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참조글) 작가님이 생각하신 죽음의 층은 애초에 43층 주민들의 '정신적 죽음'에 관한 에피소드입니다
신게 살리기 위해 뭐라도 글을...어차피 이곳의 자칭 라이트 신게이님들은 후기 거의 보시겠지만 안보셨거나 가물가물한 분들도 계실 테니 글을 써봅니다.
본문은 2부 251화, 259화 후기에 있고 저는 정리만 해서 올리겠습니다. 한가하거나 궁금하신 분들은 링크 ㄱㄱ
죽음의 층 관련 비판 중 제일 대표적인 유형이 '이름은 거창하더니 정작 죽는 사람은 없고 오히려 주민들은 불사가 아니냐' '위험할 줄 알았는데 위기감 제로' 등등인데요, 후기를 보면 작가님도 이런 생각을 좀 하신 것 같습니다.
죽음의 층의 위험성 묘사에 관해서는 하이랭커가 아직 약해보이면 안된다는 전개상 제약으로 인해 유리와 에반을 마냥 약하게 묘사할 수도 없음. 그래서 신수 컨트롤 문제나 죽지 않는 벌레군단, 지리적 난관 등의 위기로 딜레마를 해소해보려 한 것 같네요. 솔직히 하진성이랑 에반 생각하면 이제 와서? 싶기도 하지만요.
그리고 우리가 생각한 이상기후나 강적이 등장하는 정석적인 모습의 무법천지는 너무 흔한 컨셉이라 작가님 주변에서 소재를 찾아봤는데,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캐릭이 헬조선을 모티브로 한 헬조라고 하는군요. 이런 이유에서인지 작가님도 우리가 생각한 모습과는 좀 다른 죽음의 층이 될 수 있다고 하셨음.
그리고 죽음의 층의 죽음의 의미는 애초부터 43층 주민들의 정신적 죽음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주술로 인해 불사의 삶을 살지만 높은 곳을 꿈꾸는 도전정신은 죽어버린 모순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듯.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주술의 제약이 '본능과 열정'을 죽여버리고 그저 불사의 육체에 만족하는 삶을 살게 하는 모습이 작가님이 생각하는 진정한 죽음인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은 현실의 수저 계급론이나 헬조선을 바탕으로 하신 것 같고요.
여기서 예외적인 인물로 등장하는 게 조와 호크니인데요, 죽음의 층 출신이지만 밖으로 나가고 싶어하는 본능을 갖고 있습니다. 둘 중 조는 우렉에게서 힘을 받았지만 너무 큰 힘과 다른 사람들의 외면으로 타락해버렸고 우렉과의 힘의 격차를 알고 나서 좌절합니다. 반면 호크니는 결국 밖으로 나갔네요. 이런 호크니를 지켜보는 마타는 바깥을 꿈꾸지만 현실이 두려워 실천하지 못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또 조의 본능은 호크니와 좀 다른 종류였을지도 모른다는 작가님 후기글로 봐서는 조한테는 지배의식이나 그랑 가문에 대한 열등감 같은 것도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전까지는 꿈만 큰 일반인이었으니...
마지막으로 조의 타락이나 그랑 가문을 비롯한 거주민들의 정체된 삶을 두고 이상주의적인 우렉은 본능을 잃어버린 안타까운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비교적 현실적인 구스트앙은 자신들이 변화보다 정체되기를 원했으니 우렉이나 밤처럼 자신들의 판단만으로 거주민들을 밖으로 내보내는 것은 좋지만은 않다며 두 탑랭커 간의 가치관 대립도 표현한 것 같습니다. 또 우렉과 조의 대결에서 우랙 대사가 좀 오글토글한데 그게 우렉 매력이라고 작가님이 후기에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이상주의자가 타락해버린 동지를 설득하는 장면이라고 생각하면 될까요?
종합하자면 여러 모로 우리가 기대한 죽음의 층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이는 작가님이 화려한 전개를 고려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작가님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서 내린 결정인 것 같네요. 물론 이 결정이 독자들이 만족스러워 할 만한 것인지는 또 별개의 문제겠지만요^^;;
간단요약
1. 죽음의 층은 주인공 측의 위기보다는 거주민들의 정신적 죽음을 보여주기 위해 설계된 에피소드이다.
2. 노잼이라고 생각한 호크니랑 조는 43층 사회에서 드물게 밖을 향하는 도전정신을 갖고 있는 인물들임.
3. 우리가 기대한 쾅쾅펑펑 스토리는 작가님의 묘사력 수준과는 별개로 애초에 작가님이 메인으로 다룰 내용이 아니었음ㅠㅠ
*아무래도 죽음의 층 주제가 주제라서 그런지 설명하는 글도 본능이니 이상이니 좀 오글거리는(?) 면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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