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고2 리부트 제26화

(띠리리리링)

온몸에는 파스를, 얼굴에는 반창고를

덕지덕지 붙인 채 집에서 잠을 청하던

강혁의 폰이 요란하게 울린다.

발신자는 박광민 형사다.

"하아암.. 예 형사님."

"야 임마 강혁!!

지금 팔자 좋게 잠이나 자고 있을 때가 아냐!

당장 뉴스 틀어봐! 당장!!"

박광민 형사의 말에 바로

티비를 틀어 뉴스를 보는 강혁.

모자이크한 백푸른의 사진이 걸려있고

뉴스 상단엔 학생폭력조직 회장 피살

이라고 적혀있었다.

[얼마 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학생폭력조직의 회장인 백모군이

지난 새벽 인근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 되었습니다.]

푸른의 사망소식에 놀라 충격을 받는 강혁.

"설마... 그대로 죽었다고...?"

[경찰 발표에 따르면 사인은

목의 자상으로 인한 과다출혈이며,

살해용의자를 찾는데

주력한다고 밝혔습니다.

백모군은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괴물이자

한편으로는 희생양이 아닌지.

사회가 과연 옳게 흘러가고 있는지

돌아보게 만드는 사건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아직 전화를 끊지 않고 있던 박광민이

혁의 말을 듣고 묻는다.

"그대로 죽었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어제 백푸른이 찾아왔었습니다.

연경공원에서 1대1로 맞붙었고..

기절한 놈을 나무 밑에 잘 눕혀놓고 왔는데.."

"야 이 멍청한 자식아!!"

"예..?"

"그런 일이 있었으면

바로 나한테 얘길 했어야지!!"

"죄송합니다.. 요즘 정신이 없어서..

백푸른은 어떻게 된겁니까?"

"언론에는 아직 알려지진 않았지만..

전문적인 칼잡이에 의한 살인이라 보고 있다."

"......!!"

"단 한 번의 자상으로 급소를 노려 살해했다.

전문적인 솜씨인거지.

아마 살인청부 등을 직업으로 삼는 놈일꺼다.

혹시 뭐 아는거라도 있니?"

"아.. 아뇨.."

"뭔가 알아내면 바로 연락해.

이제 이건 그냥 학생들끼리의

주먹다짐급의 수준을 넘어섰다.

위험하다고."

"예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강혁은 생각에 잠긴다.

"이태성의 짓이라면

백푸른만을 노렸을 리가 없다..

아마 나도 죽이려 했던거겠지."

혁은 결국 이태성을 무너뜨리지 않으면

이 악연의 순환고리가 끊어지지 않을 것임을

직감한다.

"이태성... 날 죽일 생각이라면."

"내가 먼저 널 끌어내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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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은 밤새 고민하며 잠을 이루지 못한다.

결국 밤을 새고 학교로 향한다.

학교게시판 쪽에 학생들이 모여있어

그쪽으로 향하니 공고문이 붙어있다.

[폭력사건 관련 공고

햇빛공원에서 벌어진 패싸움에 참가한

반민찬, 반월현, 김다빈, 박동준 퇴학.

기준호 강범구 10일 정학.]

자신의 이름이 아직 걸려있지 않은 것을

확인한 강혁은 이태성을 찾아 이사실로 향한다.

이사실 문을 박차고 들어가는 강혁.

허나 안에는 아무도 없다.

"칫.. 벌써 날라버린건가.."

그 때 책상 위에 켜져있는 핸드폰 하나가

강혁의 눈에 들어온다.

혁이 다가가 폰을 자세히 보니

전화창에 휴대폰 번호가 입력되어 있는 상태다.

"이태성....??"

혁은 그대로 전화버튼을 눌러 전화를 건다.

한참의 신호음 끝에 누군가 전화를 받는다.

"목숨 줄이 아주 길구나 강혁."

"이태성!?"

"그동안 내가 준 선물들은 잘 받았고?"

강혁은 어머니를 찾아와 두고 갔던

태성의 명함과 태블릿,

그리고 서북고연 관련된

모든 일련의 사건들을 촤르륵 떠올린다.

분노를 느끼고 표정이 일그러지지만

티를 내지 않으려 감정을 누르면서

이를 아드득 간다.

"그래.. 덕분에 아주 많은 것들을 겪었다.

굳이 겪지 않아도 될 것들을.."

"큭큭큭큭.... 크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

수화기 너머로 태성의

비열한 웃음소리가 울려퍼진다.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며

통화를 이어나가는 강혁.

"조용히 살겠다는 사람을

왜 자꾸 건드리는거냐."

"조용히 살아?

우리집안을 그렇게 뒤집어 놓고도

그런 소리를 해!!"

"이태현은 벌을 받을 짓을 했고,

그에 따라 합당한 응징을 한 것 뿐이다."

"너 같은 하층민 흙수저 ㅅ끼들이

주제 넘게 응징이다 뭐다 하니까

그렇게 밟히는거다. 알아?"

"뭐?"

"모난 돌이 정을 맞는 법이지.

사회 최하층 벌레ㅅ끼는

그에 알맞게 벌벌 기며 살아야 하니까."

강혁은 태성의 말도 안되는 개소리에

피식 하고 웃더니 말을 이어간다.

"풋.. 정말로 그런 생각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거라면

이젠 네 놈이 불쌍하단 생각이 든다."

"역시 네 놈은 말이 통하질 않아.

무식한 것들을 상대하는건 피곤하단 말이지.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지."

"재밌겠네."

"내가 보냈던 태블릿 기억나나?

그 안에 담긴 것들 말야.

그 원본들은 내가 잘 보관하고 있다.

이걸 언론이나 경찰들의 손에 쥐어주면

어떻게 될까?"

예상했던 협박에 강혁은 코웃음치며 대꾸한다.

"상관없으니 다 뿌려.

근데 나도 어제 좋은 걸 얻었는데."

"뭐라고??"

태성은 자신의 예측과는 다른 반응에 당황한다.

강혁은 자신의 폰에서 음성메모를 틀어

수화기쪽에 가져다 댄다.

[그래. 강혁만 죽인다면 연희 눈은 물론이고

네 미래까지 보장해주마.]

"......!!!"

태성은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순간 패닉에 빠진다.

"너... 너 이 개ㅅ끼...!!! 그거 어디서..."

"훗. 백푸른도 네놈을 못 믿어서

이렇게 보험을 들어놨더군."

"백푸른이 개돼지ㅅ끼가!!!!!!"

태성의 극대노에

강혁은 통쾌함을 느낀다.

"둘 다 뿌려보자고.

과연 누가 잃을게 더 많을지는

누가봐도 뻔하지만."

태성은 머리를 열심히 굴려보지만

강혁의 말을 반박할 수가 없었다.

"너희 엄마...."

"뭐?"

"이제 오늘내일 하는데

마지막 모습까지 학교폭력 가해자로

남기를 원하나?"

강혁은 태성의 의도를 단 번에 캐치해낸다.

'서로의 자료를 교환하자는 제스쳐다.

혹은 유인하여 제거하려는 것...

그렇다고 여기서 거절하면 놈이

잠적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여기서 승부수를 띄운다!'

"뭐라고? 어머니를 감히

네 놈의 그 더러운 입으로 지껄여??"

혁은 일부러 분노한 척 태성의 반응을 유도한다.

아니나다를까 태성이 그 미끼를 덥썩 문다.

"큭큭큭큭 그래..

둘 다 죽을 필요는 없는거잖아?

내가 가진 원본과

네 놈의 녹음파일을 맞교환하자고."

"맞교환...?"

"그래. 내가 졌다고 인정하는거다.

네 놈의 그 벌레근성에 

손발 다 들었다 이 말이다.

맞교환해서 서로 보는 앞에서 폐기하자고."

'좋아 걸려들었다.'

"크윽..... 좋아. 장소는?"

"내가 그 폰에다가 문자로

시간과 장소를 보내줄테니 그리로 와라."

"차진욱도 함께 오는건가?"

"그 이름을 네가 어떻게...."

태성이 유도심문에 걸려들어버렸다.

혁은 종일에게 들었던 이름을

넌지시 뿌렸을 뿐이다.

"대충 넘겨짚은건데 맞나보네. 

백푸른을 죽인 킬러 맞지?"

"글쎄다 난 모르는 일인걸?"

"잡아떼겠다 이말인가?

킬러를 대동하고 나온다면

나도 대응할 수단을 강구 할 수 밖에."

강혁은 전화를 끊는다.

집으로 향하면서 자신의 폰으로

박광민형사에게 전화를 건다.

(띠리리리링)

"어 그래 혁아 뭐라도 알아낸거 있어?"

"네. 형사님이 도와주실 일이 있습니다."


-제26화 끝-

ps

다음화는 

강혁 vs 차진욱

30화 정도안에 끝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