저 뒤늦게 깨달았을 뿐이다.
도쿄구울은 어느 세계의 판타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저 수많은 인간들이 뒤섞인
우리들과 다를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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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카네키 켄과 나가치카 히데요시.
그 둘이 특히 기억네 남는 이유?
당연했다.
"여시년."
나에게 있어 이녀석은 카네키 켄처럼 다 보이고 있는데도 속을 숨길 뿐이었고
이녀석에게 있어 나는 히데처럼 믿고 의지할 수 있지만, 그렇기에 더 속을 말할 수 없는
"친구……라."
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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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난 어디서 자냐" ─ 이불킥을 해야한다는 결과에 좌절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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